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mannerist > 매너놈이 중복서평 안 쓰는 이유, 그리고 첨언

다 까놓고 시작하자. iamX님과 매너놈은 ㅍ모 동호회에서 먼저 얼굴 마주한 동갑내기이며, 몇 번 마주하여 술잔 기울인 적은 있지만(물론 녀석은 안 기울였다.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녀석은 술, 거의 하지 않는다) 2003년 이후로는 본 적이 없다. 그간 주고받은 대화로 녀석의 세계관에 공감대를 느끼고 사석에서 면 트고 말 까고 몇 번 시덥지도 않은 농담 주고받은 관계로 온라인에서도 말 트고 산다. 2003년 이후에는 면전 마주한 일은 없지만 두 놈 다 인터넷 뒷조사엔 도가 틀 만큼 틀 인간들이라 그 이후 행적은 서로가 잘 알고 있으나 티내진 않는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매너놈이 남의 블로그에 처음 가서 남기는 댓글에 말 툭툭 트면서 이런 소리 하는 게 너무나 자연스러움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iamX님은 "인터넷 서점의 중복서평을 고발한다 - 1"이란 포스팅을 지난 주 월요일에 쳤다. 본인이 꽤 오래전부터 공감했지만 이런저런 뒷감당과 설명이 귀찮아 감히 밖으로 내놓고 이야기 하지 못한 얘기였다. 해당 글의 원본 링크한다.

http://iamx.net/blog/377

해당 글 보시면 알겠지만, 매너놈은 이런 시니컬하고 버르장머리없는 댓글까지 달아놓았다.

mannerist 2007/01/09 11:10 L R X
호호호.

다시 한 번 불 좀 질러볼까. 이따 저녁때 링크 좀 따간다. 또 착한나라 사람들 징징대는 목소리가 귓속에 메아리치는구만.

("모처"에서 거의 매일같이 마주하는지라 인사는 생략;)

난 iamx님의 글을 읽으면서 이렇게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한 대 쥐어박으면 될 걸 왜 이리 다구리를 쳐."

매너놈의 생각도 그렇다. iamx님의 비난의 정도가 좀 심하긴 하지만 그리 잘못된 생각은 아니다. 위서가님이 교보 블로그에서 제기하셨던 서평의 질과 동일 서평의 범람으로 인한 전체적 퇴화에 대해서는, 본인은 명확한 판단이 서지 않는 고로 제외한다(관심있는 분은 여기 가서 해당 포스팅 찾아보시길.http://booklog.kyobobook.co.kr/toktomish ). 오로지, 매너놈이 지적하고 싶은 건 '돈'문제다. 전제해야될 건, 매너놈의 관점에선 공적인 돈, 지가 노력으로 벌어들일 돈은 단돈 10원도 칼 같이 떨어지도록 깔끔을 떨어야지, 안그러면 사람 망가지는건 순식간이라는 거다.



1. 온라인 서점에 올리는 서평이 오로지 '책'만을 위한 존재인것이 가능한가?

결론부터. 불가능하다.

올리는 사람이야 그런 의도로 올린다고 할 지라도 포스팅해서 오케이 버튼을 클릭하는 순간, 그 텍스트 문자열은 필자의 의도대로 '좋으나 안 팔리는 책'의 홍보 역할을 하는 것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인터넷 서점의 컨텐츠로써 마케팅의 수단이 되고 동시에 각 인터넷 서점에서 실시하는 마일리지 혜택과 우수 서평 인센티브 부여의 잠정적 대상이 된다. 이런 마일리지는 대부분 금전적 인센티브의 성격을 지니므로 서평은 등록된 순간 필자의 선의와 상관없이 해당 개인에게 적든지 크든지, 이익이 돌아가게 된다. 그러한 혜택을 자신이 먼저 포기하지 않 한, 인터넷 서점에 서평을 올리는 행위는 최초 필자의 의도와 동시에 지대 추구 행위의 성격을 띄게 된다. 다시 한 번 말한다. 이런 혜택을 자발적으로 포기하지 않는 한, 인터넷 서점에 올리는 서평은 두 가지의 성격, 안 팔리나 좋은 책에 대한 홍보와 같은 최초 필자의 의도와 동시에, 해당 필자의 개인 이익 추구의 두 가지의 성격을 동시에 지니게 된다.

둘 중 어느 것의 순기능 혹은 역기능이 클 것인가? 매너놈은 정확히 판단내리기는 힘들지만 둘 다 무시할 수준은 못된다고 본다.



2. 그렇다면 동일한 글로 서로 다른 두 군데에서 이익을 추구하는게 온당한 일인가?

찝찝한 일이다. 액수의 많고 적음을 떠나, 동일한 칼럼이 한겨레 조간 23면과 경향의 칼럼란에 실려있다고 상상을 해 보기 바란다. 땡스투 마일리지 적립금 부여는 금액이 작잖아, 이주의 서평에 당첨 안 되면 가능성에 그치는 거잖아. 그럴수도 있겠지. 하지만 이익 추구의 가능성이란 점에서는 벗어나지 못한다. 이주의 서평에 당첨되지는 못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서평을 많이 올리는 사람에게 각 인터넷 서점은 어떤 형태를 띄든 혜택을 부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점에서 두 군데 인터넷 서점에 서평을 동시에 올리는 거, 한 번 쓴 거 가지고 울궈먹는 찝찝함 때문에, 그리고 알라딘에서 땡스투 받거나 이주의 마이리뷰 당첨된 녀석이 다른동네에서도 당첨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 때문에, 그런 경우 매너놈이 예를 든 사례와 다를 게 뭔가 하는 생각에 그런 일은 안 하고 있다. 그래서 '여기말고 딴동네에 끄적'이 존재한다. 한 군데 리뷰로 썼으면 다른 동네에는 포스팅으로 갈음한다. 리뷰 당첨의 가능성을 없에기 위해서였다. 다른 데 써서 원고료를 받은 글도 마찬가지이다. 매너놈이 사보에 실은 글도 그래서 리뷰가 아니라 이 카테고리에 쓴다. 땡스투의 가능성에 대해 깜박하고 그 상품 링크는 걸어놨는데 이 글 마무리하자마자 끊을 생각이다. 이정도 깔끔함은 지켜야 매너놈은 그나마 어깨 피고 살 수 있다. 그리고 그당시에는 페이퍼에 대한 thanks to 제도가 내 기억엔 없었지 싶다.(이 관련 이야기는 아래에 계속)



3. 그럼 젠장, 내가 쓴 글 내 홈피에도 쓰지 말란 얘기냐?

무슨. 사적 이익 추구의 가능성이 없는 곳은 상관없다. 즉 자기 개인 홈피에 게시한 글을 인터넷 서점 1군데에 올리면 그닥 문제될 건 없다. 자기 개인 홈피에 부가가치를 부여하여 볼때마다 돈 받게하는 사람은 없을테니. 그렇다면 그 돈으로 이익을 추구하거나 그런 가능성이 있는 곳은 1곳인 거니까. 그러나 위에서 지적했던것처럼, 이미 한 번 댓가를 받았던 글을 통해 다시 한 번 이익을, 혹은 그 가능성을 추구하는것은 문제 있다고 본다.



4. 그래서 첨언.

정군님의 글을 보고 좀 아쉬웠던 것은, 이런 측면은 그다지 고려하지 않고 '충성소비자론'으로 도맷금했다는 점. 여기에 '나는 좋은 책을 소개하기 위한 순수한 의도로만 올릴 뿐이다. 다른 측면은 고려하지 않는다.'라는 주장이라면, 매너놈은 더 붙일 말이 없다. 최소한의 전재, 동일 행위의 여러 성격을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 무슨 말을 더 붙이겠는가. 정군님의 심기가 좀 불편하리라 생각하지만, 그래서 아쉽다. 소개글에서 풍기는 이미지도 그렇고, 만만찮은 생각도 많이 접하셨으리라 짐작하지만, 다른 시각 - 물론 그게 대단히 과격한 언사로 겹겹이 둘러싸여있고, iamx님 본인도 분기탱천이 앞어 이 문제점 자체를 인식하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는 점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 큰 관심 기울인 적이 없다면 쉽게 알아채긴 힘들겠지만 - 에 대한 고려가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아쉽다.

앞에서 했던 이야기 다시 한 번.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인터넷 서점에 올리는 서평 행위가 필자의 좋은 의도와 인터넷 서점의 잇속이란 다중적 측면을 동시에 띄게 된다. 이 점에 있어서 떳떳하려면 적어도 한 군데에서 받는 혜택을 제외한 다른 인터넷 서점에서 받는 혜택을, 자신은 사용하지 않는다는 선언을 하여,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이 자본주의 서점 공급 시스템이 부과한 다중적 측면의 한 쪽을 떨궈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매너놈이 허용할 수 있는 중복서평 등록은, 알라딘과 교보 양쪽에 서평을 올리면서 교보문고 서재 대문 혹은 자기소개에 '알라딘과 중복거제한 서평이며, 알라딘 서점의 이주의 마이리뷰 후보가 됨과 동시에 땡스투 가능성이 있는 포스팅으로도 등록되므로, 교보문고에서 부여되는 모든 인센티브는 사용할 예정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라고 쓰고 이를 지켜, 자신의 서평을 지대 추구의 ㅤㄷㅓㅈ에서 완전히 분리시키는 것이다. 이런 선언이 없거나, 혹은 두 군데 이상의 서점에서 동일한 서평으로 부과된 마일리지를 사용한다면, 금액의 작고 큼을 떠나 상기에 제기한 도덕적 책임에서 그리 자유롭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5. 이렇게까지 복잡하게 생각을 해야 해?

매너놈의 대답은 예. 이다. 동일한 행위가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는 다면적 의미를 지닌다는 것을 이해하지도, 받아들이지도, 수긍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책 한 권 더 읽혀 뭘 할 것인가. 세상엔 책 많이 읽은 인간 말종, 널리고 널렸다. 시사저널을 이지경으로 만든 사태 최정점에 있는 이학수는 서양미술과 고흐에 전문가 뺨치는 감식안을 가졌으며, 눈에 뵈는 여자마다 껄떡대고 두번째 만난 여성에게 섹스가 어쩌구, 즐기는 관계가 서로 좋지 않겠냐 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뒷담화 퍼뜨리는 것도 모자라, 도무지 매너놈이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태어나서 매너놈의 배때지 쑤셔버리고 싶다는 말을 내뱉은 양반은 매너놈이 아는 남자 중 가장 소장 장서가 많은 남자였다.



6. 그래서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건데?

정군님을 비롯한 중복 서평 거제하시는 분들 재고를 부탁드린다.
논점과는 조금 벗어나지만 매너놈의 잡문과 더불어, 이 글도 읽어보시길 권한다.
http://booklog.kyobobook.co.kr/toktomish/B2912824/36495

그리고, 저런 '치사한'혐의를 벗기 위해서라도, 한 군데를 제외한 나머지 인터넷 서점에서 부여되는 마일리지에 대해 사용하지 않는다는 선언을 하시는 게 어떨지 싶다. 이게 힘들다면 소극적으로라도, 다른 곳에서 부여받은 마일리지를 사용하지 않아 1년 혹은 특정 기간 후 자동 소멸되게 한다면, 그것도 차선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봐서 알라딘, 인터파크, 예스24, 리브로에 달린 모든 책의 독자리뷰 50%가 동일한 때를 - 지금 추세로 봐서 그리 멀지 않은듯함 - 상정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한 표, 그것이 안 팔리는 책 잘 팔리는 것과 별 상관관계 없을거란 데 다시 한 표 던진다.





iamx님께 넋두리_이건 오늘 ㅅ누나랑 전화하면서 도 한 얘긴데, 내가 먼저 치고 나간다고 얘기만 해 두고 밍기적거리다가 당신이 톤 조정 못한 글이 이쪽 풀려 당신에 대한 적잖은 조리돌림으로 풀리고 있는 것 같다. 씁쓸하면서도 미안하다. 월요일 집구석 제사 지내자마자 이십대 들어 처음 제대로 걸린 몸살감기에 2006년 실적 마감까지 겹쳐 미쳐 돌아갔다는 핑계가 절반, 그리고 이야기를 꺼내면 어떤 형태를 띄든 내가 심정적으로 비난할 수 없는 사람까지 대상에 들어간다는 점에서 감기 기운이 떨어진 어제 저녁 내가 망설였다는 점을 밝힌다. 그리고 더불어, 내가 월요일 댓글을 쓰면서 염두에 둔 글의 내용은, 당신의 해당 글을 링크시키고 비난의 수위가 지나친 점은 있지만 문제제기만은 타당하며, 그런고로 알라딘 운영진은 다시 한 번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정도의 내용으로, 한 두 페이지 정도에서 끊으려고 했었음. 저 댓글의 냉소적이고 오만방자한 어투와 매치가 안되는거 아니냐고 물을지도 모르겠지만, 동갑내기 친구놈과 어깨 두드리면서 주고받는 말이 공식반응하고 같은게 이상한거지 뭐. 그렇다우.

살아있으면 뭐. 언젠가 또 만나겠지. '업계'사람들에게 안부나 전해주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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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즈의 신이 된 비결
일본에서 세일즈의 신이라고 불리는 하라이치 헤이가
은퇴 후 기자회견을 가졌다.
영업을 잘하는 비결을 묻자 그는
“저는 그저 남보다 많이 걷고 뛰었을 뿐입니다.”
그리고는 양말을 벗고
발톱이 뭉개지고 굳은 살이 두껍게 붙은 발을 보여주었다.
그는 덧 붙여
“세일즈를 하고 있지 않을 때는 세일즈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세일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은 때는
세일즈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타인의 성공은 부러워하면서도
성공하는 사람들의 끝없는 노력, 고통, 열정은
애써 무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뛰어난 세일즈맨은 그냥 생겨나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꿈을 가지고 거기에 목숨을 걸고 오랫동안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사람만이
그 분야의 1등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쳐야 미칠 수 있습니다(不狂不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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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대담한 사람들, 물불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 정해진 틀을 뛰어 넘는 사람들, 거꾸로 걸어가는 사람들, 뭔가 다른 식으로 행동하는 사람들, 사물을 다른 시각에서 볼 줄 아는 사람들, 진리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사람들, 자신의 삶을 제대로 살아가는 사람들 (물론, 다른 사람들 역시 각자의 삶을 제대로 살아가도록 하는 사람들), 보헤미안들, 반역자들, 체제를 거스르는 사람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되 그 때문에 남들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는 사람들.

세상은 이런 사람들을 일컬어 '의식 없는 자들'이라며 손가락질 한다. 사실 알고보면 그들이야말로 가장 의식있는 사람들이며, 진정한 자아에 가장 근접해 그걸 드러낸 것뿐일 수도 있는데 말이다." (90p/출근길, 행복하세요?)

 

 

 

 

우리는 가정에서의 성장과정, 교육, 관습, 문화, 사회제도에 의해서 프로그램되고 있다. 실제로 그가 어디에 태어났느냐에 따라 불교도가 되기도 하고 회교도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미국인이 되기도 하고 한국인이되기도 한다. 일단 일정한 지역에 태어나게되면 그 지역의 사회 문화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마치 그렇게 사는 길만이 진리인 것처럼 생각한다. 그런 사회에서의 일반적인 룰을 따르시 않으면 위에 책에서 언급한 것처럼 '의식이 없는' 사람으로 인식되고 마는 것이다. 기가 막힐 노릇이 아닌가?

깊이 반성해 보아야할 일이다.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어떤 인간인가?

2007. 1. 15.     18:44

 

알라딘에서 글 올리는 법을 연습하고 있는 고서

김 선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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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15 ()     08:36~

 

 

토요일엔 책상 정리를 하다가 늦게 퇴근길에 올랐다.

출근할 때마다 무료신문 5가지를 가져와서 보게 되는데 바빠서 제대로 읽지 못하고 쌓아 두었는데 그게 책상 위에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혹시나 필요한 자료들이 있으면 스크랩을 하려고 주욱 살펴보았는데 시간이 무척 오래 걸렸다. 무엇이든지 하루 하루 처리하면 간단히 끝날 일인데도 모아 두고 하려니 큰 일이 된다. 남은 신문을 박스에 넣어두려고 옮기는데 신문더미에서 노래 소리가 나서 깜짝 놀랬다. 멀리 외계에서 나에게 무슨 신호를 보내는 줄 알았다. 침착하게 소리가 나는 것을 찾아보니 지난 크리스마스 때 신문으로 캐롤송 비슷한 게 나오는 것이었다.

 

퇴근길에서부터 새로운 책을 읽기시작했다.

-         출근길 행복하세요? / 알렉스 로비라 셀마 지음, 김 수진 옮김 / 21세기북스

 

어제 일요일에는 온 가족이 조조영화를 보러갔다.

날씨도 쌀쌀한 것 같아 차를 끌고 갔다. 4인 가족이 버스를 타면 버스비도 만만찮을 것 같아 차를 끌고 갔는데 나중에 영화를 보고 나오려니 주차비를 2,000원이나 받는 게 아닌가. 기름값을 남기지 못한 것 같았다. 허브라는 영화를 보았는데 아이들은 재미있었다고 했는데 나와 아내는 별로 재미가 없었다. 묵공을 볼까, 허브를 볼까 고민을 했었는데 차라리 묵공을 보는 게 나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름대로 가슴찡하는 장면에서는 눈물을 흘릴 수 있어서 좋았다.

 

집에 돌아와서는 영화평을 쓰기 시작했다.

아이들도 영화평을 쓰기 시작했고, 나도 노트북을 켜놓고 영화평을 쓰기 시작했다. 영화가 좋다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인지 잘 써지지가 않았다. 글을 쓰다가 말고 안방에 들어가 낮잠을 잤다. 아들 성준이가 쓴 것을 읽어보니 더 재미가 있는 것 같았다.

 

저녁 때부터는 TV를 많이 보았다.

아내가 보는 연속극, 연개소문, 대조영을 보았다. 그 이후로도 독후감을 쓰면서 이런저런 프로그램을 보다가 잠자리에 들었다. 밀린 독후감도 좀 쓰고 싶었는데 영 시간을 내어 쓰기가 쉽지 않았다.

 

아이들과 영화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다음에는 좀더 재미난 영화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

 

2007. 1. 15.     08:53

 

아이들과 함께 영화를 보아서 좋았던 고서

김 선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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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 쓴 시간: 07년 1월 14 13시 37분 25 ~ 07년 1월 14 20시 14분 17

 

(허브 / 강혜정 . 배종옥 . 정경호 주연, 허 인무 감독 / KM컬쳐 제작)

 

영화는 한가한 사람들이나 보는 것으로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그래서 어려서 어쩌다 몇 년에 한번씩 영화를 보았을까, 거의 영화를 보지 않고 살았다. 하지만 작년 봄부터 아이들에게 영화를 보여주면서 나도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드리머와 같은 영화를 보면서 아이들이 꿈을 꾸는데 도움을 주고, 영화평을 쓰게하여 글쓰기 실력을 키워주려고 아이들에게 영화를 보여주기로 했던 것이다. 그래서 재작년 12월 해리포터와 불의 잔을 시작으로 해서 6개월 정도 밖에 되지 않은 기간에 10편 정도의 영화를 보았다. 짧은 기간에 무척 많은 영화를 본 것이다.

 

그러다가 여름부터 영화를 보여주지 않았다. 영화를 너무 자주 보여주니까 영화보는 것을  당연하게 여겨서일까 영화평을 정해진 시간 내에 쓰지 않아서 6개월간 영화를 보여 주지 않기로 결정을 내렸다. 무엇이든지 너무 자주 하게 되면 즐거움이 떨어지는 법이니, 한동안 영화를 보지 못해야 자주 영화를 보는 것이 행복한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지난 6개월간 영화를 보지 않았다. 물론 나도 단 한편도 보지 않았다. 그래서 여름 이후 개봉되어 히트를 친 영화들을 보지 못했다. 괴물, 타자,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등의 영화를 보고 싶어도 보지 못했다.

 

영화를 보지 않다가 영화를 보게 되면서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되어서일까 전에는 몰랐는데 영화가 계속 나오는 것을 보고 참 많은 영화가 만들어지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영화라는 상품이 그렇게 많이 소비되는 것이 놀랍기도 했다. 한편의 영화를 1,300만이나 되는 사람들이 본다니 참으로 신기하지 않은가 말이다. 영화를 보면서 무엇을 얻길래 많은 사람들이 적지 않은 돈을 쓰는 것일까. 대부분은 허구인 영화를 보면서 무엇을 얻는 것일까. 감동, 서스펜스, 공포, 대리만족, 긴장과 스릴 등등. 어째튼 좋은 느낌을 느끼기 위해 보는 것일 게다.

 

나는 영화를 보면서 의미를 찾는다. 어떤 부분이 특히 감동적이었으며, 그를 통해서 무엇을 배우고 깨달을 수 있는가를 살펴본다. 물론 남들처럼 즉흥적인 느낌을 느낀다. 웃을 자아내는 장면에서는 웃고, 사랑하는 연인의 밀어를 들으며 가슴 가득 기쁨이 넘치게 되며, 너무나 슬픈 광경을 보면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돈을 들여 일정한 시간 동안 기쁜 감정에 빠지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뭔가 두고두고 곱씹어보아도 좋을, 오랫동안 마음에 새겨 둘 수 있는 프러스 알파를 요구한다. 여운이 남아야 한다. 영화를 보고도 의미를 찾을 수 없다면 돈과 시간을 허비한 것으로 생각하게 된다. 너무 계산적인 생각인가?

 

그래서일까 어려서 본 중국영화에서조차 의미를 찾곤 했다. 목숨 건 우정, 진실한 사랑, 초인적인 용기 등 특별한 감동을 찾았다. 기억력이 나빠 오래 전에 본 영화에서는 예를 들 수 없지만, 최근에 본 영화로 무인 곽원갑 같은 영화에서 많은 것을 느꼈다. 이 영화는 영화관에서는 보지 못하고 야매로 파는 DVD를 사서 보았지만, 오랫동안 두고두고 보고 싶어서 정품 DVD를 구입했다. 또 드리머와 같은 영화도 참 감동적이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너머서 인간과 동물간의 교감까지 다루고 있어 참으로 아름답기까지 했다. 그러던 중 작년에는 폭력물까지 몇 편 보았다. 물론 나름대로 의미를 찾을 수는 있었지만 끔찍하다는 생각에 과연 그런 영화를 만들어야 할지 의심스러웠다. 다양한 장르로 영화의 폭을 넓혀갈 생각이지만 깊은 의미를 찾아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오늘날 우리는 가상 세계에 빠져 살고 있는 것 같다. 많은 시간 동안 영화, 게임, 인터넷과 같은 허구의 세계 속에서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삶을 영위하고 있다. 가상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이 점점 더 길어진 것이다. 너무 현실과 괴리된 삶을 살면서 어느 쪽이 진실인지 모르게 되어가고 있다. 장자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꿈에서 나비가 되는 것인지 나비가 꿈을 꾸는지 모르고 있다. 앞으로는 점점 더 가상 공간에서 나비처럼 살게 될 것이다. 현실과 허구가 혼동될 때 우리의 정신은 어디로 갈지 몰라 더욱 혼미해질지 모른다. 이런 혼란에서 벗어나려면 현실 속에서의 삶에 더욱 충실해지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자연 속에서 사람과 부대끼며 땀을 흘리며 생동감있는 삶을 영위해야만 할 것이다. ~ 14:27 17:25 ~

 

과학기술적으로 얘기하면, 점점 온라인 네트웍으로 엮인 가상 세상세계의 비중이 커질수록 가능한 한 온라인을 벗어나 오프라인 속에서 사는 시간을 늘여나가려고 노력을 해야만 한다. 그래야 개성을 잃지 않고 하나의 뚜렷한 인간으로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네트웍속의 부속물처럼 기계적인 인간으로 살아가는 위험에 빠지고 말 것이다. 이러한 생각을 늘 염두에 두고 살아야 깨어있을 수 있다. 그러지 않으면 부지불식간에 온라인의 가상세계속으로 빠져들고 말 것이다.

 

영화를 관람을 즐기면서도 영화는 가상 현실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영화 촬영.편집 기술의 엄청난 발전으로 오늘날의 영화는 마치 현실에서의 일처럼 생생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너무 영화 속에 빠지게 되면 영화가 현실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 것이다. 폭력물을 자주 보게 되면 영화 속 장면처럼 해 보고 싶은 충동이 일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뇌가 그렇게 프로그래밍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누군가에 의해서 현실 속에서 동일한 장면이 나타날 수도 있다. 그래서 영화를 즐기지만 영화에 빠지지 않는 기술이 필요한 때이다. 너무 우리를 영화에 맡겨두면 점점 영화에 프로그래밍 되기 쉬운 뇌로 변하게 될 것이다. 경계하지 않으면 안된다.

 

영화뿐만 아니라, 온라인 게임, 온라인 블로깅 공간, 소설 책 등 여러 가지 형태로 가상 공간에 허구적 삶의 기회를 제공되고 있다. 그런 모든 것들은 우리가 이용해야지 빠지면 안 된다. 슬금슬금 가상공간이 점점 더 우리의 삶을 차지하고 영역을 넓혀온다. 그래서 늘 마음 속에서 경계를 하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오늘 우리집 온가족이 우리 삶의 한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영화 속에 빠졌다가 왔다. 감동적이라고 선전되는 그래서 우리의 뇌에 새겨진 영화를 보았다. 딸 예지와 아들 성준이가 보고 싶다고 해서 조조 영화를 예매해두었던 것이다. 평소 같으면 버스를 타고 갔을 것인데 오늘은 4가족 모두 영화를 보러 가는데 버스 왕복요금이 5,300원이나 들기 때문에 차를 갖고 갔다. 하지만 나중에 주차요금을 2,000원이나 냈으니 별 재미를 보지 못한 것 같았다.

 

새해 들어 온가족이 함께 본 영화를 소개한다. 정신 지체 3급 아가씨의 가족과 애인에 대한사랑 이야기를 들어보자. 영화 허브 속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허브 / 강혜정 . 배종옥 . 정경호 주연, 허 인무 감독 / KM컬쳐 제작)

 

  : 2007-01-14 10:40 ~ 12:35

어디서 : 수원역 CGV 5 6,7,8,9

누구와 : 가족 모두 함께 (아내, 아이들 2)

 

오래 전에 인터넷을 통해서 사회봉사를 하시면서 사시는 분을 알게 되었다. 신앙심이 깊으신 분이라 그렇게 할 수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정신 지체가 있으신 분들에게 집을 내주어 살게 하시면서 그분들이 독립된 삶을 살수 있도록 도움을 주시는 것 같았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싶어서 한 두번 약간 후원금을 낸 적이 있다.

 

몇 년 전 언젠가 그분의 집을 방문했다. 마침 점심 시간이라서 식사를 같이하자고 권하는 바람에 동석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정신지체이신 분과 함께 식사를 하는데 놀라운 일을 보게 되었다. 그분이 침을 질질 흘리면서 먹다 만 밥을 드시는 게 아닌가. 자식처럼 여겨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친자식이 먹던 음식도 먹지 않는 사람이 있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참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분들이 사시고 계신 곳도 들러보면서 인사를 나누기도 했었다. 그게 내가 정신 지체 장애자들과 만나게 된 처음이자 마지막 경험이었다. 지금은 기억나지 않지만 그 때는 그분들도 우리와 다름없는 다 같은 인간이라는 것을 느꼈던 것 같다.

 

만일 내 아이들이 정신 지체 장애자이거나 몸이 불편한 장애자였던 어땠을까? 과연 온전한 아이처럼 사랑할 수 있을지. 가끔 TV를 보면 자식이지만 장애를 갖고 있다고 해서 버리거나 학대를 하는 부모들이 있는 것 같다. 부모나 자식 모두에게 무척이나 감내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은 다 천부적인 존엄성을 갖고 태어난 이상 고귀한 인간으로 대접받으면서 살아야 할 권리를 갖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선진국에서는 그들이 최대한의 권리를 누리면 살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사회복지제도를 마련해두고 있는 것 같다.

 

이 영화 허브는 스무살 성인이지만 7살 정도의 정신수준에 멈춰버린 아가씨에 관한 얘기다. 엄마가 암으로 죽은 지 1년 후에 취직을 하려고 면접을 보게 되는데, 면접관들로부터 질문을 받고 답을 하게 되면서 엄마와의 행복했던 삶을 회상하게 된다.

 

정신지체3급인 상은이는 화원을 운영하는 엄마의 지극한 사랑을 받으며 행복하게 살고 있다.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교통정리를 도와주는 포돌이로 변장한 의무경찰 종범이를 보고 옛이야기에 나오는 왕자로 알고 반하게 된다. 우연하게도 관사에서 쉬고 있는 의경 종범의 눈에 상은이가 눈에 들어오게 되는데 공주처럼 보이게 된다. 이렇게 둘의 사랑이 꽃피어나기 시작한다. 하지만 불행일까 행운일가 종범과 엄마 현숙의 악연도 시작된다. 엄나 현숙이 교통위반으로 종범에게 걸리게 되면서 서로 다투게 된다.

 

상은이와 종범이의 사랑이 설렘으로 시작되는데, 어느 날 엄마는 상은에게 자건거와 몇가지를 배울 것을 주문하게 된다. 종범의 도움으로 상은은 자건거를 배우게 되는데 자건거가 쓰러져 넘어지는 바람에 가방이 떨어지고 내용물이 쏟아져 나왔다. 상은의 신분증에 적힌 정신지체3급이라는 것을 보고 종범은 상은을 떠난다. 이렇게 종범은 아픔만 주고 상은을 떠나고 상은 가슴이 아파 힘들어 한다. 하지만 종범은 상은의 순수한 모습에 마음이 움직여서일까 다시 상은을 찾게 되고 둘의 사랑은 점점 커져만 간다. 그런데 청천벽력 같은 일이 일어났다. 엄마 현숙은 친구 미나와 병원에 갔다가 암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된다. 상은이를 위해 정리를 하던 중 엄마는 쓰러지고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엄마에게 생일상을 차려주려고 종범과 마트에 쇼핑을 갔다가 소란을 피우게 된다. 엄마는 종범에게 상은이가 모든 것이 느리다면서 헤어질 것을 권유한다. 한편 상은은 엄마와 함께 허브 밭으로 여행을 떠나지만 허브 밭에 도착하지도 못하고 엄마는 그만 숨을 거둔다.

 

상은의 좀 떨어지지만 순수한 마음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상은은 엄마가 주의를 준 것은 그대로 지킨다. 누가 바보라고 욕해도 당당하게 물어뜯으면서 대항한다. 그리고 쓰러져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난다. ~ 19:09 19:57~ 상은은 엄마를 보내면서 아무 것도 해주지 못하고 울어줄 수 밖에 없어서 미안하다고 한다. 상은은 엄마가 없어도 씩씩하게 살고 있다. 그것은 엄마가 없어도 함께 살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참으로 다행스럽게 상은은 면접시험에 합격하여 회사에 잘 다니고 있다. 어느날 종범은 허브를 상징하는 연을 날리면 상은이를 찾게 된다. 해피엔딩이다. 이 영화 허브에서 우리는 상은의 순수함과 만날 수 있다. 우리는 너무 쉽게 약속을 어기고 쉽게 포기하는데 상은은 한번 지켜야 한다고 믿는 것은 절대로 어기지 않고 지키려고 한다.

 

온 가족이 보기에 좋은 영화다. 엄마와 지체장애를 가진 딸의 아름다운 사랑과 좀 모자라는 상은과 종범의 순수한 사랑에 가슴이 따스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우리 집에서는 오후 내내 아이들과 상은이 얘기를 하면서 지냈다.

 

2007. 1. 14.     20;13

 

 

아름다운 사랑을 그린 영화를 보고 즐거웠던 고서

김 선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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