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비로 보는 조선왕조 - 왕비, 조선왕조 역사의 중심에 서다
윤정란 지음 / 이가출판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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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 왕조를 기억하는 방법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당시의 왕을 기준으로 하여 시대를 구분하여 기억하고 있지 않을까. ---------, 26대 조선의 왕을 기억하는 방법까지 따로 있을 만큼 왕을 기반으로 하여 시대의 흐름을 바라보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기에 조선시대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은 관철되어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당시를 호령했던 한 주축으로 하여 읽어 내려가는 역사. 그것이 당연한 것이었고 익숙한 것이었기에 별 다른 생각을 해보지 않았는데 이 <왕비로 보는 조선왕조>를 마주하는 순간, 500여년 동안의 조선시대 안에서 이름을 알고 있는 왕비는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한정되어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분명 그 시대를 함께 있었던 이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나는 그녀들에 대해서 아는 것이 거의 없는 것일까. 꿈틀거리는 궁금증과 그 뒤에 숨겨져야만 했던 그녀들의 이야기는 이 책을 읽어야만 하는 하나의 계기가 되어 책에 빠져들게 만든다.

 중국의 부녀자들은 문자를 알고 있어서 정사에 참여하여 나라를 그르치는 수가 있었다. 그런데 우리 동방은 부녀자들이 문자를 알지 못하므로 정사에 참여할 수 없는 것이 진실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
세종실록>79(세종 19 11 12)에 실려있는 내용으로 1437년 세종대왕이 평상시와 같이 경연에 나가 <시경>을 강독하는 도중 신하들에게 던진 말이다. 
 
세종대왕은 여성들과 일반 서민들이 글을 모르는 현실을 안타깝게 여겨 한글을 창제한 조선 최고의 성군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그 마저도 조선의 여성들은 문자를 알지 못해서 다행이라고 여겼던 것이다.
 
조선시대 여성들은 공적인 영역에서 사용되던 언어에서 소외되었으며, 외부와의 접촉에 철저하게 차단되었다. 당시 사회를 주도하던 사대부들은 여성들이 외부와 접촉하게 되면 부덕을 상실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본문

 유교사상이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던 당시의 시대상을 비추어 보았을 때, 양반댁의 규수를 뛰어 넘어 시대의 국모였던 그녀들의 삶은 유교에서 말하는 여성관에 입각하여 철저하게 그 모습대로 살아야만 했을 것이다. 그것이 당시 그녀들의 삶의 전부였을 테니 말이다. 생존을 위해서 그 누구보다도 치밀하게 자신의 사람들을 만들어 내야 했고, 그 안에서 정치라는 두 글자 안에서 혼돈의 시간 속에서 줄다리기를 해야 했던 그녀들의 삶은 치열함 그 자체였을 것이다. 조선 최초의 오아비인 신덕왕후 강씨를 시작으로 마지막 국모였던 순정효황후 윤씨까지, 이 책 안에서는 조선시대 안에 숨겨져 있던 그녀들의 삶을 조명하고 있다.

 정도전은 개국일등공신인 방원이 왕위에 오를 경우 강력한 왕권을 행사할 것을 우려하고 있었다. 정도전은 재상중심체제(의원내각제)의 지지자인 반면에, 방원은 강력한 왕권을 내세우는 인물이었다. 정도전은 재상중심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 강씨의 소생인 방번을 세자로 옹립하고 나섰다. 태조도 속으로는 강씨의 첫아들인 방번을 염두에 두고 있었을 뿐더러 자신이 극진히 사랑하는 강씨의 청을 물리칠 수도 없는 입장이었다.(중략)
 
방번은 사람됨에 광패합니다. 막내 왕자 방석을 세자로 세우는 것이 좋을 듯하옵니다.”
 
이 의견에 모두 찬성하여 태조 7(1398) 11세의 방석이 왕세자로 책봉되었다. 이 모든 것은 강씨의 정치력에 의한 결과였다. 왕위를 넘보고 있던 방원으로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었다. –본문

 자신의 아들이 왕위에 오르지 못할 경우 추후 자신의 운명을 내다 보았던 강씨는 태조 이성계에게 방석을 세자로 책봉하도록 계속 요청하게 되는데 이 일은 추후 그녀의 소생인 방번, 방석, 경순공주 모두를 죽음으로 내모는 선택이었으며 그녀 자신도 300여년 동안 첩이라는 이름을 안고 살아가야 했던 결과를 초래하게 한다. 둘째 부인이었다는 사실은 그녀가 살기 위해 도모했던 방안을 결국 그녀의 목을 죄게 하는 결과가 되어 버린 셈이다.

 폐비 윤씨에 관한 이야기는 드라마를 통해서도 익히 들어왔던 것이기에 그녀의 악행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실제 그녀가 사약을 받게 된 사유가 바로 투기라는 명목이었다고 한다. 후손을 이어가야 한다는 이유로 당시 본처 이외의 여러 명의 여성을 거느릴 수 있었던 당시 풍속에서는 여성의 투기는 남성들의 시대에 반기를 드는 행동이었기에 이는 죽음으로까지 다스릴 수 있었는데 현대의 입장으로 바라보았을 때는 도무지 이해 가지 않는 당시의 모습들은 반드시 지켜져야 했던 강력한 이데올로기로 여성의 목을 죄고 있었다.

후비의 현명함과 그렇지 못함은 국가 성쇠에 중대한 관계가 있다. 왕비 윤씨는 후궁으로 들어와왕후의 자리에 앉았다. 그 후 아무런 내조의 공이 없고 도리어 질투의 마음만 잦아 지난번에 독약을 가지고 궁인을 해치고자 하다가 발각되어 즉시 폐위코자 하였으나 대신들의 청으로 용서하였다. 이러한 사실이 있은 후 개과하기를 바랐으나 지금까지 뉘우치고 고치지 않아 실덕만 늘어갔다. 이로서 윤씨는 위로 종묘를 받들지 못하고 아래로 국모가 될 수 없는 자격에 이르렀다. 이제 윤씨를 폐서인한다. 이는 칠거지악에 의거한 것이니 조금이라도 사심에서 나올 수 있겠는가. –본문

 신숙주에 의해 궁녀로 입궁하게 된 윤씨는 성종의 눈에 띄어 숙의로 봉해지게 된다. 그녀가 후궁이 되고 나서 어머니 신씨 역시 전보다는 여유로운 생활을 하게 되는데 정희왕후의 눈에 들었던 그녀는 왕비로까지 오르게 된다. 그리고 왕비에 오른 지 4개월 후, 그녀는 연산군을 낳게 되니 당시 조선은 그야말로 신명 나는 순간을 마주하게 된 셈이다. 그녀의 삶에 있어서 따스한 햇살만 가득할 것이라 생각했으나 모든 것을 가졌다고 생각한 그 순간, 그녀를 향하는 날카로운 화살들이 여기저기서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서슬파란 시간 속의 화룡점정은 성종의 얼굴에 손톱자국을 낸 사건인데 이 일로 인해 그녀는 폐위자리까지 오르게 되는 것이다. 그녀를 폐위 시키고 나서 성종 역시도 후대의 일어날 사건들을 예감하고 있지 않았을까. 그 자신이 세상을 떠나는 순간 폐비 윤씨에 대해 100년 동안 거론하지 말라고 하며 세상을 떠난 것에는 이 모든 것이 언젠가는 터질 수 밖에 없는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 뒤에 일어난 역사의 사건들이 얼마나 참혹하게 흘러가야만 했었는지, 과연 이 문제들은 어디서부터 꼬여버린 것인지, 마주하는 순간 또 다시 먹먹해질 뿐이다.

민씨는 조선을 둘러싸고 열강들 간에 서로 쟁탈전을 벌이자 이를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품게 되었다. 일본에 대해서는 이미 갑신정변 이후 신뢰가 떨어진 나라라 적대적으로 대했으며, 청나라는 자신이 재집권하는데 두 번이나 도움을 주었기에 많은 의존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청나라는 위안스카이를 조선에 심어두고 민씨와 민씨 척족세력에 대해 사사건건 물고 늘어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민씨는 자신의 권력유지를 위해 이제부터는 러시아를 이용해야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본문

 또 하나, 잊을 수 없는 조선의 국모는 명성황후 민씨일 것이다. 한 시대의 국모가 살해되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이 이 나라 안에서 일어났는데 민씨만 제거하면 모든 것이 원상태로 될 것이라 믿었던 일본은 믿을 수 없는 이 망극한 일을 벌이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 당시의 고종과 흥선대원군의 얽혀있는 관계가 이 모든 것들의 시발점이 아닐 수 없었는데 청나라와 일본, 러시아의 열강들의 힘을 이용할 줄 알았던 그녀가 이토록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이 나라 안에서 벌어졌던 수 많은 이해관계가 조선을 중심으로 벌어졌다는 것과 그녀 스스로 그토록 주장했던 백성이 나라의 근본이라는 말을 믿었더라면, 그리고 그 힘을 믿었더라면, 이라는 안타까움이 계속 밀려들게 된다.

 그 전에는 제대로 알지 못했던, 아니 그녀들이 존재하는지도 모른 채 조선시대의 이야기를 마주하면서도 이것이 조선의 전부인 듯 생각하고 있었다. 왕비라는 이름을 안고 살아야 했지만 그녀들의 이야기를 마주하는 순간 왕비라는 자리가 그녀들을 얼마나 옥죄게 하고 있었는지, 국모로 살아간다는 것이 그 안에 얼마나 많은 정치력과 암투를 견뎌내야 하는 것인지. 그녀들을 통해 바라본 조선은 그야말로 암투의 전쟁이 아닐 수 없는 듯 하다. 모든 것을 가지기 위해서는 그 자신을 향한 모든 화살을 함께 받아들여야 하는 것임을, 이 책을 통해, 그녀들의 삶을 통해 또 한번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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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비실록 / 신명호저


 

 

독서 기간 : 2015.01.17~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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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 1
박광수 엮음.그림 / 걷는나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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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창시절, 광수생각의 그림이나 글씨체를 따라 끄적이며 그 이야기 속에 푹 빠져 보곤 했었다. 그의 손 끝에서 살아나는 이야기들을 보며 이토록 많은 재능을 가진 그가 부럽기만 했었는데 그런 그에게도 시를 담아내는 시인들을 존경 어린 눈으로 바라보았다고 고백하고 있다.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보다는 글을 잘 쓰고 싶었던 그는 시인의 재능을 보며 갖지 못한 것들이라 자신이 가진 것들보다 더욱 강렬하게 염원하곤 했었는데 한 줄의 시가 탄생하기까지, 시인은 자신의 삶의 모든 것을 농축시켜서 만들어 내는 것이기에 시 한 줄이 몇 날 며칠, 혹은 몇 년이 걸릴지 모른다는 릴케의 이야기를 보고서는 그 마음을 내려 놓고서 시를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기쁨을 누리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이 책은 그가 그토록 닮고 싶었던 시인들이 내어 놓은 것들 중 자신에게 따스함을 전해 주었던 시를 모아 놓은 것인데 누군가에게 잊지 못할 시를 마주할 수 있기에 그 설렘과 함께 이토록 좋은 시들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어 내려가게 된다.

 이 시를 보면서 사랑하는 이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일명 미켈란젤로 현상이라 불리는 사랑의 마법이 시인의 언어를 전달됨에 따라서 감미롭게 전해지고 있는데 원래의 나보다 더 나은 내가 되게 해주는 사랑의 위대함은 누구에게나 따사로움을 느끼게 한다. 어떤 신보다도 나를 더 선하게 만들고 어떤 운명보다도 더 행복하게 만든다는 사랑의 위대함 앞에서 그 누가 빠져들지 않을 수 있을까. 이 영광스러운 순간이 나를 마주한 이와 함께 만들어가는 나날이기에 이 이야기는 더욱 빛이 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언젠가 읽어본 기억이 어렴풋이 나던 국수가 먹고 싶다라는 시를 오랜만에 다시 마주하면서 이 이야기를 다시 읽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차분해지는 기분이다. 하루하루의 고된 나날을 어제와 같이 오늘도, 내일도 지내야 하는 우리네 평범한 이들의 삶에 있어서 이 따스한 국수 한 그릇은 빈 속을 달래주는 것을 넘어서 그 안에 담고 있던 마음의 무게도 잠시 잊고서는 지낼 수 있는 공간이자 음식으로 다가오게 된다. 조촐하기는 하나 그 안에는 이를 찾는 이들을 위한 정성이 가득 담아 푸짐하게 내어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 한 그릇을 보며 시인은 한 젓가락 한 젓가락 들이킬 때마다 세상이 준 상처들을 치유하고 있었는지 모를 일이다.

 한 장 한 장의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푸근한 시들이 우리를 맞이하고 있다. 위로가 되기도 하고 지난 날의 내 모습을 바라 보기도 하고, 때론 뭉클하게도 한다. 이 시들을 보면서 마음이 따듯하게 된다는 것은 나 역시도 이 시들과 함께 소통을 하고 있었다는 반증이 아닐까. 먹먹하지만 그 이야기들이 또 하루의 힘이 되는 이 시들을 종종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흐뭇한 마음에 책을 덮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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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물의 시간 / 도종환저 


 

 

독서 기간 : 2015.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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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 영원히 철들지 않는 남자들의 문화심리학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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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 정도 전에 이 책을 한 번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제목을 보며 그야말로 대담한 남자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는 대담을 넘어 발칙하다! 라는 생각이 먼저였지만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가끔이라는 단어가 붙여진다는 사실과 아내는 남편과의 결혼을 가끔만족한다는 이야기를 보면서 배꼽을 잡고 웃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아련한 기억만 남아있는 나로서 이 책을 다시금 봐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얼마 전 김정운 교수의 <오늘 미래를 만나다>라는 강의를 듣고 나서였다. 늘 유쾌하면서 가벼운 듯 하지만 나름의 진심과 진리를 담아 말하던 그의 이야기가 무엇이었는지,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다

의무만 있고 재미가 사라진 이 시대의 남자들을 대변하기 위한 외침을 담은 이 책을 보고 있노라면 그 동안 사회 속에 만들어 놓은 통념 속에 갇힌 남자들의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태어나서부터 죽는 날까지, 단 세 번만 울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란 그들은 자신들의 감정을 드러내는 법조차 어색해하며 이 시대의 아버지상은 가족을 위해 희생하며 돈만 물어다 주는 기러기 같은 존재였다. 그러니까 우리의 아버지들의 세대들은 가부장적이라는 이름 하에 스스로를 외톨이로 점점 묶어두고 있었으며 그리하여 어느 초등학생이 썼다는 한 줄의 시처럼 냉장고보다도 못한 존재로 낙인 찍혀 이 시대를 지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도 인생의 한편의 서사인 듯 우리는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늘 피곤에 찌들어 살고 술 아니면 담배에서 위로를 받아야 하는 그들에 대해서 그것이 가장의 무게이니 견뎌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사회를 향해 저자는 우리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보다 현실적인 문제다. 생각보다 훨씬 오래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평균수명 50때에 만들어진 가치로 평균수명 100를 살아가야 하는 데서 오는 문제다. 대부분 50대 중반이면 직장에서 은퇴한다. 그러나 은퇴한 후에도 멀쩡한 몸과 마음으로 최소한 30년 이상을 더 살아야 한다.
성실과 근면은 철저하게 평균수명 50세에 맞춰진 가치다. 그러나 평균수명 100세를 살면서 그저 성실하고 근면하게 살 수 만은 없는 일이다. ‘평균수명 100의 가치는 재미, 행복이다. –본문

머리 좋은 사람은 열심히 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열심히 하는 사람도 그 일을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니까 무슨 일이든 그것을 즐기면서 하는 이에게는 자연스레 성공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온다는 말이지만 과연 재미있게,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날 위한 인생임에도 불구하고 어느 순간부터 날 위한 것이 아닌 타인들과 같은 삶을 지내는 것이 바른 삶이라는 생각에 남들처럼 내달려 와서 정신을 차려보면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라는 생각에 멍하기만 하다.

저자의 말마따나 나이가 들수록 점차 편협해지는 인간관계는 물론 자신들의 속내를 털어놓으며 야한 농담도 주고 받을 친구들은 점차 사라지고 사회, 경제, 정치 등 딱딱하지만 사회 생활이라는 명목하게 주가나 땅값이야기만 하고 있는 아저씨들의 하루하루가 즐거울 리가 없다. 그야말로 하루하루를 버티며 어제와 같은 지겨운 하루를 지내고 있을 뿐인데 그가 말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은 어디에 있어도 내가 확인되는 그런 일이라 말하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그 어떤 일이 되었든 상관없다. 새소리 듣는 일이든, 개미새끼 보는 일이든 상관없다. 나훈아의 노래가 되었든 슈베르트의 가곡이 되었든 상관없다. 내가 헤맬 때, ‘나’와 ‘내가 아닌 것’이 구분되지 않아 헷갈릴 때 내 면역시스템을 가동시켜 내 안 의 항상성을 유지시킬 수 있다면 그 어떤 것이 되어도 상관없다. 남 들에게 피해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내야 한 다. 그것이 바로 내 존재를 확인하는 비결이다. –본문

독일에서 유학 생활을 하고 그를 기반으로 한국에 들어와서 대학 교수로서 정년까지 보장받고 있던 그는 어느 날 홀연히 그의 모든 것을 던져버리고 일본으로 떠나게 된다. 그리고 나서 일본으로 건너가 홀로 지내며 일본의 옛 그림들을 배우고 있다고 한다. 왜 이러한 선택을 했는지에 대한 물음에 대해 그는 그것이 자신을 즐겁게 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라 말하고 있는데 그는 이 책 안에서 주장하고 있는 삶대로 자신의 삶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편안한 웃음이 계속해서 지어진다. 이 웃음의 근원은 그가 그저 웃기는 사람이기 때문에 웃는 것이 아니라 그가 진정 즐거운 삶을 찾고 있으며 그러한 삶 위에 자신이 있기에 이토록 당당하게 들려주고 있는 것일 게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에 올라 꽤나 많은 인세를 받았음에도 이 요상한 제목으로 스트레스를 받았을 아내를 위해 그 모든 것을 전해주고 자신은 그저 아침의 커피 한잔과 그림으로 행복을 찾았다고 말하는 그를 보면 참을 매력적으로 다가오게 된다. 자신의 삶에 있어서 즐기고 있는 그 모습은 모든 이들에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그리하여 우리 모두는 이런 아름다운 삶을 가질 권리가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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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공간 / 이문희, 박정민저

 

독서 기간 : 2015.01.15~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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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목민심서 - 상
황인경 지음 / 북스타(Bookstar)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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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받은 묵직한 세 권의 책을 보면서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 두툼한 두께에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인 정약용 선생에 대해서 내가 아는 것은 실학자였다는 것, 그의 호가 다산이었다는 것, 거중기를 발명했으며 목민심서라는 책을 후대에 남겼다는 것,이렇게 두 줄 정도로 모든 것이 정리되는 나로서는 과연 저자는 무엇을 말하기 위해서 이토록 방대한 이야기를 세 권에 나눠 말하고 있는 것일까. 그 방대한 양에 놀라기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얼마나 내가 그에 대해 모르고 있었는지에 대해서 책을 펼치기 전에 먼저 다시금 반성을 해 본다. 1500페이지가 넘는 이야기 안에서 광활하게 펼쳐지고 있는 그에 대해서 몇 개의 단어로만 알고 있는 나로서는 머리가 절로 숙여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밥은 굶지 않고 살려는 게 욕심 부리는 것은 아니질 않은가?”
답답한 생각에 약용의 어조에는 짜증기가 배어 있었으나 천만호는 별도리가 없다는 몸짓으로 묵묵부답이었다. 약용은 어조를 누그러뜨리며 정색을 하고 물었다.
자네 소원이 있다면 무엇인가?”
늘 백성들의 헐벗음과 굶주림에 마음이 쓰였던 터에 한집안 식구나 다름없는 그의 딱한 사정을 알고 난 지금 모른 체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어떻게든 밥을 굶지 않도록 도와주고 싶었다.
매일매일 일거리나 있었으면 원이 없겠습니다요.” -본문

 조선 후기의 당시 시대의 모습은 그야말로 처참함 그대로였다. 백성들은 늘 굶주리고 있었고 배불리 한끼만이라도 제대로 먹어보는 것이 소원이었으니. 그야말로 곤궁 속의 삶을 지내고 있었던 것이다. 당시 정약용과 정약전은 과거를 준비하고 있었고 그들의 집에 함께 살고 있었던 천만호의 안타까운 이야기를 들은 정약용은 그를 돕기로 결심하나 그의 형인 약전은 과거를 앞에 두고 다른 곳에 눈을 돌린다며 그를 채근하게 된다. 그러나 약용은 학문의 모든 것은 결국 백성을 위해 쓰여야 한다 말하고 있고 그 모습에 감복한 약전 또한 그를 도와 천만호에게 솜틀기계를 마련해주게 된다.

 신분제가 여전히 확고히 하고 있었던 상황 속에서 정약용의 모습은 시대를 뛰어넘어 모든 백성들을 아우르는 깊은 마음을 엿볼 수 있다. 당시 그의 나이 21. 만인을 위한 인재가 세상에 널리 널리 뜻을 펼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빠르게 페이지를 넘기는 이야기 속에서 그의 뛰어난 재능과 인자한 성품은 정조의 눈에도 띄게 되는데 정조가 그를 곁에 가까이 두려는 마음이 커지면 커질수록 그를 향한 비수의 화살들은 점점 커져가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이벽을 마주하게 되면서 천주교를 받아들이게 되는데 이는 당시 유교 사상이 깊이 자리잡고 있던 조선시대에 제사를 지내지 않고 모두가 평등하다 외치는 등, 시대에 맞지 않는, 위험한 사상이었다. 천주실의라는 책을 통해서 조선에 점차 퍼져나가던 천주교의 주축이 당시 조정에서 그다지 힘이 없는 변방의 인물들이었던 남인이 주축이었으며 조정을 호령하고 있던 노론의 눈엣가시였던 정약용이 이 천주교의 물살에 함께 했다는 것은 그의 앞날이 파란만장할 것이라는 것을 예견하는 일이 아닐 수 없었던 것이다.   

아버지의 임지를 따라 옮겨 다니면서 세상의 여러 가지 단면을 대한 약용은 한층 성숙한 시각을 키울 수 있었다. 어린 시절 약용은 아전들의 못된 행각에 곧잘 분노하였다. 어머니에게 그들의 소행을 이른 것은 까닭 모를 모순이 한없이 답답해서였다.
 
그러나 이제 화순과 예천에서 만난 아전들의 모습은 예전과는 다르게 비쳐졌다. 그들도 백들의 입장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존재였다.
 
아버지 정재원은 노략질과는 거리가 먼 청백리였기에 지방 수령으로 이리저리 밀려다녀야 했지만 대부분의 관리들은 윗사람에게 뇌물은 바치고 외지를 전전하는 고달픔을 면하려 하였던 것이다. –본문

 정약용이 천주교의 교리를 받아들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남인 뿐만 아니라 정조의 신임을 시기했던 이들은 그를 계속해서 비난하는 상소를 정조에게 올리지만 그를 진심으로 아끼던 정조는 그에게 곡산부사라는 자리를 내어주게 된다. 백성들은 먹을 것 조차 제대로 없어 배를 곪고 있으나 관리들은 매점매석과 같은 비리를 통해 그들은 호위호식하며 살고 있고 이러한 모습에 격분한 백성들이 민란을 일으키지만 그 찬란한 불꽃은 다시금 민초들에게 전해지고 있었으니 이 참혹한 현실을 알고 있었던 정약용은 곡산에 있는 동안만큼은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백성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며 그들의 노고를 이해하고서는 모든 이들이 잘 지낼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자 하던 그의 노력은 결국 곡성의 백성들을 부유하게 만든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 그 당시는 물론 현재의 우리에게도 너무도 필요한 리더의 모습이 아닐 수 없는데 모두를 위해 완벽했던 인재를 당시 벽파들의 눈에는 정약용이 사라져야만 하는 인물로 밖에 비치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정조의 신뢰는 점차 깊어지고 그로 인해 자신들의 지위와 권력마저 사라질 것이라 생각했던 그들은 정약용이라는 인물 하나만 사라지면 될 것이라 생각했기에 그들의 치밀한 계략은 결국 약용 형제를 귀향길로 오르게 만든다.

 그날부터 주막에는 사람이 끊이질 않았다. 멀리 약방까지 찾아가기 힘든 동네 사람들이 죄다 병증을 호소하며 몰려들었다. 약용은 인파를 반기지 않았으나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동안은 죄인이라는 신분 때문에 강진 사람 그 누구도 눈길 한 번 준 적이 없었던 그였지만 이젠 스스로 찾아와 조언을 구하고 기쁘게 돌아갔다. 사람이 모이는 덕분에 주모의 주머니도 한결 두둑해져 갔다. 아른 아들놈이 배고프다 칭얼대면 국밥이라고 한 사발 먹일 밖에 도리가 없는 탓이었다. 결국, 약용은 주모를 위해서도, 본인을 위해서도 사람들의 병증을 돌보아주었다. 큰 병이 아닌데도 몰라서 죽어가는 이가 허다했다. –본문

 세상을 떠나면서까지 약용 형제들을 걱정했던 정조의 모습은 앞으로 그들에게 드리울 풍파를 알았기 때문이었을까. 18년이라는 시간 동안의 유배 생활을 해야 했던 그의 모습을 보노라면 안타까움에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싶은 심정이었을 테지만 그 순간에도 그는 백성들을 생각하고 그들을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그렇게 기나긴 유배기간 동안에 그는 세상의 핍박으로 현재 강진에 갇혀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는 계속해서 조선을 위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그러한 고뇌의 시간이 바로 <목민심서>의 모든 것인데 후대인 우리에게는 더 없이 소중한 사료이나 그가 유배생활 동안에 지냈던 모습을 책을 통해 마주하는 순간에 먹먹함이 눈앞을 가리게 된다. 형제간의 우애가 깊었던 약전과 약용은 바다를 건너 만날 수 있는 곳에 있었지만 해배될 날만을 기다리다 결국 약전의 죽음만을 마주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약전이 남긴 <자산어보>는 도배지로 사용되고 있었으니. 세상이 그에게 던져준 고통은 깊다 못해 그의 모든 것을 갈기갈기 파헤치고 있었다.

 역사 소설을 볼 때마다 만약에, 라는 생각들을 하곤 했다지만 이번처럼 간곡하게 이 말을 붙잡게 될지 몰랐다. 옳은 말을 하고 옳은 일을 하던 그들에게 힘이 있었더라면, 누구라고 그들의 안위를 위해 조금만 힘을 써줬다면, 정조가 조금만 더 오래 버텨줬더라면, 그도 안 된다면 그들이 조금만이라도 더 늦게 세상의 빛을 보았더라면. 당시의 조선은 엄청난 변화들을 맞이했을 터인데 당시 권력에 눈이 먼 이들은 이 찬란하게 빛나는 그들을 매장시키기에만 급급했으니 실로 안타까움을 넘어 개탄을 금치 못하게 한다. 인재가 있었음에도 그들을 지키지 못했던 당시의 모습과 현재 우리는 또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정약용이 그의 삶의 다해서 남기고 간 지난날의 행적을 또 다시 고스란히 답습하는 오늘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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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 정약용저


 

 

독서 기간 : 2014.12.20~2015~01.18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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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인생 2015-01-19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가장 존경하는 분입니다. 꼭 읽고 싶군요
 
나는, 당신에게만 열리는 책 - 이동진의 빨간책방 오프닝 에세이
허은실 글.사진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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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s Review

 

  

 익숙한 멜로디가 시작되고 이동진씨의 목소리로 빨간책방의 서막이 열리고 있다. 한 줄 한 줄 전해지는 울림에 오늘은 또 어떠한 설렘을 전해줄지 귀 기울이며 오프닝을 듣고 있노라면 어쩜 이런 이야기들이 있을까, 싶은 그 아름다운 선율에 이미 마음은 동하고 있다. 그렇게 오프닝을 듣고 나서 다시 듣기를 하기를 몇 번. 그날의 오프닝 멘트가 익숙해져 혼자 읊조릴 수 있을 때 까지 듣고 나서야 그 날의 팟캐스트를 듣는 준비를 완료했다며 이동진과 김중혁작가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듣기를 시작했으니, 나에게 있어서 빨간책방의 오프닝은 첫눈에 누군가에 반해 그 모든 것을 맹신하게 만드는 마력의 시간이다.

 한 문장을 듣고 받아쓰고, 다시 되돌려서 받아쓰고. 그 일을 몇 번이나 하고서 그날의 멘트를 다 받아 적은 후에 다시금 읽어보는 그 느낌은 마치 연서를 받은 것마냥 설레곤 했다. 그래서 나는 빨간책방을 듣는 날이면 오늘의 오프닝은 어떤 것일까, 에 대한 두근거림으로 그 순간만큼 더 없이 행복한 소녀가 되는 느낌이었다.

 그런 그 시간들이 오롯이 이 책 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소식에 이 책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소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웬만해서는 펜을 잡아 무언가를 끄적이기 보다는 컴퓨터의 자판을 두드리는 것이 더 편한 지금의 나에게 오랜 아날로그의 시간으로 돌아가게 하는 그 이야기들을, 나는 무조건 내 것으로 만들어야만 했다.

좋아하는 사람한테 책을 빌린 경험이 있으신가요.
그가 그어놓은 밑줄을 만나서 가슴 뛴 기억 말이에요.

그게 내가 좋아하는 구절일 때, 밑줄은 그와 나 사이에 흐르는 영혼의 전류처럼 느껴집니다.
물결 같은 밑줄을 타고 그의 기슭에라도 가 닿을 것 같습니다.
그것도 연애를 시작할 때 잠깐이지만요.(중략)

별 생각 없이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을 들춰볼 때도 있어요.
책을 뒤적이다 보면 10, 20대의 나를 만납니다.
나는 어떤 마음으로 여기다 줄을 친 걸까.’
그때 그 마음이 지금은 남의 일처럼 느껴질 때도 있죠.

하지만 밑줄 위의 그 문장들은 몰래몰래 내 삶에 개입해서
지금의 나를 만들었을 겁니다.

이렇게 말해보고도 싶습니다.
어떤 문장이 특별해서 밑줄을 긋기도 하겠지만 
내가 밑줄 그었기 때문에 그 문장은 비로소 특별해진다고요.
오늘은 어떤 문장에 밑줄을 그으셨는지요. –본문

시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소설이나 에세이도 아닌 이 이야기를 종이 안에 담아내기 위해서 한 문단과 문단의 띄어쓰기마저도 고심했다고 한다. 이동진씨의 목소리를 통해 들었을 때는 하나의 단락처럼 느껴졌던 것들이 실제 눈 앞에서 여백을 두고서 전해지기에 이 느낌은 또 다른 모습으로 내게 전해지고 있다.

 어찌 보면 청취자들에게 가장 먼저 맨 얼굴을 보여주는 이 이야기에서 그들이 오늘의 이야기를 들을지 말지에 대해 결정하게 하는 단초가 되는 이 순간을, 나는 언제나 떨림을 안고서 기다리고 또 들으며 감복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날 그날의 이야기를 모두 한 대 모으고 싶었고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들고 싶었으며 그리하여 책을 읽는 내내 수 많은 포스트잇을 사용하여 책에 표시하고 또 표시했으며 계속해서 그것을 읊조리고 있었다.

우리 몸의 속도는
애초에 이렇게 자연의 속도와 비슷했을 겁니다.

하지만 오늘도 우린 시속 120킬로로 달려야 하고,
스마트해진다고 유혹하는 디지털의 속도에 끌려가느라
고단하기만 하지요.

이런 세상 속에서 자기 속도를 유지하는 건
점점 힘겨워지는데요.
낙엽이 지상에 내려앉는 찰나,
그 무한의 시간을 가만히 바라보는 일은 어떤가요.

잠깐 멈춰서라는 계절의 빨간 신호등.
단풍이 붉은 이유인지도 모릅니다. –본문

 가만히 읽어 내려가는 것만으로 그 때의 계절을 느끼게 된다. 눈 앞에 보이는 것들만 맹신하던 시간을 넘어 귓가에 맴도는 이야기도 나지막이 전해진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에 무섭도록 빠져들었던 그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 꼭 거쳐야 했던 그녀의 잔잔한 울림은 빨간책방을 찾는 이들에게 어느 새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잔잔하지만 그녀의 이야기에 담긴 파장에 늘 행복했던 그 시간들이 이 한 권에 압축되어 있기에 읽는 내내 미소를 지으며 책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한 장 한 장의 이야기마다 전해지는 잔향을 아주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다는 것이 마냥 행복한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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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오프닝 / 김미라저


 

 

독서 기간 : 2015.01.15

by 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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