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8-16 ()     17:52~     날씨: 비오다가 개려고 함(먹구름 짱!)

 

오늘은 아침 일찍 출근했다.

일도 해야 하고 가망 고객 DB도 작성해야 하는데다가 상담도 있어서 평일처럼 일찍 출근을 했다. 방금 전에 상담을 마쳤다. 상담이라기보다는 만남이었다. 근본적으로는 정신적인 삶을 추구하면서 현세적인 가치관도 확고하게 세워 자신만의 길을 걷고 계신 분이셨다. 종합적인 인생계획을 세워둔 것이다. 우연히 만나게 된 분이었지만 이렇게 잘~ 사시는 분을 보면 참 훌륭하시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뜻 깊은 만남이었다.

 

이번 주에는 사무실에 있는 책을 집으로 옮기느냐 고생을 하고 있다.

3개를 쓰던 자리를 갑자기 2개로 줄이려니 한 곳에 잔뜩 짐을 쌓아둘 수 밖에 없었다. 그 모양이 눈에 거슬렸는지 성질 급한 지점장님이 짐을 빨리 치우라고 닥달을 하신다. 8년 동안 근무하다 보니 이런저런 짐이 많이 쌓였는데 어떻게 하루 아침에 깨끗하게 치울 수가 있겠는가. 더구나 책들이 많으니 쉽게 정리할 수가 없다. 집에도 책을 쌓아둘 곳이 마땅치 않은데 또 집으로 책을 가져가야 하니 여간 고민이 되는 게 아니었다. 아내 눈치도 보이고 말이다. 할 수 없이 먼저 책들을 집으로 날라 빈 공간을 마련하고 다른 서류들을 정리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사실 지저분하긴 하다~!>



 

 

지난 주말까지 정리하라는 것을 이번 주말까지 한다고 약속을 했다.

한주가 지났는데도 별 변화가 없다 싶었는지 급기야 지점장님이 이번 주 초에 또 왜 짐정리를 하지 않느냐고 다그치신다. 그 동안 계속해서 집으로 책을 날랐건만 그건 몰라보시고 급하게 다그치니 할말이 없었다. 이번주말까지는 꼭 치울 것이니 더 이상 신경쓰지 마시라고 항변을 했다. 그것 참~!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도 퇴근 길에 계속해서 책을 날랐다. 어제 휴일인 광복절에도 출근을 했다가 비가 오는데도 쇼핑백에 책을 담아 집으로 가져갔다. 조금 일찍 나갔으면 좋았을 것을, 성대역에 도착하니 마을버스가 끊어졌다. 공휴일에는 11시가 막차였다. 한손에는 가방을, 한손에는 쇼핑백을 들고 한 20분 걸어 들어가니 땀이 많이 나기 시작했다. 게다가 비가 조금씩 내려 우산까지 받쳐들고 가려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땀은 점점 비오 듯 쏟아지고 덥기는 하고 고생을 많이 했다. 마을버스를 타고내릴 때 늘 운전기사 아저씨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는데 그게 정말 고마운 일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만일 그분들이 몸 져 눕기라도 한다면 매일 힘들게 걸어다녀야 하는 것이 아닌가. 

 

<지난 주에 이어 계속 날랐다. 그 와중에 책을 사기도 했지만...>



 

<매일 쇼핑백에 담아 조금씩 날랐다!>



 

<책을 나를수록 책상 위엔 책이 쌓여만 갔다!>



 

 

<가방엔 빗방울이 튀어있다. 책에 빗방울이 들어갈까 쇼핑백을 무료신문지로 가렸다!> 



 

 

이 일로 그끄저께는 아내와 말다툼을 했다. 

사무실 정리하려고 힘들 게 책을 나르느냐 고생을 하는 내 심정은 몰라주고, 아직도 책을 그렇게 나르냐고 눈치를 주는 것이었다. 말끝에 지점장님이 빨리 자리를 치우라고 해서 할 수 없이 책을 옮기고 있는데 빨리 자리 정리를 하라고 보채서 힘들다고 하소연을 하는데도 내편을 들어주지 않고 적의 편이 되는 것이었다. 오히려 지점장님도 그럴만하니 그러지 않겠냐며 계속 책을 가져오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해서인지 남의 편을 드는 말을 하는 것이었다. 아무튼 이번 주 내내 책을 나르느냐 마음 고생을 했다. 책이 얼마나 소중한 지를 모르고들, 돈 되지 않는 책 읽는다고 사람까지 밉보고들 있다.

 

아무튼 책상 위에 도로 책이 수북이 쌓이고 있다.

지난 번 촬영 때 깨끗하게 정리해 두었는데 불과 보름 만에 책상 위가 다시 책들로 점령당하고 있다. 어서 빨리 눈치보지 않고 마음껏 책들을 보관해 둘 수 있을 만큼 너른 집으로 이사를 갔으면 좋겠다. 하긴 집이 아무리 넓다고 한들 책 욕심을 줄이지 않으면 소용이 없겠지. 마음 공부에서는 욕심을 버리라고 하는데 책 욕심도 욕심이니까 욕심을 버리는 게 좋을 것이리라.

 

<두 줄, 세줄 째 쌓이고 있다~!>



 

 

책 한 권의 무게가 무척 버겁게 다가올 수도 있다는 경험을 했다.

지난 14일에는 석훈 박사의 저자강연회에 다녀왔는데 뒷풀이 자리에서 리더스가이드의 알지님 후배님으로부터 책 한권을 받았다. 그런데 그게 여간 두꺼운 책이 아니었다. 좋은 책을 선물해 주셔서 감사했지만 속으로는 좀 사양하고 싶었다. 왜냐하면 이미 양손이 자유롭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한 손은 손가방에, 다른 한 손은 책 한 꾸러미에 매어있는 상황이었다. 강연회에 참석하기 전에 아름다운 가게에 들려 헌책 3권을 사서 끈으로 묶어 들고 다녔다. 거기에 두꺼운 책을 한권 보태니 갖고 다니기가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책 보따리의 끈을 풀어 함께 묶었으면 좋았을 것을 미쳐 그 생각을 하지 못하고 어설프게 감싸 부여잡았던 것이다. 책 꾸러미와 책 한권이 따로 국밥이었다. 마지막 전철을 놓칠까 먼저 자리를 떴다. 조금 더 서둘렀으면 좋았을 텐데 시간이 빠듯한 것 같아 걸음을 재촉했다. 회식을 했던 장소가 1호선 전철역으로부터 꽤 떨어진 곳이어서 허겁지겁 서두를 수 밖에 없었다. 전철역에 닿고 보니 땀이 비오듯 흐르는 것이었다. 술도 한잔 했는데다가 집이 수원이라 갈 길이 멀어 화장실까지 들려서 플랫폼으로 내려섰다.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조금 기다려서 수원행 마지막 전철을 탈 수 있었다.

 

<땀이 비오듯 했다!>



 

<이것들이 나를 힘들게 했던 짐들이다!>



 

<전철에 타서 여유를 잡으며...>



 

<자리에 앉게되어 간략하게 그 날의 소감을 적어 두었다!>

 

 

<이 한권의 책이 나를 힘들게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뿌듯하다. 책이 예쁘다!



 

 

마을버스는 일찍 끊어졌고, 성대역에서 집까지 걸어 들어가려니 아득했다.

짐이 많은 데다 더워서 양복까지 벗어 들어야 하니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었다. 아내에게 전화를 해서 아이들과 마중을 나오라고 했다. 그런데 시간이 늦어서인지 흔쾌히 대답을 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미안하기도 해서 더는 요청을 못하고 집을 향해 걸었다. 정말 걸으면 걸을수록 땀이 많이 나는 것이었다. 양복 상의는 참을 수 있는 데까지는 입고 걸어갔다. 그래야 짐을 드는 것이 덜 불편할 것이니깐 말이다. 중간쯤 가서 도저히 참지 못하고 웃옷을 벗어 들었다. 가방, 책꾸러미, 또 책 1권 그리고 양복 상의 도합 4개의 짐은 두 손으로 처리불가능이었다. 한손에 두개씩 들고 걸어가려니 자세 불량하니 땀은 더 나는 것이었다. 동네 어귀에 들어서려니 저 멀리서 그림자가 3개가 보이는 것이 아닌가. 한참을 걸어서 가족들과 랑데부를 했다. 하나씩 짐을 맡기고 나니 한결 수월했다. 집에 도착하니 땀이 막 솟았다. 수건으로 연신 훔쳤다. 정말 땀나는 퇴근길이었다. 그런데 왜 택시를 타지 않고 걸어들어가느냐 고생을 했느냐고? 헌책 사고, 강연회 후 동생에게 선물하려고 책 1권 사고, 모임에서 회비 조금 내고 나니 수중에 돈 한푼 없었던 것이다. 집으로 책 나른다고 눈치 잔뜩 먹고 있는데도 강연회 참석하려고 종각 갔다가 아름다운 가게 헌책방에 들려 헌책을 샀으니 못 말릴 일이었다. 그냥 헌책만 안 샀어도 짐도 가볍고, 택시도 타도 되고 가족들 마중 나오라고 안 해도 되었을 것인데 그러니 고생해도 싸지 뭐~!

 

<힘들었어도, 소중한 자산이 된 책들이다!>



 

 

, 촌놈들의 제국주의 강연회에 참석한 이유가 있다.

저자 강연회를 내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리더스가이드(http://www.readersguide.co.kr)가 주최하는데다가 내가 TV 책을 말하다는 프로에서 출연해서 소개했던 책이었기 때문이다. 정말 인연이 깊은 책이 아닌가. 해서 일부러 참석한 것이었다. 사실을 말하면, 좀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나는 방송을 찍기 전에는 이 책의 존재와 저자의 고명도 잘 알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데 책을 읽고 나니 저자의 우민애족의 마음이 고스란히 내게 전해졌다. 책을 통해 저자의 울분에 공감했던 것이다. 그래서 저자를 만나보고 싶었다. 이런 좋은 책을 내가 소개하게 되었으니 깊은 인연이 아닌가. 그래서 저자를 꼭 만나고 싶었던 것이다.

 

<저자를 기다리며...> 행사요원이신 알지나무님과 아름다운 제이드님!

 

 

저자와 독자와의 만남은 아름다웠고 훌륭했다.

참 소탈하고 순수해 보이시는 우석훈 박사의 가슴 열린 이야기가 좋았고, 또 마음으로 저자의 이야기를 기울여 듣는 독자들이 있어 아름답게만 보였다. 저자와 독자와의 아름다운 만남이라고 할 수 있었다. 진행방식이 또 좋았다. 질의 응답식으로 진행한 리더스가이드의 기획이 돋보였다. 알지나무님과 Jade님이 진행자로 나서 독자들의 궁금해할 것 같은 질문을 던지고 저자는 이에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이었다. 전체적으로 매끄럽게 순조롭게 잘 진행이 되었다. 마지막에는 자연스럽게 독자들이 더 궁금한 질문을 던졌다. 나도 손을 들어 질문을 하여 마지막을 장식했다. 질의한 독자들에게는 영풍문고에서 협찬한 연극 티켓까지 선물로 주었다. 나도 물론 받아 나중에 아내에게 자랑스럽게 선물을 했다. 책을 구입한 독자들을 위해 열강을 해주신 우석훈 박사님이 싸인을 해 주셨다. 나는 일이 있어 같이 참석하지 못한 동생을 위해서 책 한권을 샀다. 전에 촬영 시에 받았던 책에도 저자의 싸인을 받았다. 이 책은 그러니까 소장할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 된 셈이다. 모두 모여 사진을 찍으면서 저자 강연회는 역사의 시간 속으로 흘러들어갔다.

 

<기념삼아 셀카~! > 뒷분들 죄송합니다!

 



 

<저자와의 대화는 무르익고..>



 

<정성껏 싸인을 해주시는 저자 우석훈 박사님~!>



 

<뒷풀이 장소로 이동하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역사의 현장에서 한컷 찍다!>



 

 

영풍문고에서 저자 강연회를 한다고 해서 조금 일찍 종각에 도착했다.

아름다운 가게 헌책방에서 사지 못했던 책이 아직도 날 기다라고 있나 알아보고 싶었다. 돈이 부족해서 사지 못했던 책이 한권 있었는데 그 책을 살 겸해서 아름다운 가게에 들리려고 했던 것이다. 그런데 근처에 아시는 분이 있어 그분을 만나고 나니 강연 시간까지 여유가 별로 없었다. 헌책방에 들려 책을 찾아보았다. 아직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 권만 딸랑 사기에는 투자한 시간과 노력이 아까울 것 같아 두어권 더 사려고 서둘러서 서가를 훑어보았다. 눈에 들어오는 책이 2권이 있었다. 다들 두꺼운 책이라 책 3권을 샀을 뿐인데도 부피가 꽤 나갔다. 그냥 찾았던 책 한권만 샀어도 가방에 어찌어찌 집어넣을 수도 있었을 텐데 무리를 해서 3권을 사고 만 것이었다. 여기서부터 고난의 씨앗은 잉태되었던 것이다. 영풍문고가 멀지 않은 곳에 있었지만 조금은 서둘러서 발걸음을 옮겼다. 땀이 조금씩 났다. 여름이기도 하지만 미련해서, 책을 좋아해서 땀을 많이 흘린 한주였다.~ 19:46

 

이번 주에는 헌책도 사고, 선물도 받고, 강연회에서도 기념으로 책을 샀다.


질병의 사회사


신 규환


살림


디카 인물사진 촬영 & 리터칭 66가지 비밀


이 동근


정보문화사


인간, 그 미지의 세계


알렉시스 카렐 지음, 류지호 옮김


문학사상사


백만장자 키워드


마크 피셔 지음, 지 소철 옮김


광개토


시간을 파는 남자


페르난도 트리아스 테베스 지음, 권 상미 옮김


21세기북스


It Works


RHJ지음, 서 재경 옮김


매일경제신문사


사람의 과학


김 용준 지음


통나무


책 읽는 사람이 세계를 읽는다


글쓴이 김 영진


웅진


사랑의 논리


이이다 후미히꼬 지음, 김 종문 옮김


인간사랑


촌놈들의 제국 주의


우 석훈


개마고원


시장의 진실


존 케이 지음, 홍 기훈 옮김


에코리브르


 

이번에는 지난주에 선물받은 책을 읽고 있다.

먼저 읽기 시작한 동생이 참 좋은 책이라면 칭찬을 연발하고 있다. 독서에 관한 책인데 참으로 좋은 책이 아닌가 싶다.

 

-         우리아이 독서왕으로 만드는 7가지 비결 / 벤젠치앙 지음, 김 락준 옮김/ 북포스

 

 

우리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어떻게 책을 잘 읽게 할까를 진지하게 고민해야만 하는데 그에 대한 해답이 들어있는 책이다. 독서의 중요성을 알지만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는 부모들을 위한 길라잡이가 될 수 있다. 알토란 같은 정보들도 많이 포함되어 있어 더욱 유익하다.

 

<이번 주에 읽는 책이다~!>



 

 

며칠 전에는 온 가족이 독서에 관한 얘기로 대화를 나눴다.

딸 예지가 오만과 편견을 다 읽었다고 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었는데 자연스럽게 대화로 이어졌다. 나도 마침 작년에 책을 읽었기 때문에 아이와 실질적인 대화를 할 수 있었다. 예지가 지난주에 충주 외삼촌댁에 다녀왔는데 거기서 비커밍 제인이라는 영화를 보았다고 했다. 자연스럽게 영화와 책의 만남이 되었다. 아이가 문학작품도 읽으면서 책의 세계로 들어가고 있는 것이었다. 나는 저만한 때에 책을 그다지 읽지 못했는데 그에 비하면 우리 아이들은 책을 많이 읽는 셈이다. 자연스럽게 어떤 책이 감명이 깊었느냐 하는 이야기도 나누었다. 정말 책읽는 가족의 아름다운 모습이 우리 집에서 실현되고 있는 것이었다. 아내도 최근 들어 책을 한권 손에 잡았다. 꿈꾸는 다락방을 읽으면서 책 읽는 대열에 합류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가끔 온 가족이 모여 책에 관한 대화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

 

내일 모레면 드디어 TV 책을 말하다를 통해 방송을 타게 된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촬영을 했지만 어떻게 편집이 되었는지 전혀 모르기 때문에 사뭇 궁금하다. 어떻게 나오든 나의 일면밖에 보여주지 못하겠지만 책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물씬 풍겨 나왔으면, 그래서 대한민국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더 책을 가까이 하면서 살았으면 참 좋겠다. 책으로 통하면 마음으로 통하고, 독서의 세계를 열면 세상이 더 풍요로워질 수 있을 것이니깐 말이다. 나도 모르는 나를 만나기를 기다리는 일이 즐겁다!

 

오늘도, 내일도 집으로 책을 날라야만 한다.

손은 무겁지만 마음은 가볍지 않겠는가. 오늘 조금 빨리 출판 계약금이 입금되었으니까. 눈치보지 말고 목에 힘을 주어도 될까. 늦지 않으면 통닭이라도 한 마리 사가지고 들어가야겠다.^^

 

언제나 그렇듯 남은 주말도 행복하게 보내야겠다.

즐겁고 기쁘게

 

 

2008. 8. 16.     20:18

 

 

책 나르느냐 땀과의 전쟁을 벌이지만

나는야 행복한 독서전도사 고서

김 선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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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2008-08-17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항상 블로그 잘 보고있습니다. 계약되셨다니 축하드립니다. 좋은글 항상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