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워닝 잭 매커보이 시리즈
마이클 코넬리 지음, 강동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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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마이클 코넬리'라는 작가 이름을 들어봤을 것이다. 실망한 작품이 별로 없을 정도로 몰입감 있는 책을 써내기로 유명한 사람이다. 이 작가의 책 중에 여러 시리즈가 있는데 이번에 나온 것은 '잭 매커보이' 시리즈다. 다른 시리즈에 비해서 권 수가 그리 많지 않다. 다른 시리즈에 집중하기로 해서 그런지 작가 이력에 비해서 많이 나오지는 않았는데 개인적으로 주인공 잭 매커보이의 캐릭터가 더 가깝게 느껴진다. 현실적인 사람이라고 해야 할까. 작가의 등장 인물들이 비현실적인 사람은 잘 없긴 하지만 잭 매커보이가 더 현실적인 이유는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혹은 내 마음에 있는 '찌질함' 이 잘 표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답답하고 짜증 나는 면도 있는데 그만큼 소설 속 인물에 감정 이입이 잘 되어서 그런 것 같다. 


주인공 잭 매커보이는 기자다. 전작인 '시인' 과 '허수아비' 에서 연쇄살인범을 쫓는 치열한 기자였지만 지금은 세월이 흘러 악당을 쫓진 않고 '소비자를 위한 사회적 문제' 를 주로 싣는 인터넷 신문사의 기자다. 일종의 소비자 신문이겠다. 직원도 몇 명 안되는 작은 회사지만 다른 주요 언론에 나름 규모 있는 기사를 팔기도 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기부를 지속적으로 요청해야 하는 영세한 회사의 기자다. 세월이 흐르긴 했는지 천하의 잭 매커보이가 이제는 눈에 띄지도 않는 작은 곳에서 일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던 잭에게 어느 날 경찰이 온다. 1년 전 어떤 여인을 만났느냐고 묻는다. 이윽고 그녀가 살인을 당했고 곧 그녀와 접촉한 모든 사람들이 용의 선상에 오른 것을 알게 된다. 그런데 그녀의 사인이 특이했다. '고리뒤통수 관절 탈구' 라는 흔치 않은 방법으로 죽었는데 이것은 큰 힘으로 목을 졸려 목뼈를 부러뜨려 죽게 한 것이다. 자신이 관련이 되었기도 하지만 사건의 특이성에 과거의 날카로운 기자로서의 본능이 살아난다. 그야말로 사자의 콧털을 건드린 결과랄까. 분명 뭔가 있다고 느낀 잭은 본격적으로 사건에 대해서 조사하기 시작한다.


우선 죽은 여인의 주위를 살피면서 여러 퍼즐을 맞춰가던 잭은 비슷한 죽음이 또 있음을 알게 된다. 이것이 같은 범인에 의해서 일어난 사건일까. 그렇다면 연쇄살인범? 여러 상황을 종합해 볼 때 한 명이 저지른 사건임이 드러난다. 연쇄살인범을 쫓아 왔던 잭에게 또 다시 연쇄살인범이 나타난 것이다. 잭은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가며 사건을 하나하나 되짚어 가는데 탁 걸리는게 나온다. 바로 DNA. 피해자들이 이 유전자 정보와 관련해서 살해를 당한 것이다. 대체 DNA와 무슨 상관이 있길래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전방위적으로 추적해 나가고 이것이 한 인물과 특정 회사와 관련이 있음을 밝혀내는데 이른다.


한편 잭은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면서 과거의 한 인물을 소환한다. 바로 '레이철 월링' 이다. 전작에서 그의 동료이자 연인이었던 레이철은 그 사건 이후로 그냥 연락만 하는 사이가 되었다. 그리고 FBI 요원에서 기업이나 사람을 대상으로 전문적으로 조사해주는 회사를 운영하는 사장으로 변해 있었다. 돈은 많이 벌지만 자신의 능력을 썩히고 있는 셈이었다. 그런 레이철에게 슬며시 손을 내밀었는데 처음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다가 결국 잭의 요청을 받아들인다. 사실 사건을 해결하는데 전직 FBI 출신의 도움을 많이 받게 된다. 


전체적인 이야기는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지만 잭과 레이철의 이야기도 흥미 요소이다. 특수한 상황으로 만나서 조력자에서 연인으로 발전했지만 잭의 잘못으로 헤어졌는데 서로 나쁘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번 사건으로 재회하게 되어서 좀 좋게 발전하나 싶었는데 잭의 '찌질함'이 관계를 다시 망치게 된다. 그 부분을 읽을 때는 그냥 한대 때리고 싶었다. 얼마 만에 온 귀중한 기회를 이렇게 날리나. 그런데 끝 부분에서 새로운 상황을 맞이 하게 되어서 관계가 다시 좋아질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앞으로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이때까지 3편만 나왔는데 앞으로 또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그때는 철이 든 잭이 나올까.


이야기는 유전자와 관련된 범죄를 다루고 있다. 절대 알 수 없을 것이라는 익명의 DNA 정보가 세월이 지나서 개인 정보를 알게 되는 상황에 이르렀고 이것이 인터넷이라는 불특정 다수가 보는 공간에 실려서 결국 범죄에 이용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런 기술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인간을 능가하는 인공 지능이 출연하는 시대에 생기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우리 나라 같은 경우도 개인 정보의 중요성을 최근에야 인식하게 되었지만 이미 전 국민의 개인 정보는 다 털렸다고 할 정도로 개인 정보가 허술한 것도 사실이다. 기술이 발달해서 이렇게 널려 있는 정보를 이용해서 신종 범죄가 생길 것 같아서 걱정도 된다.


책은 작가의 명성대로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아주 자극적이지 않아도 조금씩 조금씩 이야기에 빨려 들어가서 곧 책을 손에서 못 놓게 된다. 책을 한 번 잡으면 끝까지 읽게 만드는 흡입력을 가진 작가 답다. 오랜만에 보는 잭 매커보이의 모습이 참 반가웠고 앞으로의 후속작도 기대가 된다. 다만 연쇄 살인마의 캐릭터가 전작이나 다른 책에서 보는 것 보다는 약했다. 좀 더 현실적인 범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좀 더 입체적이고 세밀한 모습이었으면 더 스릴감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시리즈라고 해도 하나의 독립된 작품이기에 읽는데 큰 지장은 없지만 아무래도 등장 인물들의 관계를 더 자연스럽게 알기 위해서는 전작들을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읽은 지 오래 되어서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다시 1편과 2편을 꺼내서 읽으려고 한다. 이 책까지 총 3권이라서 분량 부담도 적다.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1편부터 차례로 읽으면 더 좋다. 그러면 이 시리즈의 진가를 더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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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사냥 스토리콜렉터 108
크리스 카터 지음, 서효령 옮김 / 북로드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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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 수 많은 생물이 있지만 크게 봐서 인간과 동식물로 나눈다. 인간도 동물에 속하고 생물에 속하지만 인간은 인간이고 다른 생명체는 동식물인 이유는 '두뇌'에 있다. 생각하는 존재이기에 진화를 하고 다른 동식물을 지배하는 유일한 생명체가 된 것이다. 물론 인간도 본능이 있다. 그러나 이성이 있고 사회성이 있기에 마구잡이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 인간의 모습을 했지만 전혀 인간적이지 않은 존재가 있다.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이 늘 죽이려고 행동한 것이 아니라 우발적인 살인도 많다. 살인을 하면서 희열을 느낀다는 연쇄살인마도 있지만 어느 정도 이성은 있다. 그런데 이 책의 주인공은 그것을 넘어 섰다. 그냥 사람 죽이는 것이 유희이자 기쁨이라는 것이다. 그것도 묻지마 살인이 아닌 집요하고도 은밀하고 계획적인 살인을 장시간에 걸쳐서 실행에 옮긴다. 이 존재는 인간이 아니다. 그냥 인간의 모습을 가진 새로운 종류의 포악한 동물이다.


전작인 '악의 심장'에서 어찌 보면 악의 맛만 보여준 살인마 루시엔 폴터는 탈옥이 어려운 형무소에서 탈출하는데 성공한다. 그것도 관련된 사람 여러 명을 살해하고. 루시엔의 최우선 목표는 자신을 감옥으로 보낸 '로버트 헌터'를 죽이는 것에 있다. 이 놈을 죽이고 나면 마음껏 내 멋대로 살인을 저지르고 멋대로 살겠다는 것일테다. 그는 자신을 추적할 유일한 능력자이기에 우선 그를 죽여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루시엔과 로버트는 같은 대학에서 범죄심리학을 같이 공부하고 룸메이트이자 가장 친한 친구 사이였다. 그러던 둘 사이는 한 명은 유능한 경찰국 강력계 형사가 되고 또 한명은 악마같은 살인자가 되면서 원수 같은 사이가 된다. 이 책은 자신을 잡은 로버트에게 복수하기 위해 탈옥을 하고 잔인한 살인을 저지르는 루시엔과 그를 잡기 위해 분투하는 경찰과의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루시엔은 인간적으로 봤을 때는 진정한 천재이다. 로버트도 나름의 끈기와 두뇌를 가졌지만 루시엔은 그야말로 '미친 놈'이기에 정상적인 사람과 비교가 안된다. 루시엔은 자신의 살인에 대해서 53권의 범죄 백과 사전을 남겼고 이것을 탐낸 FBI가 최고 등급보다 약간 낮은 등급의 교도소에 넣고 관찰하다가 결국 그 사단이 난 것이다. 그에게 살인은 그냥 허공에 손 한번 휘두르는 수준의 쉽고도 별 의미없는 행동이다. 강약 조절을 할 줄 알고 변장과 은페, 위장, 연기에도 강하다. 누가 과연 이 악마같은 살인마를 잡을 수 있을까.


책에서는 루시엔이 저지른 살인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는데 하나 같이 살인이라는 행위 자체에 대한 감정이 없다. 그래서 보통 사람이라면 끔찍해 할 살인도 거리낌 없이 자행한다. 이 정도면 사이코패스 정도가 아니라 동물에서 또 다른 종으로 분류해야 할 판이다. 인간 종 중에서 일반인간과 살인마인간으로. 


한편 로버트도 최고의 능력을 가진 형사다. 강력 범죄 중에서도 특히 흉악한 범죄를 다루는 특수강력범죄수사대의 엘리트이긴 하지만 너무나 인간적이다. 인간도 아닌 존재가 인간같은 사람과 싸운다는 것은 이미 한쪽으로 기울어진게 아닐까. 인간성을 고려할 필요가 없는 루시엔에게 로버트의 인간성은 공격하기 쉬운 최고의 무기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이번 책에서 제대로 터진다. 이미 루시엔에게 소중한 사람을 잃은 로버트는 주저하다가 이제 막 마음의 문을 연 상대를 또 잃을 운명에 처했다. 


크나큰 미국 땅에서 루시엔을 찾기는 힘들지만 로버트를 중심으로 여러 기관의 능력자들을 모은 특별수사본부를 차리고 꾸준히 추격한 끝에 조금씩 그와 거리를 좁혀 간다. 책은 그 여정과 그 와중에 일어나는 여러 사건들을 흥미롭게 잘 그리고 있다. 루시엔이 쳐 놓은 올가미에서 도저히 벗어 날 수 없어 보이던 로버트는 그 특유의 끈질김으로 결국에는 그와 마주치게 된다. 여기까지도 어떻게 이 상황이 해소될까 했는데 결말도 훌륭하게 잘 끝난다.


책은 참 재미있다. 최악의 악당과 최고의 형사가 원래는 아주 가까운 친구였다가 각각 악과 선의 영역으로 갈려진 후 자신의 위치에서 서로를 잡기 위해 일어나는 여러 이야기들이 정말 흥미롭게 전개가 된다. 루시엔의 잔인한 행각과 로버트의 집념이 서로 교차하면서 이야기를 팽팽하게 이끌어 가는데 책을 놓기가 힘들 정도로 몰입감을 준다. 이 책의 지은이 '크리스 카터'는 로버트 헌터 시리즈로 인기를 얻고 있는데 그 이름, 기억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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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받은 피 에를렌뒤르 형사
아날두르 인드리다손 지음, 전주현 옮김 / 영림카디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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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추리 스릴러 장르에서 북유럽 작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미국이나 일본과는 다른 재미를 주는 작품이 많다. 일단 등장 인물들 이름이 낯설고 내용 중에 나오는 생활 모습 등이 알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서 신선한 느낌을 주는 것 같다. 내용 자체도 기존의 익숙한 문법에서 벗어난 것들이 많아서 인기를 끄는 것 같다.


이번에 나온 책은 이미 오래전에 출간 되었다가 새롭게 나왔는데 원작이 나온 지가 꽤 된다. 20년 전에 나와서 여러 유명한 상을 탄 작품인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리 흔하지 않은 아이슬란드 작품이다. 아이슬란드는 북유럽 중에서도 최상단 섬나라인데 인구도 적고 면적도 작은 나라라서 이런 나라에서 스릴러 소설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 못했는데 이번 책이 그것을 확실히 깨주었다. 좋은 작품은 주변 상황과 관련 없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아무튼 배경이 아이슬란드인데 나라도 낯설지만 지명은 더 낯설다. 앞 부분에 이름 짓는 법이 나오는데 나름 규칙이 있긴 하지만 우리와 사뭇 다른 작명법이 신기한 생각도 들게 한다. 그런데 내용은 진중하면서 꽉 찬 작품이다.


주인공은 가정적으로는 불행해도 유능한 형사다. 많은 작품에서 나온 흔한 설정이다. 작품이 나온지가 오래되었는데 그 당시로서는 그럭저럭 나쁘지 않았을 것이다. 에를렌두르 형사는 아내와는 이혼했고 딸은 마약에 빠져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아버지라는 존재가 부정당하고 있는 상황. 그래서 몸 컨디션은 그렇게 좋지 않은데 흔하지 않은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 


피해자는 70대의 남성 노인인데 근처에 '내가 바로 그다' 라는 쪽지가 있다. 평소 주위와 교류가 별로 없던 인물이어서 단서가 될 만한 것이 많이 없다. 그런 와중에 이 노인이 과거에 성폭행 혐의로 고소된 적이 있다는 것이 밝혀진다. 그 사건은 부실한 수사로 인해 무혐의로 풀려났고 이것이 이번 사건과 무엇인가 연관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뭔가 커다란 흑막이 도사리고 있는 듯한 느낌. 수사가 진행되면서 이 노인이 과거에 성폭행을 여러 명에게 저지른 것이 밝혀지고 이 피해자들 중에 실마리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에를렌두르는 집요하면서도 세밀하게 하나하나 파고 들어간다.


이 책은 연쇄살인마가 나오고 피 튀기는 장면이 나오는 그런 내용은 아니다. 어떻게 보면 그냥 평범한 사건인데 거기에 얽힌 이야기가 굉장히 촘촘하게 짜여져 있다. 부수적으로 나오는 성폭행이라는 범죄를 주된 요소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요즘에도 많이 보지 못하는 소재다. 이 책이 나왔던 20년 전에는 더 신선하게 느껴졌을 것 같다. 약간 지루한 듯 하면서도 세밀하게 이어지는 이야기가 흥미롭게 진행되기 때문에 책에서 손을 떼기 힘들다.


주인공의 캐릭터는 잘 구축이 되었다. 가정에서 실패하고 사건은 잘 해결하는 형사라는 흔한 설정이지만 그렇게 구식으로 보이지 않는 것은 주인공에게 실제감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만큼 현실적으로 잘 표현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수사팀으로 나오는 엘린과 올리도 나름의 성격을 잘 묘사하고 있어서 이들의 활약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 같다. 주인공의 배경 묘사로 그칠 것 같았던 마약 하는 딸은 끝에 가서는 아빠와 화해를 하면서 수사에도 도움이 된다. 어쩌면 이 딸이 다음 작품에서는 나름의 조력자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에서 나온 사건은 끔찍하다기 보다는 불편하다.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도 뭔가 거북스럽게 진행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그만큼 현실적이고 우리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여서 깊이 있는 느낌이 들었다. 단순한 듯한 사건이지만 켜켜이 쌓인 단절이 많은 복잡한 사건이어서 주인공의 풀어가는 이야기를 보는 것이 재미있었다. 이 책을 다 읽으면 작가의 다른 시리즈를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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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는 사람들 스토리콜렉터 107
마이크 오머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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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모 종교 지도자에 의해 피해를 입은 사람의 호소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적 있다. 그 피해 내용이라는 것이 너무나 어이 없는 일들이라서 많은 사람들이 분노를 했고 거기에 대한 사법적인 절차가 진행중이다. 그런데 이런 사이비 종교에 대한 피해는 우리 나라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전세계적으로 많은데 특히 미국은 땅도 넓고 기독교 원리주의적인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이상한 종교를 만드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와 관련된 여러 범죄가 있어왔는데 총기 자유의 나라라서 결국 살인으로 이르게 되는 일이 잣다.


이 책은 그런 사이비 종교를 배경으로 납치 당한 한 아이를 구하기 위한 주인공 경찰의 끈질긴 노력을 흥미롭게 풀어낸 작품이다. 책은 50층 빌딩에서 뛰어내리려는 사람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곧 인질 협상가가 투입이 된다. 애비 멀린. 능력 있고 강인한 정신력의 소유자로 결국 자살 시도자를 무사히 구출한다. 그런데 그렇게 능력 있는 애비도 아이들에게는 꼼짝 못한다. 책에서는 사실 좀 답답하게 오냐 오냐 하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다. 


그렇게 일상을 살던 애비에게 누군가로부터 도움 전화를 받는다. 자신의 아들이 납치를 당했는데 경찰에는 알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 그런데 애비한테는 도움을 청하는 상황. 절실함이 느껴져서 결국 전화를 건 사람 집에 가는데 곧 눈 앞이 아득해지는 느낌이 들게 된다. 바로 30여년전에 인연이 있었던 이든이었다. 애비에게는 잊고 싶었던, 하지만 잊을 수 없었던 시절을 함께 보낸 사이인데 그것은 사이비 종교와 관련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죽었던 그 날에서 살아남은 세 명의 아이 중에 두 명이 바로 애비와 이든이었다.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었는데 이든이 아들이 납치되면서 인질 협상가로 이름 날리는 애비에게 연락을 하게 된 것이었다. 결국 대대적인 경찰의 수사가 시작된다. 애비도 참여하게 되는데 사건은 금품을 노린 단순 사건이 아님이 점점 밝혀진다. 외견상 범인이 500만 달러를 요구하고 있는 형국이긴 했으나 뭔가 다른 것이 엮여 있는 것 같다. 게다가 이든이 한때 몸 담았던 사이비 종교 단체의 인물이 집 주위를 서성거렸음이 밝혀지면서 사건은 점점 그 단체와의 연결성이 짙어지게 된다.


이야기는 이렇게 사이비 종교 단체와 연관된 납치 사건의 해결을 위해 주인공인 애비의 노력을 그리고 있는데 주인공 자신이 사이비 종교에 위해서 죽을뻔한 과거를 갖고 있어서 더 몰입감 있게 이야기가 전개가 된다. 사실 맹목적이라는 면에서는 사이비 종교 단체는 테러 단체와 다를 바 없다. 그냥 자신들 만의 규율을 가지고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단체는 사이비라고 할 수 없다. 미국의 모르몬교 같은 종교를 사이비라고 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사이비는 꼭 티가 난다. 교주나 지도자가 절대적이라는 것과 돈이나 성적인 문제가 수반되는 경우는 절대적으로 사이비다. 세상은 선과 악, 흑과 백으로 딱 나누기 힘들고 복잡한 면이 있는데 사람들은 그렇게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어려운 갑다. 이쪽 저쪽을 살피면 눈에 보이는 불합리함이 있는데도 그것을 외면하는 것이다. 그저 자신을 위해 준다는 것에 사이비에 빠지게 된다. 책은 사이비 종교에 빠지고 그것을 헤쳐 나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심지어 한 사이비 종교에서 빠져나왔어도 나중에 비슷한 사이비에 또 손을 내미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정신이 빠진 것이다. 제목은 따르는 사람들 이라고 되어 있지만 결국 내용을 잘 살피지도 않고 빠지기에 일어나는 일이다.


사이비 종교는 조금만 신경 쓰면 우리 주위에서 보기 쉽지만 그것을 배경으로 스릴감 있게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은 잘 못 봤는데 이번에 나온 책은 흥미롭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잘 만들었다. FBI 프로파일러 '조이 벤틀리' 시리즈로 색다른 스릴러를 보여준 작가 마이크 오머는 이번에 새롭게 인질 협상가 '애비 멀린' 을 등장시키면서 또 다른 수준급 스릴러를 선 보이고 있다. 후속 시리즈가 빨리 출간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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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걸 배드 걸 스토리콜렉터 106
마이클 로보텀 지음, 최필원 옮김 / 북로드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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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로버텀은 최근 추리 스릴러 장르에서 단연 돋보이는 작가이다. 내용이 재미있는 것은 당연한데 글의 짜임새가 좋다. 사실 재미있게 쓰는 작가는 많지만 글의 완성도도 같이 좋은 작가는 많지 않다. 어떤 사건에 우연이 자주 일어나던지 이야기 완급 조절이 이상하던지 심리 묘사가 세련되지 못하던가 등 뭔가 아쉬운 부분이 있는 작품들이 많은데 마이클 로버텀은 재미와 작품성을 함께 갖춘 작품을 펴내고 있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 것이다.


이 작가의 대표작은 '조 올로클린' 시리즈다. 심리학자가 사건의 해결에 중심되는 역할을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잘 보지 못하는 상황이라서 특이하게 느껴진 이야기다. 외국에서는 경찰의 한 일원으로 참여하는데 우리로 치면 프로파일러 비슷할 것 같다. 아무튼 색다른 직업에서 나오는 호기심이 이내 흡입력 강한 내용으로 빠져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도 심리학자다. 작가가 새롭게 시작하는 시리즈인데 '사이러스 헤이븐' 시리즈다. 


주인공의 직업이나 역할이 비슷하지만 다른 것이 있다. 조 올로클린은 그 자신이 건강상의 큰 문제를 안고 있고 가족과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일들도 주요한 이야기로 작용하는데 사이러스 헤이븐은 어린 시절 집안의 큰 비극을 겪은 인물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안고 있다. 육체와 정신이라는 대비를 이루면서 두 시리즈 모두 같으면서도 다른 재미를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그런 사이러스 헤이븐 시리즈의 첫번째 책인데 크게 두 가지의 이야기가 동시에 진행된다. 하나는 유망한 피겨 스케이팅 선수 조디 시핸의 살인 사건이고 또 하나는 베일에 쌓인 이비 코맥이라는 소녀에 대한 상담이다.


먼저 조디 시핸은 빼어난 외모와 실력으로 이미 지역에서는 유명 인사다. 그런 아이가 죽은 채로 발견되다니. 여러 정황으로 봐서 살인 당한 것이 틀림없는데 경찰의 조사를 통해서 유력한 용의자가 체포된다. 경찰은 그냥 그를 살인자로 규정 짓고 사건을 끝내려 하지만 사이러스는 다른 진실이 있음을 알게 된다. 사건이 결말되어지는 것을 막고 조금씩 진실을 밝혀내지만 용의자는 더 늘어날 뿐이다. 누가 범인인가.


한편 이비 코맥은 끔찍한 살인 현장에서 발견되었다. 정체불명의 사람들에게 잔인한 고문을 받다가 죽은 남자의 집에서 나중에야 발견되었다. 문제는 그녀에게 아무런 정보가 없다는 것이다. 이름도 나이도 아무것도 모르고 기록조차 없다. 다만 진실을 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여러 가지 말썽을 부려서 소년원에 장기 구금 당할 위기에 처하는데 사이러스가 이비의 후견인으로 보호하기로 하고 집으로 데려온다. 이비는 진정 사회에 적응을 하게 될 것인가.


두 개의 축으로 흘러가는 이야기는 사이러스가 모두 개입하면서 서로 묘하게 맛물려서 돌아간다. 거기에 이비가 본의 아니게 힘을 보태게 되는데 어떻게 보면 이비가 공동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다. 조디 시핸 사건은 해결하면 끝나지만 이비 코맥은 이어질 이야기가 많기 때문이다. 스스로 마음의 문을 닫았던 이비는 서서히 사이러스와 가까와지고 어쩌면 공동 운명체가 될 지도 모르겠다. 신비에 쌓인 이비의 이야기가 하나씩 하나씩 벗겨지고 진실이 드러나면 또 다른 갈등이 있을 수도 있다. 어쨌든 아직까지는 조금씩 마음을 안정시키는 단계이고 시간이 지나면 사이러스 이비 콤비를 볼 수도 있겠다.


이야기는 참 재미있다. 작가 특유의 강력한 흡입력이 이번 책에서도 잘 나타난다. 단순한 사건 같았던 조디 시핸 사건이 사실은 복잡한 인간 관계가 얽혀서 여러 상황으로 전개가 되는데 그것을 짜임새 있고 세밀하게 잘 그려냈다. 그리고 앞으로도 나올 이비라는 캐릭터가 거칠면서도 순수한 마음이 잘 표현되면서 서서히 마음이 문을 여는 과정을 역시 자연스럽게 잘 표현하고 있다.


이번에 새롭게 나온 사이러스 헤이븐 시리즈는 기존의 조 올로클린 시리즈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이야기가 잘 구축이 되었다. 주인공의 캐릭터도 잘 묘사가 되고 있고 사건 이야기도 색다르지만 완성도 있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이비라는 미스테리한 인물을 잘 표현해서 다음 편이 궁금해지게 만든 것도 좋다. 스릴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만족스럽게 읽을 책이라서 추천한다. 그리고 재미있는 책이 다 그렇듯이 이 책도 읽다가 중간에 못 끊는다. 늦은 밤에 읽으면 안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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