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살인마 개구리 남자의 귀환 스토리콜렉터 71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김윤수 옮김 / 북로드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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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나카야마 시치리'라는 작가의 이름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일본 미스터리 장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히가시노 게이고' 라는 이름을 들어봤을 것이다. 이른바 책 쓰는 기계 같이 많은 양의 책을 쓰는 히가시노인데 이 책의 작가인 나카야마도 비슷하게 많은 책을 쓴다. 물론 아직까지 히가시노에 필적할 정도는 아닌거 같은데 그래도 최근 일본 작가 중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필력이 예사롭지 않다. 출간된 책들을 보면 아직까진 어느 정도의 글솜씨를 유지하고 있다. 재미없는 책은 번역이 안되어서 그런지 몰라도 이 작가 기억해둬야 한다.

 

이번에 나온 책은 시리즈다. 경찰이 주인공이 아닌 연쇄 살인마가 주인공인 책. 사실 그전에 나온 책을 읽어야 온전히 이해가 되는 작품이긴 한데 전체적인 얼개를 알고 읽는다면 큰 무리가 없지 싶다. 기본적으로 개구리 남자라고 불리는 한 범인이 연쇄살인을 일으킨다는 이야기다. 왜 개구리 남자라고 불리는가 하면 인간을 인간으로 여기지 않고 그저 개구리처럼 장난감처럼 여기면서 살인을 저지르기에 개구리 남자라고 불린다. 그리고 그는 어떤 특징적인 이유로 살인을 하는게 아니다. 무차별적인데 딱 하나 원칙이 있다. 그것은 일본 글자의 음순대로 살인을 저지른다는 것이다. 우리식으로 말하면 가나다라마바사 이런 순으로 그 음가에 해당되는 성을 가진 사람을 한명씩 살인한다는 말인데 예고아닌 예고를 하는 셈이라 사람들의 공포감이 극대화된다.

 

전작에서는 한 도시에서만 일이 일어났지만 이제는 그 주위의 여러 도시에서 일이 일어난다. 그리고 음순이 아닌 한번 건너뛰어서도 살인이 일어나게 된다. 이 사실이 부분 부분 알려지면서 사회는 혼란에 빠지게 되고 경찰이 범인을 쉽게 잡지 못하는 가운데 사건은 점점 미궁에 빠지게 된다. 전작에서 해결된듯 보였던 사건인데 다시 살인이 시작되어서 그 연관성에 대한 의문이 짙어지게 된다. 책에서는 초반에 강력한 용의자를 밝히고 있다. 전작에서도 용의자로 지목되었던 인물인데 심신상실 즉 정신병적인 상태때문에 정신병원에 갖혀있었다. 그런데 그가 병원에서 나오게 되고 그 이후에 사건이 연이어 터지게 된 것이다. 그의 흔적 찾기도 쉽지 않고 언제 또 일이 생겨날지 모르는 상황이다. 과연 그가 진범일지. 그리고 잡히게 될 것인지.

 

돌아온 개구리 남자는 좀더 공포스럽게 사건을 일으킨다. 음순대로 살인하는 것은 맞지만 그 방법은 더 잔혹해졌다. 시신이 온전한 적이 없을 정도로 크게 훼손하는 식으로 살인을 저지른다. 그리고 꼭 한장의 조롱하는 듯한 쪽지를 남기는 범인. 최고의 범인 검거률을 보이는 형사가 투입되지만 범인을 잡는데는 지루한 시간이 흘러간다.

 

책에서는 '심신상실 상태'의 범죄에 대해서 이야기가 이어진다. 한마디로 미쳐있는 상태에서 일어난 범죄는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인데 일본의 형법이 좀 이상했다. 심신상실로 무죄가 난다고 해도 정신병원에 보호감호 하는게 맞는것이 아닌가? 그런데 일본에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석방한다고 하니 의아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심신상실의 죄는 묻지 않는 대신 보호치료소에 장기간 구금하는걸로 알고 있는데 그렇다면 우리나라도 얼마간 기간이 지나면 그대로 놓아준다는 말인지 모르겠다.

 

책에서는 정신미약에 의해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을 수용하는 정신병원이 만성적인 인력부족 시설부족으로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경제 대국이라고 할 일본에서 그런 상황이라니 놀랍다. 사실 일본은 섬나라이긴 하지만 아래 위로 길면서도 넓은 국토를 갖고 있어서 범죄자가 맘 먹고 숨어버리면 찾기가 쉽지 않을꺼 같다. 그런 배경하에 사건이 일어났으니 범인 찾기가 더 어렵지 않겠는가. 게다가 범인은 아주 평범하고 눈에 띄지 않는 외모를 갖고 있고 별다른 단서를 남지기 않고 있으니 더 찾기 어려울 것이다. 새삼 우리나라의 상태는 어떠한지 궁금해졌다. 일본보다 열악하면 열악했지 좋지는 않을텐데. 다행인것은 그것과 관련한 사건이 없다는 것이다.

 

전작에 이어서 이번책에서도 심신상실 상태에서의 범죄를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 이른바 미쳤다는 것인데 그 미친 정도를 어떻게 규정을 해야 하며 미친척하는것을 어떻게 판별하는가 하는 것이다. 심신상실 보다는 약하지만 심신미약이라는 것이 있다. 술을 먹었거나 기타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일어난 사건은 형량을 줄여준다는 것인데 그것의 비논리성에 대해서 국민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가진 사람들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서 그동안 우리 법원이 툭하면 심신미약에 의해서 얼마나 많이 풀어줬는가. 반면 없는 사람에 대해서는 그것이 그렇게 많이 참작되지 않았고. 결국 심신미약이나 심신상실 이런것이 공정하게 적용되지 않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책은 전작에 이어서 개구리 남자라는 캐릭터를 확실하게 그리고 있다. 사건이 좀더 잔인해지고 범죄범위가 넓어져서 이야기의 폭도 넓어진거 같다. 그리고 책에서 경찰인 와타세 경부와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가 나오는데 이들은 이미 자신이 주인공인 시리즈를 갖고 있는 인물들이다. 이 책은 그것과 다른 시리즈이긴 하지만 익숙한 캐릭터들이 나와서 재미있다. 나카야마 작가는 이른 식의 크로스오버적인 책을 잘 쓰는거 같아서 이야기를 더 풍성하게 하는 것 같다.

이야기의 끝은 뭔가 여운이 남는 듯한데 이 시리즈가 다시 이어진다는 암시일런지. 새로운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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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등록자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7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비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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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쯤 되면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작가 이름은 그냥 글쓰기의 대명사가 되지 않았나 싶다. 그냥 펜만 쥐면 글이 나오는 글쓰기 대마신. 아니 소설공장 공장장쯤 될려나. 수없이 많은 소설을 썼는데 물론 그 많은 양이 모두 잘 쓴것은 아니다. 뭔가 씹다 만 껌처럼 의아하게 끝나는 것도 있고 그냥 재미없는 것도 있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명작도 있고. 잘 쓰긴 하지만 고르게 쓰지는 못하는. 그래도 전체적으로 재미있는 쪽이 더 많기에 히가시노 히가시노 하는것이 아니겠는가.

 

이번에 나온 책은 전에 나왔던 책을 새롭게 펴냈는데 그래서 소재가 시의성면에서 약간 떨어지는 면도 있다.아직 도래하지 않은 기술이긴 해도 이미 많은 소재로 다루어졌기 때문이다. 그것은 미래의 사건을 예측해서 범인을 잡는다는 것. 소재의 제약이 없이 다방면으로 글을 쓰는 히가시노가 이번에는 첨단 과학을 소재로 한 책을 썼는데 그것은 DNA를 이용한 범죄 예방 프로그램에 관한 것이다.

 

사건이 일어나고 범인이 남긴 흔적에서 DNA를 추출한다. 이것을 분석해서 키, 얼굴, 체질, 성격등을 종합적으로 유추해서 범인이 될 확률이 높은 사람을 찾는 시스템이다. 아무 증거도 남지지 않았다고 해도 DNA만 확보된다면 그것을 바탕으로 수많은 데이터를 비교 분석해서 가장 범인에 가까운 인물을 지목하게 되고 실제로 그것이 진짜 범인일 확률이 높은걸로 판명이 되었다. 그러나 이 시스템은 많은 사람들의 DNA를 등록해야 더 정교해지는데 일반 국민들을 강제로 등록시킬 방법이 없다. 개인 정보라는 문제도 있지만 어떻게 국민의 사적인 정보를 마음대로 할 수가 있다는 말인가.

 

그래서 이 시스템은 결국 한계성이 있었지만 그래도 많은 범인들을 검거하고 있었다. 그러나 어느날 시스템에서 범인을 찾을 수 없는 미제 사건이 계속해서 일어난다. 이 시스템으로도 찾기 어려웠지만 반복되는 사건을 통해서 오히려 여러 단서가 규합이 되면서 시스템의 진가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윽고 범인일 확률이 높은 사람을 특정해가는데 놀랄 일이 벌어진다. 그것은 이 시스템을 만든 개발자가 살인 용의자로 몰리게 된 것이다. 자신이 만든 기계에 자신이 범인으로 몰리게 된 상황. 주인공은 이 상황을 타개 하기 위해서 분투하기 시작한다. 가깝게는 그를 쫓는 형사로부터 멀게는 국가로부터 자신의 안위를 지키기 위해서 목숨을 건 싸움에 뛰어드는 것이다.

 

아마 이 책을 본 사람들이라면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생각이 날 것이다. 미래에 일어날 사건을 미리 예측해서 그 사건의 당사자를 제거한다는 내용. 조금 다르긴 하지만 이 책의 시스템도 결국 미리 예단한다는 것에 있다. 그리고 그것의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 국민의 데이터가 필요한데 설사 전 국민의 자료가 있다고 해도 그 작은 DNA 자료로 사람을 판단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그것을 이용해서 편하게 범인을 잡을려고 한다. 만일 그 범인이 진범이 아니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다른 증거나 단서가 없는 상태에서도 그 예측 시스템에 특정이 되었다고 해서 그를 범인이라고 단정지을수 있을까.

 

이 책은 과학을 인간이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선하게도 악하게도 쓰일 수 있다는 오래된 진리를 다시끔 상기시켜준다. 이 시스템을 만든 국가는 면목상 범인을 좀 더 빠르고 신속하게 잡기 위해서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하지만 결국 속내는 국민의 정보를 한 손에 움켜쥐고 말 그대로 자신들의 통제하에 두겠다는 것이다. 국가에 반항하는 자는 이 시스템을 이용해서 얼마든지 범죄자로 만들수 있는 것이다. 그 가능성만으로도 충분한 협박과 위협이 된다. 단순한 편리함이 아니라 그런 무서운 음모가 자리 잡고 있는것이다.

 

그리고 그런 저의가 없다고 해도 이 시스템만으로 범죄자를 잡을 수가 없다. 기계는 인간 고유의 감성과유동적인 마음을 정확히 잡아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DNA는 하나의 자료일뿐. 인간은 수많은 상황에서 수백가지 다른 행동과 다른 결론을 낸다. 모든 것이 똑같은 상황을 만들어낼 수고 없기에 비슷하다고 해서 같은 행동을 하지는 않는 것이다. 그래서 이 시스템은 결정적으로 한계를 가지는 것이다.

 

이야기는 재미있다. 작가 특유의 쉬운 문체로 휘몰아치면서 읽게 하는 마력이 있다. 초반의 상황 설명에서는 천천히 가다가 중반부터 속도감 있게 읽힌다. 아쉬운 것은 플롯이 아주 복잡한 것은 아니라서 미스터리가 치밀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래도 한편의 SF소설을 보듯 흥미롭게 잘 읽힌 책이었다.

 

과학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과학에는 아무런 가치판단이 없다. 그것이 어떻게 쓰여지는것에 따라서 재앙이 될 수도 있고 축복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도덕성과 인간성이 결여된 과학은 그것 자체로 인간을 파멸로 이끌 것이다. 앞으로 다가올 4차 산업 혁명은 고도로 발달된 과학을 기반으로 이루어지게 될 것인데 그로 인해 생겨날 수많은 문제들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흥미로운 내용속에서 과학과 인간의 욕망과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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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항설백물어 - 하 - 항간에 떠도는 기묘한 이야기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9
쿄고쿠 나츠히코 지음, 심정명 옮김 / 비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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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전국 시대를 겪었고 통일이 되어서도 각 지역별로 특색있게 발달해서그런지 각 지역마다 축제도 많고 이야기꺼리도 많아서 그것이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오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일본 문학에 많은 자양분으로 작용한 여러가지 특별하고도 기묘한, 이상하면서도 그럴싸한 구전 설화나 이야기가 많다. 이 책은 그런 내려오는 여러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기묘하면서도 또 기묘한 그러면서도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하는 책이다. 지은이인 쿄고쿠 나쓰히코는 특히나 그런쪽의 이야기를 잘 쓰는 작가다.

 

이름하여 항설백물어. 항간에 떠도는 백 가지 기묘한 이야기라고 하는데 기괴한 괴물이나 요정등이 등장하면서 미스터리하면서도 공포스러운 이야기들을 흥미롭게 전개하는 형식인데 배경이 에도 시대라서 그런지 더 고풍스러우면서도 뭔가 으스스스하면서 믿기 힘든 이야기가 펼쳐질꺼 같다.

 

이번에는 상편에 이은 하편인데 여전히 이야기꾼들로 나오는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여러 이야기들을 물어온다. 그것이 맞다 안 맞다 어떤 의미가 지닌다 진짜다 아니다 그러면서 최종에는 은거야인이라고 할만한 모모스케에게 전체적인 이야기를 듣는 형식이 이어진다.

 

첫번째 이야기인 '산사내'는 산에서 내려온 거대한 괴력의 사내가 주인공인 이야기다. 그는 깊은 산에 있으면서 키는 두 장쯤 되고 생김새는 도깨비 같다고 한다. 산의 사내가 아니라 산의 신이자 산의 정령이며 산의 요괴이기도 한 존재. 사람들에게 무서운 존재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때론 부탁들 들어주기도 한다는데 그의 정체는 불분명하다. 그러는 중에 한 여성이 산에 갔다가 실종되어 3년만에 돌아오는데 한 아이를 안고 온다. 그녀는 산사내에게 납치되어서 그의 아이를 낳았다고 하는데 과연 진실인가에 대한 이야기다. 이야기는 산사내가 진정 있는 것인지에 촛점이 맞춰지는데 산사내가 하나의 상징일뿐 그것을 가리고 본다면 진실이 보인다는 내용이 이야기를 관통하는 중요 지점이 아닐까 싶다.

 

두번째 이야기인 '오품의 빛'는 백로의 이야기다. 6품의 관등을 가진 관리가 천황의 명으로 백로를 잡으려고 했으나 실패했는데 천황의 명이라는 말에 백로가 순순히 잡혀서 그것에 감화한 천황이 백로에게 5품의 벼슬을 내렸다는 이야기다. 그 백로의 빛는 기괴한 빛이 아닌 고귀한 빛이라는.  이야기는 이 백로로 상징되는 산 속 푸른 빛의 아름다운 여인이 한 아이를 남자에게 주는 것으로 전개되는데 그 여인이 진짜 백로인가 아니면 눈의 속임수인가. 신비하면서도 괴이한 느낌을 주는 내용이다.

 

마지막으로 '바람신'은 백 가지 이야기라는 놀이 이야기다. 백 가지 이야기란 백 가지 괴이한 이야기나 무시무시하고 기묘한 이야기를 하룻밤 사이에 다 이야기하는 모임을 말하는건데 특이한 것은 이 이야기가 끝나면 그 자리에서 기이한 일이 일어나고 이상한 존재가 나타난다고 하는 것인데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는 아무도 몰랐다. 아마 다를 무서워서 백 가지 이야기를 다 끝마치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이 호기심쟁이 겐노신 일당은 그것을 실행해보기로 한다. 진짜로 백 가지 이야기가 끝마치고 나서 기이한 일이 일어날것인가.

 

사실 구전 괴담에 나오는 이야기들의 화자는 누군가. 바로 인간이 아닌가. 그 이야기 속에 나오는 괴이한 존재들이 직접 말하는게 아닌 인간들이 말하고 있다. 이 이야기는 겉으로는 미스터리하고 무섭기도 하고 꺼려지지만 그것을 제외하면 사람들의 이야기임을 알 수가 있다. 자신들이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여러 장치를 통해서 좀 더 확실하게 기억되는 방식으로 전개시키는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이야기의 행간을 읽으면 그들이 이야기 하는 것을 느낄 수가 있는 것이다.

 

내려오는 여러가지 특이한 이야기들을 흥미롭게 엮어서 그 속에 인간 본연의 심리를 세밀하게 묘사한 내용이라서 한번 읽으면 그 의미가 오랫동안 기억될만한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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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론도 스토리콜렉터 70
안드레아스 그루버 지음, 송경은 옮김 / 북로드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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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시리즈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개성 강한 캐릭터가 될지 몰랐다. 한편의 스릴감 있는 재미있는 책이 나왔구나 정도 였는데 그 뒤를 이어서 출간되는 책들을 보면서 아 이제 또 주기적으로 찾아봐야 하는 시리즈가 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리즈라고 다 재미있는건 물론 아닌데 이 시리즈는 모르면 몰랐으되 알면 읽어줘야 할 책들이 된 것이다.

 

원래는 3부작으로 쓸 예정이었다는 프로파일러 슈나이더 시리즈가 팬들의 강력한 요구로 후속작이 나왔는데 이번에는 책띠지 홍보문구부터 심상치 않다. 그날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무려 20년을 기다려왔다니...20년동안 뭔가가 숨겨져왔고 그것이 드러나면서 여러 사건들이 얽히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음모론적인 면도 있고 원래 이 시리즈에 나왔던 스릴러적인 면이 합쳐져서 이야기가 흥미롭게 흘러나가게 된다.

 

이야기는 제목처럼 죽음이 여럿 이어지면서 전개된다. 우선 어린 아들의 사망 뒤에 고속도로를 질주해서 사고사한 한 남자가 나온다. 그리고 기차를 향해 죽어라 달린 한 여자 , 다리밑의 철로로 뛰어들어 자살한 여자, 총을 맞고 욕조에 쓰려져 발견되는 남자 등등. 연이은 사건들의 공통점은 그들이 전부 석연치 않은 죽음을 맞았다는 것이고 숨겨진 이상한 공통점은 이들이 모두 연방 범죄 수사국과 관련된 인물들이란 점이었다. 더 자세히 보면 마약전담반 창단 멤버였던 것인데 그들이 왜 갑자기 그런 죽음을 맞게 되었을까.

 

수사는 두 명의 여자형사인 자비네와 티나다. 이들은 범죄 아카데미에서 혹독한 훈련을 받고 졸업한 단 두명의 합격자들이었다. 이들은 사건들의 연관성을 밝히기 위해 많은 자료를 뒤지는데 이내 그들을 가르친 천재 프로파일러 슈나이더의 도움을 받기 위해 찾아가지만 그는 예의 그 오만한 모습을 보이면서 그 사건에서 손을 떼라고 한다. 슈나이더가 손을 떼라면 뗄 사람들인가. 어쩌면 뭔가가 있으니 지독하게 달려들어라는 반어적인 의미로 말했을지도 모르겠다. 당연히 자비네와 티나는 서로의 사건 정보를 공유하면서 사건에 깊숙히 다가가게 된다.

 

명색이 슈나이더 시리즈인데 주인공이 안 나타날수가 있으랴. 시큰둥하게 보이던 슈나이더가 이내 수사에 참여하면서 사건의 진실에 좀 더 가까이 접근하게 된다. 특이한 것은 중간쯤에 누가 범인지를 알수가 있다는 것이다. 이 범인과 그를 쫓는 경찰의 치열한 싸움이 흥미롭게 진행이 된다. 그속에서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과의 합이 조화롭게 이어져서 이야기의 긴장감과 스릴감을 느끼게 해준다.

 

이야기를 읽다보면 주인고인 슈나이더에 대해서 한대 때리고 싶은 마음이 들다가도 그의 본 마음은 정이 많고 선한 사람임을 알면 빙그레 웃음이 지어진다. 자기 하고 싶은 말을 막 하고 상대에게 무례하기도 하며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있는 그가 자신이 가르친 애제자인 자비네가 위험에 처하자 두말않고 찾아나서는거보면 정이 영 없는 사람은 아닌거 같다.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서 사회성이 좀 부족할 뿐. 그런 천재가 범죄자가 안되는 것만해도 어딘가. 아무튼 이야기는 천재적인 이론으로 범인을 추적하는 슈나이더와 그에 못지않게 저돌적이며 끈질긴 수사를 보이는 자비네의 콤비 아닌 콤비 모습으로 더 재미있게 이어진다. 한번 책을 잡으면 놓치 못하게 되는 책, 이 시리즈도 그 정도의 이야기 힘이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이야기 초반에 슈나이더는 전에 일어났던 사건과 관련되어 정직 상태였다. 하지만 이번 책에서 당연하게도 멋지게 사건을 해결해서 정직이 풀릴 참이다. 그런데 다시 범죄수사국으로 복귀만 하는 것이 아니라 팀을 만들지도 모른다. 엥? 슈나이더가 지휘하는 자신만 팀이라고?  출간 알림을 예약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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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 리더 - 사람의 마음을 읽는 자 스토리콜렉터 68
크리스토퍼 판즈워스 지음, 한정훈 옮김 / 북로드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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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책을 추리 미스터리 분야에 넣는게 맞는가 모르겠다. 전체적인 이야기의 전개는 분명 그쪽 장르가 맞긴 하지만 대전제가 되는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완전 과학소설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을 SF 스릴러 미스터리라고 해야 하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아무튼 이 책의 핵심은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또 그것을 조종할수 있는 능력을 가진 한 남자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사실 사람이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다는건 누구나 갖고 싶어하는 능력중의 하나이다. 상대 심리만 잘 파악해도 나한테 큰 이익을 얻을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 독심술이라고 수많은 비법등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런 능력이 있다기 보다는 상대의 행동 양식을 잘 파악하고 분석해서 예측을 내리는 수준에 불과 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게 진짜로 행해지는 능력이다! 거기다가 그냥 상대 마음을 아는것뿐만 아니라 아예 내맘대로 조종을 할수가 있다니...와 정말 복받는 능력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좋은 점이 있으면 나쁜 점도 있는 법. 상대 마음을 안다는것도 내가 필요할때 능력이 발휘되는게 좋지 내가 알고 싶지도 않은것을 알게 되는건 그야말로 낭비다. 그런데 책의 주인공이 바로 그렇단다. 그야말로 홍수처럼 머리로 들어오는 온갖 타인들의 속마음때문에 보통 고통이 아니다. 아마 그가 악당이었다면 이런 능력이 있는것을 나쁘게 활용하느라고 오히려 기뻐했겠지만 그는 그러지 못했기에 자신의 능력을 차단하느라고 애쓰면서 살아가게 되는것이다.

 

존 스미스. 주인공의 이름인데 지나치게 평범하다. 같이 등장하는 다른 역들의 이름은 평범하지 않은데 주인공 이름이 너무 흔한거보면 넘치는 능력에 대비해서 이름이라도 평범함 속에 살고 싶어하는속마음이 반영된건 아닌가 싶다. 아무튼 존은 어릴때부터의 이 저주받을 능력때문에 부모로부터 버림받고 행복하지 못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 특이한 능력때문에 CIA에 들어가서 특수 요원으로 활동하기도 했지만 그 생활에 지쳤는지 거기서 나와서 개인 컨설턴트 일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어느날 억만장자인 컴퓨터 천재 에버릿 슬론이 어떤 제안을 해온다. 자신이 말한것을 해주면 아무도 없지만 살아가기 좋은 무인도에서 편히 살게 해주겠다고 한다. 사람들 없는 곳에서의 호젓한 삶을 꿈꾸던 존에게 그것은 달콤한 유혹이었다. 결국 그 제안을 수락하고 슬롯이 이야기한 사람을 찾아가서 그의 머리를 들여다볼려고 하는데 그게 이상하게 전개된다. 단순히 마음만 볼려고 했는데 그의 목숨이 위태로와진것이다.

 

딱 영화화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사실 요즘 장르 소설은 영화나 드라마같은 영상물로 제작될것을 염두해두고 쓴다는 말을 듣긴했는데 이 책의 지은이가 그런 의도가 들어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영상화되면 참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용이 흥미롭게 잘 전개되고 있다.

등장인물도 나름의 능력을 가진 악당과 함께 주인공의 조력자로 아름다운 여인을 붙이고 있다. 로맨스가 피어날듯도 한데 이야기 자체가 끌리게 잘 썼다.

 

악당도 나오고 정보기관도 나오면서 적당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다른 등장인물들도 입체적이라서 이야기가 흥미롭게 잘 읽힌다. 다만 설정이 색달라서인지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가 좀 많고 사건이 예측가능하게 흘러가는거 같아서 아쉽다. 이런 좋은 설정은 한권으로만 나오진 않을꺼 같고 시리즈로 나올꺼 같은데 앞으로 더 세밀한 이야기로 나올것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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