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잔 서랜던이 말하면 듣게 된다. 왜 그럴까?
왜냐하면 그녀는 위선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녀는 총기 제한을 위해 돈을 내지 않고 차라리 액션영화에 무료로 출연한다.
그녀는 할리우드 게임에서 이기려는 사람이 아니었다.
영화 <템페스트>  <이스트윅의  마녀들> <하얀 궁전> 등에서 자신의 비중이 변변찮았을 때에도,
서랜던은 비즈니스상 중요한 금기를 깨고 그 영화들의 약점을 언론에 대고 헐뜯었다.

(...)그녀는 <콤프러마이징 포지션스Compromising Positions>라는 제목의
소프트한 대본을 보고 기꺼이 참여하겠다고 동의했을 때에도,  오로지 금전적인 이유에서
영화에 출연한다는 것을 거리낌없이 인정했다.
곧 태어날 첫아이의 양육비가 필요했던 것이다. (28~ 29쪽)            

                              --  <(여배우 혹은 투사) 수잔 서랜던> 프로메테우스 출판사, 2006년 2월 刊



아이의 양육비가 필요하다고 남들에게 사기를 치는 것도 불사하면 안되겠지만,
그 절실한 필요성에 의한다면 이 세상에서 부모가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믿는다.
아기 우유가 떨어졌다고 마냥 징징거리고 앉아만 있는 인간처럼 꼴불견도 없을 터.

나는 자신이 출연하는 시덥잖은 영화마다 최고라고 텔레비전 쇼프로그램에 나와 떠벌렸던
배우 박중훈이 조금 아쉽다.
특히, 오래 전 <꼬리 치는 남자>라는 영화에 김지호와 함께 출연해 개봉을 앞두고,
각 방송국 쇼프로그램마다 출연해 너무너무 재밌는 영화라고 입에 거품을 물었는데,
물론 그런 말을 들어놓고도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지 않은 건 미안하지만,
텔레비전에서 방영해 주는 그 영화를 보며 영화를 고르는 안목과 말의 신빙성 면에서
믿을 수 없는 배우라는 생각을 굳혔다.

수잔 서랜던은 <델마와 루이스>보다  제임스 스페이드와 공연한 <하얀 궁전>의
늙은 웨이트리스 역할이 훨씬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록키 호러 픽쳐 쇼>의 노엘이나 <데드맨 위킹>의 수녀 역할도 깊은 인상을 남겼고.

1992년인가, 아카데미영화식장에서  어떤 영화로 또 주연인지 조연 수상인지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소수자의 인권에 대해 발언하던 당당한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자신은 상을 받아 마땅하다고 했었지, 아마?
그녀의 남편(배우 팀 로빈스 )이 너무나 사랑스럽고 자랑스럽다는 표정으로
단상 위의 그녀를 지켜보던 모습도.......

며칠 전 수잔 서랜던에 관한 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고 당장 주문했더니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구나.








 

 

 

 

 

 

1991년작,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 <델마와 루이스>의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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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03-24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델마와 루이스에서 정말 멋있게 나왔어요..^^
로렌조 오일도 좋았고요 불더햄에서 평생 자기의 짝을 만나기도 했죠..
좋아하는 여배우 중에 하나입니다..

이리스 2006-03-24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무엇보다, <나를 책임져 알피>에 나왔던 모습이 너무 멋지고 인상적이었어요.
잘난 주드 로를 차버리고 더 어린 남자 애인을 침실에 들여놓고 웃던 모습. ㅎㅎ
처음 주드 로와 만날때 만나던 남자도 남편이 아니었죠? ㅋㅋ

2006-03-24 18: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06-03-24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데드맨 워킹으로 주연상을 받았을 때 였을 껍니다..감독이 그녀의 남편이였고요..^^
그때 숀펜도 주연상 같이 받았을 껄요..

로드무비 2006-03-24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님, 그게 벌써 14년 전의 일이었던 겁니까?
그 영화 보면서 눈물콧물 짜고 앉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헤헤, 사실은 님이 말씀해 주셔서 기억 났어요.
저 팀 로빈스 무지 좋아하거든요.^^

hnine 2006-03-24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아있는 동안 전기가 출판될 수 있다는 것은 어쨌든 아무에게나 있는 일은 아니지요. 최근의 '엘리자베스 타운'에서의 모습도 역시 '수잔 서랜든' 이었어요.

로드무비 2006-03-24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낡은구두님, 사진을 찾으며 보니 <엘리자베스 타운>에도 나왔더군요.
무지 보고 싶은 영화였는데.
<나를 책임져 알피>도 봐야겠어요.^^

로드무비 2006-03-24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여배우에 대한 특별한 관심은 셜리 멕클레인 이후 처음이에요.^^

물만두 2006-03-24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를 본 것 같은데 뭔 영화였는지가 생각이... ㅠ.ㅠ

플레져 2006-03-24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린 나이에 하얀 궁전을 보고 엄청 충격 받았어요. 크크...
그때부터 수잔 서랜든을 기억하게 됐어요.
(영화는 제임스 스페이더 땜시 보게 되었죠. 미성년자 관람불가였고 ㅋ)
루이스 역할에서는 정말... 그녀가 아니면 누가 하랴 싶을 만큼 적역이었구요.
로드무비님과 비슷한 매력을 갖고 있는 배우 같아요.
은근히 중독되게 만드는 마력이랄까? ㅎㅎ
수잔 무비님!

2006-03-24 20: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mong 2006-03-24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좋아하는 영화 목록에 꼽히는 록키호러픽쳐쇼에서의 모습만으로도
평생 좋아할만한데, 그들 부부는 어쩌면 한결같이도
멋진 배우이자 감독이자 반려자인지...정말 좋아하는 배우랍니다
(흥분해서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하고 앉아 있는 몽)

하루(春) 2006-03-24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보관함에 넣고..
저는 델마와 루이스, 피카소에서 봤어요.

비로그인 2006-03-24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엘리자베스 타운에서는 마지막에 나와서 정말 그 영화를 살려 주지요. 꼭 보십시요~

비로그인 2006-03-24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무진장 좋아하는 배우인데 저만 좋아하는 게 아니라 다(!) 좋아하는 군요
그럼 또 제가 요즘 믿지 않는 보편성이란 것도 있다는 건데.( 아 물론 이 몇이 보편성의 표본이 되는 건 아니겠지만요..^^;;)
책을 읽을만큼 좋아하는 배우라고 할 순 없지만 어느 그녀 특집방송에서 지나 데이비스가 그녀에게 했다는 말.
서랜던은 진짜 크레이지란 말이 깊이 기억에 남았어요
부럽더군요..^^

끼사스 2006-03-25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델마와 루이스>가 리들리 스콧 감독 작품이었군요. 저는 왜 데이비드 린치라고 생각-기억이 아닌!-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네요… ^^:

히피드림~ 2006-03-25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배우인 것은 알았지만 로드무비님 글을 읽고 보니, 더 멋진 배우네요.(방금 연결해 놓으신 책도 구경하고 왔어요) 음,, 저는 메릴 스트립도 좋아요.~

2006-03-25 0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6-03-25 0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스스크럽님, 우연히 발견하고 응모해 본 건데 운이 좋았어요.
딱분은 두 개는 되어야 안심이 되거든요.ㅎㅎ
냉정한 리뷰 안 쓰게 품질이 괜찮았으면 좋겠어요.
축하해 주셔서 고맙.^^

펑크님, 메릴 스트립도 좋지요, 물론.
수잔 서랜던은 정의와 관련하여 자신의 정치적인 신념을
그대로 실천하는 모습이 너무 멋졌어요.
팀 로빈스와도 너무 잘 어울려 가슴이 설렜답니다.^^

이훈성님, 저도 작품과 감독 이름이 헷갈리는 영화가 더러 있더군요.
전 스콧 형제 감독 자체가 헷갈려요.^^;

사야님, 지나 데이비스는 수잔 서랜던교 신도라네요.
그만큼 좋아한다는 뜻.
진짜 크레이지, 라는 말은 제게도 부러운 말입니다.
전 무엇보다 그녀의 퀭한 눈이 너무 좋았어요.
인생을 꿰뚫는 것 같은......^^*

Manci님, 마지막에 나와요?
조금 아쉽군요.^^
(꼭 볼게요.)

하루님, 전 어느 극장에서 봤는지 기억 안 나요.
책을 사면 <창가의 토토>란 책을 함께 줘요.

mong님, 전 록키호러픽쳐쇼를 신촌의 자그만 영화공간을
찾아가서 봤어요.
그날 그곳 아주 묘한 분위기였죠.
수잔 서랜던이 너무 청순하고 귀엽게 나와 깜짝 놀라기도.
항상 피곤해 죽겠는 얼굴로 나오다가.
팀 로빈스는 너무 귀엽잖아요.
둘이 부부라는 사실이 내게 희망을 줬어요.
세상에는 인연이라는 것이 있다!ㅎㅎ

주문할 건수님, 저도 그것 때문에 사실은 더 기뻐요.
그리고, 어떻게 우리를 외면할 수가 있겠어요?!ㅎㅎ

플레져님, 수잔무비님이라니, 어림도 없습니다.
물론, 거친 성격은 쬐께 비슷한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헤헤.
하얀궁전을 보며 무지 가슴 설렜어요.
연상연하의 사랑인 부분도 그렇고, 둘의 사회적인 신분 차이도 그렇고,
그런데 어린 나이에 봤으면 좀 충격적으로 느껴졌겠어요.
전 그때 이미 어린 나이가 아니었는지라.^^

물만두님, 제임스 스페이더는 젊은 나이에 부와 명성을 거머쥔
오만한 청년으로 나와요.
수잔 서랜던은 세파에 시달릴 대로 시달린 한 식당의 가난한 여급.
둘이 만나 뜨거운 사랑을 나누다가 미친듯이 싸우다가......
이제 기억 나시나요?^^

2006-03-25 11: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3-25 1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sooninara 2006-03-25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배우들 영화 찍고 나서 여기저기 나와서 홍보하는거..너무 심해요.ㅠ.ㅠ
그 밥에 그나 물인 프로그램들..
로드무비님 글을 읽어보니 정말 멋진 배우네요.

조선인 2006-03-25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전 델마와 루이스가 제일 좋아요.
눈물 콧물 질질짜며 봤더랬지요.

마태우스 2006-03-26 0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고 있는데요, 수잔 서랜던이 훌륭한 배우라는건 알겠는데 책을 너무 재미없게 써 놨어요. 즉 배우의 훌륭함에 책이 미치지 못하는 듯... 그래도 다 읽어야겠지요?

로드무비 2006-03-26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전 배우의 매력에만 취해 다른 건 아직 눈에 잘 안 들어왔어요.
ㅎㅎ사실은 저기까지 읽고 페이퍼 올리고 끝!
이 코너 페이퍼의 반복되는 문제네요.=3=3=3
(이왕 손에 드신 것 마저 읽으세요. 미녀분이 선물하신 거라면서요?)

조선인님, 아이고, 저도 델마와 루이스 얼마나 재밌게 봤다고요.
하얀궁전은 좀더 개인적이고 심정적인 드라마잖아요.
그게 또 영화를 볼 때 파고들었던 것 같습니다.^^

수니나라님, 속이 너무 보이는 짓 같아요.
홍보는 어느 정도 되겠지만 자신의 낯을 깎는 일이라는 걸 모를까요?
그리고, 먼저 영화를 보고 수잔 서랜던의 매력에 한번 푹 빠져보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