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고의 여행기, 열하일기 - 상 세계 최고의 여행기 열하일기 2
박지원 지음, 길진숙.고미숙.김풍기 옮김 / 그린비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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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2003년 고미숙교수의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을 접하고 완역본을 읽지 못한 점이 못내 아쉬웠다. 그동안 이런 저런 핑계로 세월을 지냈다가 이번에 정말 큰 마음 먹고 북한학자 리상호의 <<열하일기 상,중,하>>와 고미숙의 <<세계최고의 여행기 열하일기 상,하>>을 읽게 되었다. 처음엔 동시에 다른 역자의 작품을 읽는게 혼란스러울것 같은 생각이 들었지만 지금와

서 생각해보면 기우에 지나지 않고 역시 같이 읽은게 휠씬 한문고어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고, 역자에 따란 고문의 해석방식이 다른면에서 참다운 열하일기를 접한것 같아 가슴한켠이 벅차오른다. 5월 한달을 매달리다 시피해서 읽고 또 읽고 옥편 동원하면서 능력도 없는 원문을 찾아보면서 역시 우리 선조들의 해박한 지식과 적재적소에 맞는 애들립구사 능력에 다시금 감탄을 금할 수 밖에 없었다.


조선말기 권세있는 집안(노론)에서 태어났지만 연암은 철저한 아웃사이더였다. 시쳇말로 지금의 고시인 과거에 응시하지 않고 홍대용,박제가,이덕무(일명 연암사단)과 교류를 통하여 당시 대세였던 북벌론 내지는 중화사대주의에 철저한 의구심을 가지고 실용주의 학문연구에 정진하였다. 비록 말년에 관직에 나아갔지만 그 역시 지방관직을 거치면서 민중들의 삶에 묻혀서 살아갔다. 연암의 마지막 유언인 "몸만 깨끗이 씻겨달라"는 이 한마디가 그의 생을 대변해 준다고 할 수 있다.

열하일기는 어쩌면 연암을 위한 하늘이 내린 천조신우의 기회였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연암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역사 이래 최고의 문장을 후세에 남기게 된다.

현존 하는 열하일기는 당시 연암이 집필했던 내용이 다소 누락되고 삭제된것으로 보고있다. 그도 그럴것이 정조시대에 열하일기는 문체반정의 표적 1순위 대상이었다. 사대부와 조선을 실랄하게 비판하고 문체 또한 정통성리학을 표방하던 당시의 식자들에겐 이단이나 마친가지의 충격파을 준것이다. 그래서 연암 생전은 물론 그의 손자가 영의정에 제수된 뒤에도 출판이 금지되었던 것이다. 자연 세월이 흘러 내용들의 일부가 왜곡이 되었지만 현재 그 빛을 발하고 있다. 지금시대에 우리가 봐도 상당한 충격을 추는 작품인데 그 당시의 충격은 일파만파였으리라 짐작코도 남을만 하다.


열하일기의 매력은 제목만 보고 단순한 기행문으로 착각할 수 도 있으나 그 안에 담겨진 내용을 보면 가히 백과사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정치,경제,사회,역사,음악,종교,과학등의 탁월한 식견을 보여주고 있는 역사이래 최고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의 장르로 보자면 기행, 평론, 소설, 시, 르포르타주, 수필등의 다양한 형식을 넘나드면서 자유자재로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열하일기는 1780년(정조4년) 당시 청나라 건륭황제의 칠순을 하례하는 진하사겸 사은사의 명복으로 사행단을 구성하여 청나라에 파견단 사행단을 삼종형 정사 박명원(금성위)의 군관자제자격으로 따라가면서 시작하게 된다. 한양에서 5월 25일 출발해서 연경과 열하를 걸쳐 다시 한양으로 들어오는 10월 27일까지의 5개월에 걸친 대장정중 의주에서 요양, 심양, 산해관, 북경, 열하, 다시
북경을 거치는 과정을 편년체형식과 그때 그때의 견문 및 식자들과의 필담을 별도의 기로 기록한 방대한 작품이다

열하일기를 크게 일정별로 나누면 아래와 같다

 

원론(사행일자별 작성)

도강록(압록강에서 심양까지 6월 24일 - 7월 9일) 구요동기/요동백탑기/관제묘기/광우사기

성경잡지(요양에서 광녕까지 7월 10일 - 7월 14일) 속재필담/상루필담/고동록/성경가람기/산천기략

일신수필(광녕에서 산해관까지 7월 15일 - 7월 23일) 북진묘기/거제/점사/교량/강녀묘기/장대기/산해관기

관내정사(산해관에서 북경까지 7월 24일 - 8월 4일) 열상화보/이제묘기/난하단주기/사호석기/호질/동악묘기

막북행정록(북경에서 열하까지 8월 5일 - 8월 9일)

태학유관록(열하 태학에서 8월 9일 - 8월 14일)

환연도중록(8월 15일 - 8월 20일)

 

각론(이론/견문/필담별 묶음)

경개록(열하일기 전반에 만난 청나라의 인사의 개인이력)

황교문답/반선시말/찰십륜포(티벳불교(당시 황교)의 수장인 반선(달라이라마)과의 만남과 그에 대한 기록)

행재잡록(연해중의 청나라의 행재소의 공문)/심세편(세상사에 대한 평론으로 북학에 대한 의견 피력)

망양록(중국인사들과의 음악에 대한 기록)/곡정필담(중국학자 윤가전과의 쟁쟁한 토론)

산장잡기(열하까지의 견문기로 특히 야출고북고기와 일야구도하기가 압권이다)

환희기(북경에 체류하면서 본 요술구경)/피서록(열하 피서산장에서 주로 중국과 조선이 시문에 대한 논쟁)

구외이문(북경과 열하에서 들은 기이한 이야기)옥갑야화(옥갑에서 나눈 이야기 허생전)

황도기략(북경성과 자금성등에 대한 기록)/알성퇴술(공자묘 참배에 대한 기록)

양엽기(북경내 있는 사찰에 대한 견문기)동란섭필(수필)/보유금료소초(의학관련 지식에 대한 피력)

- 이 중 고미숙의 작품에서는 각론을 일부 편역하였음.


이렇게 목차만 보더라도 연암의 지식충족욕은 가히 어마어마하다고 할 수 있다. 마치 스폰지가 물을 흡수하듯이 진공청소기처럼 눈에 띄는 모든것을 흡수해버리고 싶은 애절한 마음이 아니였을까 싶다.

열하일기를 읽다 보면 느끼는 점은 작가인 연암의 해박한 지식과 애리한 관찰력 그리고 모든것을 자기꺼로 만들어가는 능력이 어떤 타인에 비해서 탁월하다는것을 알 수있다. 그리고 간간히 독자들을의 지루함을 잊게 해주는 위트와 유머로서 독서의 맛을 한층 더 배려한 정말 조선이 낳은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할까...

그리고 연암은 여행에서 견문한 선진문화와 선진산업 시설과 근대 과학이론을 상세히 기술하면서 이를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민중의 생활에 이바지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1. 연암은 조선최고의 과학자였다???

친구인 홍대용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연암은 당시 조선으로서는 감당치 못할 과학적 사상을 가지고 있었다. 중국 학자들과의 필담을 통해서 연암의 자기의 과학관과 우주관, 그리고 생명기원에 대한 진화론까지 거침없이 일성하고 있다. 상대가 선진과학과 문명으로 뭉쳐진 중국학자들 앞에서 그리고 코페르니쿠스, 뉴턴, 다윈등 알았다면 스승을 받을만한 이론을 전개한다.

연암은 지구가 둥글고 자전한다는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명쾌하게 만유인력법칙을 통해서 이를 설명하고 있다. 또한 모든물질은 티끌에서 시작한다고 인식하여 현대과학으로 보자면 원소내지는 원자의 개념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인간이 벌레의 한 종족에 불과하다는 생각은 가히 다윈도 울고갈 진화론의 단초라고 할 수 있다.

 

2. 연암은 현실적인 거시경제학자였다???


연암의 생애를 통틀어 이용후생과 실천궁행 이 말을 빼면 남는게 없다고 할 정도로 철저하게 현실적인 경제사상을 가지고 있었다. 탁상공론이 아닌 현실에 바로 적용될 수 있고 그리고 고통받는 민중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그런 경제적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여행중 중국의 수레제도, 성 쌓는법, 가루 찧는 기계, 고치실 뽑는 기계, 온돌 놓는 법, 벽돌이용법등 각양각색의 선진문화를 정말 자세히 기록하면서 조국의 낙후성과 당시 지배층의 무능을 실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또한 허생전을 통해 거시경제의 중요성을 강조 특히 물류의 중요성을 부각시켜 거시경제의 원할한 회전을 강조했다.

결국 만년에 들어서 부자들의 토지를 나누어주라는 부록이 게제된 과농소초라는 농서를 집필하게 된 밑그림이 되었던 것이다.

 

3. 연암은 자주주의적 역사학자였다???

당시의 조선은 명나라에 대한 사대를 잊지않고 있으면서 청에 대한 북벌을 주장하는게 일반 사대부들의 공통된 사상이었다.

호란을 치욕으로 생각하고 임진년 명의 은혜를 잊지말자는.... 그러면서 자국이 강역이나 역사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중국의 고서 기록을 믿고 그대로 알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연암은 이런 사류을 배척했다. 아니 그럴 수 없었던 것이다. 여행중 철저하게 고구려와 조선의 강역을 중국 고서인 사기나 지리지등의 잘못된 점을 들추어서 제대로 된 강역을 피력하고 있다. 그리고 열하에서 만난 반선(달라이라마)과 반선에 대한 청의 태도를 오랑캐라 어쩔수 없다는 식이 아닌 청의 제국지배방식을 간파하고 조서도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한다고 역설하면서 구체적으로 말의 사육에 대한 문제까지 거론한다. 당시 조선의 통치계급이나 학자들이 소위 춘추대의에 젖어 맹목적인 존화양이만 외치고 있을때 '나라에 유익하고 백성에게 유익한 일이면 비록 오랑캐에게라도 배울것은 배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얼마나 위험한 발상이었을까 싶다 ㅎㅎ

 

4. 연암은 인본주의자였다???

연암은 사행중 중국의 문물을 보면서 통탄했다. 아니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조국이 처한 현실앞에 식자들의 다 스러져가는 성리학이란 학문에 매달려 민생과 후생에 대한 한치의 배려도 없는 지배층에 대한 분노, 그리고 그 아래 민중들에 대한 고통을 뼈저리게 느끼고 같이 호흡을 했던 것이다.  그 일면으로 산해관에서 객주에 들어 상방 정진사와 같이 배겨썼다는 호질(호랑의 꾸중)이란 작품에서 비록 배경은 중국을 그리고 있지만 어쩌면 연암의 조국 조선식자층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는 글이라 할 수 있다.

 

5. 연암은 종교학자였다???

연암이 열하에서 경험한것 가장 크게 충격을 준것은 티베트불교와의 만남이었다. 당시로는 정말 충격적인 해후였다. 황제의 강요에 못이겨 반선을 접견하고 반선으로 부터 불상을 하사받고 이에 대한 처리로 골몰하고 있는 삼사(정사,부사.서정관) 그 와중에 황교(티베트불교)에 대한 연암의 철저한 판단 그리고 황교를 받는 청의 이면에 숨겨진 정치적인 모략을 간파하고 다시금 청나라에 대한 색다른 면을 보게 된다. 또한 북경에 있는 천주당을 견문하고 야소(예수)나 야소회에 대한 반박등 다양한 종교적인 견해를 피력한다.


6. 연암은 베스트셀러작가였다???

정말 연암은 타고난 작가임에 틀림없다. 장편의 작품을 초록하면서 독자들에 대한 배려가 이렇게 깊을줄이랴... 기행문의 형식을 빌려 군데 군데 자기의 철학, 정치학, 경제학, 음률학, 지리학, 역사학, 우주천문학, 지구과학등의 딱딱한 글과 시, 소설, 견문, 수필, 잡기등의 쉽게 읽을거리를 적절하게 분배해서 독자의 지루함을 한번에 날려버렸다. 거기에다 간간히 들려주는 위트 내지는 유머한마디가 압권이다. 예로 북경에 도착하여 쉴려고 하는게 갑자기 황제가 열하로 오라는 전갈을 받고 허둥되는 청나라과 관원을 지켜보면서 불이났냐는 말에 황제가 열하로 가서 비어있는 북경으로 몽고 기병 십만명이 처들어온다가 하여 자중을 웃긴일화가 그것이다. 또한 북경에서 잠도 자지못하고 열하까지 가는 여정중에서도 고북고성벽에 이름 세글자 세겨넣는 여유까지...

이렇게 대충 정리한 연암에 대한 생각들이다. 물론 내가 열하일기를 읽으면서 느꼈던 점인것이지 보편타당성이 있다고는 할 수 없다. 연암의 열하일기를 읽으면서 내내 가졌던 생각은 사물을 보더라도 항상 그 이면을 봐야한다는 생각과 단순히 보고 넘기지 않고 기록해두어야 한다는 생각 참으로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는 저작이다.

특히 역자가 다른 두책을 읽은것이 정말 다행이다는 생각이 든다. 한작가는 북한학자이 입장에서 본 연암과 남측에서 본 연암에 대한 생각들과 해석방식 하지만 공통점은 열하일기는 조선최고의 작품이라는 점과 연암에 대한 평가는 일치한다는 것이다.

시와 공간을 넘어서 연암이 우리에게 전하는 바가 그가 남긴 한마디에 함축되어 있지 않을까 싶다.

 

""중국을 구경하고 다른 사람들은 무엇이 장관, 무엇이 장관이라고 떠들지만 나로서는 똥거름 무더기가 장관이고, 깨어진 기와쪽과 버리는 조약돌을 이용하는 법이 장관이더라""

 

그의 생애 철저하면서 일관되게 흐르는 이용후생에 대한 신념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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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 광주 5월 민중항쟁의 기록
전남사회운동협의회 엮음, 황석영 기록 / 풀빛 / 198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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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매년 5월이면 다가오는 특별한 날이 있다 (5.18) 1980년 5.18을 전후 하여 대한민국 광주에서는 사상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잔혹한 일이 벌어졌다. 이 책은 그 당시 현장에 있었던 시민들의 생생한 목격과 증언을 토대로 다큐형식으로 쓰여진 책이다.

1987년 대학에 입학해서 처음으로 이책을 읽고 정말 많이 울었던 기억이 지금도 5월이 오면 가슴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다 물론 그 현장에 있었거나 관련 유가족들에 비하면 한갖 감정의 사치로 밖에 비쳐질 수 밖에 없겠지만, 대한민국 근현대사에서 손에 꼽히는 권력에 의한 시민들의 살육이 발생했던 것이다. 지금이야 명예회복이나 물질적인 보상(물론 100%라고 할 수 없지만)이 이루어져서 국가의 도리를 다한것 같지만 아직도 미완의 역사는 진행중인것 같다.

79년 절대권력의 침몰과 동시에 찾아온 서울의 봄은 광주를 계기로 다시 중세의 암흑으로 빠져들었고 민초들의 민주화에 대한 열의는 그렇게 시들어갔다. 그리고 철저하게 광주의 일은 국가권력이 물밑으로 꼭꼭 잠겨놓왔던 것이다. 지금이야 이렇게 서평을 자유롭게 쓸수 있었지만 대학시절 하숙방에서 몰래 읽으면서 정말 그랬을까 내가 살고 있는 이 나라가 정말 국민에게 그럴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 많은 혼란을 가져왔던 것이다. 그만큼 그 당시에는 너무나 몰랐고 아니 철저하게 숨기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 새천년의 세기를 살고 있는 이 땅에 사람들이 이 만큼의 정치 민주화를 만끽하고 있는 것도 약 30년전 광주에서 시작한 민초들의 피의 댓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역사는 정말 아이러니 한것이다. 5월하면 가정의 달이라 어린이 날이라 스승의 날이라 어버이날이라서 해서 연휴도 많고 그리고 교외로 나가기도 참 좋은 계절이다. 하지만 다른 이들의 5월은 정말 일년 열두달중에서 없어졌으면 하는 그런 달인것이다.

20년전 읽었던 책을 새삼 이렇게 서평으로 올릴는 것은 그동안 바쁜 이 시대를 살아가는데 너무나 익수해진 나 자신에 대한 반성인지도 모르겠다. 서가 한켠에 있던 이 책을 다시 꺼내 보면서 이제는 정말 가슴으로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참고로 풀빛의 한국민중사2와 강준만교수의 한국현대사산책을 같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그 때 희생된 영령들의 평온함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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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 조선인 혁명가 김산의 불꽃 같은 삶
님 웨일즈.김산 지음, 송영인 옮김 / 동녘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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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발전에 따라 기존 사회체제를 변혁하기 위해 이제까지 국가권력을 장악하였던 계층에 대신하여, 피지배계층이 그 권력을 비합법적인 방법으로 탈취하는 권력교체의 형식이다."" 혁명의 사전적 의미이다. 혁명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칼 마르크스, 체 게바라, 트로츠키, 말콤 X등 친숙한 인물들이 떠오른다. 하지만 김산, 아니 장지락이라고 하면 과연 이를 기억하는 이가 얼마나 될까 의문스럽다. 어찌 보면 체 게바라의 인류보편애정신을 먼저 체득했던 조선이 낳은 위대한 혁명가 진정한 혁명가 아름다운 혁명가 바로 그가 김산이다.

해방직후 반쪽짜리 정권수립과 그 정권의 연장선의 권력층이 보기엔 아주 위험한 인물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사회주의사상으로 투철하게 무장하고 중국 공산당 창당에 깊숙히 관여한 인물에 대해서 굳이 세상에 밝힐필요도 없었을뿐더러 국내 정치마저 혼란스러원 시대에선 당연한 금서중에 하나였고 소위 운동좀 한다는 인사들 조차 김산의 존재에 대해서 막연한 상상만 했을 뿐이었다. 그나마 일본에서 일본판이 먼저나오면서 번역판이 몰래 몰래 식자들의 손을 타기 시작했던 것이다.

김산은 그가 그토록 원하던 사회주의 혁명의 완성을 보지 못한채 같이 혁명을 꿈꾸왔던 중국인들에게 살해당했다. 그리고 영원히 잊혀질뻔했다. 다행히 그를 누구보다 진정으로 사랑한 한 외국인작가에 의해 그가 살아왔던 아주 짧은(33세)인생 여정의 기록이 지금 전하게 되었다는 점만 봐도 우리는 님 웰이즈에게 또한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해야 할 것이다.

님 웨일즈의 아리랑을 읽다 보면 마치 체 게바라 평전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로 두 사람의 공통점을 느낀다. 국적을 뛰어넘는 혁명으로 뭉친 동지애와 그 속에서 싹트는 사랑이야기 그리고 고국에 대한 동경들....

김산의 중국에서 장제스의 자유당과 투쟁 및 일제와의 독립투쟁을 거치면서 이중 삼중으로 블랙리스트에 오르게 되고 그러면서 자기만의 혁명이 완수되는 길로 접어들고 있다고 믿었다. 비록 내부의 배신으로 운명을 달리하지만....

아리랑을 읽고나서 정말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왜 이제야 우리에게 이런 자랑스런 인물이 있어다는 것을 알게됬을까 그리고 너무도 그에 대한 연민의 정을 느낀다.

김산이 마지막 남긴말이 더욱더 현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이야기 하고 있지 않을까?? '' 나는 내 인생에서 오직 한 가지를 제외하고 모든 것에서 패배했다. 나는 나 자신에게만 승리했다'' 한마디로 혁명가 이전에 진리를 추구하는 순례자같은 사람이다.

참고로 김산의 명예회복을 양국에서 둘다 이루어졌다. 중국 공산당은 1983년(김산이 사망하고 약 50년뒤)에 김산의 억울한 죽음을 인정하고 명예와 당원 자격을 회복시키는 복권을 결의했고, 대한민국은 2005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

남미의 영웅 체가 있듯이 우리에겐 진정한 영웅인 김산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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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탄생 - 왜 시장경제가 최적의 경제 시스템인가?
존 맥밀런 지음, 이진수 옮김 / 민음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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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으로 국가자체의 기능을 상실한 소말리아에서 세계최대의 꽃시장 알스메르 그리고 인터넷 경매의 시초인 이베이의 인터넷경매시장, WTO라는 기치아래 국경없이 넘나드는 자본거래 시장까지 흔히들 우리는 고상한말로 시장경제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만 우리 주변엔 널리고 널린게 시장인것이다. 이런 시장에 대한 역활과 향후 시장이 어떤형식으로 나아가야 할 바를 제시하는 책이다.

인간은 그 규모와 상관없이 거래를 통해서 경제활동을 영위하고 있다. 작게는 물물교환에서 복잡하게는 자본의 거래까지 그럼 왜 이런 시장을 통한 경제활동을 하는것인가? 쉽게 말하면 행위당사자 상호간의 이익극대화를 위한 행동이고 좀더 경제학적으로 표현하자면 거래비용의 최소화를 달성하고자 함이 목적인것이다. 그럼 시장이 형성되기위해서 필수불가분한 요소가 무엇인가? 첫째, 행위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결정 둘째, 재화나 용역에 대한 소유권 세째, 시장전반에 대한 설계이다.  저자는 이런한 시장탄생의 3가지요소에 대해서 단순한 물물교환부터 복잡한 금융거래, 그리고 자유시장과 계획시장의 차이(냉전시대의 시장을 포함)를 명확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물론 저자가 신자유주의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케인스주의자도 아니다. 저자는 시장주의자와 국가개입주의자들의 논리를 하나하나 반박해서 과연 어떠한 시장의 형태가 가장 경제적 효용을 극대화시킬수 있는지에 대한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물론 정확히 표현하자면 신케인스즘에 좀더 가까이 가있는 느낌이지만, 시장의 요소에서 보여주는 세가지 요건은 현재까지는 자유방임주의의 논리가 판정승을 한것 처럼 보여진다. 그러나 현대의 복잡한 경제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는 시장설계에 대한 국가개입은 불가피한 현실인것 만은 틀림없는것 같다. 국가간의 마찰과 각종 환경보호등에 대한 위기의식, 그리고 국가마다 고민하는 성장과 부의 분배문제을 어떻게 시장에서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지상최대의 과제로 떠올랐다.

현대 경제학의 주류는 케인스이후 거시경제학쪽으로 맥을 따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물론 미시적인 효용이론이나, 수요공급원리등이 필요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인간의 행복을 추구하는 최대 관점에서 성장이 곧 행복의 척도로 받아지는 현시점에서 거시경제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증폭되고 일반인마저도 거시지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게 작금의 실태인것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우리가 접하고 있는 시장에 대한 폭넓은 이해의 한 부분을 제공해주는 책인것 같다.

우파의 시장우월주위자나 좌파의 국가개입주이나 결국 경제학의 아버지인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을 절대절명의 명제로 생각하고 있기는 매한가지이다. 그런면에서 보면 시장이 얼마만큼 효율적으로  굴러가는냐에 따라 보이지 않는 손의 진정한 역활이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민주주의 신봉자인 영국의 윈스턴 처칠는 세계대전 종전이후 영국 의회에서 민주주의를 차악의 통치형태라고 발언을 했다. 아마도 시장시스템도 민주주의와 여러모로 흡사한 면이 많은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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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 씽킹 - 핵심을 꿰뚫는 힘 Economic Discovery 시리즈 6
로버트 프랭크 지음, 안진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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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경제학이라는 딱딱하고 지루하고 어려운 학문을 '경제학콘서트','괴짜경제학'처럼 스토리텔링방식으로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책이다. 이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경제학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인 기회비용과 비용편익의 원리에 입각하여 우리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들을 경제학적으로 접근한 점이 눈이 띈다.

학부생이라면 누구나 한번은 수강했을 경제학원론에 대한 기억들이 수식과 그래프로 장식된 페이지에 알지도 못하는 어려운 용어로만 강의를 받았던 기억들이 한두번쯤은 가지고 있을리라 생각된다. 그러다 보니 정작 경제학의 시발점인 기회비용이나 비용편익의 원칙에 대해서 막상 기본적인 개념조차 모르는 경우가 허다할것이다. 이책은 너무나 쉽게 그러나 경제원리에 대해서 우리가 일상에 접하는 현상들을 쉽게 해설해놓은 책이다.

경제학전공자 뿐만 아니라 비 전공자또한 쉽게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는 책인것 같아 부담없이 읽게되었다. 또한 책 말미부분엔 현대경제학의 최근이론인 합리적기대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들을 행동경제학이란 영역을 통해서 알기쉽게 정리해 부분이 특히 마음에 든다.

우리 인간이 살아가는 동안 경제와 관련된 일련의 법칙 내지는 규범의 틀에서 벋어나 행동할 수 없는것은 당연하다 그러면에서 항상 접하는 사실들을 좀더 쉽게 이해할수 있다면 좀더 나은 경제적인 선택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비정상적인 경제적 선택을 할 수 있는 것 또한 인간의 특권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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