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 개정증보판 줄리언 반스 베스트 컬렉션 : 기억의 파노라마
줄리언 반스.팻 캐바나 지음, 크빈트 부흐홀츠 그림,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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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에 있는 책방소설을 오랜만에 찾았다. 지난해 우연히 알게 된 책방에서, <소설>이란 책을 골랐는데, 너무 재미나게 읽었다. 그곳을 찾았기 때문에 발견한 기분이 들었다고 해야 할까..해서 또 찾아가고 싶었다.우연처럼 재미난 책을 이번에도 만날수 있기를 바라면서, 크지 않은 책방이지만 소설로 가득한 책방을 둘러 보게 되면, 읽고 싶어지는 책이 거짓말처럼 눈에 들어온다. 자석에 끌리듯 줄리언 반스의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를 골랐다. 


내가 유일하게 듣는 라디오 방송이 세음(세상의 모든 음악) 인데, 본방송은 듣지 못하고, 지난방송을 올려놓은 채널을 통해 듣는다.반복해서 아무 날짜나 들을수 있는 매력이 있다. 무심코 4월1일 방송을 듣다가, 깜짝 놀랐다. 줄리언 반스의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를 소개해 주는 게 아닌가. 내가 책방에서 줄리언 반스의 책을 고른건...내 무의식이 이렇게 작용한 걸까 싶어 살짝 소름이 돋았다.


"이제껏 하나인 적이 없었던 두 가지를 하나로 합쳐보라.그러면 세상은 변한다. 사람들이 그 순간을 미처 깨닫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럼에도 세상은 달려졌기 때문이다."/11쪽



일단 멋있어 보이는 문장 같은 기분에 홀딱 빠져들었고, 미처 생각지 못한 열기구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재미나게 읽었다. 쥘베른,빅토르 위고 투르게네프 나다르..이름도 등장한다. 살짝 흥분된 순간이었다. 다시 쥘베른의 소설을 읽어야 하나..그런 마음도 들고..그러나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의 이야기는 과학적 상상을 허락한 소설이 아니다. 우리가 경험하게 되는 고통 가운데 어쩌면 가장  잔인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별의 고통'에 관한 이야기다. 작가의 개인적 경험이 녹아든 글이란 건,책을 읽고 좀 지나서 알았다. 가까운 가족의 죽음을 경험한 입장에서 구구절절 공감했다.그럼에도 가 닿을수 없는 고통의 깊이가 엄연히 존재한다. 프레드와 사라의 사랑이야기가 허구인지 진짜인지 알 수 없다. 중요한 건 사라에게 남자가 했던 말이 울림으로 남게 되었다는 거다. "마담 사라,우린 모두 불완전한 존재들입니다"/83쪽 그래서..어쩌면 우리는 가까운 누군가가 죽었을 때 힘들수 밖에 없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작가는 그 과정을 고스란히 적어내려가고 있었다. 누구의 말도 위로 될 수 없고, 심지어 소설 속에서 죽음을 묘사하는 것 조차 진짜의 마음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는 의문. 애써 잊으려는 것이 꼭 답은 아니라는 결론. 잊는다는 건 애초에 불가능하다.고통의 시간을 건너뛸 수 도 없다. 그리고 여기서 아이러니하게도 고통에 더해진 기억을 통해,사별의 고통은 또 다른 사랑의 방식으로 내곁에 머물게 된다.


"고통은 당신이 아직 잊지 않았음을 알려준다.고통은 기억에 풍미를 더해준다. 고통은 사랑의 증거다. '그런 점이 지금까지 문제가 안되었다면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164쪽



소설인줄 알았는데, 에세이였다.'인생을 관통하는 다섯 가지 기억에 관한 이야기' 컬렉션이 있다는 사실도 이제 알았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너무 오래 전에 읽었고, <시대의 소음>을 재미나게 읽었지만 연이어 읽지 않은 탓에 두 책이 한 테마로 묶여 있다는 생각을 못했다.그 사이 모든 책들이 개정판으로 나온 모양이다.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부터 다시 읽어 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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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사진을 찍는 건 한 시간, 관련 기술은 하루면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배워도 얻을 수 없는 건 빛에 대한 감각과 모델의 도덕적 지성을 파악하는 능력, 그리고 '사진의 심리학적인 특성'이라고 하면서 '내겐 이 말이 만용으로 여겨지지는 않는다'라는 말을 남겼다"/29쪽









'사랑'에 관한 이야기인 줄 알고 책을 펼쳤는데, 사진에 관한 내용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마침 달밤 벚꽃 풍경을 찍어 놓고는, 다른 버전으로 연출을 끝내고 난 터라..문장이 내게 특별하게 다가온 것 같기도 하다. 도덕적 지성...이란 말에 대한 의미까지 알 길은 없지만...  '사진의 심리학적 특성'이 뭔지..알 것 같은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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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오미자도 맛나고,풍경은 말할 곳도 없는..봄을 온몸으로 느낄수 있는 곳..

문득, 고흐버전으로 그려진 풍경은 어떨까 궁금해졌다.



고흐버전이라고 할(?) 수 있나.지문같은 고흐의 색깔은 있었으나, 뭔가 위작 느낌이 ..다행이라 생각했다.똑똑한 AI 라 해도 자연의 빛을 온몸으로 느낄수 있는 건 허락되지 않았으니까.

그리고 나서 생각났다. 내가 저 구도를 잡아 사진을 찍게 된 건 고흐의 그림 한 점이..작용한 것일수도 있겠다는..



고흐의 정물( 유리 잔 안의 꽃 피는 아몬드 나뭇가지와 책)은 요란하지 않았다. 고흐의 정물과 고흐의 풍경은 다른 결이었다. 똑똑한 AI에게 고흐스타일이 아닌, 고흐의 정물 스타일로..만들어줘 라고 했다면 다른 이미지가 만들어졌을까... AI 가 만들어내는 프로그램을 어디까지 즐겨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책을 읽으면 알게 되는 게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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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갈 수 없는 카페라 그랬을까? 그냥 시그니처 커피를 주문하고 싶었다. 이름에 '도넛'이 들어가서 어떻게 나오게 될지 호기심이 발동한 것도 같다. 전망좋은 카페서 맛좋은 커피를 마시는 건 포기해야 한다는 걸 알았지만..생각보다 훨씬 더 맛없는 커피..였다. 그러나. 커피를 보는 순간 커피..잔을 오브제로 작품을 한 예술가 이름이 머릿속에서만 맴돌아서.. 기어코 찾아내고 싶은 마음이 발동....지식인 덕분에 찾아냈다. (나는 계속 만레이..이름만 생각나서^^)



메리 오펜하임의 <털의 아침식사>

만레이의 뮤즈였으니.만레이 이름이 생각난것도 전혀 무관하지 않다는 위안을 삼으며.다시 이 작품이 세상에 나오게 된 이유를 찾아 읽었다. 이제 메리 오펜하임의 이름은 절대 잊지 않겠다는 다짐과 함께.. 피카소와 관련된 에피소드 보다 초현실주의 작가들에 대한 특징을 표현한 기사가 유독 눈에 들어왔다. '낯설게 만들기 선수' 딱딱한 것은 물렁하게,부드러운 것들은 딱딱하게...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 보지 않으면 털로 만들었다는 생각도 들지 않을 뿐더러,,전혀 괴기스럽게 보여지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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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들 재개봉 소식을 부정적으로 바라본 것에 대해 반성했다.

재개봉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교도소를 무대로 하는 영화를 환영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평론가들의 극찬이 유혹했다.

그리고 보지 않았다면 후회할 뻔 했다. 

앞으로는 재개봉 되는 영화들을 눈여겨 봐야 겠다.


예언자의 말 보다 스스로 자각하는 삶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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