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이 세상을 살아본 적이 없다는 느낌이 드는 것에 그녀는 놀랐다. 사실이었다. 그녀는 살아본 적이 없었다. 기억할 수 있는 오래전의 어린시절부터, 다만 견뎌왔을 뿐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선량한 인간임을 믿었으며, 그 믿음대로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았다. 성실했고, 나름대로 성공했으며, 언제까지나 그럴 것이었다. 그러나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 후락한 가건물과 웃자란 풀들 앞에서 그녀는 단 한번도 살아본 적 없는 어린아이에 불과했다.(197쪽-나무 불꽃 중)

 

------한강의 소설을 읽은 기억이 별로 없었다. 다만 친한 친구가 좋아하는 소설가라 익숙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다시 읽다보니 예전에 읽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문학동네 계간지를 받아보던 때의 일이라 사라진 기억이었다. 여름호에서 <채식주의자>를 가을호에서 <몽고반점>을 읽었던 기억이 이제야 되살아났다. 그때는 아마도 싫어했던 것 같다. 영혜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녀가 왜 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버티었는지, 그녀의 가족 혹은 주변 사람들의 시선으로 그녀를 이해하려고 했던 것 같다. 그 맛있는 고기를 먹지 않고 산다는 것은 얼마나 재미없는 삶일까하고 말이다. <채식주의자>보다 <몽고반점>은 확실히 인상깊게 읽었던 것 같다. 그와 그녀의 몸에 피어난 꽃 그림을 상상했고, 온 몸으로 꽃을 받아 안으려는 그녀의 몸부림을 생각했던 것도 같다. 금기라는 걸 알지만 처제의 몸에 남은 몽고반점을 향한 욕망을 억누를 수 없던 그, 욕망을 떨쳐내지 못하고 그녀를 안기 위해 옛애인을 찾아가는 그가 왜 그렇게 애처롭게 읽혔는지 모르겠다. 모든 허락된 것들은 유혹적이지 않다. 매혹적인 것들엔 치명적인 칼날이 숨겨져 있는 것이다. 자신의 작품에 대한 욕망이 빚어낸 금기된 것의 욕망은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삶을 틀어 놓는다.

 

  언제나 그랬듯 며칠 만에 새벽에 들어온 그가 도둑처럼 그녀를 안았을 때 그녀는 그를 밀쳐냈다.

  피곤해요.

  정말 피곤하다니까요.

  그는 낮게 말했다.

  잠깐만 참아.

  그때 그녀는 기억했다. 그 말을 그녀가 잠결에 무수히 들었다는 것을. 잠결에, 이 순간만 넘기면 얼마간은 괜찮으리란 생각으로 견뎠다는 것을. 혼곤한 잠으로 고통을, 치욕마저 지우곤 했다는 것을.(198~199쪽-나무 불꽃 중)

 

------"잠깐만 참아"하고 말하는 남편(소설 속 그)에 대해 화가 났다. 잠깐만 참으라니,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삶을 살아낸 그녀가 아니라 견뎌낸 그녀를 생각하는 일은 정말 참혹하다. 부부가 되어 산다는 것은 서로가 남들과는 분명히 다른 내밀한 관계가 아닌가? 그런데 영혜도 그녀도 모두 남편에게 상처받으며 살고 있었다. 서로 평등한 관계의 부부가 아니었다. 그녀들은 남편에게 순종적인 아내였다. 생각할수록 화가 난다. 영혜가 고기를 거부하고 햇빛을 향해 젖가슴을 열어 젖혔던 것, 햇빛과 물만으로 살아가는 나무가 되고자 물구나무를 서던 그녀가 이해될 것도 같다. 땅 속 깊이 뿌리를 내리며 하늘 위로 솟아오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재 더 단단한 뿌리를 땅 속 깊이 뻗어가는 나무이고자 했던 영혜가 이해되려고 한다. 스스로 곡기를 끊고 죽음을 향해가는 영혜의 선택은 아마도 어린시절의 아버지의 폭행을, 결혼이후 남편의 정신적폭력과 맞물려 벗어날 수 없었던 탓이 아니었을까 싶다.

  남편이 다른 세계 사람이라는 것을 알지만 스스로 성취할 수 없는 명예에 끌려 남편을 받아들인 영혜의 언니, 그녀는 매 순간을 참아내고 견뎌내는 삶에 익숙해졌다. 하지만 삶이란 견뎌낸다고 살아지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어린 지우를 생각하며 삶의 끈을 놓지 못하는 그녀 앞에 한번도 자신을 사랑한 적 없는 남편이 동생의 침대에서 벌거벗고 뒹굴었다는 것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남편에게 받지 못했던 사랑이 동생을 향해 있었다고 해도 어린시절 아버지의 폭력에 다시 영혜를 끌고 돌아갔던 자신의 선택 때문에라도 그녀는 아마도 영혜에게 빚을 갚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어른이 되어서도 지켜주지 못한 부채가 그녀를 억눌렀을지도 모르겠다.

 

 

------영혜가 있던 정신병원은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가까운 곳에 있다. 작가는 지명은 바로 썼지만 병원의 이름과 병원이 있는 산의 이름을 살짝 바꾸었다. 그곳은 친정아버지가 젊으실때 잠시 일하시던 곳이기도 하다. 그때 아버지의 마음이 어떠했는지는 모르지만 그리 오래 일하시진 못해던 것으로 기억한다. 세상의 보통 사람들과 다른 그들을 바라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이제야 그 시절 아버지가 일하던 곳을 떠올린다. 그때 아버지는 거의 주말에 집으로 돌아오셨고, 우리는 집으로 돌아온 아버지를 불편해하며 밖으로 돌아다녔다. 편히 쉬게 하고 싶다는 건 명분이고 평소 없던 아버지의 방문은 우리를 편하게 하지만은 않았다. 물론 그때 두손 무겁게 사오셨던 간식들은 반가워했던 것 같다. 지금 이런 생각을 글로 쓰는 내가 얼마나 못된 딸인지 알 것 같지만 그때의 감정은 정말 그랬던 것 같다. 우리 식구하면 늘 아버지는 마지막에 떠올랐다. 바깥활동을 좋아했던 아버지, 늘 그게 못마땅했던 엄마, 그런데 뒤돌아 생각하면 아버지가 없는 집이 더 편했다는 엄마는 지금은 거의 집안에 계시는 아버지가 부담스럽다고 하신다. 오전에 복지관에 가서 운동하고 오시는 아버지가 없는 그 시간이 엄마는 가장 편하다고 하시는데 돌아오시는 시간이 조금이라도 지나면 걱정을 하신다. 전화를 걸어 금방 받지 않으면 그 걱정은 더해진다. 부부란 가깝고도 먼 사이이고, 서로 알 것 모를 것 다 아는 것 같아도 정작 가장 잘 모르는 사이일 수도 있겠다. 나도 남편에 대해 잘 모르고 남편도 나를 잘 모른다. 다만 서로를 이해하려하고 배려하려고 하는 마음을 갖는 것 그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배려하지 않는 부부는 서로에게 상처를 남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잘 몰라도 서로를 들여다보고 이해하려고 노력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얼마 전 내 생각이 얼마나 고루한지에 대해 확인하는 시간이 있었다. 학교 다닐때 한 선배가 "넌 참 모던한 놈이구나"하고 말했을 때의 그 느낌이었다. 시쓰기를 배워보겠다고 모인 자리에서 숙제로 써간 시의 결말이 평이하다, 안정적이다라고 하는 말에 나는 파격적이고 신선한 것에 매력을 느끼지만 스스로는 파격적이거나 신선하지 못한 발상에 사로잡혀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자전거를 강물에 쳐박으면 어때?'하고 묻던 그녀의 파격에 몸서리가 쳐진 것도 사실이다. '자전거'를 왜? 나는 자전거가 일상을 걸어 집으로 돌아온다고 밖에 쓰지 못했는데 어떻게 강물에 쳐박아? 하고 뒷통수를 한대 얻어 맞은 듯한 멍한 느낌이었다. 나는 정말 그때 그 선배 말대로 "모던한 놈"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 결국 나는 나도 모른다. 당신도 모르고 나도 모르고.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이 2016-03-29 13: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채식주의자_는 저도 다시 읽어야겠어요. 뒤돌아보니 강물 한가운데 떠다니는 자전거도 꽤 괜찮은 거 같아요. 횡단보도를 건너는 자전거의 목적지가 꼭 하나일 필요는 없으니까.

꿈꾸는섬 2016-03-29 13:23   좋아요 0 | URL
강물 위의 자전거를 생각 못하는 나란 사람은 정말 고루하다는ㅜㅜ
채식주의자, 10여녀의 시간이 나를 또 크게 한 느낌~ 그때와는 전혀 다른 감상이라니......

2016-03-29 13: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29 13: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29 13: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29 1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29 13: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29 13: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30 06: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30 07: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30 07: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30 07: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16-03-30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전거 끌고 집에 오는 1인입니다.

저는, 자전거를 강물에 처박는다는 것도 괜찮은 생각이지만,
자전거를 끌고 집으로 오는 것도 나름 의미있다고 생각해요.
오는 길에 커피 한 잔 하고요, 바깥 풍경 구경하다가 집에 와도,
저는 좋다고 생각해요. ㅎㅎㅎ

꿈꾸는섬 2016-03-30 14:27   좋아요 0 | URL
ㅎㅎ결국 우린 집으로 돌아올수밖에 없는 운명인거죠. 그래서 아쉬운거에요.ㅜㅜ
오늘은 맘 편한 하루에요. 숙제없는 날을 만끽하게 되네요.^^

2016-03-30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물에서 노는 걸 좋아해서. 자전거랑 물장난 치며 놀고 싶네요. ㅎㅎㅎㅎㅎㅎㅎ

꿈꾸는섬 2016-03-30 14:27   좋아요 0 | URL
ㅎㅎㅎ물놀이 한번 가야겠네요. 다같이ㅎㅎㅎ
 

  "코럴, 날 좋아해? 난 나이도 많고 또 여기 사람도 아닌데."

  코럴이 고개 들어 나를 바라본다.

  "우린 처음부터 좋아했어요. 그날 인사를 나눈 그 순간부터."

  연말의 흥청대는 분위기가 싫어 베네딕의 집에 간 날. 처음 만났던 그 순간. 무심한 눈길로 목례를 주고받던 그 순간부터 난 너를 좋아했구나. 너도.

  두 손으로 코럴의 얼굴을 감싸고 입을 맞추었다.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것 같은 떨림이 온뭄을 관통해간다. 나의 입맞춤은 집요하고 간절했다. 마치 우리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다는 듯이 내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말들이 비집고 나온다.

  "너를 처음 보았을 때부터 언제나 이 순간을 꿈꾸어왔어.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라는 걸 알았지만. 그런데 마음이 바뀌었어. 코럴! 너와 함께라면 다시 한번 사람이 사는 일들을 참아내고 견디어낼 수 있을 것 같아. 너하고 같이 있고 싶어."

  "나도 알아요. 나만이 당신에게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걸. 그리고 킴만이 나를 수줍게 만들어요. 나를 애타게 만들어요."

  코럴을 안고 다시 입을 맞추었다. 깊고 또 깊었다. 내 심장을 코럴의 심장에 가까이 댔다. 코럴의 나직한 탄성이 내 귓가를 간지럽게 한다. 나는 얕은 파도가 되어 코럴에게 밀려갔다. 이 세상에 나와 코럴, 둘만 남은 것 같다. 코럴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나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고, 내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코럴 역시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서로가 서로의 이유가 되면서 달빛과 별빛은 선명해져갔다.

 그렇게 우리는 시작되었다.(303쪽~304쪽)

 

 

-------첫 눈에 반한다는 것, 그것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어떤 감정인지 잘 모를 것이다. 물론 변했을 수도 있다. 그때 그 감정 그대로일 수는 없을테니까. 하지만 가끔 그때를 두고 두고 이야기한다. 아직은 여전한데 언제까지일지 알 수는 없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16-03-27 22: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첫 눈에 반한다는게 뭔지 잘 모르는 1인이예요.
가끔 그때를 두고 이야기할 수 있을 사람과 첫눈에 반하신 꿈꾸는 섬님을 부러워합니다. ㅎㅎㅎ

꿈꾸는섬 2016-03-28 17:38   좋아요 0 | URL
부러워하실만큼은 아니에요. 그저 셈이 빠르지 않은 탓일 수도 있어요. 물론 그때를 떠올리면 지금도 짠하긴 하지만요.^^
 

  사람은 사람이 생존하는 데 다른 종들이 방해가 된다면 거리낌없이 제거해버리지. 아무리 사소한 불편이라도 사람에게 방해가 된다면 종 전체를 말살해버리기도 해. 아무런 양심의 가책 없이.(중략) 맹수들이 인간을 자기들의 생존에 불편한 존재라 여기고 초원에서 재미삼아 사냥하거나 쫓아내버렸다면 지금처럼 인간이 존재할 수 있었을까? 지금 인간은 생활 터전이 좁다고 산을 깎아내고 밀림을 거침없이 제거하는데, 만약 나무들이 자신들의 생존에 방해가 되는 인간을 없애기로 마음먹고 오늘부터 삼투압 시스템을 바꿔 산소를 소비하고 이산화탄소만을 배출한다면 인간은 채 하루도 못 견디겠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박테리아 중에 단 한 종이라도 인간을 거추장스럽고 불필요한 존재라 여겨 말살해버리려는 의지를 갖는다면 인간은 멸종해버려. 그런데 인간은 이 세상에 대한 진정한 이해나 존경도 없이 인간만이 선택받은 존재이고 모든 것들을 인간만이 소비하고 소유할 수 있다고 당연하게만 생각하는 거야. 얼마나 무지한 교만이야?"(97쪽)

 

  어떤 무리들이 인간들처럼 동족을 착취하고 교묘하게 억압하며 살고 있어? 인간처럼 부당하고 교묘하게 동족을 착취하는 무리들은 없다. 당연히 무리를 지으면 낙오자도 있고 조직의 혜택을 누리는 소수의 지배 계층도 당연히 있지. 하지만 낙오자나 승리자도 정당하고 공평한 경쟁을 통해 정해지고, 그 결과를 모두가 받아들여. 낙오자는 당연히 도태되지. 그리고 아무리 약한 구성원이라도 무리에 속해 있는 한은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보호받고,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는 구성원 모두가 그 어려움에 빠진 개체를 방법을 다해 돕게 돼 있어. 그래서 그 무리가 계속 존재해나가는 거지. 그런데 인간은? 도태되어야만 할 구성원과 회생의 가망이 없는 구성원까지 인류애라는 달콤한 포장으로 도움을 주고 보살핀다고는 하나, 실제로는 전혀 동등한 구성원로서 받아들이지 않고 단지 대다수의 약자들을 안심시키고 세뇌해 그들이 전혀 인지할 수 없는 시스템으로 구속하지. 만약 이 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인간이 계속 무리를 지어 국가라는 테두리 안에서 살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 그래서 인간 문명 발전은 한계에 다다랐다고 하는 거다.(98쪽~99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알라딘에서 주문한 상품이 없다. 그런데 배송문자가 오전에 왔다. 잘못 왔는가했다. 그리고 오후 택배아저씨가 방문했다. 아들 생일이라고 쿼리도 보드게임을 미리 주문하여 그것이 왔는줄 알았다. 그런데 알라딘상자를 내민다. 우와 이게 정말 무엇일까? 궁금증 가득 안고 상자를 열었다. 백희나작가의 <이상한 엄마>와 자석붙임 그리고 편지~^^절로 입이 벌어진다.
마음 넓고 고운 알라디너의 선물에 눈물까지 찔끔거리며 책장을 넘긴다. 정말 사랑스러운 그림책이다.
백희나작가 책들을 덩달아 꺼내 읽는 아이들을 보니 좋다. 정말 좋다고밖에 말 못하겠다.
고마워요.♡♡님~^^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퍼남매맘 2016-03-22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궁금하네요.

꿈꾸는섬 2016-03-22 19:10   좋아요 0 | URL
정말 정말 좋아요. 수퍼남매맘님도 반하실 것 같아요.^^

무해한모리군 2016-03-22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예쁘네요.

꿈꾸는섬 2016-03-22 19:11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정말 이뻐요.^^

2016-03-22 19: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22 19: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23 17: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16-03-23 18:54   좋아요 1 | URL
아 그렇게 추측하셨나요? 보통 서프라이즈 선물을 보낼때 보통 카드를 다들 보내주시던데요.ㅎㅎㅎ

2016-03-24 09: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24 09: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이들 학교 보내고 읽던 시집을 읽고 내일 모레 제출할 숙제에 대해 생각해보려고했다. 아이들 돌아오기 전까지 푹 쉬면서 여유를 부리는 것, 그게 가장 중요한 오늘의 할일이다.
그런데 자꾸만 할일이 생긴다. 엊그제 사온 나물을 삶아 찬물에 담가두고 벌써 한두달전에 떨어진 깨를 볶았다.
늘 엄마나 시어머니께서 볶아주던 깨를 받아 먹었던지라 깨를 어떻게 볶는줄도 몰랐다.
몇년전 ˝넌 나이 마흔이 넘도록 깨도 볶을줄 모르냐˝하던 친정엄마의 타박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냥 볶으면 되는줄 알고 볶았다가 어느날 깨가 들어간 음식마다 돌이 씹혀 고생했던 기억도 떠오른다. 깨를 어떻게 볶아야하는지 제대로 배워본적이 없었다. 그저 살림이란 두리뭉실 얼렁뚱땅 되는줄로만 알았던 무식함 그 자체였다. 깨가 잘 볶아지는 타이밍은 타닥타닥 튀어오를때라는데 정말 그때가 되면 고소한 냄새가 퍼진다.

오늘은 어제 하루와 다르게 얼마만에 느껴보는 여유인지 모르겠다. 남편은 전화를 걸어 ˝밥은 먹었어? 잘 쉬었어?˝하고 마지막 끊을때도 ˝그럼 푹 쉬고 있어!˝한다.
푹 쉬기위해 책 한권 펼쳐들었다.
목소리가 매력적인 ss님이 건네준 <세상 끝에 살고 싶은 섬 하나>를 읽는다. 미크로네시아 연방의 추크섬에 머문 김도헌님의 글을 읽으며 섬생활을 들여다본다. 하지만 난 고립된 삶을 원하지 않으니 아무리 바다가 좋아도 섬에서 살고 싶지는 않다. 가끔 찾아가 해풍을 맞고 파도소리 듣는 것은 좋지만 말이다.
아이들 오기 몇시간전, 아직 여유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베란다 정리 좀 해야할 것 같다. 겨우네 쌓아놓은 것들을 치워야겠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16-03-22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정한 남편분과 꿈섬님의 깨볶는 냄새가 여기까지 나는 것 같아요. 으히히,
부러워요~~~~~~^^

꿈꾸는섬 2016-03-22 16:34   좋아요 0 | URL
다정한 남편을 둔건 확실해요. 그런데 우리둘이 깨를 볶지 않아요.ㅎㅎ
그러니 부러울게 없어요.ㅜㅜ
이제 점점 숙제를 어쩌나하고 있어요. 시꼴도 못갖췄으니 어쩌죠?

수이 2016-03-22 1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직도 깨 볶을 줄 몰라유~ 깨 볶을 때 정성스럽게 볶아야 하는데 저는 건성으로 해서 친정엄마, 시엄마가 속 터져서 이젠 안 시켜요~ 근데 남편의 안부전화라니~ 울서방은 내가 밤새도록 술 퍼마셔도 전화 한통 없는데;;;; 단발머리님 말씀이 맞는걸요. :)

꿈꾸는섬 2016-03-22 17:25   좋아요 0 | URL
ㅎㅎ나도 마흔넘어 배웠으니 야나님은 아직 괜찮은 듯~^^
울 다정한 남편의 안부전화
가 때론 다르게 느껴진다는~^^

2016-03-22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물이 넘 많아~~~~~유~~~~♥

꿈꾸는섬 2016-03-22 17:26   좋아요 0 | URL
ㅎㅎㅎ취나물은 모두 볶을거고 곤드레는 반은 남겼다가 밥할거에요. 시간있을때 불려놓는게 편해서요.
울 아들 딸이 나물을 엄청 좋아해서 며칠을 못가요.

프레이야 2016-03-22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고소한 냄새^^

꿈꾸는섬 2016-03-22 20:50   좋아요 0 | URL
ㅎㅎㅎ오늘 깨 좀 볶았어요. 게으른 주부에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