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는 CEO 읽는 CEO 1
고두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가 시를 읽는 것은 마음의 평화와 안정, 힘을 얻고자 함이다.
문학적인 분석은 부질없는 것.
느끼고 감동하고 좋아하면 그 뿐.

 
시 읽는 CEO는
시에서 얻은 힘들을 쉽게 풀어놓은 책이다.


격려, 열정, 희망, 최선, 용기, 노력, 긍정, 창의, 배움, 배려, 인재, 2막, 모험, 독서, 시간, 일상, 인생, 사랑, 관계, 행복.

 
다른 자기계발서에서 말하는 이야기를 시로, 작은 에피소드들로 풀어놓으니, 마음으로 다가오는 것들이 크다.
그 큰 울림이 삶에서 실천된다면야 말할 것도 없지만.
책 속에서 삶의 기운을 얻는 다는 것은, 큰 재산이 될 것이고 큰 격려가 될 것이다.
나의 마음을 다독이는 좋은 시간을 선물해 준 책.

....................................................................................................................................................

 

따뜻한 책

- 이기철

 

행간을 지나온 말들이 밥처럼 따뜻하다

한 마디 말이 한 그릇 밥이 될 때

마음의 쌀 씻는 소리가 세상을 씻는다

글자들의 숨 쉬는 소리가 피 속을 지날 때

글자들은 제 뼈를 녹여 마음의 단백이 된다

서서 읽는 사람아

내가 의자가 되어줄게 내 위에 앉아라

우리 눈이 닿을 때까지 참고 기다린 글자들

말들이 마음의 건반 위를 뛰어다니는 것은

세계의 잠을 깨우는 언어의 발자국 소리다

엽록처럼 살아 있는 예지들이

책 밖으로 뛰어나와 불빛이 된다

글자들은 늘 신생을 꿈꾼다

마음의 쟁반에 담기는 한 알 비타민의 말들

책이라는 말이 세상을 가꾼다

 

 

............................................................................................................................................................


책 속에는 많은 것들이 있고,
책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내가 알지 못하는 세계를 거닐 수 있는 기회를 잡는 것이다.
그 기회는,
내가 살아가는 길에 지렛대가 되기도 하고 자양분이 되기도 하며,
나를 재촉하고 나를 격려할 것이다.
그러므로, 난 책을 놓을 수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닥터, 좋은 의사를 말하다
아툴 가완디 지음, 곽미경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인간이 의사에게 의존하는 정도는 얼마나 되는 것일까?
아프지 않기 위해, 살기 위해, 좀 더 예뻐지기 위해 우리는 의사를 찾는다.
하지만, 모든 분야에서와 마찬가지로 분명 의사에게도 등급은 있을 터이다.
같은 전공을 하면서도 A학점을 맞는 사람과 F학점을 맞는 사람의 차이가 큰 것처럼.
 

수술 부작용으로 의료 소송이 걸리기도 하고, 의사의 부주의로 병이 커지기도 하고
오진으로 고통을 받기도 한다.
물론 그런 사람보다 치료를 하고 좋아지는 사람이 더 많긴 하지만 말이다.
세상 속의 의사들은 좀 더 많은 사람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믿고 싶다.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긴 하지만 말이다.

 

1부 첨단의학보다 위대한 작은 발견들
손 씻었습니까?
인도인 의사 바트나가르의 방식
전사자가 줄어든 진짜 이유

2부 올바른 혹은 적절한
샤프롱을 아세요?
의료소송에 대하여
의사, 보험, 그리고 보험 바깥의 환자들
사형실의 의사들
나는 끝까지 싸우고 싶다

3부 좋은 의사를 말하다
당신은 몇 점짜리 의사입니까?
의사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가?
인도에서 만난 진짜 의사들

 

1, 2, 3부로 짜여진 책에서는 의사의 고민과 흔적들을 느낄 수 있다.
열심히 일하긴 하지만 그 사이에서 불행한 의료소송으로 고통받는 의사, 살리느냐 죽이느냐 사이에서 어떤 것이 진짜 옳은 것인지 고민하는 사형실의 의사들, 기존의 치료법에 머무르지 않고 새롭고 창조적인 치료법을 개발해 전파하는 의사들.
작가의 다양한 경험과 환자, 의사와의 인터뷰에서 얻어낸 많은 사실들은 현실감있고 한번쯤은 고민해야 할 쟁점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의 의료계와 우리의 의료계, 인도의 의료계를 비교하며 어떻게 의료계가 흘러가고 있는지도 확일할 수 있다.
가장 끔찍했던 것은, 인도의 환자들이 소독된 장갑이 없어 진료 받지 못하고, 자신에게 필요한 의료 소모품을 찾으러 이리 뛰고 저리 뛰어 다니는 것이었다. 그 와중에 사망하는 사람. 기구를 구할 수 없어 죽어야 하는 사람이 있는 현실, 그러한 현실 속에서도 치료의 끈을 놓지 못하는 인도의 의사들.
의사라면 평균의 삶으로 안주하는 것은 위험한 것이라는 그의 생각이, 의사가 아닌 누구나에게 필요한 마음가짐이 아닌가 생각된다.
더 좋은 의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있기에, 우리의 평균 수명은 길어졌고 병의 위험으로 부터 벗어날 수 있게 된 것은 아닐까?

그가 말하는 긍정적인 괴짜가 전 분야에 걸쳐 많이 나타나 모든 곳에 발전이 있기를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이삼촌
현기영 지음 / 창비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기륭전자 비정규직, 아니 파견직 노동자들의 눈물을 보고 마음이 찡했다.
잔업, 특근, 휴일도 없이 철야로 일하고 겨우 백만원을 받으면서
언제 잘릴지 몰라 전전긍긍하던 그들은, 문자로 해고 통보를 받기도 하고
터무니 없는 이유로 내몰리기도 했다.
그 찬란한 디지털단지에 우글우글 파견직 노동자들은
갈 곳을 잃고 헤매이기도 하고, 비인간적인 처우에 눈물짓기도 한다.
잊어서는 안 될 일들이 자꾸만 잊혀져가고, 나도 내 일이 아닌 듯
그저 가슴만 아파하고 짠한 마음이 들 뿐인건, 내가 그들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제주도 4.3항쟁.
그것도 나의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기억해야할 역사이고, 돌아봐야 할 일들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조차 하지 못해 망각의 길을 걷고 있다.
제주도 출신 작가 현기영이 제주도에서 일어났던 슬픔과 아픔의 역사를 끌어내어 그들의 화법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한 번도 고발되지 않은 그 일. 하지만, 고통받고 죽어간 사람들.
2백명을 찾아내기 위해 5만명을 죽인, 구덩이를 파 아무렇게나 묻어버리고
방치된 시체는 까마귀의 영혼으로 다시 태어나야 했던 4.3항쟁.

 
비단 제주도의 아픔 뿐만 아니라, 눈가리고 아웅했던 그 시절의 여공의 고통과
세상의 부조리에 대해서 차곡차곡 이야기하고 있는 현기영의 소설집 순이삼촌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싸움, 그리고 기억하려 하지 않는 이들에 대해 꾸지람을 하고 있는 듯했다.
건국 60년으로 짧게 치부해버리려는 저들의 꿍꿍이 속에서
이것 저것 자기들 필요한대로 역사를 지워버리고, 없애버리고, 왜곡하려는 계략을
우리는 피부로도 마음으로도 느끼지 못하고 하루하루 치열한 경쟁 속에 살아간다.

 
그들은 말한다. 이런 어려운 시기에 복잡한 이야기 하지 말고 편리한대로 살자.
경제만 살리고, 돈만 많이 벌면 되는 거 아니냐.
가진 자의 권력을 함부로 넘보지 말아. 우리가 하자는 대로 해야 한다.
하지만, 그것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들인지.

 
복잡한 이야기 싫어하는 세상이 되어버려,
과거의 일은 과거로만. 자기들 편한대로만 역사를 바꾸고
고통당한 이들의 울부짖음에 귀를 막는, 무관심한 우리의 행동에 대해서도 반성이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싶다.


어린 아이와 아녀자들의 죽음을 좌익 무장폭동으로만 치부해버리려는 저들의 속마음 속에
가슴이 아리도록, 몸이 부서지도록 눈물의 한으로 살아온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순이삼촌은 왜 죽었는가?
그녀가 시체가 즐비했던 그 자리에 곱게 누워
죽어야만 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아무도 쓰다듬고 보듬어주지 않아 썩어 문드러져간 마음을 헤아려야 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란의 다카포
호란 지음, 밥장 그림 / 마음산책 / 200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친구와 바에서 술을 마시며, 김윤아가 너무 좋다고 수다를 떨고 있었다.
바 안에서 물끄러미 컴퓨터를 하고 있던 주인장.
"호란도 멋있지 않아?"
친구 왈, "호란은 '섹'한 면이 강하잖아요. 너무 섹시해요."
김윤아는 그냥 멋있다는...


섹시한 여자에 대한 경계일까? 아니면, 고정관념 때문일까?
사회적인 통념상 섹시한 여인은 단지 섹시할 뿐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여인은 섹시함에 지적인 의미까지 부여하고 말았다.


연예인이 쓴 책은 잘 읽지 않는 나로서는, 호란의 책에 왜 손이 갔는지 모른다.
작년에 구독했던 맨즈헬스에서 호란이 자기만의 서평을 기고하곤 했었다.
자세히 읽어보지도 않고, 휙휙 넘기면서 이 여자 글도 쓰는구나라고 지나쳐 버렸다.
그런 글들이 모였다.


한마디로, 멋진 서른을 달리고 있는 여자이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한 문장 한 문장이 예사롭지 않다. 글을 보면 그 사람의 생활과 성격이 들여다 보인다고 했던가.
음악을 사랑하고,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며, 열정을 사랑하는 그녀는 숨기지 않고 말한다. 언젠가는 칠푼이 같은 화장도 벗어 던질 것이라고. 섹시한 이미지를 뒤집어 쓰고 사는 그녀는 분명 세상의 시선이 불편한 것이다. 그녀는 똑똑하고, 글도 잘 쓰고, 책도 많이 보고, 자신이 하는 일에 당당하다. 뭇 여성들이 부러워 하는 조건을 갖춘 그녀의 피땀 어린 노력도 글 행간행간에 숨겨져 있다.


의사 부모를 두었지만, 소아마비로 다리를 절었던 엄마를 펭귄이라고 놀리던 자신을 되돌아보며 후회하고, 섹시한 이미지의 뿔을 쓴 채로 정작 자신이 보여줘야 할 것들은 감춰지고 있지 않는가 생각한다. 한글과 한복을 사랑하고 디지털보다는 아날로그를 좋아한다.


사람은 들여다보고, 만나보고 겪어 볼수록 알 수 있다.
단번에 그 사람이 다 알아지는 것은 아니다.
그녀는, 자신만의 도돌이표로 시작하고 또 시작하고 또 시작한다.
끝날 줄 모르는 그녀의 인생과 열정은 계속 되겠지.


자신의 생각과 꿈을 당당히 표현하는 이 여자.
멋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늘다리 - 제1회 문학의 문학 5천만원 고료 소설 공모 당선작
우영창 지음 / 문학의문학 / 200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골드미스의 삶과 그녀의 삶 속에서 나타나는 사회상과 생활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영업을 하거나 고객을 만나서 씨름하는 사람이라면, 상황들에 절대적으로 공감할 만한, 동료이면서 적인 서로의 의중을 살피는 날이 선, 대화는 사실적이다. 작가가 증권계에서 날리던 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증권계에서의 생활이 세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그녀의 삶은 자유분방하다. 자유분방함 속에도 그녀만의 원칙은 존재한다.

직장 상사와 관계를 유지하면서, 동성 애인이 따로 있다.
사랑이라고 감히 말하지 않으면서도 사랑을 담아 주는 그녀는, 강하면서 여린, 여리지만 강해야 하는 한국 사회에서의 직장인이다. 주가에 울고 웃는 삶을 사면서도 냉철함을 잃지 않고 중심을 유지하는 것은, 그녀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이다. 욕망에 빠져들다가는 자신이 파멸할 것이라는, 그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그녀는 욕망에 발을 담그다가 적절한 순간에 발을 빼고, 사람과의 관계에서 균형을 유지한다.

성과 돈은 가장 기초적인 욕망이며,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다.
그 사이를 오가며 줄타기를 하는 그녀의 모습은 전혀 위태로워 보이지 않는다. 왜일까?
자신의 감정을 잘 포장하고 숨길 줄 아는 그녀이지만, 가끔 등장하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그녀의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장치가 된다.

사학과를 나와 회사에서 이른 명퇴를 당한 후, 별 볼일 없이 전전긍긍하던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그녀에게 던진 말은 꼭 경제학과를 가라는 것이었다. 경제학과를 가야 성공할 수 있다는 아버지의 말은 그녀의 가슴에 박혀 지금까지 그녀를 지배하고 있다. 성공은 그녀에게도 크나큰 성취였지만,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이루어 주고 싶은 꿈이었을 지도.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들여다 보면 대부분 비슷한 삶을 살고 있는 소설 안의 삶들은 우리의 삶과 같다.

돈과 욕망 속에서 허우적 거리고, 성과와 실패를 오가며 낙오되고 살아남는다. 위를 바라보고 오르다 보면, 아래로 내려와야 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가끔 우리가 그렇게 좇던 것들이 죽음이라는 허무한 이름으로 사라져 버릴 수도 있다. 그 슬픔 속에서도 세상은 어떻게든 굴러가고 빈자리는 누군가가 채워가기 마련이다.

삶의 굴레를 증권세계의 한 여자를 통해서 밀도있게 전하고 있는 하늘다리는 오랜만에 호흡을 길게 만드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