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날의 일을 반성한다는,그러니까 용서해 달라는 가해자들의 인터뷰를 볼 때마다

진정한 참회는 했을까..질문하게 된다.

오아인이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그 전까지 나는 동생이 어떤 어리석은 짓을 저질러도 가혹하게 대한 적이 없었다.하지만 살인은 어리석음보다 훨씩 고약한 성정으로 인한 것이니 응분의 참회가 필요하며 용서는 참회 이후의 일이다.참회와 용서를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는 없다/74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반란의 여름 캐드펠 수사 시리즈 18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부정과 긍정의 시선으로 마주한 '반란' 이었다. 전쟁을 한다는 건 결국, 저마다 가진 욕망이 자리한 탓일게다. 더 많은 걸 가진자에게 덜 가진 자가 반란을 일으킬수도. 그러나 이야기가 계속 이렇게만 흘러갔다면, 애정하는 캐드펠시리즈라 해도 (나는),책장을 덮었을지도 모르겠다.누구도 헤치지 않는, 오로지 자신 스스로의 삶을 위해 반란을 도모한 헬레드가 보여 끝까지 읽어낼 수 있었다. 헬레드 덕분에 극과 극의 반란을 비교하는 즐거움(?)이 있었다고 해야겠다. 물론 이번에도 어김없이 살해당하는 인물은 등장했지만, 치열한 전쟁이 오고간 탓에, 그의 죽음은 오랫동안 사람들의 관심에서 벗어나야만 했는데, 이유는 소설 끝에가서 밝혀진다. 그럴거라 예상할 수 있었다. <반란의 여름>에서 중요한건 그 남자를 누가 죽였는가에 있지 않았으니까.


"카드왈라드르 밑에 있던 분이라면 그의 도량이 도토리 속 만큼도 못 된다는 걸 알겠군. 그 사람은 저 야만인들을 귀네드 땅에 끌어들인 뒤 그들과의 약속을 저버렸어요. 그러곤 죄 없는 인질들이야 어떤 곤욕을 치르든 아랑곳없이 저만 살겠다고 내뻐렸죠.(...)"/301쪽


"저를 치워버리는 게 그분의 바람이잖아요. 아버지에게 피해를 주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기왕 떠나온 마당에 다시 돌아가 생전 보지도 못한 사람과 결혼하거나 수녀원에서 썩고 싶지는 않아요(...)"/185쪽


오로지 자신을 위해서 전쟁을 도모하는 반란과, 자신의 삶 스스로를 개척하기 위해 꿈꾸는 반란은 얼마나 다른가.전자는 수많은 이들에게 희생을 강요하지만, 헬레드의 반란은 스스로 찬란한 여름을 만들어 내는 여정으로 읽혀졌다. 종교인으로 살아가야 할 아버지 조차, 그녀의 존재를 애써 부정하려고 몸부림치는 걸 시대가 그랬기 때문이라고, 이해하고 넘어가지만, 찜찜함은 남는다. 지난시간 얼마나 많은 헬레드와 같은 여인들이 있었을까..를 상상했다. 가볍게 읽고 넘길 부분일지 몰라도, 나는 <반란의 여름>에서 그녀의 모습이 가장 크게 보였다. 자유의 몸일 때보다 포로가 된(물론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란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기는 하겠지만) 시점에서 더 자유로움을 경험하는 기분이란 말은 ...아버지가, 종교가 그녀를 얼마나 속박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고 본다. 물론 겉으로 보여지는 것이 전부는 아닐테지만, 아이러니하다. 아버지를 위해 선택한 길이 오히려 그녀 스스로를 단단하게 만들었다는 것이.


"포로 신세임에도 그녀는 이곳에서 편안함을 느꼈다. 자신이 무력한 처지라는 사실을 받아들였으며 자기 뜻대로 할 수 없는 현실과 싸우기를 단념한 채 어떤 기대도 없이 그날그날을 무사히 보낼 수 있는 것에 만족했다. 캐드펠이 보기에 헬레드는 자유로운 몸일 때보다 지금 더 즐겁게 지내는 것 같았다. 어머니는 서서히 죽어가고 길버트 주교는 라넬루이에 오자마자 부적격인 성직자들을 가려내겠다며 혈안이 되어 돌아다니던 그 혼란의 시기와 비교하면 더더욱 그러하리라. 당시 그녀는 지옥과도 같은 고통을 겪었다.아버지가 자리를 지키고 싶은 마음에 어머니의 죽음을 바라고 있지는 않을까(...)"/251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생은 일직선으로 뻗어나가는 게 아니라 돌고 돌며 순환한다네"/101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예산에 애정하는 카페가 있다. 오랜만에 찾았더니, 난로가 타고 있었다. 챙겨간 <욕망의 땅>을 읽게 되었는데, 페이지에 반가운 문장이 보였다.^^


"그렇군요.하긴, 눈 내리는 계절에는 어디가 되었든 귀퉁이에 난로 하나만 있는 곳이라면 그저 좋을 테지요(...)"/188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욕망의 땅 캐드펠 수사 시리즈 17
엘리스 피터스 지음, 송은경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무덤 없이 묻혀 있던 여인은 누구였을까에 대한 질문도 흥미를 끌었지만 곁가지가 만들어진 상황들이 좋았다. 결혼한 남자가 갑자(?)기 수사가 되겠다고 한다. 아내를 두고서... 이렇게 무책임 할 수 가 있나 생각한 순간 <달과6펜스>가 떠올랐다. 어느날 가정도 버리고, 화가가 되겠다고 떠난 남자.. 뭔가 그럴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도 같은데, 루알드 수사는 쉬이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이라 그랬던 것 같다..물론,속단은 금물이다. 끝까지 참고 읽어봐야 한다.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던 이유가 있었다.물론, 납득하기 쉬운건 아니다. 어쩌면,<욕망의 땅>에서 하고 싶었던 요지는, 이혼하지 않은 상태로 떠난 남편으로 인해 남아 있는 여인이 할 수 있는 행동이란 것이 딱히 없다는 것에 대한 질문을 하고 싶었던 건 아니였을까..싶기도 하고.


"남편이란 사람은 저 하고 싶은 대로 하는데 자기 혼자 변함없이 묶여 있으니 얼마나 억울했겠습니까 그 상태로는 살아가기 힘들었을 겁니다. 남편이 죽으면 다시 혼인이라도 할 수 있지만 그녀의 경우엔 그것도 불가능했잖아요.(...)"/69쪽


'욕망'은 누군가를 해하거나 지나치게 나만의 것을 채우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건 아니였는지도 모르겠다. 자신도 알 수 없는 하느님의 소리를 듣게 된 남자가 기꺼이 수사가 되고자 하는 마음..도 어떤 의미로 보면 루알드의 '욕망' 아니였을까? 남편을 보내고, 사랑이 증오로 바뀌 여인도. 그 여인을 사랑하게 된 남편의 모습을 보게 된 도나타부인에게도 욕망은 있었던 셈이다. 타인들이 가진 욕망은 보이면서, 정작 내 자신이 가지게 된 욕망을 우리는 보지 못하는 듯 하다. 그것이 우리가 평생 업으로 가지고 가는 삶의 무게인가 보다 생각했다. 영화 '바늘을 든 소녀'를 보면서 답답함에' 왜' 라는 질문을 수없이 하게 되었는데,<욕망의 땅>에서 무심한듯 답을 받은 것 같은 순간은 위로였다.


"거짓말의 명분 같은 건 있을 수 없어요.거짓말은 결국 재난을 불러오기 마련입니다"/327쪽


캐드펠시리즈는 내게 단순한 추리소설이 아니다.읽는 내내 인간의 욕망에 대한 질문을 따라갔다.

거짓말로 나라를 쑥대밭 만들어 놓은 상황을 지켜보게 된 터라  '거짓말' 이란 말을 그냥 흘려 보낼수 가 없었다. 12.3을 겪지 않았다면, 그냥 그럴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했을 게 분명하다.해서 쓸데없을지도 모를 바람을 잠깜 품어 보기도 했다. 잘못을 고백하는 장면...도나타 부인의 고백이 매우 담백했다고 볼 수는 없었지만( 아들을 지키기 위한 욕망이 알게 모르게 또 작용한 것일수도 있으니까..) 적어도 있는 그대로의 상황을 자백한다면 좋을텐데... 이것이 현실과 소설의 차이인걸까.. 비록 처벌이 내려지진 않아도, 진실은 드러나는 법인데, 현실에서는 녹록지가 않다. 그러나 진실에 대한 명쾌한 정리는 내려주었다고 해야겠다.솔직히 땅속에서 나온 여인이 누구일까 보다 루알드는 왜 그렇게 해야만 했을까..에 대한 질문이 더 컸었는데... '거짓말'을 마주한 순간 지금 우리나라의 모습이 오버랩되고 말았다.


"진실이 없는 한 사면이라는 것 또한 있을 수 없으니까"/173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