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고통을 딛고 일어서다

 

 



 

 

 

 

독서를 통해 고통을 딛고 일어서다

 

누구나 살면서 한 때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어떤 사람들은 고통을 딛고 일어서지만, 다른 사람들은 고통에 걸려 넘어지고 만다. 자신이 고통을 겪기 전에는 그런 일은 자신과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며 산다. 하지만 누구나 크고 작든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다. 그 때 슬기롭게 극복을 하느냐 아니면 좌절하느냐는 여러 가지 요인에 달려 있을 것이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좌절하지 않고 오뚜기처럼 일어설 수 있는 힘과 용기가 있다면 우리는 고난을 잘 극복하고 일어서게 될 것이다. 즉 정신력이 강하면 일어설 수 있을 것이다.

 

1996년 봄 드디어 무역업을 시작했다. 오랜 동안 준비해온 꿈을 위한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 서로 돕는, 내 회사처럼 일할 수 있는 무역회사를 만들자는 꿈을 위해서 작게나마 무역업을 시작하게 된 것이었다. 하지만 준비가 소홀했다. 갑류무역업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자본이 없어서 어머님의 허락을 얻어서 담보대출을 받아서 시작했다. 인쇄기계 오파업을 하게 되었는데 마침 기계를 사신다는 가망고객도 있어서 과감하게 사업을 시작하였지만 일이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기계구입을 미루더니 결국 사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처음부터 계획이 어긋나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래서 1년이 넘도록 열심히 마케팅을 하러 다녔고, 97년 가을에 예비고객을 모시고 벨기에 전시회에 다녀왔다. 구입할 기계를 직접 살펴보고 원하는 제품을 제대로 생산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전시회에 다녀와 기계사양을 정하고 다음으로 결제방식을 어떻게 할까 협의를 하던 중 IMF가 터진 것이었다.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1년 동안 열심히 노력한 것이 다 소용없게 된 것이다. 환율은 급등했다. 수입오파와 수입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던 나에게는 큰 타격이었다.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였는데 IMF는 내게 너무 큰 타격이었다. 사업을 그만두어야 하는 처지였다.

 

하지만 위기가 기회라고 하지 않았던가. 1997년 봄 미국에 출장을 갔을 때 호텔에서 TV를 보다가 운동기구를 판매하는 광고를 보게 되었다. 거기에는 주문자 무료 전화가 표시되어 있었다. 여러 광고의 전화번호를 적어 두었다가 돌아오는 날 시간이 남아 공항에서 전화를 하였고, 여기저기 연락을 하여서 몇몇 회사의 본사의 전화번호를 알게 되었다. 국내로 돌아와 연락을 하여 운동기구들의 샘플을 입수하게 되었다. 여름쯤에 샘플을 받아서 테스트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사업을 하던 친구가 기존에 하던 사업을 그만둔다고 하여 동업을 제안하였다. 그렇게 해서 운동기구 TV 광고 판매를 시작하게 되었다. 자본과 인력, 기술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였지만 열심히 준비를 해서 광고 판매를 하게 되었다. 시작은 순조로운 듯 싶었다.

 

그러나 복병이 나타났다. 주력상품이 가격경쟁에 휘말리게 되었다. 5만원 정도에 판매하던 것을 2만원에 판매하게 되었으니 수익성 급격히 나빠졌고 사업은 어려워졌다. 독점 대리점 계약을 체결하고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경쟁회사는 이미 아시아판권을 가지고 있었다. 기가 막혔다. 상대회사는 TV 광고판매업계의 선두주자로 그들과의 다툼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 할 수 있을 것이었다. 자금 여력도 없는데다가 시간 낭비일 것 같아 소송을 제기하는 것도 그만두었다. 그 뒤로 사업은 이것저것 다 지리멸렬하게 되었다. 99년 한해는 정말 암울했던 한 해였다. 모든 게 다 최악의 상황이었다.

 

그 때 빚을 갚지 못하자 어머님께서는 몹시 불안해 하셨다. 혹시 담보로 잡힌 집이 날아가는 것은 아닐까 노심초사하셨던 것이다. 돈 벌어서 곧 갚겠다고 해서 해주고 싶지 않은 것을 억지 도와주셨던 것이다. 사업을 한다고 하니깐 어머님께서는 점을 보러 가셨던 모양이다. 사업 운이 좋지 않다고 하면서 하지 말라고 하더라는 것이었다. 그런 말을 귀담아 들었더라면 좋았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나는 평생 소원이던 무역회사를 시작하는 게 그 때가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당장 시작하지 않으면 안될 만큼 열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어머님께서는 마지못해 허락을 하셨는데, 돈을 제대로 갚지 못하자 불안하게 되셨던 것이다. 가난한 농부에게 시집오셔서 악착같이 일해서 힘들게 모은 돈으로 마련한 집인데, 잘 못해서 잃게 된다면 어머님께는 엄청난 고통이 될 것이 틀림없었다. 그래서 불안불안해 하실 수 밖에 없었다.

 

당시 나는 어둠컴컴한 지하실의 사무실에서 의기소침해 있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고민고민하면서 하루하루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 때 어머님께서 내게 비수를 내지르셨다. 혹시나 집을 잃게 되는 것은 아닌가 걱정을 하시다가, 어느 날 나에게 전화를 거셔서는 너 같은 자식 괜히 낳아서 고생이다, 차리리 죽어버렸다면 나았을 게 아니냐!고 말씀하셨다. 격려와 위로가 필요했던 내게 던진 어머님의 그 한마디는 사약과 다름이 없었다. 그 때 나는 이렇게 비참한 인생이라며 차라리 죽어버리는 게 낫지 않냐며 자살을 생각하기도 했었다. 그 때 그저 남일처럼만 여겨지던 죽음이라는 것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되었다. 사업 실패로 자살을 했다는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그 때 이후로 인생의 의미를 찾으면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좌절을 하고 낙망을 했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사랑하는 아내와 소중한 핏줄인 아이들을 두고 죽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 때 나는 내 인생을 돌아보게 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그 때까지 살아온 인생을 반추해보게 되었다. 그런데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다. 어려서부터 성격이 강하고, 외골수였던 내가 도둑질이나, 싸움질, 도박 같은 나쁜 길로 빠지지 않고 건전한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었다는 게 참 다행이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더 잘 못 될 수도 있었는데, 단지 경제적 실패로 힘들어하고 있다는 데에 생각이 미치자 나의 상황이 그렇게 나쁜 것도 아니라는 인식을 하게 되었다. 어쩜 더 일찍이 잘 못 되어 죽었을 수도 있었을 텐데 이렇게 살아있는 것만도 우주의 보살핌이 있었던 것은 아니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주가 나를 사랑해서 이렇게 살아있게 된 것이라는 데에 생각이 미치자 나는 너무나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없는 눈물이 흘렀다.

 

모든 과거는 아름답게 추억할 수 있다. 아무리 고통스러운 기억마저도. 그러나 그 당시엔 나에겐 죽음보다 깊은 고통이었다. 그런 깊은 수렁에서 간신히 빠져나오면서 내가 찾았던 것이 바로 책이었다. 고통을 딛고 일어서게 된 것이 생각의 변화였고 정신력이었다면, 내가 수렁을 완전히 빠져나올 수 있게 나를 도와주었던 구명줄은 바로 책들이었다. 나는 모든 것을 원점에서 순수하게 내 힘으로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모든 관념, 관습, 문화 그 어느 하나도 의심하지 않은 게 없었다. 어느 것도 당연하게 여기지 않았다. 깊이 사색하고 다른 이들은 어떻게 생각했는지 비교해 보게 되었다. 바로 책을 통해서 다른 이들의 생각을 읽게 되었다. 그로부터 책을 통해 진리를 찾는 나의 진짜 여행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그 때 읽기 시작했던 책들이 성경, 불경, 도덕경이었다. 그 위에 점차 인간 존재의 의미를 찾는 다른 책들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어슴푸레 깨달았으며, 여러 가지 책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이 우주의 원리가 사랑이라는 것이었다. 우주의 한없는 사랑에 감사하게 되면서 나는 행복열차에 올라타게 되었다. 내가 사랑 자체가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되었다. 어머님의 심한 비난의 말씀도 바로 용서가 되었다. 아니 얼마나 힘드셨으면 그렇게까지 말씀을 하셨을까 이해를 하게 되었고, 그 고통에 가슴이 아파왔다. 그 동안 효도도 다하지 못했는지 어떻게든 평안하게 해 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오랫동안 꿈꾸어 왔던 인생의 목표이자 꿈을 버리게 되었다. 사업을 그만두기로 하고 취직을 하기로 결정을 하였다. 앞으로 할 일은 그게 무엇이든지 가치 있는 일이어야 한다는 잠정적인 결론을 내려놓았다. 그렇게 어렵고 힘든 고통의 시절이 지나갔다. 그 해부터 비로소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나는 책을 진정으로 가까이 하게 되었던 것이다. 어려서 품었던 생각, 책만이 나의 진정한 친구라는 예언이 실현된 것이다. 참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국민학교 때는 그렇게 책을 좋아하고 열심히 읽었었는데, 14살 중학교 때부터 시작하여 37살에 이르기까지 20여 년이 넘는 인생의 황금기에 나는 책과 그다지 친하지 않았다. 취미란에는 항상 독서와 바둑이 올랐으나 그것은 말 그대로 취미에 지나지 않았다. 어쩌다 한두번씩 찾게 되는 친하지 않는 친구에 지나지 않았다. 37살부터 책을 가까이 하게 되면서 책은 진정 내 삶 속으로 들어와 자리잡았다. 더 이상 취미가 아니고 삶 그 자체였다. 아무튼 오래 버려둔 고향을 찾아 만난 친구인 듯 나와 책은 아무런 거리낌없이 서로를 이해하고 품어주는 친구가 되었다. 오랜 벗들이 재회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행복했겠는가.

 
37살이라는 좀 늦은 나이에 다시 책을 통하여 세상으로 또 내 안으로 여행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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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책 도둑은 도둑도 아니다

 

 



 

 

 

어느 책 도둑놈 이야기

 

어려서 영어 책에서 읽은 기억이 난다. 한 친구가 장서가 친구에게 부탁을 하러 갔다. 급히 보아야 할 책이 있다면서 며칠만 책을 빌려달라고 하자, 장서가는 절대 안 된다며 거절을 한다. 그러면서 여보게 친구, 내가 5,000권이 넘는 책을 수집하였지만 이게 다 빌려왔다가 돌려주지 않은 책이라네! 라고 말하더라는 것이다. 얼마나 의표를 찌르는 이야긴가?

 

이 욕심꾸러기 장서가의 이야기가 농담이었건 아니면 어느 정도 사실이었건, 나는 책을 빌려주는 것을 싫어한다. 책에 대한 욕심이 많아서가 아니다. 나중에 아이들이 아빠의 숨결을 느껴보라고 내가 읽는 모든 책에 밑줄을 쳐 놓는다. 그래서 내 책은 세상에는 단 한 권 밖에 없는 책이 된다. 그런데 그 책을 빌려주었다가 돌려받지 못하면 내 삶의 흔적과 아이들에 대한 사랑마저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유산으로 물려줄 게 책밖에 없는데 책을 함부로 빌려줄 수 없는 노릇이 아닌가.

 

재작년인가 아내가 어떤 책을 읽더니 감명을 받았다면서 친구들에게 선물했으면 좋겠다며 책을 사다 달라고 한 적이 있다. 얼마나 기쁘던지, 나는 몇 권의 책을 사다 주었다. 그 때 아내는 잠시를 아르바이트를 하러 다녔는데 친하게 지내게 된 동생에게 그 책을 빌려주었다고 한다. 마침 그분이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던 때라 아내는 위로와 격려의 말을 해 주기도 했단다. 그러면서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게 되었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했다.

 

그 뒤로 아내가 그분께서 책을 빌려달라고 하는데, 어떤 책이 좋으냐고 내게 물어오는 것이었다. 나는 뭐라고 해 줄 말이 없었다. 왜냐하면 그분을 알아야지 적당한 책을 추천해 줄 수가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는 우리 책을 빌려주고 싶지가 않았다. 차라리 책을 사 주면 주었지 말이다. 만약에 빌려주었다가 돌려받지 못하면 책을 다시 살 수도 없고, 설령 산다고 해도 같은 책이 아니니 곤란한 것이다. 나는 아내에게 책을 빌려주고 싶지 않다고 단호하게 거절했다.

 

여지껏 빌려주었다가 돌려받지 못한 책이 몇권 밖에는 안 된다. 책을 빌려준 사람을 지금도 만나고 있지만 쪼잔하게 책 돌려달라고 얘기를 못하겠다. 책이나 돈이나 빌려줄 때와 돌려받을 때는 상황이 사뭇 다르게 된다. 기분 좋게 빌려주지만, 힘들게 돌려 받게 되거나 돌려받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래서 차라리 책을 빌려달라면 사주는 편이 낫지 않을까 싶다. 

 

어려서의 일이지만 지금 생각해도 얼굴이 화끈하게 달아오르는 일이 있다. 이런 기회를 빌어서나마 고백할 수 있으니 마음이 편해진다. 이 어린 영혼이 어려서 책을 훔치는 죄를 저질렀나이다. 너그러이 용서해주시길 바라옵니다. 창피한 이야기지만 들려주고 싶다.

 

어려선 방학 때마다 외갓댁에 놀러갔다. 나의 집은 충북 괴산군 청천면이었고 외갓댁은 사리면 소매리인지라 같은 군에 속해 있어 가까운 거리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 때는 버스로 신작로 길을 달려가려면 두어 시간도 더 걸리는 먼 거리였다. 지루해서 진득하니 앉아서 기다릴 수가 없었다. 어찌나 심심하던지 길가에 심겨져 있던 미루나무를 세면서 차를 타고 가는 지루함을 달래곤 했다. 그 땐 왜 책 한 권 없었나 모르겠다. 하긴 그 때는 책을 산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할 만큼 시절이 어렵고 모두가 가난한 때였다.  

 

아무튼 어느 해 외갓댁엘 갔더니 무협 만화책이 있는 것이 아닌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10권 정도는 되었던 것 같다. 얼마나 신이 나던지 참 재미나게 보았다. 두어 번도 더 보았을 것이다. 문제가 생긴 것은 방학이 끝날 무렵이 되어 집으로 돌아오려고 하니 어찌나 책 욕심이 나던지 만화책을 집으로 가져가고 싶었던 것이다. 고민을 한 끝에 만화책을 훔쳐가기로 결심을 했다. 그 만화책이 외갓댁에 있는 사촌형제들의 것도 아니고 빌려온 것이었는데 말이다. 그런 것을 훔쳐 집으로 가져 가기로 했다니 참 놀랄 일이었다. 아무튼 나는 결행을 했고 그 책을 집으로 가져갔던 것이다. 여기서 의문이 나는 것은 내가 어떻게 그 많은 책들을 사촌 형제들의 눈을 피해 집으로 가져갈 수 있었을까 하는 점이다. 정말 미스터리가 아닐 수 없다. 나는 그 때 그만큼 머리가 좋았을 것이다. 언제고 외사촌 형제들에게 물어보아야겠다, 그 사건이 어떻게 처리 되었는지를 말이다. 그런데 이보다 더 재미난 일이 생겼다. 참 어이가 없는 일이었다.

 

외갓댁에서 훔쳐온 만화책을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다녔는지, 같은 반의 친구에게 그 만화책 전집을 빌려주었다. 그런데 이 친구가 책을 돌려주기를 차일피일 미루더니 나중에 하는 말이 책을 잃어버렸다는 것이었다. 얼마나 어처구니가 없던지 나는 만화책을 돌려달라고 매일 친구를 괴롭혔다. 당시에 힘으로는 내가 더 세었으니 폭력은 행사하지 않았지만 매일 윽박지르고 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 친구는 책을 정말 잃어버렸던 것인지 어쩐지 끝까지 만화책을 돌려주지 않는 것이었다. 갖은 협박을 해도 만화책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친구가 제안을 하는 것이었다. 자기 집에 삼국지 2권이 있는데 대신 그것을 주면 안 되냐는 것이었다. 만화책이 10권짜리인데다가 무척 재미나는 것이었으니 나는 고민이 되었다. 하지만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그 책이라도 받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것은 놀라운 일의 시작이자 나를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사건이 되고 말았다.

 

친구에게서 삼국지 책을 받아 읽었는데, 너무나 재미가 났다. 그 삼국지 책을 읽고 거의 미칠 지경이 되었다. 친구가 내게 준 것은 2권까지만이었다. 잘 알겠지만, 삼국지는 3권부터가 재미나는데 2권에서 끝나고 말았으니 얼마나 다음 책이 보고 싶었겠는가. 얼른 다음 편이 보고 싶어 환장할 노릇이었다. 그러나 친구에게 듣는 소리는 책이 거기까지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그 뒤로 언젠가 삼국지 책을 읽게 되기 전까지 나는 심하게 홍역을 앓았다. 보고 싶은 책을 보지 못하는 것은 고문이었다.

 

그런데 언제쯤 내가 삼국지를 읽게 되었는지 자세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삼국지를 2번 읽었다는 것은 기억이 난다. 아마도 그런 책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비석가 쓴 삼국지였을 것이다. 나는 기억력이 지독하게 나쁘다. 이렇게 소중한 추억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이렇게 옛 기억을 돌이켜 글을 쓰려니 정말 일기를 쓰는 것의 중요함을 느끼게 된다. 내가 만일 일기를 꾸준하게 써왔더라면 이럴 때 참고하고 얼마나 좋았을까. , 얘기가 곁으로 샜다. 삼국지를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혹 그러면 기억이 되살아 나지는 않을까.

 

아무리 책도둑은 도둑도 아니라지만 이렇게 용기를 내어 고백하면서 만화책 원주인에게 용서를 빌고 싶다. 더 용기를 내어 고백하자면 고등학교 땐가 헌책방을 다니면서 한두 번쯤은 진짜 책 도둑질을 했던 것 같다. 그 수법을 공개하면 널리 퍼질까봐 공개를 하지 못하겠지만 가난했던 그 때는 책을 마음껏 사 본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어서 책을 훔치게 된 것이다. 가난이 죄라고 하면 용서가 될까. 아직도 내가 헌책방에 다니는 것은 가난하기 때문이다.

 

하루에도 몇백권씩 쏟아지는 새 책을 다 사보고는 싶지만 그 비용도 만만치는 않으니 헌책으로라도 허기를 때울 수 밖에 없지 않은가. 내가 요즘도 기를 쓰면서 하는 일이 있다. 귀찮기도 하고 시간도 많이 들어가는 일이라 그만두고 싶지만 그만두지 못하는, 삼국지에 나오는 그 계륵 이야기와 같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일 말이다.

 

요즘에도 나는 매일 5종이나 되는 무료신문을 다 챙겨서 사무실로 가져가고 있다. 하지만 직장인이라면 누가 5종의 신문을 다 볼 수 있을 정도로 한가하겠는가. 결국은 다 보지 못하는 무료신문이 수북하게 쌓인다. 어쩔려구 그러는지 다른 사람들은 한심하게 생각할 것이다.  그 무료신문 더미에서 찾아내고자 하는 보물이 무엇일까.

 

요즘엔 어느 무료신문이고 신간에 대한 소개 기사가 양면에 꽉 차게 나온다. 나는 그 신간소개 기사를 몇 년째 모으고 있다. 그러니 자리가 온통 신문 스크랩으로 꽉 차있다. 그래서 지저분하기가 이를 데 없다. 왜 이러고 있는지 나도 모르겠다. 이것도 욕심이라면 욕심일 것이다. 새로 나오는 모든 책들을 한번 다 읽어보고 싶은데 시간도 부족하고 돈도 부족하여 사볼 수는 없으니 책 소개 기사라도 모아두어 책을 사고 싶은 욕망의 허기를 때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내가 새 책을 적게 사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다. 작년에 산 책이 헌책 포함 전부 550권이었는데 아무리 못해도 새 책이 4분의 1은 되지 않을까 싶다.

 

아마 나는 평생을 헌책방에 다니게 될 것이다. 책에 관한 한 늘 마음이 가난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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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다양한 책을 읽다 고서의 讀書歷

2008/04/09 15:15



복사 http://blog.naver.com/myinglife/70029809918









말 몰이식 독서법

 

우리의 두뇌는 쓰면 쓸수록 그 능력이 더 커진다고 한다. 어떻게 훈련하느냐에 따라서 다양한 능력을 발휘하게 될 수 있다. 레오나르드 다빈치 같은 경우는 한 분야가 아닌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와 같은 예는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피나는 연습과 훈련을 해낼 수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무엇이든지 잘 할 수 있다고 믿으며 여러 분야에서 활용하기만 한다면 충분히 다재다능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실제 그러한 경험을 조금은 해 보았다. 무역업을 한다는 목표를 세워놓자, 외국어를 잘 구사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어서 몇 개 외국어를 동시에 공부하게 되었는데 사람들은 세가지를 동시에 공부하면 헷갈리지 않느냐고 묻는 것이었다.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첫째, 그런 생각을 한번도 하지 않았다. 둘째, 열심히 외우고 떠벌이는 훈련을 계속해 나갔다. 그래서인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 때 일종의 자신감 같은 것을 갖게 되었다. 무엇이든지 하고자만 하면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책은 어떻게 읽어야 할까. 좋아하는 한가지 분야만 계속해서 읽어야 할까 아니면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섭렵해야만 할까. 두말하면 잔소리겠지만 가능하면 많은 분야의 책을 읽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래야만 다양한 관점을 통해 균형된 시각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런데 한 분야의 책만 읽다보면 점점 더 그 분야의 책만 찾게 되는 것이다. 과학적인 측면에서보면 뇌의 신경망이 하나로 점점 더 굵게 형성되기 때문에 다른 요구가 생기더라도 그 한분야로만 받아들이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다른 분야의 책을 읽는 게 어렵게 느껴지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의도적으로라도 조금씩 다른 분야로 범위를 확대해 나가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몇 년 전에 국민학교 때 같은 반 친구를 만났다. 십몇 년을 만나지 못하다가 만나게 되었는데, 참 안타까운 얘기를 들었다. 그 친구는 국민학교 때 공부를 잘 했던 친구였는데, 재수를 해서 대학을 들어갔다고 했다. 그런데 대학을 마치지 못하고 중퇴를 했다고 한다. 왜냐하면 도저히 교과서를 읽지 못 하겠더라는 것이다. 무슨 소리냐 하면 책을 읽으려고 해도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아서 공부를 더 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사연을 들어보니 참으로 놀라웠다.

 

고등학교 때 같은 반 친구의 권유로 무협지 책을 읽기 시작했다고 한다. 무협지가 재미있다고 소개를 해 주었지만 처음에는 어디서 빌리는지도 몰라 그냥 지냈다고 하는데, 나중에 만화방에서 빌리면 된다는 것을 알고 무협지를 읽기 시작했다고 한다. 3년 내내 학교에서 무협지를 읽었는데, 수업시간에도 선생님 몰래 무협지만을 읽었단다. 그래서 졸업한 해에는 대학을 가지 못하고 재수를 하고 간신히 대학에 들어가기는 했단다. 하지만 대학에 들어가서도 공부를 따라갈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해력이 떨어져서 도저히 공부를 하지 못하겠기에 군대를 갔단다. 그리고 복학을 하여서 공부를 해 보았지만 책을 읽을 수가 없어서 그만 학교를 때려쳤다고 한다. 참 무서운 얘기가 아닐 수가 없다.

 

사실 나도 어려서부터 만화를 무척 좋아해서 만화책을 늦도록 보았다. 결혼을 해서도 일요일에는 만화방에 가는 것이 큰 즐거움이었으니깐 말이다. 아내가 하도 싫어해서 못 가게 되었지만 안 그랬으면 지금도 만화방엘 다녔을 지도 모른다. 만화방엘 다녔지만 다행이 무협지는 읽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빠질 수 있는 길이었는데도 말이다. 무협지는 만화책보다 더 자극적이었는지도 모른다. 말초감각을 자극하는 말들이 많이 나오니 얼마나 재미있겠는가. 중학교 1학년 때 버스 안에서 무협지 책 한권을 주워서 읽은 경험이 있는데 무척 자극적이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읽기도 쉽고 자극적인 책을 계속 읽으면 우리의 뉴런다발이 형성되는 것이다. 그러니 점점 그 분야의 책만 읽게 되는 것이다. 쉬운 책만 읽다 보니 어려운 책을 읽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런 뇌과학의 원리가 숨어있으니 아예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대비를 해야만 할 것이다.

 

책을 읽을 수가 없어서 공부를 더 할 수가 없었다는 친구의 얘기는 참으로 놀라운 얘기였다. 그래서 나는 책도 가려서 읽어야겠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어려서 비록 만화책을 좋아할 수는 있겠지만 계속해서 만화책을 읽는 것도 문제는 있을 것이다. 그래서 학년이 올라갈수록 글로만 된 책을 읽는 것이 이치에 맞는 것이다.

 

친구의 경험을 통해서 알 수 있었듯 정신적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라면 양서를 읽을 필요가 있다. 점차 수준 높은 책을 읽어나가야만 생각하는 힘이 커지고 의식이 확장되어 사고의 지평선이 열릴 것이다. 그런데 의도적인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다양한 분야로 독서의 범위를 확장시켜나갈 수는 없을 것이다.

 

나는 시간대별로 책을 달리 읽고 있다. .퇴근 시간에 읽는 책이 제일 많아 책읽기의 중심이 되고 있다. 전공 분야(혹은 연구할 분야)와 교양 분야의 책을 교대로 읽고 있다. 어떤 한 주에 전공 관련 책을 읽었다면, 다음주에는 교양 책을 읽어서 한 분야의 재미에만 빠지지 않도록 하고 있다. 그렇다고 좀 따분한 전공 책만 계속 읽으며 너무 재미가 없으니 상식을 넓히기 위해 교양 책을 읽는 것이다. 어려운 책을 읽더라도 다음에는 좀 쉬운 책을 읽을 수 있으니 참고 견디며 읽을 수 있는 것이다. 이 때 전공분야의 책은 영업이나 재무 관련 책을 주로 읽는다. 그러다가 특별한 관심사가 생길 때는 그 분야의 책을 읽기도 한다. 주식투자 관련 책을 계속해서 읽어왔고, 행복에 관련된 책을 집중적으로 읽기도 한다. 전에는 사랑에 관한 책을 읽기도 했다. 이렇게 한 분야의 책을 집중적으로 읽으니까 이해가 깊어지게 된다. 그리고 관심 분야의 폭을 넓혀가면서 읽으니까 점점 시야가 넓어지게 된다. 전에 한 때는 전공과 교양만을 읽으면 딱딱할 것 같아 월말에는 시집 한권을 읽어 마음을 풍요롭게 가꾸기도 했다. 앞으로도 계속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을 것이고 교양 분야와 교대로 읽어나갈 것이다.

 

<사람을 만나러 전철로 이동을 할 때도 늘 책을 읽는다!>



 

 

화장실에서」는 <건강> 분야의 책만을 읽고 있다. 처음에는 잠에서 빨리 깨려고 책을 읽은 것이라 소설책을 읽었었는데 꽤 오래 전부터 건강에 관한 책만을 읽고 있다. 5분에서 10분 정도밖에 읽지 못하기 때문에 보통 2달에 한 권 정도 읽게 된다. 얇은 책은 좀 일찍 끝나기도 한다. 지금까지 총 22권의 건강관련 책을 읽었다. 건강에 관한 책을 계속해서 읽다보니 건강 관련 지식을 많이 갖추게 된다. 또 기수련을 계속 하면서 건강 관리를 해 왔기 때문에 지난 2001년 이래 병원에 한번도 가지 않았다. 병원에 가지 않았다고 몸이 아프지 않은 것은 아니다. 감기 몸살에도 걸리고, 편도선이 아프기도 하였으나 참고 견디고 있다. 이제는 면역력이 세어져서인지 아파도 몸이 금방 낫게 된다. 건강한 삶을 위해 올바른 지식을 배우는 것은 어쩌면 가장 중요한 일일 것이다.

 

촌음이라도 아끼고자 식사 시간에도 책을 읽기 시작했다. 학창 시절에 열심히 공부하지 못한 벌로 흔히 고3학생들이 밥을 먹으면서도 공부를 하듯 열심히 책을 읽어보자고 마음을 먹은 적이 있다. 식사하면서 읽는 책으로는 <독서, >에 관한 책을 보자고 정했다. 책이나 독서에 관한 책은 헌책을 사기도 하면서 일부러 수집해오고 있었다. 이 시간에는 소설이나 실용서적이나 가리지 않고 읽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식사하는 시간에는 아내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 옳다 싶어서 그만두고 식사 후에 5~10분 시간을 내어서 읽었다. 요즘엔 나태해져서 잘 지키지 못하고 있으니 반성해야 할 일이다.

 

다음에는 잠자기 전에 15분만이라도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15분만 책을 읽으면 1달에 1권의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점점 책 읽는 시간을 늘려나갔다. 몇 년 전부터 나의 가장 큰 관심사는 교육이었는데, 교육에 관해서도 장기적으로 공부를 해 보자는 차원에서 잠자기 전에는 <교육> 관련된 책을 읽기로 했다. 그런데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이 시간대에 책 읽기가 어렵다. 아이들 숙제를 도와주거나, 대화를 하거나, TV에 빠지거나, 잠시 누워있다가 스르르 잠들거나 하면 책을 읽을 수가 없으니 마음을 다잡고 자세도 바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보통 휴일에는 일주일의 피로를 풀기 위해 푹 쉬곤 했다. 그 주에 읽은 책에 대한 독후감을 쓰고는 책을 읽지는 않았다. 명상을 하거나 TV를 보거나 했다. 그런데 몇 해 전 용인에서 후배의 결혼식에 있어 참석하게 되었는데, 편하게 버스를 타고 다녀오자 싶어 책을 들고 나서게 되었다. 오가는 동안 책을 읽으니 심심하지 않고 좋았다. 그 때 이후에는 휴일에도 마냥 쉬지만 말고 평소에는 시간이 없어 읽지 못하는 책을 읽자고 마음을 먹었다. 그래서 관심은 많으나 시간이 없어 읽지 못했던 <명상, 깨달음>에 관한 책이나 <에세이> <소설>을 읽기로 했다.

 

<휴일에 아이들과 놀러갈 때도 책을 가지고 다니며 읽는다!>



 

 

한편 너무 실용서적 위주로만 책을 읽다 보면 감성이 메마를까 싶어서 한 달에 시집 한권은 읽자는 여유를 부리게 되었다. 그래서 재작년에는 한동안 월말에 시집을 한권씩 읽었다. 앞으로도 시집을 꾸준히 읽고 싶다.

 

여기까지가 시간대별로 책을 읽은 1차 시기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언젠가 시간을 지배한 사나이라는 책을 읽고 나서 그 책의 주인공 류비세프처럼 더욱 철저하게 시간을 관리하자고 마음을 먹게 되었다. 그리고 벼랑 끝에 나를 세워라 라는 책에서 고 주영 회장이 새벽 3 30에 기상하였다는 내용을 읽고 나도 따라서 해보자고 결심하게 되었다. 그래서 기상 시간을 한 시간 더 앞당기게 되었다.

 

먼저 새벽에 1시간 더 일찍 일어나서 책을 읽기로 했다. 전에 여러 번 새벽에 조깅을 했었는데 여러가지 이유로 그만 두었다. 그런데 2004년부터는 첫차를 타고 출근하자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4시 30 일어나서 조깅을 하지 않고 바로 출근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1시간 더 일찍 일어나서 책을 읽자고 마음을 먹게 되어 새벽 3 20에 일어나 책을 보게 되었다. 새벽에 1시간 가량 책을 읽으니 많이 읽을 수 있었다. 새벽에는 <영업> 관련 책을 읽었다. 정신 무장을 하자는 의미에서 치열하게 영업하는 사람들의 책을 주로 읽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출.퇴근 시간에 들고 다니면서 읽기에는 너무 두꺼운 책을 읽기도 했다. 

 

<잠자리 바로 옆에 책상이 있어 일나자 마자 책을 읽었다!>



 

 

그러다가 사무실에 매일 1 챕터씩 마음에 새기면 좋을 책을 읽게 되었다. <정신을 고양시키는 책>이라면 아무 책이나 좋았다. 한두 페이지 정도만 읽으면 되니까 시간이야 거의 걸리지 않아서 얼마든지 아침 시간을 활용해서 읽을 수가 있었다. 그러다 보니 책 한 권을 몇 개월 동안 읽기도 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 시간에 두꺼운 책도 읽게 되면서 시간을 늘려서 읽기도 했다. 앞으로는 수분 ~ 10분간은 읽어야겠다.

 

<사무실에도 책이 수북하다!>



 

 

 

한번 탄력을 받으니 점점 욕심을 내게 된다. 이번에는 회사에 읽는 책으로 오늘의 독서라는 책을 정해서 15분 이상 읽었다. 이 시간대에는 <성공철학>이나 <마케팅> 관련 책을 읽고 있다. 역시 15분의 위력은 대단한 것이다. 한 달이면 너끈히 1권의 책을 읽을 수 있다. 일반 사람들이라면 한 30분 일찍 출근해서 책을 읽는다면 한달이면 2권 정도의 책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늦게 출근하면서 러시 아워에 시달리느니 한 30분 정도 일찍 출근하면서 편하게 출근하고 또 30분을 활용하여 독서를 한다면 삶이 훨씬 여유롭고 또 풍요로워 질 것이다.

 

회사에서 읽는 책이 하나 더 있다. 화장실에 가는 등 정말 짬짬이 읽는 책이다. 1권 읽는데 얼마나 걸릴 지도 모른다. 심심할 때도 읽어야겠지. <보험, 저축, 투자> 등 업무 관련된 지식의 축적에 도움이 되는 책을 읽는다.

 

여기서 끝일까. 아니다, 더 있다. 독서토론 모임에서 토론했던 문고판 책이 있었는데, 얇은 게 휴대하기도 좋았다. 그래서 늘 예비로 휴대하고 일하러 다니면서 잠깐 걸을 때, 조금 짬이 날 때, 혹은 읽고 있던 책을 다 읽는 경우에 읽기도 했다. 책은 다름아닌 살림출판사의 문고판 책인데, <살림총서> 시리즈를 다 읽고 싶다. 2006 서울국제도서전에 다녀온 뒤로는 범우문고의 문고판 책도 한 두권 사서 읽었다. 앞으로도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기 위하여 여러 종류의 문고판 책도 꾸준하게 읽어나가고 싶다.

 

이 정도면 가히 책만 읽는 바보라고 할만 할까. 어쩌면 조금은 지나치다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책을 사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책 읽는 시간이 확장되었을 뿐이다. 지금은 게을러져서 모든 시간대별 책을 읽고 있지는 못한다. 하지만 언제고 다시금 도전하고 싶다. 그리고 더욱 많은 시간을 짜내어 책을 벗하며 살고 싶다. 조금 걱정이 되는 것은 책을 너무 많이 읽다가 시력이 나빠져서 읽지 못하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점이다. 그래서 너무 무리는 하지 말아야 한다. 평생 동안 책을 읽으면서 많이 읽어야 하니까 눈 건강을 생각하면서 책을 읽어야 할 것이리라.

 

<사무실에서 식사하러 갈 때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이처럼 한 종류의 책이나 장르에 편중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걸쳐 계획적인 독서를 하니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지고 한 분야에 대해서도 안목이 생기는 것 같다. 독서 편식이 심한 사람이라면 의도적인 노력을 하여 점점 관심의 폭을 넓혀 나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조금씩만 더 독서하는데 시간을 투자해 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책 읽는 시간을 늘려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앞으로도 평생 동안 꾸준하게 책을 읽을 것이다. 책과 함께 하는 시간은 행복하니깐 말이다.

 

<어머님 댁에 다니러 가서도 책을 읽고 있다!> 그런 나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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