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케이터 교수가 아주 체계적으로 가르친 것은 에리히아우어바흐의 글쓰기의 기교에 관한 저 유명한 저서<<미메시스>>였다. 아우어바흐는 <미메시스>를 리얼리티를 모사 혹은 재현하는 기술이라고 하면서 자기 주장의 핵심을 더욱더 분명히 하기 위해 거의 스물네 명에 가까운 위대한 작가들을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었다(...)/247쪽




미치너는 분명 <소설>이 허구(?)적인 작품이라고 했다.. 그런데 허구처럼 읽혀지지 않아서 읽는 즐거움이.... 그러다 '미메시스' 앞에서 나는.. 내가 읽은 소설과 제목이 같다고 생각했다..소설로 읽은 책인데..같은 제목의 다른 작가의 책이라고 생각하기엔 글쓰기..에 관한 책이라고 콕 찍어 언급하지 않던가.. 찾아보고 나서 놀랐다. 페이지의 압박..실존(?)하는 책이란 사실..무엇보다 읽어 보고 싶은 격한 충동.... 그리고 알았다 내가 미메시스로 알고 있었던 필립 로스의 제목은 '네메시스' 였다는 사실을..재미나게 읽어놓고..정작 제목은 착각하고 있었다.. 덕분에 확실히 기억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율법의 여신 네메시스(Nemesis) 인간에게 행복과 불행을 분배한다 지식인의 설명이 소설의 또 한 줄거리일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저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되는 건 소설의 마지막으로 가서야 하게 되는 생각이다. 처음부터 끝나기 직전까지의 이야기는 전염병으로 인해 벌어지는 여러 가지 상황을 마주해야 한다. 코로나19 시대를 살고 있지 않았다면 읽게 되지 않았을지도..혹은 읽으면서도 피부로 느껴지는 깊이라는 것이 지극히 피상적이었을 게다.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은 단지 내가 감염되면 어떡하지,혹은 누군가에게 내가 전파자가 되면 어떡하지..문제를 넘어선다. 그리고 문제는 거기서 부터 시작되는 건 아닐까 생각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실체에 대한 두려움은,누군가를 의심하고 혐오하고 소문이 만들어지고 공격하고 적을 만든다.그리고 그 본질에는 두려움이라는 전염병 만큼 무서운 바이러스가 자란다. "두려움이 덜할수록 좋아.두려움은 우리를 나약하게 만들어.두려움은 우리를 타락시켜 두려움을 줄이는 것.그게 자네의 일이고 내 일이야"/110쪽  언제나 그렇듯 상황의 심각성을 우리는 처음부터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다음으로는 최대한 투명한 정보를 공유하려 하지 않는다.그러다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무서움의 공포는 혐오와 소문...인종차별로 이어진다.최선을 다하려 했던 캔터 선생은 그렇게 사람들에게 공격을 받고 도망치듯 연인이 있는 곳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여전히 도망친 것 같은 책임감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그는...그곳에서도 폴리오환자가 발생하게 되면서..자신이 보균자였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된다. 무증상으로 잠복했던 시간이 그에게 있었던 것.그러나 누가 누구에게 감염을 시켰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그럼에도 그는 죄책감으로 자신을 가둬둔다.이것이 코로나이후 사람들이 겪게될 정신적 후유증을 생각하게 되었다. 나로부터 시작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자책감... 그런데 소설은 후반으로 가면서 희망의 빛을 선물해준다. 지금으로써는 너무 고마운메세지라는 생각마저 들었다."사람의 운은 좋아지기도 하고 나빠지기도 한다. 누구의 인생이든(...)"/243쪽


미스테리아30호 주제는 '코로나19'였다.지나치게 무겁지는 않을까 싶었는데,막상 읽으면서 소개해준 책들을 읽어보고 싶었다.그렇게 첫주자로 만난 책이 <네메시스>였는데 읽기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네메시스>는 대문호 필립 로스가 세상에 남긴 마지막 소설이다.그가 마지막으로 무엇을 말하려고 했는지는 해석의 여지가 있지만 미지의 전염병과 그에 맞서 싸우는 인간의 심리 상태와 떨칠 수 없는 죄책감이 완벽하게 그려져 있다는 사실은 자명하다.그 상황이 현재의 우리와 너무 비슷해서 두려울 정도다"/58쪽  두려움을 조장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두려움을 극복해야 하는 이유와 극복해야 할 후유증에 대한 조언을 듣게 된 것 같아서 소설이란 느낌을 전혀 받을수 없었다.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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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라고 분명 언급했지만.. 지금 저 상황을 목격하고 있는터라.

너무 현실감 있게 와 닿은 문장...기막힌 타이밍에 <소설>을 읽고 있다는 생각^^

광분한 독자들의 모습...


콜로니얼 서점 근처의 도로는 많은 인파로 북적댔으며 경찰관 둘이 특별 근무까지 서고 있었다. 관장이 한 경찰관에게 다가가 무슨 일이냐고 묻자 그 경찰관이 대답했다.<서점 때문입니다 책을 구입하러 온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뒷자석에 앉아 차장 밖으로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던 엠마다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였다.<여보 모두가 다 당신 책을 들고 있어.... 어떤 사람들은 쇼핑백에 온통 당신 책만 넣고 다니네>//1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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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는다는 것은 너무나 많은 것을 앗아가는 일이었기에 조금이라도 불필요한 것, 역설로 압축되지 않는 모든 것은 사라졌다. 우리는 말없이 손을 잡고 바닥에 누워서 상대방의 모습을 바라보며 요란한 웃음을 터트렸다가 결국 울어버리곤 했다. 죽음만큼 웃긴 농담은 없을 거야. 우리는 동의했다/ 57쪽  '달빛' 이란 제목의 그린 화가(앤 매길) 의 마음을 알 수..는 없다.미뤄 짐작건대..아주 행복한..시간을 보낼 가능성이..그러나 보여지는 것이 다가 아닐수도?? 무튼..아주아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가정하에 생각해 보자면.. 행복한 순간 일수록 왠지 이..행복이 달아나지 않았으면 하게 되지 않을까..그러나..그런 순간에도 우리는 죽음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한다 어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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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말은 왜 당신이 <<파도>>가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하는지 그리고 왜 내가 당신의 소설<<주디스 파리>>에 대해  '이 인물들은 내게는 현실적이지 않다'며 바로 그 용어를 사용했는지 말입니다.당신은 믿지 않겠지만 내가 존경하고 부러워하는 모든 종류의 특성을 지닌다고 생각해요. 물론 비현실성은 책에서 색채를 빼앗아 갑니다. 동시에 그게 우리 중 어느 쪽에도 최종 판단인지는 모르겠어요.당신도 어떤 사람들에게는 현실적입니다. (...) <<파도>>가 내 어떤 소설보다도 더 잘 팔리고 있어서 저는 기쁩니다. 그리고 E.M. 포스터는 <<파도>>가 내 어떤 소설보다 더 그에게 감동을 준다고 말해서 더욱더 기쁘고요,그 외에는 좋다는 의견이든 나쁘다는 의견이든 점점 더 쓸데없고 얼토당토않은 것 같아요(....)"/230~231쪽



도무지 넘어갈 기미가 보이지 않았던 시절도 있었는데, 어느 순간 너무 재미나게 읽혀서 놀랐던 기억...<출항><등대로> <파도>를 내리..읽었던것 같다.  휴 월플이란 작가는 잘 모르지만, 작품을 놓고 서로 생각을 이야기한다는 것이 흥미롭게 읽혔다. 책이 잘 필리는 것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두지 않을 줄 알았는데..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도 소소한 기쁨이 되었다. 


심오하게 소설 분석 할 수 없는 독자의 입장에서 <파도>를 요약하자면, 질풍노도의 시기를 거쳐 중년으로 가는 과정을 버나드 시선으로 그려낸 이야기.특히,삶과 죽음에 관한 기록,으로 요약 되지 않을까 싶다.흥미로운 건 각자의 내면 속 흐름을 통해 이야기가 흘러갈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오히려 그것이 각자 인물들의 내면을 더 잘 들여다 보게 되는 것도 신기했고.그래서 가끔 버거울 때도 있다.(감정에 몰입 되는 순간 버나드가 되고,루이스가 되는 기분이들어서..) 그리고,나는 누구인가, 삶과 죽음의 문제,내 속에 또 다른 내가 너무 많은 것들에 대한 질문은 언제나 쉽지 않으니까.아니, 답은 있으나또 해답 대로 수 없는 모순이란 장벽.그래서 버나드 역시 이야기에 주구장창 매달리면서,관찰한 끝에 내린 결론은 이야기를 만들때의 자신이 아니라 침묵 속에서 만이 온전히 자신을 마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거다. 신기한건 난해하다고 했던.실험적인 소설이라 알려진 <파도>가 나와 궁합이 너무 잘맞았다는 사실이다.지금은,어떻게 설명할 수 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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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가 사랑한 밤 - 명화에 담긴 101가지 밤 이야기 화가가 사랑한 시리즈
정우철 지음 / 오후의서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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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를 알게 된 ebs강연을 통해서다. 조곤조곤 설명해주는 방식이 좋았다. 그리고 언제부터 인가가 책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깊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그동안 내가 바랐던 주제들이 나와서 반가웠다, 바다,나무,만을 주제로 엮어 만들어낸... <화가가 사랑한 밤> 도 반가웠지만..솔직히 책 가격 보고 놀랐다. 그림이란 것이 담겨 있으니..착한 가격으로 나올수 없다는 건 잘 알고 있다. 억울한 이유는,소개된 그림과,글에 비례해 그렇다는 말이다. 이런 기분으로 책과 마주한 했으니, 그림에 비해 글이 아쉽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몰랐던 그림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생각하던 때도 있었는데.. 화가들이 밤이란 주제로 그린 이유에 대해 조금도 특별(?)설명을 듣고 싶었는데...그점도 아쉬웠다.. '아쉽다'는 마음을 이렇게 크게 가졌던 적..별로 없었는데..

그래도 새롭게 마주한 그림들이 있었던 점은 언제나 그렇듯 고맙게 기억해야겠다.




프란츠 폰 슈크 '저녁별'


프란츠 폰 슈크에 대한 설명은 없다. '그림' 만 소개 되었다. 아무리봐도 내 눈에는 보이지 않는 '저녁별 그러나 나무인듯,그림자인듯 보이는 이미지가 좋았다.. 그림자는 낮에도 물론 만들어질 수 있지만.. 화가들이 밤을 사랑하는 이유에는 그림자도 있지 않을까..혼자 생각해봤다. 굳이 제목에 집중(?)할 필요가 없는 그림..이란 생각.해서 화가의 이름을 저장해두고 싶어졌다.  프란츠 폰 슈크의 '저녁별' 을 보다가 뭉크의 '창가의 키스'가 자동적으로 떠오른 건 책에 나란히 소개된 탓만은 아니었다. 밤이란 시간, 닮은 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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