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착한 아이야
나카와키 하쓰에 지음, 홍성민 옮김 / 작은씨앗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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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누구나 상처를 안고 있다.

가난하면 가난한 대로,

결핍을 안으면 또 그런 대로...

 

어린 시절엔 어른들이 상처를 주고,

성장기에는 모든 사람들이 이물감을 주고,

어른이 되면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이 상처가 되기도 하고,

노년에는 삶 자체가 상처일 수도 있고...

 

이 책에서는 가난한 사람,

폭력에 노출된 사람,

상처를 잊지 못해 고통스러운 사람,

외로워 사람이 그리운 사람 등

다양한 상처를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결국 상처에 조그만 위로라도 줄 수 있는 것은, 사람이다.

사람 냄새 없이는 상처가 스스로 덧나버리는 셈.

사람으로 생긴 상처는 사람 냄새로 치유해야 하는 이치...

 

나는 아직 용서할 수 없다.

7을 말하지 못해 머리를 박아야 했던 욕조...(185)

 

그런 상처를 준 엄마는 이제 7도 못 헤아리는 똥싸개가 되어버린다.

 

학대를 하는 것도 인간이지만,

나부터 따스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마음을

일으키게 하는 치유 도서...

 

어른에게도 마음의 빨간 약을 발라주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너도 착한 어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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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의 눈썹달 글라이더 청소년 문학 1
서동애 지음 / 글라이더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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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하운을 읽으며 소록도를 알았고,

보리 문둥이란 말을 들으며 나병(한센씨병)에 대해 들었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우리 동네 저 막바지에는 문둥이촌이 있었다.

부산 사람들은 문디촌이라 부르는 가난한 동네였는데,

그사람들은 농장을 경영했고, 양동이 가득 하얀 달걀을 넣어 팔러 다녔다.

버스에서 눈썹이 없는 사람을 만나기도 했는데,

진물이 안 나는 환자를 마른 문디~라고 불렀다.

 

부산에 몇 군데 있던 나환자 촌도 어디론가 사라지고,

지금은 그곳들이 모두 아파트 촌이 되었지만,

아직도 한센씨 병은 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천형이라 불리울 정도로 보기 흉한 질병.

게다가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소록도에서 더 고통을 받았던 사람들 이야기는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에서도 등장한다.

 

자기와 다른 사람들을 배척했던 역사가

동화가 되어 이 책에 담겨 있다.

 

어느 마을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던 사람들의 슬픈 섬.

이제는 대교가 놓여서 연륙도가 되었지만,

그 중앙병원터는 쓸쓸했다.

 

한센씨 병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인 눈썹이 빠지는 것을 우연히 아는 나는

'눈썹달'이란 단어에서

작가의 애정이 뜨겁게 느껴졌다.

 

부모자식의 정도 떼어 놓을 정도의 대우를 받았던 사람들의 이야기.

그렇지만 따스한 사람들의 정을 읽을 수 있는

유익한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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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리스닝 무작정 따라하기 무작정 따라하기 영어
김태연 지음 / 길벗이지톡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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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서 최근 몇년 사이에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 일이 잦아졌다.

노화의 자연스런 현상이다.

 

그래서 영어를 별도로 공부하지 않는 방식의 반복을 연습하고 있다.

이 책으로 강의하는 연수 강좌를 신청해서 틈날 때 듣고 있는데,

호흡이 긴 연설문 같은 것들도

설명을 듣고 들으면 점점 들린다.

 

영어 초급 책은 많지만 중급 책은 적은 것이 현실이고,

종합적으로 공부하기 힘든데,

이 책은 이디엄도 많이 만날 수 있고 발음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

 

토탈 들어voca도 출퇴근길에 듣고 있는데,

습관을 들이다 보면,

빠른 말소리 속에서도 점차 들리는 말들이 늘어나리라 믿으며 듣는다.

 

내가 말할 수 있는 단어가 들리고,

연습해서 공부한 단어가 들린다.

결국 언어는 공부가 아니고 습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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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락
필립 로스 지음, 박범수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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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면 그는 큰 소리로 비명을 지르며 깨어났고

자신의 재능도, 이 세상에서의 자기 자리도, 자신의 본모습까지도 박탈당한 남자의 역할에 갇힌,

결점만 줄줄이 모아놓은 존재에 지나지 않는 혐오스러운 남자의 역할에 여전히 갇힌 자신을 발견하곤 했다.

아침마다 그는 몇 시간씩 침대에 숨어 있곤 했는데,

그런 역할에서 숨는다기보다는 단순히 그 역할을 연기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침대에서 일어났을 때 그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이라곤

자살에 대한 게 전부였지만, 그것을 흉내내지는 않았다.

죽고 싶어하는 남자를 연기하는 살고 싶은 남자였으니까.(15)

 

파리 리뷰의 '작가론' 등에서 만났는데,

실제 작품을 접한 일은 거의 없는 듯...

 

나이가 들면,

당연한 것처럼 여기던 것들이

불완전해지고 불가능해지는 것을 인정해야 하게 되는 법이다.

그럴 때, 주인공은 자살을 고민한다.

 

재능이 빛나던 사람에게서 그 빛이 사라질 때

어떤 마음일까...

 

한 순간만 하세요.

순간을 연기하세요.

어떻게 될지는 중요치 않아요.

그런 걱정은 접어 두세요.

그저, 순간으로만 인식하세요.

순간을 제대로 다룰 수 있다면

뭐든 해낼 수 있으니까요.(44)

 

연기자들의 절망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책이었다.

성적인 스토리가 꼬이는 부분은 별로 재미없었고

이런 이야기를 쓰고 싶어하고 읽고 싶어하는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나이들면서

삶의 격정들이 스러질 때,

자살을 고민하여야 하는 사람의 심리에 대한 이야기는

충분히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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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도시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13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13
마이클 코넬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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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verlook

이것이 원제다.

내려다 보는 데서부터 감독하거나 간과하는 등의 뜻이 있었다.

 

이 소설에서는 세슘이라는 방사능 물질이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유출한 남자는 살해되고,

아내는 발가벗겨진 상태로 묶여서 발견되고...

 

오리무중으로 전개되던 사건은 뜻밖의 실마리로 해결이 진행된다.

 

우리 모두는 배수구를 빠져나가는 물처럼

하루하루 생명이 빠져나가고 있는 거야.

그 검은 수챗구멍에 돔더 가까이 다가가 있는 이들도 있고

좀 멀리 있는 이들도 있다.

그 검은 구멍이 가까워지는 것을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그 빙빙도는 물이 언제 자기를 움켜쥐고

그 어두운 수챗구멍 속으로 밀어 넣을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중요한 건 맞서 싸우는 거야.

보슈는 혼잣말을 했다.

쉼없이 버둥거려보는 거라고.

그 물에 휩쓸리지 않도록 계속 버텨보는 거야.

 

경찰처럼 죽음과 총기 앞에서 살아가는 사람만 이런 상념에 휩싸이는 건 아니다.

 

누구라도 자신의 상황에서 멘붕을 맞닥뜨릴 수 있고,

버티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혼돈의 도시라고 제목붙였지만,

우리 삶을 오버룩할 수 있는 소설이고,

우리가 간과하는 것들이 우리 삶을 망가뜨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소설이다.

 

벚꽃이 새 세상을 열고 있다.

금세 닫힐 그 세상이지만,

며칠은 벚꽃 아래서

환한 하늘 우러르며 멍하니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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