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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의 아들 1 - 법의관 케이 스카페타 시리즈 6
퍼트리샤 콘웰 지음, 홍성영 옮김 / 노블하우스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법의관'으로 시작된 퍼트리샤 콘웰의 스카페타 시리즈는

권수가 더해지면 더해질수록 그 밀도가 더해지고 짜임새가

더 정교해지는데 최근에 출간된 이책은 그 시리즈중에서도

백미인거 같다.

템플 골트라는 살인범이 등장한다고 해서 시리즈중의 작은

시리즈라는 평을 받는데 그동안 간접적으로 등장했던 이 살

인범이 드디어 적극적으로 도발을 하면서 주인공과 정면

대결을 벌이게되는 시리즈다.

희대의 살인마답게 주인공인 스카페타를 무단히도 괴롭히

고 경찰을 조롱하듯 살인을 저지른다.

전작들보다 플롯이 더욱더 정교해지고 복잡해지게 되는것은

그의 수법이 그만큼 잔인하고 예측불허의 방법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성탄절 전날 뉴욕의 센트럴 파크 근처에서 어떤

여자가 나체로 살인된 채로 발견이 되는걸로 시작된다.

그런데 그 살인수법이 악마같은 템플의 소행으로 의심이

되면서 사건이 심상치 않게 연결된다.

신원도 알수없고 왜 그 시점에 그 장소에서 그렇게 살인이

저질러졌는지도 알수없는 가운데 사건은 점점 미궁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그러던 중 스카페타의 신용카드를 이 템플이 훔쳐쓰게되면서

그녀의 신변에도 위협이 가해진다.

이미 그녀의 조카에게도 일신상의 위협이 느껴지게 되어 스카

페타는 초조해지기 시작하는데...


그전의 전작들에서 조심스럽지만 은근히 발전하게 되는

프로파일러의 사랑도 여기서는 그려진다.

그러면서 완벽한 여자로 보여지는 스카페타도 역시 한사람의

여인의 모습으로 그려지고 남모를 고민도 많은 보통사람의

모습도 보인다.


카인의 아들이라는 제목에서 풍기듯 이 책은 성경에 나오는

카인과 아벨의 그 카인과 관련이 있다.

책에서는 범죄 인공지능 네트워크의 약자로 카인을 지칭하

지만 그 카인을 템플이 이용함으로써 그 관련성이 더해진다.

그리고 끝무렵에 템플이 왜 카인이 되는가에 대한 이야기도

풀어지게 된다.


이 시리즈의 특징인 법의학이 이 책에서는 더욱더 자세히

그려진다. 우리가 보기에 저런것도 증거가 되냐고 하는것

에서 의미를 찾아내는거보면 신기할 따름이다.

어쩌면 수사진은 증거가 없어서라기보단 증거가 너무많아서

골치아플지도 모른다.

그 증거들을 이어서 하나의 문장을 만들어야하는데 처음에는

그저 하나의 낱말일뿐이기 때문이다.

아는것도 무지 많아야하지만 그 조각난 의미의 편린들을

하나로 모으는 직관력과 집중력이 더 필요할듯보인다.

물론 그런 과정을 돕기위해서 프로파일러라는 직업도 있는

것이고 카인이라는 프로그램도 있는것이긴 하다.


책으로는 잘 모르겠지만 템플이 도망가는 도중에 뉴욕의 모습

이 상세하게 그려진다. 지하철의 역사가 깊은만큼 버려진

지하철 선로를 이용한 템플의 범죄행각이 비상하다.

뉴욕을 무대로 한 범죄소설이 많은 이유를 알꺼같다.


템풀 골트와의 최후의 일전이기에 박진감도 넘치고 서스펜스

도 대단하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범인의 최후는 어찌보면

좀 싱거운거같다. 중간에 범인을 추격하는 것에 많은 공을

들여서 힘이 떨어졌나. 5%정도 부족한 느낌이들었다.


아무튼 정신없이 읽은 책이었고 영화로도 나와서 영상으로

스카페타의 모습을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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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컬렉터 1 링컨 라임 시리즈 9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노블하우스 / 200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본 컬렉터라는 제목의 소설은 읽어보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영화 본 컬렉터는

보거나 들어봤을것이다.

바로 이 소설이 그 영화의 원작소설인데 그것은 솔직히 나도 처음 알았다.

그 영화는 그냥 만들어진것으로 알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영화를 소설로 만든것도 아니라 원래 있던 원작 소설을 재미있게 만든

것이라 원작 소설이 어떤건지 궁금하기도 했다.

사실 영화가 너무 잘 만들어지면 그 원작이 되는 작품과 비교가 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원작소설이 있는 영화는 대부분 그 내용이 영화와는 조금씩 다르다.

세부묘사에서부터 어쩌면 결말까지도.

그리고 영화는 제한된 시간안에 내용을 풀어나가야하기때문에 원작에 비해서

압축되어있다. 그래서 때론 이해가 가지 않을때도 있다.

그러기에 영화화된 소설은 원작을 읽어봐야 더 재미있게 영화를 볼수있는것이다.


책 내용은 평범하게 시작된다.

UN 평화회의 개최로 축제 분위기에 젖어있는 뉴욕시에 한 택시 운전사에 의해

남녀 한 쌍이 납치를 당한다.

다음날 아침 순찰중이던 경관 아멜리아 색스가 선로 옆 공터에서 땅 위로 튀어 나와

있는 손을 발견한다.

그런데 그 손은 살점이 모두 발라진 채 뼈만 남아 있다.

조사 결과 손의 주인은 남자의 것으로 밝혀지나 여자의 존재는 확인할길이 없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범인이 시체 옆에 여러가지 단서를 놓아둔다.

마치 경찰과 게임이라도 하듯이...

실종자들이 확인될때마다 또다시 몇명의 납치가 벌어지고 범인은 다시 다른 단서

들을 놓아두면서 주인공과 머리 싸움을 하게된다.

이 특이한 범인과 맞써 싸우는 주인공은 링컨 라임이라는 전직 과학수사 국장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는 사고로 인해서 머리부분과 손가락 하나만을 쓸수있는

전신마비 장애인이었다.

뤼팽이나 홈즈에서 보듯 날렵하고 활동적인 탐정을 기대한건 아니지만 온몸을

가눌수없는 전신마비 장애인이라니!

이것이 이 책의 가장 독특하고도 재미있는 부분이라고 할수있겠다.

주인공의 상황을 아주 독특하게 설정해서 독자들로 하여금 이 몸도 가눌수없는

장애인이 어떻게 사건을 풀어나가는기 흥미를 불러일으키게 하는것이다.


몸은 움직일수없어도 그의 머리는 생생하게 살아있었다.

과학수사 국장의 이력으로봐도 쉽게 상대하기 힘든 인물인데 몸을 움직이지 못하

는 그를 대신해서 그의 손과 발이 되어주는 사람이 바로 아멜리아 색스이다.

처음 시체를 발견했을때 살인현장을 보존하기 위해 달리던 기차를 세우는 면모를

보인 그녀를 링컨은 제대로 알아본것이었다.

그래서 순찰계로 돌아가려는 그녀를 감식현장에 전격 투입하게 된다.

링컨의 머리와 아밀리아의 손발이 합쳐져서 이상적인 한 조가 된것이었다.


하지만 어찌보면 뻔하게 전개될듯한 내용에 좀더 생기를 불러일으킨것이

바로 링컨의 심리묘사다.

링컨은 그 탁월한 머리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나머지 끊임없이

자살을 시도할려고 한다.

막 자살을 실행에 옮길려는 찰라 연쇄살인사건이 터져서 잠시 유보한것이었다.

그의 마음속에 죽고자 하는 열망과 그래도 살아서 살인사건을 풀어볼려는 열망이

교차되면서 내용을 더욱더 현실감있게 만들고있다.


그리고 링컨의 손발이 되는 아멜리아도 여러가지 마음의 상처를 가졌는데 링컨에

의해 발탁이되긴하지만 그런 조사를 내켜하지 않는 마음과 그래도 사건에 다가가

려는 마음이 팽팽히 맞서면서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유명한 추리 탐정 소설에 보면 딱 맞는 조가 있는데 셜록홈즈에서 홈즈와 와트슨

같은 경우다.

근데 이 책에서와 같은 링컨과 아멜리아의 한 조는 그 유례를 찾을수없는 독특한

조다.

그렇지만 서로의 부족함을 메꿔주면서 오히려 시너지효과를 발휘하는 환상의

복식조가 되었다.

이런 설정과 함께 갖가지 법의학적인 지식과 배경무대인 뉴욕의 역사,지리,건축

등등의 내용들이 내용의 완성도를 높여 준다.


요즘은 단순히 범인을 쫓기보다는 법의학적인 지식을 배경으로 좀더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수사를 하는 소설이 많이 출간되고 있다.

이 책도 그런선상에 있는 것으로 이미 여러권의 시리즈가 나와있어서 일명

'링컨 라임' 시리즈라고 불린다.

첫번째 시리즈에서부터 흥미를 불러일으킨 이 시리즈의 다음번 내용이 기대된다.


책은 번역도 괜찮은거 같고 장정이나 책 상태도 나쁘지 않다.

책 가격이 조금 더 저렴했으면 하는 생각도 들지만 책분량에 비해선 나쁘지 않은

가격이다.


이미 영화를 본 분들은 꼭 한번 원작 소설을 읽어보시길 바라고

만일 영화를 못 본분들은 먼저 원작 소설을 읽고 영화를 보시기 바란다.

영화의 재미가 100배는 늘어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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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영웅전 세트 - 전8권
김용 지음, 김용소설번역연구회 옮김, 이지청 그림 / 김영사 / 200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에 사조영웅전을 읽었을때도 오늘과 같이 비오는 날이었고 다시 읽은
사조영웅전도 묘하게 비오는날에 다 읽게 되었다.
따뜻한 방에서 뒤에 쿠션을 깔고 이불덥고 앉아서 이책을 읽는 맛이란 정말
대장금에 나오는 음식 못지않게 달고 맛있다.

딱딱하고 교훈적인거 보다는 재미를 추구하는 스타일이라서 왠만한 무협소설은
섭렵했었는데 사조영웅전을 읽고나서부턴 김용의 작품만 눈에 들어올뿐 다른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들은 시시하게 느껴졌었다.
사실 다른 무협소설 중에서도 재미난 책들이 있겠지만 다른 책들이 시시하게 느껴질 정도라는것은 그만큼 이책이 주는 재미가 강력하였던 것이었다.
첨에 읽었던 것이 10여년 전이었는데 1년에 한번씩은 꼭 읽어야할정도로 그 내용
이 잊혀지지 않는다.우리가 담배를 끊을라고 해도 금단현상으로 끊기가 힘든것
처럼 이 책도 어떤 중독증상이 있는지 읽고 또 읽고해도 질리지가 않는다.
이번에 새롭게 책이 번역되어 나온김에 다시 읽어보게 되었는데 역시 그 향기는
변함이 없었다.

이 책의 내용은 중국의 송이 힘이 약해진 후 금과 몽골이 차례로 일어나면서
어지러운 난세에서 주인공 곽정과 황용을 축으로 징키스칸,왕중양같은 실제인물과 함께 황약사,구양봉,홍칠공,주백통 같은 허구적인 인물들이 적절히 교차하면서 흥미진진한 사건들이 일어난다.
일반적인 무협지는 시대도 불분명하고 인과관계도 너무 단순하고 무엇보다 나오는 등장인물의 캐릭터도 지나치게 희화화하는 경우가 많은데 김용의 책들은 우선
시대적인 배경을 나타냄으로써 좀더 사실적이고 실제적인 면을 보이고 실제인물
과 허구적인 인물이 함께 나오기때문에 인물들이 더욱더 생동감이 있다.
그리고 인물들의 성격이나 면모가 하나같이 특징적이고 독특하여 생생하고 살아
있는 인물을 그린듯이 개성이 강하다.

굳은 의지력과 깊은 의리를 갖고있으면서도 어쩐지 둔해보이는 곽정,
꾀가많고 능력도 많지만 깊은 마음을 가진 영리한 황용,
정과 사가 불분명한듯보여도 딸에 대한 깊은 정을 가진 황약사,
먹는것에는 약하지만 불의에는 절대 굴하지 않는 정의로운 홍칠공,
대단한 무공을 가졌으나 어린이같이 천진난만한 주백통,
비록 악인이지만 아들에 대한 지대한 사랑을 보이는 구양봉 등등 주요인물들의 캐릭터를 봐도 비슷한 구석이 별로 없는 개성 강한 인물을 잘 그려내고있다.
여기에 나오는 인물들의 성격이 무협소설에 나올수있는 성격 모두를 집대성한것
처럼 정말 생기가 넘친다.

이런 여러 인물들이 얽키고 설켜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이 책의 주된 주제는
두개로 집약될수있다.
바로 정(情)과 의(義)다.
곽정과 황용과의 사랑,거기에 삼각관계를 만드는 화쟁공주.
대체 정이란 무엇이길레 사람의 마음을 그렇게 만드는것일까?
어릴적 정을 나누었던 화쟁과 나중에 중원을 돌아다니며 새로운 정을 쌓은 황용
과 누구를 선택해야할것인가..
그리고 곽정과 강남칠괴와의 정, 곽정과 홍칠공,주백통과의 정,황약사와 딸 황용과의 정,대금왕자와 양강과의 정 등등 여러 유형의 사랑이 나오면서 우리로하여금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선택해야할까를 생각하게한다.
이 정과 맞물려서 의를 선택해야하기도 한다.
어릴때 돌봐주었던 징키스칸과 타뢰와의 우정을 지킬것인가 아니면 부패하고 망해가는 나라라도 조국을 지킬것인가로 고민하는 곽정, 비록 자신 생부는 아니지만 자신을 안락하게 살수있게 했으나 자신의 생부를 죽인 원수인 금왕야에 대한 선택으로 번민하는 양과등은 진정한 정과 의라는 것에대해서 우리 자신이라면
어떻게했을까하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
이런 정과 의가 두 축을 이루면서 전체적인 주제를 나타내고 있는것이다.

마지막에는 징기스칸이 죽으면서 곽정과 영웅에 대해서 논하느 장면이 나온다.
이 책의 제목처럼 진정한 영웅이란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김용의 생각이 얼핏
드러나는거같이 보여 묘한 여운을 남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징기스칸이 진정한 영웅이었다면 오늘날 그의 무덤이 어디
있는지도 모를만큼 그렇게 소리없이 묻히진 않았을것이다.

무협에 관한 어떤 평론집을 보니 김용의 책은 무협소설의 형식을 완성했다고 평한다.더이상의 새로운 형식을 만들수없을정도로 그 내용이나 형식면에서 완성도
가 깊다는 의미일것이다.그말에 100% 찬성할수는 없다고 해도 수십년전에 지어진
이책이 수백만명이 읽고 열광했고 또 이것을 능가하는 책이 나오지도 않고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문학성을 인정하지 않을수없다.

이제 사조영웅전은 고전이다.
흔히들 말하는 서양고전이나 동양고전의 목록에 당당히 자리메김할수있는 새로운
고전이다.
읽어도 읽어도 질리지 않고 읽을때마다 새로운 감흥이 일어나는 이 책이야말로
진정한 고전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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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내 사랑 레이먼드 챈들러 선집 3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박현주 옮김 / 북하우스 / 2004년 8월
평점 :
절판


이번 여름은 계절적으로 인기있는 장르의 책들을 읽게되었는데 그 끝머리로

안녕내사랑을 읽게 되었다.

처음에 제목을 보고선 보통 연애소설인가 했다.

그러나 이것이 유명한 챈들러의 추리소설이라고 해서 좀 놀랬다.

이 책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추리소설하고는 좀 느낌이 다른 책이었다.

이른바 '하드보일드' 추리소설이란다.

하드보일드? 어디서 많이 듣던 말인데 그 뜻이 삼삼하게 기억이 안났다.

하드보일드란 자연주의적인, 또는 폭력적인 테마나 사건을 무감정의 냉혹한 자세로

또는 도덕적 판단을 전면적으로 거부한 비개인적인 시점에서 묘사하는 것이다.

불필요한 수식을 일체 빼버리고, 신속하고 거친 묘사로 사실만을 쌓아 올리는 문학

수법이라고 한다.

어떻게 보면 그냥 추리소설이라고 생각안하고 읽으면 보통 소설인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장르다.

아무튼 정통 추리소설 매니아의 입장에서는 다소 추리가 약한 면이 있다.

하지만 행동을 중시하는 면과 자세한 상황묘사등은 그 자체로 문학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내용은 아주 복잡한 추리소설은 아니다.

사립탐정 필립 말로는 센트럴 로를 걷던 중 우연히 무스 맬로이와 알게 되고

그가 저지르는 살인사건에 연루된다.

맬로이는 감옥생활때문에 못만나게 된 옛 애인은 찾고 있었는데 말로는 그녀가

어디있는지 찾아나서게 된다.

그러다가 그녀의 행방을 알고 있을 노파를 찾아나서서 어떤 정보를 얻긴했지만

나중에 노파는 살해된채로 발견된다.

그와중에 말로는 한 남자로부터 어느 귀부인의 도난당한 비취 목걸이를 찾는 데 동

행해 달라는 제의를 받고 응하는데 그 의뢰인도 살해되고 말로도 위험한 지경에

빠지게 된다.

별로 관련없는 듯한 두 사건에서 유사점이 발견되고 말로는 진실에 조금씩 접근

해 가게되는걸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아주 치밀하고 복잡한 추리의 세계는 사실 보이지 않는다.

줄거리상으론 별로 긴 이야기가 아니지만 상황이나 배경묘사가 아주 정교하고

세밀하게 잘되어있어서 이야기의 길이가 길어진것이다.

빠른 전개를 원하는 사람들한테는 사실 조금 지루할수도 있을것이다.

하지만 이야기의 겉에 장치된것들은 나중에 서로 치밀하게 연결된다는것을 알게되면

이 소설의 묘미를 느낄수있게 될것이다.

주인공도 우리가 아는 보통 사람같고 추리소설에 나오는 어떤 큰 능력을 가진

사람으로는 안 보이는것이 더 친밀감을 불러일으킨다.

뤼팽이나 홈즈같은 대단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등장하는 소설들만 봐온 나로선

주인공인 말로가 왠지 초라해보이고 힘도 약해보이기도한다.

그러나 책을 읽어내려갈수록 그가 편하게 느껴지고 가까이 느껴지는걸 왜일까?

아마 우리가 주위에서 금방이라도 찾아낼만한 사람이라서 그렇게 느껴지는것일

것이다.

그는 냉소적이면서도 부드러운 면도 있고 좀 반항적이면서도 순종하는 면도 있고

해서 실제한다면 여자들이 매력적으로 여길만하다고 느꼈다.

뉴욕 타임즈 북리뷰에 실렸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거 같다.

"모든것을 알고, 희망을 잃지 않으며 사려깊고, 모험들 두려워하지 않고,

감상적인 동시에 시니컬하고 반항적인 영웅"

머리가 번쩍 띄이게되는 반전이나 추리는 여기에 없지만 상황묘사나 배경묘사들이

참 탁월하다.

굳이 하드보일드하다는 용어를 쓰지않아도 이런류의 글쓰기에 좋은 느낌을 받은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봄직하다.

복잡한 추리가 안 들어가기에 책도 술술 잘 넘어간다.

번역은 이 책의 매니어였던 분이 해서 세밀한 것까지 잡아낸거 같다.

그전에 나온 책들보다 확실히 좀 나아보인다. 깔끔하고 군더더기가 없다.

뒤에 해설을 읽어보면 이 장르를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될듯하다.

455쪽이라는 두꺼운 내용에 비해 역시 책값도 저렴한 편이니 성큼 다가온 가을에

챈들러의 추리소설들과 함께하는것도 괜찮을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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