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망향 ㅣ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3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시원 옮김 / 레드박스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고백'의 작가 미나토가나에가 쓴 고향 이야기다.
어느 나라나 도시와 시골의 분위기는 무척 다를 것이다.
도시의 군중 속의 고독이 씁쓸한 것에 비하면,
시골의 정이라는 말 속에 담긴 악의 역시 그에 못지 않다.
단편들 속에서 그 시골 사람들의 성정이 오롯이 드러난다.
고향이라는 곳은 그런 곳이 아닐까?
추억 속에는 아련한 향수와 함께
서걱거리고 삐걱거리던 기억도 수면 아래 잠겨 있게 마련이다.
유명 작가가 되어 고향에 돌아온 언니의 속내를 알게되었을 때,
이 작품집의 무게가 실려 왔다.
사귀지도 않는 동창이 그냥 집에 데려다 줬다는 이유로, 뭐 결혼?
이러니까 다들 섬에서 나가고 싶어하는 거 아냐.
그것도 모르면서 텔레비전만 끌어안고 사는 시골 아줌마가
도시 사람은 인정머리가 있네, 없네 하며 아는 척 설쳐대는 꼴이라니.
인정많은 시골 생활? 흥, 지나가는 개가 웃겠어.(138)
서로 잘 아는 만큼, 상처도 깊을 수 있다.
고향을 바라보는 마음은 그런 것이다.
물이 들어차는 집에서 떨고있을 친구를 위해 신고를 해주는 그런 곳.
십자가의 추억이, 삶으로 이어지는 곳.
눈앞에 펼쳐진 바다를 오가는 유조선과 화물선...
저런 배에 성원을 보내는 사람은 없단다.
하지만 어떤 배든 오늘 진수식에서 봤던 배처럼
많은 사람으로부터 축복을 받으며 바다로 나갔을 거야.(287)
아버지에게서 조용한 가르침을 물려받는 아들도 있지만,
바닷속에서 건져 올린 시신을 다시 바다로 밀어버리는 비정한 현실도,
거기서 비롯된 오해로 얽힌 이야기들도 소설 속에서는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