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
디파 아나파라 지음, 한정아 옮김 / 북로드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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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책을 많이 읽었는데 처음에는 동화책을 많이 읽었었다. 초등 고학년이 되어서 어쩌다가 탐정물을 읽었는데 너무나 재미 있는 것이 아닌가. 그 이후로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물을 제일 좋아하게 되었는데 기억의 저편에 청소년이 탐정이 되어서 사건을 단서를 찾아가는 내용의 작품을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아무래도 어른이 아닌 아이와 가까운 나이대의 사람이 주인공이라서 더 가깝게 여겨진 것은 아닌가 싶다.


복잡하거나 살인이 일어난 사건 사고는 사실 전문적인 분야라서 수 년간 관련 분야에서 종사한 경험 많은 경찰이 수사하는 것이 맞다. 아니면 관련해서 풍부한 현장 경험이 있는 탐정도 나름 기능을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사실 청소년 이하의 나이대가 주인공인 이야기는 많지 않다. 하지만 사건에 따라서는 어른의 입장이 아닌 아이의 시선에서 바라보면 실마리가 풀릴 때가 많다. 저 유명한 셜록 홈즈도 거리의 아이들이 물어온 단서를 토대로 사건을 해결한 적이 있지 않은가.


그래서 아이가 탐정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는데 이 책의 아홉 살 소년 자이가 바로 그 주인공이 되시겠다. 배경은 인도의 한 빈민가. 자이는 공부는 못하지만 텔레비전 드라마 '경찰 순찰대'를 엄청 좋아하는 아이다. 아마 훗날 경찰이 될지도 모르겠다. 어느 날 빈민가 아이들이 잇달아 실종되기 시작한다. 그중에는 자이의 친구도 있다. 자이는 이제 자신이 나설 차례라고 생각한다. 수 백편의 드라마를 통해서 미스터리에는 자신이 있다는 그는 곧 친한 친구 파리와 파이즈를 조사원으로 고용해서 아이들을 추격하기로 한다.


자이는 특유의 활달함과 과감함으로 탐정단을 이끌고 파리는 세 사람중에서 가장 논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사건을 추리하면서 친구들에게 부족한 지식을 보완해준다. 파이즈는 탐정단의 행동대장겪인데 '정령'에 대해서 많은 지식이 있어서 탐정단의 행로를 자꾸 헷갈리게 한다. 아이들이 없어지는 것이 정령과 관련 있다는 주장으로 딴 길로 세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세명의 탐정단은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 의지하고 서로의 뜻을 모아 진실에 다가선다.


이야기는 흥미롭다. 어른들이 나오는 복잡한 사건의 해결 못지 않게 사건의 핵심을 파고 들어가는 것이 제법이다 싶다. 무엇보다 착하면서 당당한 자이와 친구들의 모험이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지은이는 지금도 수없이 일어나고 있는 어린이 납치와 인신매매, 살인 등의 범죄에 대해서 현실을 일깨우고 있으며 탐정단을 통해서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기를 이야기 한다.


한편으로는 인도의 현실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땅은 넓고 치안은 불안하고 아이들에 대한 인권도 희박하고 더구나 빈민가에 대한 아무런 관심도 없는 현실에서 빈민가 어린이 실종 사건은 해결 될 수가 없는 것이다. 어린이 탐정단에 환호를 보내면서도 아무도 나서지 않고 같은 아이들이 나서는 모습에 안타까움이 느껴지기도 했다. 


아무튼 이야기에 힘이 있다. 처음에는 엉성하던 아이들이 점점 아귀를 딱딱 맞춰가면서 사건의 중심으로 들어가는 전개가 잘 짜여져 있다. 인도의 현실을 가감없이 전달하면서도 그 배경을 이야기와 잘 버무려서 재미있는 작품으로 만들어냈다. 기왕 탐정단 결성한거 앞으로 이들의 활약이 펼쳐지는 시리즈로 나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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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전트 러너
존 르 카레 지음, 조영학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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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보물이나 스파이 소설 좀 읽어본 사람이라면 '존 르 카레' 라는 이름을 들어봤을 것이다. 스파이 소설이 아니라 하나의 완전한 문학 작품처럼 유려한 글쓰기를 했던 작가. 시대를 관통하는 예리한 관찰력으로 실제 일어난 사건을 기록한 것같이 느끼게 생생하게 글을 썼던 거장이다. 이 거장이 마지막으로 쓴 작품이 이 책인데 기존의 작품과는 느낌이 좀 더 다르다. 냉전 시대와 달라진 요즘의 첩보 요원의 모습을 그리고 있어서 색다른 흥미를 느기게 한다.


제목인 에이전트 러너는 간단하게 말해서 현장 요원을 말하는데 단순하게 현장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 요원을 만들고 관리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단독 행동을 하면서도 관리를 하는 단계는 어느 정도 간부의 신분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주인공인 내트가 바로 그런 위치에 있다. 내트는 오랫동안 첩보 활동을 하다가 47살의 나이에 런던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제 은퇴를 하느냐 아니면 다른 보직을 맡느냐의 기로에 처했는데 다른 보직이란건 사무직이다.


첩보원은 사무가 아니라 현장에서 뛰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내트로써는 영 내키지가 않는다. 게다가 세상은 냉전이 끝나고 새로운 세상이 되었지 않는가. 그런 그에게 비밀정보국의 분국장이 되라고 한다. 은퇴 직전의 내트는 이 새로운 임무를 열심히 수행한다. 그러나 일은 뜻대로 안되고 그를 가로막는 사람도 있다. 그에게 위로가 되는 것은 배드민턴이었는데 그 배드민턴 클럽에서 만난 사람과 친해진다. 하지만 그 사람이 러시아 스파이로 밝혀지면서 졸지에 반역자가 된다. 수십년 나라에 봉사했는데 반역자라니! 내트는 자신을 증명하고 상황을 제대로 돌려놓기 위해 다시 뛰기 시작한다.


스파이가 나오는 첩보물은 맞지만 배경은 냉전이 아니고 영국의 브렉시트가 진행되는 시절이다. 작가는 생전에 그것을 맹렬히 비난했다고 하는데 책에서도 그런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사실 스파이가 냉전시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자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 더 교묘하고 그림자같은 스파이가 더 많아지는 시대다. 고전적인 스파이는 아니라고 해도 정보쪽 일은 과거에 비해서 줄어든 것이 아니다. 책은 그런 시대적인 배경을 가지고 전개시키고 있는데 작가 특유의 글솜씨가 잘 발휘되고 있어서 역시라는 생각이 든다.


책은 기존의 작품들에 비하면 분량이 많은 편이 아니다. 내용도 아주 복잡한 편은 아니라서 이 작가의 책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접근하기에 좋은 책 같다. 작가의 능력도 잘 느낄 수 있으면서 적당한 스파이와 첩보 이야기가 그리 길지 않은 분량으로 잘 그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작품은 거장이 남긴 마지막 선물 같다. 이제 세상이 고전적인 첩보 세상이 아니란 것을 알려주면서 나이든 주인공의 상황을 통해서 스파이 세계의 황혼을 보여주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정보 활동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겠지만 박진감 넘치던 냉전 시대의 첩보물은 흐릿해지는 것 같기도 하다. 거기에 영국의 시대적인 상황을 잘 녹여내서 마지막 작품을 쓴 것 같아서 더 의미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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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09-15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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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시간 스토리콜렉터 94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전은경 옮김 / 북로드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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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작가 넬레 노이하우스의 또 다른 역작인 '셰리든 그랜트 시리즈'가 드디어 그 끝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번에 나온 이 책은 어린 나이에 온갖 고초를 겪고 고향을 등졌다가 다시 돌아오게 되는 셰리든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독특한 구조의 책이다. 기본적으로 미스터리가 들어가지만 로맨스 적인 면이 있고 주인공이 나이들어가면서 점점 성장해가는 모습도 보이고 있는 내용도 있어서 종합적인 재미를 느끼게 해 준다.


셰리든은 미국 중서부의 작은 마을에 살던 평범한 소녀였다. 그런데 그녀를 구박하던 사람이 있었으미 바로 양어머니였다. 그런 상황에서 방황을 하던 셰리든은 가족의 비밀을 담은 친어머니의 일기장을 발견하는데 거기에는 양어머니의 음모가 담겨있었다. 그런 와중에 양어머니의 사주를 받은 양오빠 에스라가 가족을 살해하는 일이 벌어지고 그것을 피해서 떠나는 셰리든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제 셰리든은 자신의 상처를 보담아주고 불행을 끝낼 한 인물을 만나게 된다. 과거에서 벗어나려고 이름도 바꾸고 새롭게 살려는 그녀는 매력적인 의사 폴 서튼과 결혼을 통해 행복한 미래를 만들려고 한다. 막 결혼을 할려는 그 찰라 과거 그녀의 전 애인이자 포주였던 악당에게 납치 당하고 만다. 과거글 숨겼던 셰리든은 결국 폴과의 인연을 끝내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게 된다.


얼마만에 가게 된 고향인가. 고향은 아무 말도 없이 그녀를 반겨준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묻지고 않고 그저 따뜻한 마음으로 받아준 것이다.이제 고향에서 고통을 잊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려고 한다. 셰리든은 음악을 하고 싶어했는데 주저한다. 음악으로 혹시 유명해졌다가 자신의 과거가 알려지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녀를 아끼는 니콜라스는 그녀에게 음반 100장만 팔면 어떠냐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라고 격려해준다. 아버지 또한 과거를 잊을 수는 없고 늘 무언가 결정하지 않으면 안된다면서 현실 앞에 나서기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용기를 내는 셰리던. 그녀 앞에 또 다른 매력적인 남자가 다가오고 음악과 관련한 새로운 기회가 생기게 된다.


사실 주인공은 10대 중반의 어린 나이에서 시작해서 여러가지 일들이 벌어지기에 이번 책에서는 불과 21살밖에 되지 않았다. 앞으로 많은 일들이 일어날 수 있는 창창한 나이인 것이다. 그러나 셰리든은 정말 여러 일들을 겪었고 그야말로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었기에 세상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것이다. 책은 그런 주인공의 마음과 주변 상황을 세밀하면서 촘촘하게 잘 그려내고 있다. 그러면서 서서히 자신의 삶에 대해서 다시 용기를 가지게 되는 것을 보여준다. 


이 책을 쓴 작가는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이라는 책으로 처음 알게되었는데 빠르게 전개되는 이야기 스타일은 아니다. 느리다면 느린데 아주 밀도가 높은 글쓰기를 한다. 촘촘하면서도 꼼꼼한 전개라서 글이 묵직하게 느껴지지만 그렇다고 아주 답답한 것은 아니다. 읽다 보면 이야기가 어느새 결말을 향해가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만큼 탄탄한 글쓰기를 하는데 이 시리즈도 복잡한 사건들이 나오는 것은 아닌데도 등장 인물들을 입체적으로 그리고 상황 자체를 공감각적으로 그려내고 있어서 읽는 맛이 난다. 


책은 3부작이라고 하지만 각각 그냥 읽어도 될만하게 독립적인 성격이 있다. 그러나 시리즈를 관통하는 주인공은 셰리던 이기에 3부를 연달아 읽으면 인과 관계를 더 명확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전작과 텀이 너무 길게 출간된 것이 아쉽지만 미스터리와 로맨스, 성장 소설의 여러 면을 느끼게 하는 책으로 괜찮은 시리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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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부러진 계단 스토리콜렉터 93
딘 쿤츠 지음, 유소영 옮김 / 북로드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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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지은이 '딘 쿤츠'는 그 이름만으로 기대가 되는 작가다. 미국에서는 최고의 이야기꾼인 '스티븐 킹' 못지 않은 명성이 있다고 하는데 우리 나라에는 덜 알려진 것 같다. 스티븐 킹의 작품은 영상화가 많이 되었지만 딘 쿤츠는 상대적으로 덜 되어서 그렇다고 하는데 일리가 있는 말이다. 하지만 최고의 이야기꾼 중의 하나라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기에 작가 이름만 보고도 읽어 보고 싶어지는 것이다.


이번에 나온 작품은 '제인 호크' 시리즈의 3번째 작품이다. 아주 강인하면서도 영리한 FBI 요원 제인 호크의 활약을 그린 작품인데 첫 번째 책도 재미있었지만 갈수록 재미가 더 해지는 시리즈다. 전작에서 제인 호크는 남편의 갑작스런 자살이 뭔가 석연치 않아서 상황을 파헤친다. 그러나 진실은 미궁에 빠지고 오히려 정부에 쫓기는 신세가 된다. FBI 요원에서 수배자가 된 것이다. 게다가 그녀의 딸까지 위험에 빠지게 된다. 가까스로 딸의 안전을 확보한 상태에서 사건의 진실을 쫓는 제인. 이번 책에서는 나노테크놀로지로 인류의 뇌를 통제하려는 권력 집단, 아르카디언을 맞닥뜨리게 된다. 부패한 검은 세력이 있는 것을 알고 있긴 했지만 이런 광신도 같은 집단이라니! 게다가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제인 호크 그녀 자신밖에 없다. 하지만 그녀도 당국에 쫓기는 입장에서 어떻게 혼자서 대처할 것인가.


아르카디언은 나노 기술을 이용해서 자신들이 세상을 지배하려는 음모를 가진 미친 집단이다. 비밀에 쌓인 소수 집단이지만 이미 권력의 상층부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들은 나노웹 기술을 통해서 사람들을 세뇌, 자신들의 뜻대로 움직이게 하려고 한다. 궁극적으로는 철저한 계급 사회를 만들어서 많은 사람들을 노예로 만들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어떻게 요즘 같은 세상에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했는데 핵심은 그들이 가진 사람을 마비시키는 나노 기술에 있다. 그리고 이미 그렇게 노예로 만든 사람들이 16000여명이나 된다고 한다. 제인은 그 집단과 함께 그들의 노예들과도 싸워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제인은 불굴의 의지를 가진 전사다. 그녀에게 삶을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딸이다.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 그녀에게 무한의 용기를 가지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사실을 적들은 모를까. 이미 권력과 정보를 장악한 아르카디언은 그녀의 딸에게도 접근하기 시작한다. 제인에게는 딸이 힘이 원천이자 가장 약한 고리인 것이다. 이야기는 제인의 딸을 추적한 적들과 그들에게서 보호하려는 제인의 조력자들의 이야기도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한편 책은 촉망받은 남매 작가 타누자와 산자이의 이야기도 동시에 전개시킨다. 이들을 추적하는 세력은 바로 아르카디언이다. 이 남매를 통제하기 위해서 그들의 뇌를 조절할려고 하는 것이다. 남매가 그런 일을 당하게 되는 이유는 그들의 글이 아르카디언이 만들려고 하는 세상에 큰 방해가 될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었다. 이들은 과연 아르카디언의 마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이미 오래전부터 과학이 잘못 이용될 때 세상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에 대한 많은 우려와 경고가 있어왔고 현실화된 부분도 있다. '터미네이터'라는 영화에서 보듯 고도로 발달한 기계가 인간을 말살한다는 설정은 터무니 없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인공지능 AI 가 인류의 삶을 더 편리하고 풍요롭게 하는 것은 맞지만 이 인공지능에 의존하다 보면 결국 인간이 기계에 맞추게 되는 현상이 벌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있는 자들은 인공 지능을 핑계로 더 많은 착취를 할 수 있으며 그것을 토대로 또 다른 번영을 누리려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유지하려고 살인도 서슴지 않는 집단을 이 책에서 잘 그리고 있다.


책에 나오는 여러가지 첨단 기술은 현재에 있는 것이다. 그래서 더 현실감 있게 느껴졌다. 사실 세계를 지배하기 위한 음모를 꾸미는 검은 집단이라는 소재는 오래 전부터 있어왔던 익숙한 것이지만 작가는 개연성 있는 전개와 설득력 있는 줄거리로 크게 인식하지 못하게 한다. 역시 이야기의 힘이라고 하겠다. 이번 책에서는 검은 세력의 한 부분만 밝혀진 상태다. 최후의 실체는 다음 책에서 밝혀질려나. 어서 후속작이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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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
마이클 코리타 지음, 최필원 옮김 / 황금시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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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스릴감 넘치는 추격전을 읽었다. 역시 쫓고 쫓기는 장면이 나와야 더 쫄깃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이 책을 쓴 작가 마이클 코리타는 잘 짜여진 줄거리에 스릴과 긴장감을 적절하게 잘 배합하는 스타일인데 그 장기가 이번에 잘 드러났다는 생각이다. 현대식 추격전이 마냥 통하지 않는 대자연속에서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쫓고 쫓기는데 단순한 줄거리이지만 팽팽한 긴장감과 몰입감을 주는 책이었다.


주인공은 열 네살 소년 제이스 월슨. 그는 채석장에서 다이빙 연습을 하다가 우연히 물 속에서 시체를 발견한다. 죽은지 얼마되지 않는. 그 자체도 놀랄 일이었지만 더 이상 알아서는 안되는 것을 보고야 만다. 바로 살인하는 장면을 보게 된 것이다. 졸지에 목격자가 된 제이스. 그러나 살인자들은 프로중의 프로였고 제이스는 엄청난 두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정부의 증인 보호 프로그램도 믿지 못하게 된 제이스는 범인들이 잡히기 전까지 신분을 속이고 어느 험준한 산속에 위장해사 살게 된다.


바로 몬테나의 그 험준한 산악 지대의 생존 캠프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여기는 군 출신 생존 전문가인 이선 서빈이 운영하는 말 그대로 생존 캠프다. 전국의 여러 문제아들이 와서 생존에 필요한 여러가지 훈련을 받은 곳인데 겨울의 눈이 여름까지도 잘 안 녹아서 길이 자주 통제되기도 하는 외딴 곳이다. 훈련하기에도 좋지만 제이스 같이 숨어야 할 사정이 있는 사람에게 딱 맞는 곳이다.


이름도 바꾸고 어디로 갔는지 아는 사람도 거의 없는 완벽에 가까운 은둔이었다고 여겼지만 악당은 보통이 아니었다. 잔인하고 냉혈한 형제 킬러들은 끝내 제이스의 위치를 알아내고 몬테나로 잠입한다. 그리고 이선을 제압하고 제이스는 숲 속으로 도망친다. 지역을 잘 아는 이선은 죽이지 않고 제이스를 찾으라고 위협을 당한다. 일반적인 상황이었으면 제이스는 잡히거나 숲 속에서 길을 잃다가 굶주림에 죽었을 것이다. 그런데 제이스는 숲 속의 산림 화재 감시탐에서 한 사람을 만난다. 바로 배테랑 소방관인 해나다. 그녀는 큰 불이 났을때 사람을 구하지 못한 것을 괴로워하면서 지내고 있었는데 그때 제이스를 만나게 된 것이다.


이제 해나에게 제이스는 다시는 죽게 놔 두지 않을 존재다. 해나의 도움으로 제이스는 한 줄기 희망을 안고 도주를 계속하게 된다. 그 뒤를 이선을 앞세운 킬러 형제가 바짝 뒤따른다. 이 긴박한 순간에 큰 불이 난다. 킬러들이 경찰의 눈을 따돌리기 위해 불을 지른 것이다. 바짝 마른 산림에 불이 나자 순식간에 큰 불로 번진다. 제이스는 킬러들의 추격도 받지만 거센 화마의 추격도 받는다. 어떻게 해야 살아나게 될까. 이야기는 갸날픈 열 네 살 소년과 킬러의 숨막히는 추격전을 빠른 전개로 스릴감있게 잘 전개시키고 있다.


사실 이야기 자체는 새로울 것이 없다. 살인 사건을 목격한 한 소년과 그를 죽이려는 사람. 그리고 소년을 보호하려는 사람. 우선 존 그리샴의 '의뢰인'이 생각나기도 한다. 그런데 추격의 무대가 험준한 산악 지대다. 게다가 엄청난 산불이 도사리고 있다. 일반적인 추격을 하기 어려운 상태다. 대자연의 모습 속에 작은 인간들의 죽음이 왔다 갔다 하는 추격이라는 설정이 흥미롭다. 제목처럼 한 쪽은 죽기를 바라고 있지만 한 쪽은 죽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그 중간에 자연 재해가 어느 편을 들지도 않고 인간 모두를 겨냥하고 있는 것이 더 이야기를 현실감이 있게 느끼게 한다.


영화로도 나왔는데 원작에 비해서 스릴감은 좀 약하다. 영화 자체가 재미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갈등 구조가 좀 단순하게 나와서 소설이 훨씬 재미있다. 마지막 부분은 영화가 흉내내지 못하는 부분이다. 영화를 본 사람들은 꼭 소설을 읽으면 좋을 듯 하다. 그래도 몬테나의 산림 지대와 큰 불, 뇌우 등의 모습은 영상으로 잘 표현이 되어서 영화와 소설같이 읽으면 딱 좋을 것 같다.


아무튼 이 책도 한번 손에 잡으면 놓지 못하게 되는 내용이다. 줄거리 자체가 아주 신선한 것도 아니고 복잡한 것도 아니라서 좀 읽다가 내일 읽겠다고 한 것이 내리 읽게 된다. 늦은 시간 읽으면 안되는 책 중에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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