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글쓰기 특강 - 생각 정리의 기술
김민영.황선애 지음 / 북바이북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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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

  신입사원 시절, 기흥에서 근무하던 나는 큰마음을 먹고 신촌 한겨레 문화센터에 방문했다. 가는 데만 한 시간 반이 넘는 거리였다. 수요일 저녁 8시 수업을 듣기 위해 5시가 되면 칼 같이 사무실을 나섰지만 2주만에 포기하고 말았다. 그때 그 강의를 들었다면 이 감상도 서평의 형태일텐데. 강의는 김민영 강사의 '서평쓰기'였다.

  신문 지면의 책 서평 시대는 지난 지 한참 됐고, 블로그가 성행하면서 인터넷에서 개인이 간단한 감상을 올리는 일이 많아졌다. 평범한 사람들이 미디어가 된 시대에, 독자는 읽는 데 그치지 않고 쓰기를 원했다. 글을 쓰는 데 익숙하지 않은 이들은 다들 글을 잘 쓰기를 바랐다. 그런 의중을 파악한 책이 바로 이 책이라 할 수 있다.

  저자인 김민영은 취미로 쓴 서평, 영화 비평, 드라마 리뷰로 네이버 파워블로거가 됐고 도서관, 한겨레문화센터 등에서 서평 쓰기 강의를 하고 있다. <첫 문장의 두려움을 없애라>(청림출판, 2011)이라는 글 쓰기 책을 출판하기도 했다. 다른 저자인 황선애는 숭례문학당에서 독서토론에서 시작하여 꾸준히 코칭과 강의를 해왔으며 김민영과 마찬가지로 한겨레문화센터에서 서평 입문 강의를 하고 있다.

   책은 서문에서 서평을 책을 가장 잘 기억하는 방법이라고 규정한다. 책을 읽어도 남는 게 없고 뭔가 달라진 것도 없으며 그저 쪽수만 넘기는 독서는 우리 삶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마음 굳게 먹고 글을 써보려 노력하지만 정리조차 되지 않고 자신의 글이 괜히 부끄러워진다.

 감상이 아닌 답을 쓰는 것을 배워온 우리나라에서는 당연한 일이라 생각한다. 저자는 간단히 감명깊었던 구절을 하나라도 옮겨적어보라고 조언한다. 거기에 감상 하나를 덧붙이면 금상첨화. 발췌문과 감상이 쌓이다보면 어느새 그럴듯한 독후감이 된다.

  그런데 독후감과 서평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저자는 전자를 책 읽은 소감으로 나의 느낌을 표현하는 글로, 후자를 객관적인 정보나 책 내용이 주가 되는 글이라고 구분하였다. 물론 서평도 자신의 생각이 들어가나 전체의 1/3 정도만 주관적 평가가 들어간다고 말한다. 이 책은 책을 읽고 나서 생각을 정리해보고 싶은 이들을 위해 간단한 로드맵과 일정한 틀을 소개한다.

  시중에는 글 자체나 소설, 산문 쓰는 법을 말한 책은 많으나 서평쓰기를 다룬 책은 처음 보는 듯하다. 어떻게 써야 하는지를 소개한 이 책이 보물같은 이유 중 하나다. 책에서 보여준 몇 가지 틀을 이용해 글을 써보니 이전보다 글쓰기가 훨씬 편해졌다. 저자가 쓴 좋은 서평도 몇 편 소개되어 어떻게 써야 매력적인 글이 되는지 알 수 있다. 특히 6장에서 초보부터 시작해 어엿한 서평가가 된 여섯 명의 인터뷰는 첫 글자를 쓰기 힘든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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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09 11: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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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행성 샘터 외국소설선 6
존 스칼지 지음, 이수현 옮김 / 샘터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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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존 스칼지의 <노인의 전쟁> 3부작의 마지막에 다다랐다. 기나 긴 여정이었다. 시리즈의 외전격인 <조이 이야기>가 그렇게 재밌고 감동적이라는 말에 시리즈의 첫 권부터 다시 보기 시작했는데, 소설적 상상력이 줄어들었는지 3부작 중 앞 두 권은 영 재미없게 읽었다. 과연 시리즈의 마지막은 어떻게 다가올 것인가.


<마지막 행성>에서는 위트 넘치는 할아버지 존 페리가 다시 돌아왔다. 특수부대 장교이자 그의 아내 캐시의 DNA로 태어난 제인 세이건도 그와 함께다. 거기에 <유령 여단>에서 인류를 배신했던 샤를 부탱의 딸- 조이 부탱까지, 셋은 가족을 이뤄 살고 있다. CDF 전역 후 개척지에서 살던 그는 새로운 개척지 로아노크로 파견된다. 출발 전부터 개척 일로 주변 사람들과 갈등이 생긴다. 그런데 우주선이 도착한 곳은 그들이 알던 로아노크가 아니었다. 무슨 함정이라도 있는 것일까. 존 페리와 제인 세이건은 로아노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두번째 책 <유령 여단>이 <노인의 전쟁>보다 다소 김이 빠졌던 이유 중 하나는 위트 넘치는 할아버지 존 페리가 주인공 자리에서 내려오고 그 대신 농담이라고는 하나도 모르는 특수부대원들이 대거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런 딱딱한 분위기에 드디어 존 페리가 돌아온 것이다. 존 페리는 여전히 위트 있고 농담을 좋아한다. 다만 미국식 농담이어서인지 그리 재밌지는 않지만 아예 없는 것보단 낫지 않은가.


특스부대원이었지만 이제 인간의 몸을 갖게 된 제인 세이건도 나이를 먹어서인지(그래봤자 열 살 남짓이다) 특수부대에 있을 때보다 말과 감정이 늘었다. 제인 세이건은 존 페리보다 강한 육체와 정신을 갖고 있어 존 페리가 정신적으로 흔들릴 때마다 중심을 잡아준다. 조이 부탱은 <마지막 행성> 이야기에서는 큰 영향은 없지만, 지구에서 온 인간(존 페리)과 우주에서 만들어진 인간(제인 세이건), 인류의 배신자의 딸(조이 부탱)이 가족으로 지내는 것이 사랑과 화합을 상징한다. 특히 제인 세인건과 조이 부탱의 케미가 잘 맞는 편이다.


<노인의 전쟁>은 우주개척연맹(CDF)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었고 <유령 여단>은 인류에 대항하는 외계종족연합인 콘클라베의 존재를 언급한다. <마지막 행성>에서는 로아노크를 둘러싸고 인류와 콘클라베 사이의 정치적 투쟁을 그린다. 로아노크는 CDF가 콘클라베의 자존심을 긁기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서만 존재하지만 존 페리와 제인 세이건은 개척민과 힘을 합쳐 로아노크를 지키려 한다. 이야기는 로아노크를 개척하고 지키는 이야기, CDF와 콘클라베 사이의 정치적 이야기의 두 갈래로 나뉜다.


두 가지 이야기가 얽혀서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다. 아무것도 없는 로아노크를 사람이 살 만한 곳으로 만들고 알 수 없는 맹수로부터 지키는 개척 이야기와, 로아노크를 단순한 정치적 장치로만 이용하려는 CDF를 규탄하고 콘클라베의 침략에 맞서는 이야기가 모두 조금씩 부족한 편이다. 분명 둘 다 매력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콘클라베와의 범우주적 정치 세력 충돌에 비해서 너무 소소하고 큰 연관점이 없다. 개척 이야기는 존 페리와 제인 세이건이 죽을 힘을 다해 로아노크를 지키는 이유를 말해주지만 설득력이 크진 않다.(오히려 CDF에 배신당했다는 감정의 영향이 더 큰 듯하다) 더 큰 이야이여야 할 콘클라베와의 전쟁은 말로 하는 전쟁과 소소하고 국소적인 전투만을 보여준다. 오히려 <노인의 전쟁> 후반부 액션이 더 시원하다고 느껴질 정도. 시리즈는 끝인데 아직 회수되지 않는 떡밥도 존재한다.


글쎄, 이 책을 어떻게 평해야 할지 모르겠다. 만약 <노인과 전쟁> 3부작을 모두 보기러 했다면, 거기다 <유령 여단>까지 재밌게 봤다면 이 책도 펴보라고 권한다. 단, 의무감에 책을 펴서는 않았으면 한다. 참, 시리즈의 외전격인 <조이 이야기>는 <마지막 행성>을 조이 부탱의 시선으로 그렸다. 매우 재밌다고 하니 <조이 이야기>를 보고 싶다면 3부작은 꼭 완주하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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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여단 샘터 외국소설선 3
존 스칼지 지음, 이수현 옮김 / 샘터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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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인간 과학자였던 샤를 부탱의 배신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는 새로운 몸으로의 의식 전이, 통신 수단인 뇌도우미 개발 등 우주개척방위군의 가장 큰 비밀을 알고 있다. 이런 그가 인류를 배신하면서 인류의 팽창을 막기 위해 연합한 우주종족 연합에게 정보를 준다. 부탱이 왜 인류를 배신했는지 알기 위해 샤를 부탱의 DNA를 이용하여 재러드 디랙을 만든다. DNA 안에 숨겨진 샤를 부탱의 기억을 알아내려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디랙은 유령여단에 속하여 여러 전투를 벌이는데, 그 와중에 인류와 대척점에 있는 우주 종족 간의 외교적 음모가 서서히 밝혀진다.

직전에 읽었던 존 스칼지의 <노인의 전쟁> 후속작이다. 후속작이라고는 하지만 <노인의 전쟁>과 완전히 다른 노선을 취한다. 유머감각이 넘치는 주인공 할아버지 존 페리가 여기선 더 이상 등장하지 않는다. 75살이 넘어 CDF에 입대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주인공이었던 전작과 달리 <유령 여단>은 말 그대로 전투 스페셜리스트인 유령 여단 특수부대의 인물들이 주가 된다.

유령 여단은 CDF 입대 기준인 75세 이전에 죽은 사람들의 DNA를 새로운 신체에 주입해 만든, 전투만을 위해 만든 군인이다. 그들은 이전의 생애도 없고 태어나자마자 전투에 대해서만 배운다. 그러기에 그들에게 존 페리의 위트는 기대할 수 없고 인간의 단순한 농담에도 공감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분위기는 매우 우중충한 편이다.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전혀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유령여단이기에 모순적이게도 전작보다 인간적인 면모를 더 볼 수 있다. 처음부터 유머가 넘치는 인물보다, 명령에 따라 무조건 움직이는 기계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감정을 가진 한 사람으로서 성장해가는 모습을 볼 때 감정적 카타르시스는 더욱 증폭된다.

스토리적으로는 전작에 비해 조금 아쉬운 편이다. 전작도 CDF에 입대하는 과정이나 훈련이 주가 되어 아쉬운 편인데, <유령 여단>은 전작보다 액션의 비중은 꽤나 늘었으나 간단히 적을 쓸어버리는 유령 여단의 시원한 액션이 오히려 현실감을 떨어뜨린다.(SF에서 현실감을 운운하는 것이 우스워보일 수 있을지 모르지만 SF도 결국 현실의 이야기다) 전작보다 나아진 점은 특수부대원끼리 뇌도우미로만 소통하는 것을 세세히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직접 그 대화 안에 들어가니 그들의 수많은 암묵적 연산은 따라가지 못하지만 조금이라도 느끼게 해주어서 읽는 맛이 쏠쏠하다.

책은 우주 연합 동맹의 비밀스러운 면모를 보여주면서 마무리되는데, 개인적으로 매우 찝찝하다. 이어지는 3부 <마지막 행성>를 위한 징검다리 역할 느낌이 들어 아쉽다. 대놓고 속편에 이어집니다, 두둥, 수준이다. 전작을 평할 때  마지막 전투를 칭찬했는데 <유령 여단>은 그에 미치지 못한 점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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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전쟁 샘터 외국소설선 1
존 스칼지 지음, 이수현 옮김 / 샘터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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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3.


대학 시절, 장르문학을 사랑하는 이웃 블로거의 추천으로 읽은 기억이 난다. 그때는 아무 기록 없이 그저 읽었기에 어떤 점에서 재미있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아, 이번에는 짧은 기록으로라도 남긴다.


미래의 가상의 지구에서는 우주개척연맹의 보호 아래 우주에 개척지를 만든다. 하지만 우주는 여전히 위험이 가득한 미지의 세계여서 개척지를 지키기 위해서 강력한 군대, 우주개척방위군(CDF)가 있다. CDF는 75세 이상의 노인만 군인으로 뽑는 기이한 곳이다. 주인공 존 페리는 그곳에서 여러 노인을 만나고 살인병기로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한 전투에서 작전 실패로 목숨이 위험해진 존 페리 앞에, 입대 전 눈을 감았던 아내 캐시와 똑같은 외모의 여군, 제인 세이건이 나타난다.


2006년 존 캠벨상 신인작가상을 수상한 존 스칼지의 첫 번째 장편소설이다. 우주를 배경으로 하고 각종 첨단 과학 기술이 등장하는 SF 소설의 틀을 쓰고 있다. 우주선, 공간 도약, 우주인의 등장, 그들과의 전쟁에서 쓰이는 각종 강력한 무기. 정통 SF보다는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가 들어간다.


단순히 우주 이곳저곳을 넘나들며 우주인과 싸우는 이야기라면 평범한 SF밖에 되지 못하겠지만, 중간에 등장하는 제인 세이건은 이야기에 미스터리적 요소를 던지고 스토리적인 깊이와 폭을 넓힌다. 외모는 분명 존 페리가 입대하기 전에 무덤에 묻은 캐시인데, 생전의 캐시와는 확연히 다른 말투와 분위기에, 게다가 존 페리를 아예 알지도 못한다.


노인으로 어떻게 군대를 이루는지에 대한 설정과 이 설정에 따른 이야기 전개는 흥미롭지만 이 설정 외의 이야기는 평이한 편이다. 비슷한 류의 엔터테인먼트SF로는 <엔더의 아이>가 한수 위라고 생각한다. 설정이 평이하다는 것 외에 읽는 재미는 꽤 있는 편이다. 전반부는 조금 늘어지는 듯하나 후반의 전투신은 매우 폭발적이다. 가벼운 SF를 찾는다면 좋은 선택이다. 이야기꾼으로 알려진 존 스칼지의 데뷔작이기에 입문작으로 꼽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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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간 책 - 오염된 세상에 맞서는 독서 생존기
서민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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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6. 집 나간 책 - 서민 (인물과 사상사, 2015)


독서동호회가 아니었다면, 알라딘 보관함에 아직도 잠들어 있을 책이었다. 동호회 모임 참석자에게 한 권의 책을 선물한다고 했을 때, 너무 쉬운 책을 골라 가벼워 보이지 않아 보이기 위해 이 책을 골랐다. 개인적으로 책에 관한 책(메타북)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이 책도 썩 기대하지는 않았다. 오로지 저자 서민의 이름만을 믿고 주문하였다.


저자는 기생충박사이다. 단국대에서 기생충학을 가르치는 교수인 그는 <서민의 기생충 열전>을 통해 대중에게 알려졌다. 경향신문의 칼럼리스트로 활동했고 MBC <베란다 쇼>를 비롯한 여러 프로그램에 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질 부족이라는 이유로 잘렸다고 한다.(...) 다시 글이라는 초심으로 돌아오는 첫 결과물이 <집 나간 책>이란다.


저자가 쓴 글은 매우 쉽다. 어려운 말 하나 없이 쉬운 단어로 내용을 충분히 전달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재밌다. 글 자체에 위트가 철철 넘친다. 허나 그중 최고는 감히 비꼬기다. 변희재를 형님이라고 칭하며 걱정하는 투로 쓰인 글은, 얼핏 봐서는 변희재를 두둔하고 걱정하는 것 같지만 세세히 뜯어보면 그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비판의 대상은 국무총리뿐 아니라 대통령도 있으니 이분, 곧 소환당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집 나간 책>은 저자가 여지껏 보인 글과 일맥상통한다. <집 나간 책>은 기본적으로 책을 주제로 한 서평집이다. 으레 감상이 주(主)인 독후감과 달리 서평은 책을 소개하거나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데 집중한다. <집 나간 책>도 우선 책을 간략히 소개하면서 시작한다. 일반적인 서평처럼 발췌문을 통해 책을 소개하는 경우도 있고 자신의 이야기를 빌어 말할 때도 있다.  


하지만 읽다보면 저자의 의도가 다분히 섞인 개인적인 글이 튀어나온다. <온도계의 철학>을 언급하면서는 저자인 장하성과 자신이 동창이며 학창시절에 있었던 시시콜콜한 일을 말한다. 이전에 보여주었던 비꼬기를 여지없이 보여주기도 한다. 필립 로스의 <유령 퇴장>을 읽으면서 좌파의 앞날을 예견한다고 하지 않나, 로라 힐렌브랜드의 <언브로큰>은 어느새 대통령을 은근히 언급하면서 끝난다.


글이 이리 재밌는 이유는 저자가 큰 부담없이 글을 쓰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자신이 서평을 쓰는 이유를 몇 꼽는다. 서평은 책 한 권을 다 읽었다고 자랑하는 수단이며,  좋은 글을 썼을 경우 인터넷 서점으로부터 금전적 이익을 얻기도 한다고 말하니 피식 웃을 수밖에 없다. 보통 서평집에서 다루지 않는 미스터리 소설(<유괴>, 다카기 아키미쓰)의 서평도 있는데, 저자가 글을 재밌게 쓰는 이유는 재밌는 책을 잘 고르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동안 생각했던 메타북이나 서평집과는 다른 면모를 가진 책이다. 자신의 이야기로 메꾸지만 책에 충분히 흥미가 가게 하는 모양새니, 서평집으로서는 충분히 그 몫을 다 한다고 생각한다. 거기다 센스와 위트까지 갖췄으니, 이 어찌 안 읽고 넘기겠는가. 유머와 진중함 둘 다 놓치지 않은 이 책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반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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