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락 ㅣ 창비세계문학 11
알베르 카뮈 지음, 유영 옮김 / 창비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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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락>을 다시 읽게 된 건 이 작품을 원작으로 한 연극을 예매했기 때문이다.어떻게 연극으로 만들었을까를 상상하며 책장을 넘기다,생각났다. 내가 예전에 '전락'을 읽으면서 일인극 연극으로 무대에 올려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었다는 사실이'콘트라베이스' 같은 느낌 -1인칭 고백 체라서- 기억났다.


자기애가 넘치던 남자(변호사)가 어느 날 센강에서 한 여인의 자살을 방관한 일을 계기로 자신의 삶이 위선적이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암스테르담에서 '속죄판사'라는 신분으로 변신해 낯선이들에게 자신의 치부를 고백한다.평생 잘난척만 하며 살아가던 남자가 이렇게 쉽게(?)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자 하는 마음이 들었다는 것을 나는 의심했다.그것 또한 또다른 위선은 아닐까..왜냐하면 그가 자신의 문제를 고백하는 순간,뭔가 물귀신작전..을 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나는 이러한데, 당신들은 괜찮아? 잘못 한게 없어..왜 스스로 한 잘못에 대해 용서를 구하지 않는 거지...너희들 모두 스스로 정당하다는 착각...속에 살고 있다는 생각 하지 않니...? 이 물음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있을까? 고백과 자기비하를 어떻게 구분해야 하는 걸까 하는 생각까지 하다가.나는 끝내 남자가 진정 속죄판사..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애초에 그가 속죄판사라는 역활을 자처했을 뿐이다. 그러니까 물귀신작전을 벌인 행동은 얄미웠고,그가 쏟아내는 수다에 가끔은 귀를 닫고 싶었는데, 요즘 모두가 극단으로 치닫는 것 같은 모습을 보면서, 상대를 향한 화살을, 나는 어떤 사람인가? 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면, 지금보다 세상은 덜 시끄럽지 않을까.. 이 물귀신작전 같은 전락 프로젝트가 사람들에게 작동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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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읽은 말인지 내 생각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누구도 자신의 쾌락 속에서는 위선자가 아니다'라는 말도 있잖습니까,선생님?" /66쪽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검색해봤다. 속죄판사의 생각(?)아 아니었다.^^


사무엘존슨이 한 말이라고 했다.그런데 그의 책이 아닌 제임스 보스웰이 쓴 <<사무엘 존슨 전기>>에 화가 조슈아 레이놀즈경과 사무엘 존슨이 나눈 대화에서 나온 말이라고... 그런데 알라딘에서 사무엘 존슨..검색이 되지 않았다.(분명 내가 알고 있는 작가 같았는데 말이다..)  새뮤얼 존슨..으로 검색하니 비로소..


조지 엘리엇의 <미들마치> 덕분에 읽어 보게 되었다(2023년) 읽어 보라 강요(?)한 것도 아닌데 읽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계몽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작가라는  설명만 듣고도 편견을 가진 터라..고루하거나,..지나치게 '착한' 이야기만 어떡하나 내심 걱정을 했더랬다. 그러나 미들마치가 지나치게 교훈(?)적으로만 흘러가지 않았음을 알고 있었기에 <라셀라스>에 대한 기대감이 은근 있었음을 고백한다. 당연히 계몽적인 냄새만 풍기고 있다는 인상도 들지 않았다.(오히려 착한(?)이야기가 이렇게 재미있었도 되나 생각했다^^) 지금도 여전히 하고 있는 주제에 관한 이야기였다.아마 평생동안 붙들고 있을 주제의 질문에 관한 이야기였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니까 결론도 이미 정해져 있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되지 않을까...."결론이 아무것도 없는 결론"/246쪽 역설적이게도 결론이 날 수 없는 이야기에 대한 주제라서 흥미로웠다. 행복이 지나쳐 또다른 행복한 삶을 동경하는 라셀라스 왕자의 이야기로 시작할 때만 해도  뻔허게 흘러가면 안되는데 하는 조바심... 다분히 도식적인 형태의 모습들이 그려지기도 했지만  부담스럽지 않았다. 설교형식이 아니라..이야기 속에 서서히 행복에 관한 주제를 녹아들게 한 덕분인지도 모르겠다,욕망에서 자유롭고자 은둔을 택하는 삶에도 함정은 있었으며, 인간본성에 또아리를 튼 탐욕의 본질도 만났다. 그러는 사이 두려움에 떨던 페쿠아가 납치가 되고 나서 비로소 두려움을 극복하게 되는 과정은 흥미로웠다. 행복을 찾아가려 애쓸때 보다. 현실에 부딪히는 그 순간 헤쳐 나가는 그 과정 속에서 얻게 되는 것들이 비로소 더 많다는 생각..."어느 한 지역이  이익을 얻으면 다른 한 지역이 손해를 입게 된다네"/209쪽  행복한 삶을 동경하지 않는 이는 없을 거다. 문제는 자신이 행복한 순간에도 행복하지 않다는 생각에서 행복을 쫒으려 한다는 점일게다. 그런데 우리는 왜 이토록 집요할 정도로 행복하고 싶다고 자신을 들볶게 될까...'불확실성' 때문이란 생각을 했다. 행복에 관한 명언은 많다.그런데 행복을 쫓으려는 이유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지 않았던 것 같다. 어떤 것을 하게 되면 행복해질수 있다는 생각보다, 무엇을 통해 내가 행복해지는 길로 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는 너무도 당여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소설에서는 단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으나...<미들마치> 덕분에 나는 조지 엘리엇이 '라셀라스'이야기의 어느 지점에서 매력에 빠진 걸까..를 살피며 읽는 것도 즐거움이었다. 덕분에 페쿠아가 납치되었을 때 그녀를 거짓으로 걱정하던 이들을 보면서 미들마치의 사람들이 시샘에서 비롯된 소문내기의 모습이 떠올랐다. 사랑에 관해서도 그랬고.."많은 경우 그들은 자신들처럼 변변찮은 사내들과 사랑에 빠졌는데 사실은 그저 노닥거리는 것에 불과하면서 사랑에 빠져 있다고 착각하곤 했다. 그들은 거의 항상 상대의 분별력이나 덕성을 도외시한 채 애정을 품었으며 따라서 그런 애정의 종착지는 안달과 속상함뿐이었다"/122쪽 네카야 공주 모습에서 미들마치의 도로시아가 연상되기도 했다. "공주는 지상의 모든 것들 가운데 지식이야말로 으뜸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녀는 먼저 세상의 모든 학문을 익히고 배우기를 희망했으며 그런 다음 학문하는 여성들의 대학을 설립하여 이를 운영해 나가고자 했다(...)"/247쪽 


 세세하게 기억나진 않지만, 독후기 보면서, 카뮈선생께서 새뮤얼 존슨의 생각을 자양분 삼았을수..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행복'에 관해서도... (알라딘 검색은 살짝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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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나는 죄인들이나 피고인들의 잘못이 내게 어떤 피해도 주지 않는 한, 정확히 이 범위 내에서만 이들 편이 되어주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이들의 죄상에 관해 그토록 열변을 토했던 건 내가 이 죄의 피해자다 아니었기 때문이지요. 막상 내가 위협받게 되면 이번엔 나 자신이 재판관이 될 뿐 아니라 그보다 더한 인간, 즉 모든 법을 무시하고 범인을 때려눕혀 기어이 무릎을 끓리려고 하는 폭군으로 돌변해버렸으니까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선생님, 내가 정의를 위해 부름받은 자이며 과부나 고아를 지키도록 운명 지어진 변호사라는 것을 진심으로 믿기는 어렵게 되었습니다"/57쪽










무대에 올려진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예매를 했고, 다시 읽기 시작했다.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 내려질때마다,판사들이 생각하는 '정의'와 법을 해석하는 기준이 궁금해진다. 그들은 정말 인간애가 넘쳐서..사형 판결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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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전화영어 - “새벽에는 외로우니까요” ㅣ 아무튼 시리즈 83
문보영 지음 / 위고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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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로 영어를 배운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를 상상하며 <아무튼 전화영어>를 읽기 시작했다.그런데 책장을 넘기면서 '학습'보다 '대화'에 대한 생각들이 꼬리를 물었다.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와 하나로 연결되는 기분이라니... 익명성이 오히려 자신을 더 자유롭게 만들어줄 수 있다는 사실..물론 공감이 때론 위선적일수도,거짓일수도 있겠지만, 같은 언어를 쓰면서도 서로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생각해 보면,서튼 언어로 감정을 공유한다는 건, 멋진일 아닌가 싶다.


전화영어를 시작한 진짜 이유가 모닝콜이 필요해서였단다.불면증을 경험해 보지 않은 이들은 쉽게 공감할 수 없는 불면의 밤. 수단으로만 알고 있었던 '전화'가 이렇게 많은 역활(?)을 하고 있을 줄이야. 누군가를 잠에서 깨워주기도 하고 언어를 공부하게 해 줄 수도 있다. 무엇보다 타인과 감정을 공유하는 역활도 하고 있었다.잊고 있었는데,생명전화에 전화를 거는 사람들이 떠올랐다. 정말 전화를 할까, 위로는 될까? 라는 삐딱한 시선은 거두기로 했다. 이야기 속 에피소드를 읽으면서,나는 자연스럽게 공감했다. 서로가 모르기 때문에 오히려 더 진심에 가 닿는 말이 있고,그래서 위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좀 짜릿하다는 기분마저 든다. AI에게 질문하고 답을 얻고, 공감을 얻는 세상이다. 감정이 없는 도구로부터도 공감을 받는 세상인걸 보면..전화는 더더욱 사라지면 안될 무엇이란 생각을 했다.


"고백하건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제 영어 실력에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하지만 매일 서툴게 말 할 수 있다는 게 좋습니다.단순한 진심을 단순한 어휘를 사용해 말하는 게 좋습니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 게 좋고 누군가 나의 불면을 걱정해주는 게 좋고 누군가 제 이야기를 들어주는 게 좋습니다"/19쪽



가끔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기가 벅차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그런데 상대방은,이야기를 들어주는 자체가 고마울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조금 벅차다는 느낌이 들때는,호응해주는연기도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다른 질문을 해보는 것도 방법이겠구나 싶다. 입장을 바꿔,내가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은데, 아무도 들어줄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면... 세상은 점점 멀리해야 하는 사람들에 대한 기준을 세우는 것 같은데,진심을 다해 들어주는 자세가 어느때보다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 태어나서 한 번도 하늘을 본 적 없는 사람과 내가 공유하는 게 뭘까.감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난 슬픔에 대해 말할 것 같다고 했어(...)"/1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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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하자면 앤 무어를 인터뷰하게 된 것은 제 의지가 아니었습니다"/95쪽











최근 읽은 ~아무튼 시리즈 가운데 제일 마음에 드는 이야기였다. 해서.앤 무어 이름을 주인공으로 한 작가의 작품을 찾아보다..가 읽어보려고만 했던 작가의 작품이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몇 해전 <전복적 소설읽기>에서도 만났던.그러나 아직까지 읽지 못하고있는 <칠레의 밤>작가였다니.. <아메리칸의 나치문학>까지... 일단 '앤무어의 삶'이 수록된 <<전화>>부터 읽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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