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여행을 다니면서 알았다. 서해대교를 넘어서면, 당진이 있다는 사실을.그렇게 생각하고 나니,당진이 조금 가깝게 느껴지는 기분이 들었다. 맛난 콩국수를 먹으러 찾았다가,당진에는 어디를 가볼 수 있나 검색을 했더니, 해식동굴을 볼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해서 찾아갔다.지난해 서산에서 코끼리 바위를 보며 감동한 기억을 고스란히 갖고 있는 터라, 파도와 바위의 치열함이 서해바다에서 볼 수있는 매력이구나 생각했다. 눈으로 보고도 갈라진 저 틈이 파도로 인해 만들어졌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더 가까이 가서 보면 마치 두 바위가 서로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 같은 기분마저 든다. 파도라는 녀석이 얼마나 무서운지..아니 바위로 계란치기도 가능한가..사실 저 풍경을 보면서는 마냥 자연의 놀라움에 대해서만 생각했더랬는데... 소설을 읽다가 저와 비슷한 상황을 만나게 된 것이 반가웠다.



파도에 의해 바위가 깍여 나간 자리...그루터기를 닮은 바위를 보면서 기분이 묘했다. 바위에게도 그루터기 흔적 같은 것이 있는 것처럼 읽혀져서..  그리고 읽게된 <페넬로피아드>에서 어머니가 들려주는 말은 너무도 인상적이었다.



"물은 저항하지 않아.물은 그냥 흐르지.물속에 손을 담가도 그저 그 손을 쓰다듬으며 지나갈 뿐이야.물은 딱딱한 벽이 아니라서 아무도 가로막지 못해.그렇지만 물은 언제나 제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고야 말지.물을 끝까지 가로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단다.그리고 물은 참을성이 많아.한 방울씩 떨어지는 물이 바위를 닳아 없어지게 하지.그걸 잊지 마라.내 딸아 너도 절반은 물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장애물을 뚫고 갈 수 없다면 에둘러 가는 거야.물이 그리하듯이"/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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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이...

술을 많이 마실 수 있다고 자랑하는 놈들은 바보다.그러다보면 서로 경쟁하듯 술을 마시게 되고 그러면 주의력을 비롯한 여러 능력을 잃어버리고 바로 그때 적들이 공격해 온다/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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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포델 꽃이 있는 정물, 마티스










"아스포델이 피어나는 들판이라고 하면 제법 시적으로 들리지만 한번 생각해보라. 아스포델,아스포델,아스포델- 하얀 꽃이 예쁘장하긴 해도 좀 지나면 싫증이 나기 마련이다. 좀더 다채로웠다면 한결 나았을 텐데.다양한 빛깔 몇 갈래의 구불구불한 오솔길 그리고 전망이 좋은 곳에는 돌 벤치며 분수대 최소한 히아신스라도 한두 포기 있었으면 좋겠고 거기에 군데군데 크로커스가 피어나길 바란다면 너무 큰 욕심일까?(...)"/32쪽 꽃말이 사후세계 의미를 담고 있는 꽃이라 궁금했다.마침 마티스가 그려 놓은 그림이 있어 한참을 들여다 보았다.죽음을 상상할 수 ..는 없는 듯 한데, 애트우드의 글을 읽으면서..뭔가 다채로움을 바라는 마음으로 여러가지 정물을 함께 그림에 담아 놓은 걸까 혼자 상상해 보는 즐거움을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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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에 코끼리바위가 있다면..

당진에는 큰바위얼굴이...바다를 지키고 있는 듯 했다.

전시에서 만난 모네선생의 생각에 절대 공감하는 1인이다

코끼리 절벽을 다양하게 그려낸 모네 선생의 마음을 감히 조금은 이해한다고 말할 자신이 있다고 말하고 싶은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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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 그림자에 루명 쓴 며느리 안전가옥 쇼-트 33
오유경 지음 / 안전가옥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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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목과 표지의 강렬함에 끌려 읽게 되었다. 그리고 '괴담' 이 세상에 존재하게 된 이유를 생각했다. 사람이 문어가 될 수는 없지만... 괴담과 만나게 되면 등골 오싹해지는 무언가와 만날수..있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드러내놓고 공포스러운 장면은 없다. 심지어 사람이 문어가 될 수 있다는 설정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나는 읽는 순간순간 등골 오싹해 지는 장면과 마주했다.


"사람 눈을 멀게 하라구요?"

"아니 완전히 멀게는 말고." /124쪽


서천댁과 일호가 벌이는 욕망(?)은 얼마나 무서운지.. (물론 서천댁의 욕망과 일호의 욕망은 결이 다를수 있다..) 다른 이의 입장과 존중은 애초에 없다. 시대 배경이 지금이 아니라서 그럴수..있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만약 지금과 다른 시대라 그럴수 있다고 생각하려면, 지금은 소설 속 시대보다 인간에 대한 존중이 절대적으로 지켜지고 있다고 생각해야 할 게다. 어떤 이유로 서천댁가문이 풍비박산이 났을지 우리는 그저 상상할 뿐이다. 문제는 그렇게 되고 난 이후 서천댁과 일호가 가문의 명을 이어가기 위해 하는 행동들이 공포스러웠다는 거다. 특히 일호가 벌이는 행동들, 대를 잊기 위해서라면 며느리 눈도 멀게 할 수 있는 그 마음이..나는 무서웠다. 내 안의 문제들은 외부의 탓으로 돌리고, 스스로 갖고 싶은 욕망은.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하고자 하는 욕심..사람을 죽이는 것 조차 할 수 있는 사람들... 그러니 며느리가 억울하게 누명을 쓴 것에 대한 복수는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내 욕심을 위해 누군가에게 해를 가하면, 어떻게라도 응징받을 수 있다는 것이 괴담이 주는 미덕일게다. 그러니 현실에서도..누군가를 한없이 괴롭히는 자들이 어떻게든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다. 그런데 일호의 마지막이 개운하지 않다. 그가 끼친 해악..에 대한 끝은 죽음이 아니라, 고통 속에서 사람들에게 끝없이 용서를 구해야 하는 건 아닐까.. 서천댁 보다, 억울하게 죽음을 맞이한 에스더간호사 보다, 일호에게 집중하게 된 건, 탄핵의 시간을 거치면서 여전히 자신의 잘못을 깨닫지 못하는 이들 때문이 아닌가. 싶다. 끝까지 자신의 것을 지키려다 죽게된 일호에게 연민의 마음이 들지 않은 건 그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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