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은 농업인의 날이다.

본교 도서실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가래떡 데이 행사를 기획하였다.

월요일과 화요일은 도서실에서 책을 대출하는 아이들에게 쿠폰을 발행하였다.

가래떡 데이 당일, 떡과 교환할 수 있는 쿠폰이다.

 

오늘, 출근하니 벌써 도서실에 아이들이 쿠폰을 갖고 몰려왔다.

우리 반 아이들에게 자습할 거리를 맡겨 놓고 도서실로 갔다.

아이들 줄을 세우고 떡이 오기를 기다렸다.

드디어 9시 5분 전, 뜨끈뜨끈한 가래떡이 도착하였다.

사서선생님이 위생장갑을 끼시고 떡을 떼어 주시고, 난 꿀을 짜서 줬다.

쿠폰은 각자 상자에 집어 넣었다.

도서실 밖 복도까지 길게 줄이 이어졌다.

 

교장, 교감 선생님이 올라오셔서 보시고 깜짝 놀라셨다.

아이들이 너무 많고, 꿀을 질질 흘려서....

교장 선생님은 직접 휴지를 가져다 바닥을 닦으셨다.

1교시 시작 종이 쳐도 복도까지 줄이 이어져있었다.

하는 수 없이 다음 쉬는 시간에 오라고 아이들을 돌려보냈다.

아이들은 아쉽지만 발걸음을 옮겨야했다.

 

아이들이 올라간 후, 윗분들이 궁여지책을 내놓으셨다.

떡을 교실로 올려보내자고 말이다.

윗분들 보시기에 너무 혼잡스럽고, 꿀도 흘리고, 아이들이 손으로 떡을 먹는 모습이 보기 그랬나 보다.

일단 위에서 그렇게 지시를 하시니

각반 별로 쿠폰 수를 조사해서 교실로 떡과 꿀을 접시에 담아 올려보냈다.

 

교실에 올려보내면서 문득 생각하니

쿠폰이 없는 아이들은 친구들 먹는 것을 보기만 해야 하는데 싶었다.

교실에 올려가면

담임 선생님이 쿠폰 조사하고, 떡 떼어주고, 꿀 발라주고 수고하셔야 하는데...

(도서실에서 진행하면

도서실 바닥만 지저분해지만...)

도서실에서 진행해야 도서실 행사인데

교실에 떡을 올려보내니 도서실 행사가 아닌 게 되어버렸다.

나중에 윗분들께도 이런 문제점을 알려 드렸다.

떡 못 먹는 아이가 서운할 수 있다고 말이다.

도서실에서 진행하면 쿠폰 있는 아이만 오니 서운할 게 없지만

교실에서 진행하면 바로 앞에서 떡 먹는 걸 보니 마음이 상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남들 먹을 때 못 먹으면 서운하지 않나! 특히 저학년은 더 그렇다.

 

떡은 완전히 완판되었다.

 

행사를 끝내고 차분히 분석해 본다.

왜 이 행사를 기획하였나 다시 생각해 본다.

첫째 빼빼로 데이가 아니라 이 날이 농업인의 날임을 알려주기 위해서이다.

둘째 아이들의 발걸음을 도서실로 향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목표달성을 하였나 점검해 본다.

첫째 가래떡 데이에 대한 홍보는 잘 되었다. 도서실 화이트 보드에 농부에 대한 감사의 쪽지가 많이 붙어 있다.

        학교에 빼빼로가 보이지 않았다.

둘째 아무래도 재미있는 행사를 하면 아이들이 도서실을 많이 오게 된다.

       월요일, 화요일보다 평소보다 많은 아이들이 도서실에서 책을 대출하였다.

      

개선점

첫째 꿀이 바닥에 흐른다(꿀을 하지 말까?)

둘째 갑자기 도서실 행사가 아니라 교실 행사가 되어버렸다.

셋째 떡 못 먹는 아이가 마음이 상할 수 있다.

 

예기치 않은 의견으로 갑자기 도서실이 아니라 교실로 떡을 올려보낸 점이 못내 아쉽지만

이것 또한 내 과제가 아님을 인정해야지.

복도와 교실 바닥에 꿀이 떨어져 얼굴 찌푸리는 선생님도 계셨다지만

이렇게 하든 저렇게 하든 욕 먹기는 마찬가지이다 싶다.

이것 또한 나의 과제는 아닌 듯.

 

사서선생님과 나는 교실로 올려보내는 바람에 고생이 덜했다.

9시 정각에 행사 사진을 찍었어야 하는데 너무 바빠 못 찍었다. 에궁! 아쉽다.

아이들이 떡이 뜨겁고 말랑말랑해서 정말 맛있고, 또 하고 싶다고 해서 뿌듯하다.

" 미안하지만, 내년까지 기둘려야 한단다."

포스트 잇에 감사 편지를 쓰는 아이들의 모습이 정말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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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1 14: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11 2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15-11-11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꿀......우린 얄밉게도 직원덜만 꿀에 찍어 먹었어용.
님 덕분에 가래떡데이를 위한 예쁜 알림글도 만들었어요^^ 감사합니다~~~

수퍼남매맘 2015-11-11 21:18   좋아요 0 | URL
딸의 그림이 도움이 되었다니 제가 기쁘네요.
쿠폰에도 가래떡 캐릭터를 넣었더니 아이들이 좋아하더라고요.
내년에는 꿀 없이 떡만 준비할까봐요.
윗분들이 꿀 흘리는 게 싫은가 봐요. ㅠㅠ

2015-11-11 22: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13 14: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13 14: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트에 장 보러 갔더니 빼빼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11월 11일을 겨냥한 마케팅인 것이다.

11월 11일은 원래 "농업인의 날"이라고 한다.

이 국적도 모르는 빼빼로 데이에 밀려 농업인의 날은 안중에도 없는 것이 참 안타깝다.

하여 우리 도서실에서는 농업인의 날임을 어린이에게 알려주고 이 날 하루만이라도

농부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자

" 가래떡 데이"를 준비하고 있다.


홍보 포스터에 사용할 가래떡 캐릭터 제작은 딸에게 맡겼다.

딸이 아직 생일 선물을 안 줬기 때문이다. ㅋㅋㅋ

남편한테는 옷 선물을 받았고,

아들한테는 독후감 선물을 받았는데

딸은 여차저차해서 선물을 못 했던 터라

이 참에 이걸로 퉁 치자고 하였다. ㅎㅎㅎ


내일 학교 가면 딸이 그려준 가래떡 캐릭터를 이용해서

행사 안내 포스터를 만들어 도서실에 전시하려고 한다.

이미 가래떡은 주문해 놨고,

가래떡에 발라먹을 꿀과 일회용 접시를 사면 되겠다. 

(조청은 도서실 바닥에 떨어뜨리면 곤란해서 튜브형 꿀을 준비해 각자 짜서 먹게 하려고 한다. )

전임교에서 가래떡 데이 행사를 딱 한 번 진행해 본 적이 있다.

아이들이 빼빼로 데이인 줄로만 알고 있다가

이 날이 농업인의 날이란 것을 새롭게 알고

도서실에서 책도 대출하고 뜨끈뜨끈한 가래떡을 맛있게 먹고 간 좋은 기억이 있다.


이번에도 사서 선생님의 적극적인 도움을 받아

이 행사를 진행하게 되었다.

본교는 어머니들의 도움을 전혀 안 받기 때문에

오롯이 사서선생님 혼자 이 일을 담당하셔야 한다. ㅠㅠ

요즘에는 신간도서 작업도 하시느라 바쁘신데 항상 흔쾌히 하시겠다고 하셔서 늘 미안하고, 감사하다.

다행스럽게도 교실이 도서실과 가까와 짬짬이 도와드릴 수 있을 듯하다.


먹는 걸로만 끝내면 조금 아쉬우니 

우리의 삼시 세끼를 책임지는 농부에게 감사 편지를 써 보자고 하는 건 어떨까 생각 중이다. 

위 그림은 딸이 그린 가래떡 캐릭터입니다. 딸이 저작권 안 따진다고 하니 필요한 분은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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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5-11-03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저요 저요~~~~
캐릭터 참으로 깜찍합니다. 땡큐^^
우리도 가래떡데이 준비하거든요^^

수퍼남매맘 2015-11-04 07:36   좋아요 0 | URL
님 도서관도 가래떡 데이 하시는군요. 반가워요.
캐릭터 사용해 주셔서 제가 고맙습니다. *^^*

희망찬샘 2015-11-04 0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따라하고 싶은 이 강렬함이라니... 가래떡은 얼마를 맞추셨어요? 떡볶이처럼 가는다란걸로 맞추셨나요?

수퍼남매맘 2015-11-04 07:35   좋아요 0 | URL
네~~1말 반 맞췄어요. 가격은 7만 5000원. 떡볶이떡으로요.

2015-11-05 14: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05 16: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학교는 10월이 참 바쁘다.

다사다난했던 10월을 이틀 남겨둔 오늘, 교사독서모임을 가졌다.

나 포함 참석인원 4명.

시작 전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교육경력 5년 미만인 새내기 후배들에게

모임에 오십사는 초대 쪽지를 보냈으나 아무도 오지 않았다. ㅠㅠ


난 초임 때,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라고 권해주는 선배가 안 계셨다.

내가 해 보니 책 읽어주는 것만큼 중요한 게 없는 듯하다.

하여 기회 될 때마다 후배들에게

사랑 받는 교사가 되려면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라고 여러 번 외쳤지만 묵묵부답이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도 있나보다.

아무리 좋은 것을 권해도 본인이 좋다고 느끼지 않으면 어쩔 수 없는 법.

 

화기애애한 모임을 위해 정성들여 다과를 준비하였다.

원두 커피, 허브 티 그리고 집에서 가져 온 사과

커피 잔도 도서실에서 세트로 빌려왔다.

선생님들이 보시더니 좋아하셨다. 고급지다고 말이다. ㅎㅎㅎ

매주 모이면 못하지만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즐거운 마음으로 준비할  수 있다.

오시기만 한다면...


숙제검사(?)를 하였다. 

한글날이 있기 때문에 한글과 관련된 책을 아이들에게 읽어주시고,

아이들의 반응 및 독후활동 결과를 마음에 담아오시라고

숙제를 냈었다.

모두 해오셨다.

매주 하거나 격주로 할 때는 숙제를 못 해오는 분이 있었는데

역시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 약속을 지키셨다. 


2학년 선생님이 처음 운을 떼셨다.

2학년 국어 교육과정에 " 토박이말"이 나와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었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숙제로 토박이말을 조사해 오라는 숙제를 내주셨다고 한다.

처음에는 "군것질"같은 너무 흔한 말을 조사해오던 아이들이 

며칠이 지나자 선생님도 모르는 아름다운 토박이말을 적어오기 시작하더란다.

아이들의 무한한 잠재능력이란 놀랍다.

그 낱말 중에서 가장 아릅답다고 생각해서 친구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낱말을 칠판에 하나씩 적어보라고 하셨단다.

칠판에 적힌 낱말을 찍은 사진을 우리에게 보여주셨다.

나도 모르는 낱말이 여러 개였다.

적어도 자신이 조사해 와서 칠판에 적은 그 낱말 하나는 평생 기억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 독서모임 밴드에 올려주시라고 부탁드렸다.

학년 구분 없이 국어 시간에 이 낱말 하나씩이라도 짚어보고 넘어가면 좋을 듯하다.

매일매일이 한글날이 아닐까 싶다.


4학년 선생님 2분은 <초정리 편지>를 반아이들에게 읽어주셨다고 한다.

끝까지는 아니지만...꼭 끝까지 안 읽어줘도 상관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가르쳐야 할 게 진짜 많아 책 읽어줄 시간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우려한 것과는 달리 그림책이 아님에도 아이들이 집중해서 잘 들었단다.

다른 독후활동은 하지 못 했지만 

여기에 나오는 할아버지가 누구일까 궁금증을 유발하니 스스로 책을 찾아 읽는 아이가 생겨났다고 전해주셨다.


한 분이 왜 스스로 읽는 것보다 누가 읽어주면 더 집중을 잘하는 것일까 질문을 던지셨다.

스스로 읽을 때는 활자에 집중하여 생각할 겨를이 별로 없지만

누가 읽어주는 것을 들을 때는 귀와 마음으로 들으면서 상상하며 듣기 때문에 더 집중력이 좋아진다고 알고 있다고 답변 드렸다.

이런 이유 때문에 부모와 교사가 읽어주는 활동이 참말 중요하다.

하지만

부모 중에는 문자해득을 했으니 스스로 읽어라며 책을 전혀 읽어주지 않는 부모도 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책을 못 사주는 가정도 있다.

책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여 아이와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못할 수도 있다.

다문화 가정의 경우 읽어주고 싶어도 한글을 몰라 못 읽어줄 수 있다.

이런저런 경우를 생각해 보면 해법은 하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독서의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를 위해 교사가 책을 읽어줘야 하는 것이다.

물론 이건 교사의 의무는 아니지만서도.

교사가 교실에서 책을 읽어줄 때 교육의 불평등이 해소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난 새싹인물전 <세종대왕>을 읽어준 이야기를 했다.

마침 국어 교과서에 한글 점자를 만든 박두성 선생님 이야기가 실려 있어

그 책 또한 간단히 소개해 줬다고 말씀 드렸다.

세종대왕은 제법 글밥이 있어서 끝까지 읽어주는데 50분 정도 소요되고 중간중간 배경설명도 곁들여주면

아이들이 역사에 대한 관심이 생길 수 있다. 

이런 책도 혼자 읽으려면 쉽지 않고 잘 이해하기도 힘들다.

뒤에 부록도 안 읽고 넘어갈 확률이 높다.

어른이 읽어주면 더 효과가 높다고 생각한다.


















11월은 <이웃사랑>과 관련된 책을 추려서 읽어 주기로 하였다.

마침 <만년샤쓰>원화아트프린트가 전시되고 있어서 이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도 좋을 듯하다.

우리 반도 오늘, 나를 대신해서 두 명의 수제자가 그림책 <만년샤쓰>를 친구들에게 절반씩 맡아 읽어줬다.

왜 만년샤쓰인지는 읽어보면 답을 알 수 있다.

우리 반 아이 한 명이

" 선생님! 샤쓰가 뭐예요?" 묻는다.

"샤쓰란 셔츠라는 영어 발음을 일본 사람이 제대로 발음하지 못해 샤쓰가 된 거란다.

이 책의 배경이 일제 시대 정도 되니 샤쓰라고 한거란다. 

일본에서는 맥도날드를 매그도날드 라고 한단다." 말해주자 웃겨 죽겠단다.

<만년샤쓰> 는 이웃 사랑을 제대로 보여주는 방정환 선생님의 작품이다.

우리 반 꾸러기 2명 빼고 모두 감동 받았다고 하였다.


대충 생각나는 대로 교실에 있는 그림책을 추려 보니 이렇다.






 

 





















갑자기 겨울 날씨처럼 추워졌다.

우리 주변에 힘든 이웃은 없는지 돌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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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5-10-31 17: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젊은 샘덜은 아직 느끼지 못하나봅니다. 아쉽네요^^
다과 세팅할때 소국이랑 나뭇잎 따다 테이블에 깔아두기만해도 분위기 있답니다^^

수퍼남매맘 2015-11-01 12:51   좋아요 1 | URL
젊은 샘들이 앞으로 가르쳐야 할 아이들이 대략 1000명 정도인데....
너무 안타깝죠. 어쩌겠어요. 때를 기다려야죠.
다음 모임은 11월 말인데 꽃 한 송이라도 꽂아놔야겠네요.
 

뇌과학 발달로 인해 뇌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가 잘못 알고 있던 것도 많고 새롭게 발견된 사실들도 많다.

이제 겨우 뇌과학이 발달한지 30 년이 경과하였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아는 것도

전부를 아는 것이 아니라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어찌 되었건  뇌는 알면 알수록 신비하다.

얼마 전 원격연수로 들었던 내용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도 바로 뇌에 대한 것이었다.

 

인간의 뇌는 세 종류가 있다고 한다.

좌뇌형, 우뇌형, 복합형 내지 전뇌형 이다.

좌뇌형이라고 해서 좌뇌만 쓰는 게 아니라 좌뇌가 더 활성화되어 있다는 의미일 뿐이다.

우뇌형도 마찬가지이다.

전뇌형의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아인슈타인인데

성공한 사람들의 경우, 전뇌형이 많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전뇌형 뇌로 발달시킬 수 있을까?

(전뇌형으로 태어날 확률은 매우 희박하다고 한다.)

강사님도 어릴 때는 무지 주의산만한 극강 우뇌형이었는데

엄청난 훈련으로 전뇌형으로 바뀌었다고 하니

그 비법이 정말 궁금하다.

 

좌우뇌 진단 테스트는 아주 간단하다.

이 페이퍼를 보시는 분도 잠깐 5분 시간 내어 해 보시면 좋을 듯하다.

나는 좌뇌형이 나왔고, 남편과 딸은 우뇌형, 아들은 복합성이 나왔다.

(복합성은 양쪽 해당 개수가 10개 미만인 경우이고,

전뇌형은 해당 개수가 좌우 각각 12개 이상,

좌뇌 혹은 우뇌은 다른 쪽과의 격차가 3개 이상 나는 경우이다. )

 

예전에 들었던 뇌관련 연수는

우리가 그동안 죄뇌 위주의 교육을 받았다며

천편 일률적으로 우뇌 훈련을 강조하였다. (좌우뇌 이야기를 들은 것은 십 수년도 지났다. )

이번 연수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좌우뇌가 특별히 좋고 나쁜 것이 없으며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고

각각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궁극적으로

좌우뇌 밸런스를 유지하여 전뇌형 사고를 하자는데 촛점이 맞춰져 있다.

학교에서 어느 한 쪽만 치우쳐 교육하기보다

좌우뇌 활동을 고루 할 수 있도록 배려하자는 것이다.

 

좌뇌의 대표적 장점은 집중력과 성실함이다.

단점은 창의력이 약하다는 점이다. 내가 딱 그렇다.

반대로

우뇌의 장점은 창의력이다.

단점은 집중력이 약하다는 점이다. 딸과 남편이 이 유형이다. 

 

우뇌의 특징은 숲을 본다. 즉 대충 본다는 것이다.

따라서  수학에 약할 수 밖에 없다. (우리 딸이 그렇다. )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수학 최고의 고수들은 좌뇌형이 아니라 우뇌형 아이라고 하니

우뇌가 집중력만 훈련하면 수학에서도 최고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말이다.

(따라서 우뇌아들에게 연산력 훈련이 매우 필요하다고 한다. )

우뇌는 대충 보는 특징이 있고 그걸 안다고 착각하기 때문에 선행학습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고 한다.

우뇌의 경우 한 문제집을 여러 번 반복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한다. 


좌뇌의 경우는 꼼꼼이다. 언어 감각이 발달해 있다.

고집도 센 편이라고 한다.

창의력이 약해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보다 안주를 원한다고 한다.

좌뇌의 경우, 사전 지식 없이 여행을 가면 아무 것도 느끼고 오는 게 없다고 하니

좌뇌아와 여행을 갈 경우, 미리 공부를 하고 가는 게 좋다고 한다.

또 여러 개의 문제집을 푸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좌뇌 우뇌가 골고루 활성화된 전뇌의 경우는 이 모든 장점, 특히 창의력과 집중력을 두루 갖춘 셈이니

이들이 세계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인 듯하다.

 

하여 부모나 교사는 우리 아이들이 현재 뇌 상태가 어떤 유형인지 진단하고

전뇌아로 자랄 수 있도록

해당 학습법으로 지도할 때 

아이가 행복하게 공부할 수 있고 자기주도학습이 되며

궁극적으로 제 분야에서 성공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오름교육소 " 구근회 소장님의 말씀이었다.

 

더불어

아이와 부모 혹은 교사와의 뇌궁합도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교사들은 주로 좌뇌형이 많은 반면

초등 아이들은 반대로 우뇌형이 많다고 한다.

근래 들어 교사들이 학생 지도가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이유도 바로 뇌궁합이 안 맞기 때문이란다.

 

교실에서 주의산만하고 장난하는 아이들은 대부분 우뇌아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 부분에서 깊이 공감한다. 정말 그렇다.

우뇌가 가진 강점이 많은 데도 불구하고 좌뇌형 교사가 70% 이상인 교실 현장에서

이 아이들은

백발백중 잔소리와 지적을 당하는 일로 하루를 보내게 된다.

그러다 보면 자존감과 자신감을 잃게 된다고 한다.

그 아이의 뇌가 원래 그렇게 세팅되어 있는 건데 말이다.

그 아이가 일부러, 인성이 나빠서 그런 게 아니라는 말을 하셨다.

결국 뇌를 이해하게 되면

아이를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좌뇌아-좌뇌형교사

좌뇌아-우뇌형교사

우뇌아-좌뇌형교사

우뇌아-우뇌형교사

(교사를 부모로 바꿔 생각해도 무방하다 )

이 네 가지 경우 각각 장단점이 무엇이 있을까?

서로 같은 유형일 경우보다 서로 다른 경우일 경우 문제 상황이 더 자주 발생하는 듯하다.

가장 답이 없는 경우는 바로 우뇌아-우뇌교사 인 경우라고 말씀하셨다. 

즉흥적이고, 감정 기복 심하고, 무계획적이고..... 한데 창의적이긴 하다. 

 

좌뇌형인 난 우뇌형인 딸의 행동을 이해 못 할 때가 진짜~~루 많다.

내가 정말 많이 참는 편이다. 

뇌를 공부하고 나니 지금보다 더 잔소리를 줄여야겠구나 싶다. 

우리 딸은 미술이라는 최대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자기주도가 안 되는 전형적인 우뇌형 인간이다.

복합형인 아들은 한번 말하면 척 알아듣고 눈치 빠르게 행동하지만

딸은 서너번 이야기해야 할까 말까다. 눈치도 없다. 

정리정돈 안 되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창의력은 풍부하지만 자기주도가 안 되기 때문에

자기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집중력과 탐구력, 자기 관리 능력을 길러야 한다.

우리 딸 같은 케이스는 원래 뇌 자체가 자기주도가 안 되는 스타일이므로

일단은 엄마주도, 교사주도로 생활습관을 정착시키는 게 좋다고 한다.

습관은 하나씩 정착시켜야 한다고 한다.

올바른 생활습관부터 정착시켜야 자기주도학습이 이뤄진다고 하니

갈 길이 참 멀다. 에궁!!!

 

정말 공감가는 말이었다.

중2 딸과 부딪히지 않으려고 내가 잔소리를 100번 참고 있지만

좌뇌형 부모는 한번 폭발하며 인정사정 없단다. 내가 그렇다.

정말 딸을 보고 있으면 울화통이 터지려고 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왜 저렇게 무계획적일까 싶을 때가 부지기수이다. 딸 귀가 간지러울 듯하다. 

하지만 나에게는 없는 창의력과 타고난 유머 감각, 친화력을 가진 점이 정말 부러울 때가 있다.

딸이 자기관리 시스템만 갖춘다면 정말 최고일 듯한데...

아이는 부모 맘대로 안 되니 그게 문제지.

 

딸과 함께 미술영재원 다니는 아이 중에 전뇌아형이 있다. 부럽다 부러워~!!

미술적 재능(우뇌)도 타고난 데다 자기관리 능력도 있어 스스로 알아서 잘하는 아이다.

딸과 친해(우뇌아들은  사교성, 친화력 짱이다. )   

초등미술영재, 중등미술영재 2년을 지켜봤는데 정말 어른이 보기에도 알아서 자기 할 일을 척척 하는 스타일이다.

이런 경우는 보기 드불고,  정말 복 받은 거란다.

좌뇌와 우뇌 사이에 교량이 만들어져 있어 무슨 일을 처리할 때, 두 뇌가 동시에 활성화되는 스타일이란다.

완전 부럽다. 

 

우리 아이를 이런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는

어떤 뇌가 강세인지 진단 해보고

거기에 맞는 학습법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좌뇌 성향이 강한 아이들은 집중력이 좋은 반면 창의력이 약하니 그를 보완하는 활동(미적 체험, 운동 )을 꾸준히 해야 한다.

우뇌 성향이 강한 아이들은 창의력이 좋은 반면 집중력이 약하니 그를 보완하는 활동(책 정독하고 스토리 텔링하기 등)을 꾸준히 해야 한다.

 

우리 반 아이들을 대상으로 진단테스트하고 비교해 보니 정말 일치하는 면이 많았다.

우리 아이가 지금 가진 뇌는 태아 때 벌써 세팅된 것이라고 한다.

결국 지금 우리 아이가 이런 이상한(?) 행동을 하는 것은

아이 때문이 아니라 부모의 유전자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아이에게는 잘못이 없다.

아이를 야단칠 필요가 없다.

그냥 인정해야 한다.

 

아이가 현재 가진 뇌를 냉정하게 들여다보자. 

어떤 유형인가?

강점은 극대화하고

단점을 보완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구소장님은 말한다. 

 

창의력과 집중력을 겸비한다면 얼마나 막강할까 싶다.

게다가 도덕성까지 갖춘다면 

우리 아이는 

자신만 행복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도 행복하게 만드는 그런 존재가 될 거라고 믿는다.



 

 

좌우뇌 진단 테스트

(해당되는 번호에 표 하면 됩니다. )

 

A형 질문지

나는 적은 수의 친구를 깊게 사귄다.

나는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것을 좋아한다.

나는 계약서 내용을 꼼꼼히 따지는 편이다.

나는 여행할 때, 세부사항들을 계획하고 미리 준비하는 것에 만족한다.

나는 무엇인가 수집하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일을 체계적으로 진행하는 편이다.

나는 사전에서 단어를, 전화번호부에서 사람이름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나는 모임이나 강의 시간에 노트를 한다.

글짓기를 할 때, 주제가 주어지는 것이 좋다.

과정보다 결과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독서를 좋아한다.

나는 제품 설명서를 꼼꼼히 본 후 사용한다.

나는 사교성이 좋은 편이 아니다.

나는 항상 약속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나는 실전보다 이론에 능한 편이다.

   

   

B형 질문지

나는 웃을 때 크게 웃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친구를 폭 넓게 사귀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사람들과 운동하는 것을 즐긴다.

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는데 뛰어나다

나는 도식과 도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나는 때때로 느슨해져 아무 일도 하지 않고 편하게 있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춤추기를 좋아한다.

나는 책을 읽을 때 장면을 떠올리며 읽는다.

나는 제 때 전화를 걸지 않고 미루는 편이다.

나는 계획보다 즉흥적인 결정을 자주 한다.

나는 달리기를 좋아한다.

나는 상상하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종종 가구를 재배열하고 집안을 장식하는 것을 즐긴다.

나는 감정 변화가 많은 편이다.

나는 그림을 그리거나 스케치하는 것을 좋아한다.



A형에 해당사항이 많으면 좌뇌형

B형에 해당사항이 많으면 우뇌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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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28 16: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0-29 07: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학교 화단에 감나무가 몇 그루 있었다.

어느 날, 문득 저 많은 감을 다 어떻게 처리하곤 했을까 궁금해졌다.

물어보니 교무실에서 알아서 처리했다고 한다.

 

행정실장님께 교실에도 감을 주셔서 감이 익어가는 모습을 관찰하면 좋겠다 의견을 드렸다.

윗분들과 의논한 후, 의견 수렴을 해서 필요한 교실은 감을 3개씩 분배받았다.

본교 아이들이 워낙 착해서 주무관님이 장대로 따기 전까지 감이 고스란히 잘 보존되었다.

그렇게 잘 보관한 감이 교실에서 익어가는 모습을 관찰하는 것도 산교육이 아닐까 싶다.

 

교실에 올라온 감을 벽에 잘 걸어놨는데 아이들이 들락거리다 건드려 감이 가지에서 툭 떨어졌다.

교무실에 가보니 남은 감을 죄다 깎아서 곶감을 만들고 있었다.

음~ 그런 방법이 있었군!

어릴 때, 우리 엄마가 감 수 십 개를 깎아 채반에 널어놓고 곶감을 만드는 것을 딱 한 번 봤었는데

그렇게 할 엄두가 안 났다.

결국 교무 지원 실무사에게 지원 요청을 해서 도움을 받았다.

실무사는 어떻게 그런 창의적인 생각을 했을까! 대단했다.

 

이제 우리 교실에 있는 감3개도 곶감이 되어가고 있다.

잘 말려지면

22등분 해서 나눠 먹을 것이다.

"콩 한 조각도 나눠 먹자"가 우리 반 인성 교육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교무실 곶감이 완성되어 먹어봤는데 정말 꿀 맛이었다.

전에 엄마가 만든 곶감 맛도 정말 일품이었다.

사서 먹는 것과 비교가 안 되었다.

우리 교실 곶감도 꿀맛이어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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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5-10-23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라 고득고둑한 단맛의 가을이미지.^^

수퍼남매맘 2015-10-23 22:02   좋아요 0 | URL
가을이 느껴지지요. 요즘 좀 가을답지 않게 덥지만요.

세실 2015-10-23 18: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이뻐라~~
울 집에도 홍시 만들려고 가지런히 두었는데 곶감으로? ㅎ

수퍼남매맘 2015-10-23 22:02   좋아요 0 | URL
첨엔 홍시 만들려다가 곶감으로 갈아탔어요. ㅎㅎㅎ

기억의집 2015-10-23 2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롱대롱 달려 있는 감보니, 이재무의 감나무란 시 생각나요^^

감나무 저도 소식이 궁금한 것이다
그러기에 사립쪽으로는 가지도 더 뻗고
가을이면 그렁그렁 매달아놓은
붉은 눈물
바람결에 슬쩍 흔들려도 보는 것이다
저를 이곳에 뿌리박게 해놓고
주인은 삼십년을 살다가
도망기차를 탄 것이
그새 십오년인데...
감나무 저도 안부가 그리운 것이다
그러기에 봄이면 새순도
담장 너무 쪽으로 내밀어 틔어보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들려주기엔 무리겠지요!!!

수퍼남매맘 2015-10-23 22:07   좋아요 0 | URL
저희 교실에 매단 감을 보시고 시를 떠올리시다니.. .문학소녀시네요. 부럽습니다.
시 좋네요.
익은 감이 ˝붉은 눈물˝이라...
표현이 예술이네요.

월요일 학교 가서 국어 시간에 꼭 낭송해 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2015-10-27 09: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0-27 11:4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