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
마이클 코리타 지음, 최필원 옮김 / 황금시간 / 2021년 5월
평점 :
절판


오랫만에 스릴감 넘치는 추격전을 읽었다. 역시 쫓고 쫓기는 장면이 나와야 더 쫄깃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이 책을 쓴 작가 마이클 코리타는 잘 짜여진 줄거리에 스릴과 긴장감을 적절하게 잘 배합하는 스타일인데 그 장기가 이번에 잘 드러났다는 생각이다. 현대식 추격전이 마냥 통하지 않는 대자연속에서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쫓고 쫓기는데 단순한 줄거리이지만 팽팽한 긴장감과 몰입감을 주는 책이었다.


주인공은 열 네살 소년 제이스 월슨. 그는 채석장에서 다이빙 연습을 하다가 우연히 물 속에서 시체를 발견한다. 죽은지 얼마되지 않는. 그 자체도 놀랄 일이었지만 더 이상 알아서는 안되는 것을 보고야 만다. 바로 살인하는 장면을 보게 된 것이다. 졸지에 목격자가 된 제이스. 그러나 살인자들은 프로중의 프로였고 제이스는 엄청난 두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정부의 증인 보호 프로그램도 믿지 못하게 된 제이스는 범인들이 잡히기 전까지 신분을 속이고 어느 험준한 산속에 위장해사 살게 된다.


바로 몬테나의 그 험준한 산악 지대의 생존 캠프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여기는 군 출신 생존 전문가인 이선 서빈이 운영하는 말 그대로 생존 캠프다. 전국의 여러 문제아들이 와서 생존에 필요한 여러가지 훈련을 받은 곳인데 겨울의 눈이 여름까지도 잘 안 녹아서 길이 자주 통제되기도 하는 외딴 곳이다. 훈련하기에도 좋지만 제이스 같이 숨어야 할 사정이 있는 사람에게 딱 맞는 곳이다.


이름도 바꾸고 어디로 갔는지 아는 사람도 거의 없는 완벽에 가까운 은둔이었다고 여겼지만 악당은 보통이 아니었다. 잔인하고 냉혈한 형제 킬러들은 끝내 제이스의 위치를 알아내고 몬테나로 잠입한다. 그리고 이선을 제압하고 제이스는 숲 속으로 도망친다. 지역을 잘 아는 이선은 죽이지 않고 제이스를 찾으라고 위협을 당한다. 일반적인 상황이었으면 제이스는 잡히거나 숲 속에서 길을 잃다가 굶주림에 죽었을 것이다. 그런데 제이스는 숲 속의 산림 화재 감시탐에서 한 사람을 만난다. 바로 배테랑 소방관인 해나다. 그녀는 큰 불이 났을때 사람을 구하지 못한 것을 괴로워하면서 지내고 있었는데 그때 제이스를 만나게 된 것이다.


이제 해나에게 제이스는 다시는 죽게 놔 두지 않을 존재다. 해나의 도움으로 제이스는 한 줄기 희망을 안고 도주를 계속하게 된다. 그 뒤를 이선을 앞세운 킬러 형제가 바짝 뒤따른다. 이 긴박한 순간에 큰 불이 난다. 킬러들이 경찰의 눈을 따돌리기 위해 불을 지른 것이다. 바짝 마른 산림에 불이 나자 순식간에 큰 불로 번진다. 제이스는 킬러들의 추격도 받지만 거센 화마의 추격도 받는다. 어떻게 해야 살아나게 될까. 이야기는 갸날픈 열 네 살 소년과 킬러의 숨막히는 추격전을 빠른 전개로 스릴감있게 잘 전개시키고 있다.


사실 이야기 자체는 새로울 것이 없다. 살인 사건을 목격한 한 소년과 그를 죽이려는 사람. 그리고 소년을 보호하려는 사람. 우선 존 그리샴의 '의뢰인'이 생각나기도 한다. 그런데 추격의 무대가 험준한 산악 지대다. 게다가 엄청난 산불이 도사리고 있다. 일반적인 추격을 하기 어려운 상태다. 대자연의 모습 속에 작은 인간들의 죽음이 왔다 갔다 하는 추격이라는 설정이 흥미롭다. 제목처럼 한 쪽은 죽기를 바라고 있지만 한 쪽은 죽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그 중간에 자연 재해가 어느 편을 들지도 않고 인간 모두를 겨냥하고 있는 것이 더 이야기를 현실감이 있게 느끼게 한다.


영화로도 나왔는데 원작에 비해서 스릴감은 좀 약하다. 영화 자체가 재미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갈등 구조가 좀 단순하게 나와서 소설이 훨씬 재미있다. 마지막 부분은 영화가 흉내내지 못하는 부분이다. 영화를 본 사람들은 꼭 소설을 읽으면 좋을 듯 하다. 그래도 몬테나의 산림 지대와 큰 불, 뇌우 등의 모습은 영상으로 잘 표현이 되어서 영화와 소설같이 읽으면 딱 좋을 것 같다.


아무튼 이 책도 한번 손에 잡으면 놓지 못하게 되는 내용이다. 줄거리 자체가 아주 신선한 것도 아니고 복잡한 것도 아니라서 좀 읽다가 내일 읽겠다고 한 것이 내리 읽게 된다. 늦은 시간 읽으면 안되는 책 중에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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