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설계자, 시부사와 에이이치 - 망국의 신하에서 일본 경제의 전설이 되기까지
시부사와 에이이치 지음, 박훈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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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국의 신화에서 일본 경제의 전설이 되기까지'라는 부제를 단 <일본의 설계자, 시부사와 에이이치>는 일본 경제의 발판을 만든 인물의 일대기다. 그간 없던 경영철학의 기틀을 세운 인물로 기록되고 있는 시부사와 에이이치의 독특한 전략은 무엇이었을까.


소용돌이 속에 있으면서도 어디에 있는지를 모르고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지금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먼저 깨닫고 행동하는 사람이 있다. 한마디로 상황을 파악을 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나누어진다. 


시부사와 에이이치는 어떤 사람인가?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세심하게 일을 본 아버지의 가르침에 따라 그의 삶도 그렇게 만들어졌다. 엄격한 아버지 밑에서 자신의 길을 모색한 시부사와 에이이치의 삶을 통해 우리가 배우고 익혀야 할 것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 그의 자서전의 일부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책에서 보여주고 자 하는 바 치밀함이 일을 만든다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일하는 보람이 있으려면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 할 텐데 뭔가 좋은 방법이 없을까 하고 이리저리 생각하던 차에 방안 하나가 떠올랐다."--115쪽 중


자기 삶의 편안함과 즐거움보다는 세상을 위한 일, 문제 되는 것을 발견하고 그러한 것들을 줄여나가 원칙을 세우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신분이 불안한 상황에서도 그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이 바로 그 점이라고 생각한다. 프랑스 대박람회를 참석하고 막부가 망하는 지점에서 다시 일본으로 돌아온 그는  자리에 물러나고자 했지만 다시 등용이 되어 일본 경제의 기틀을 다지는 일을 하게 된 것이다. 


이 책은 모두 5부로 구성되었다. 앞에서 저자 시부사와 에이이치가 말하고 있듯 자신의 지난 삶을 돌아보며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보여주고자 이 책을 마련한 것. 소년 시절부터 교토에서 낭인 시절을 보낸 이야기, 대장성을 퇴임하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한 사람의 인생 이야기를 통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 있음을 느껴본다. 특별한 사람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삶을 사는 우리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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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도 사랑을 할까 - 트랜스휴머니즘, 다가올 미래에 우리가 고민해야 할 12가지 질문들
로랑 알렉상드르 & 장 미셸 베스니에 지음, 양영란 옮김 / 갈라파고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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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은 반가움도 있었지만 두려움도 함께 다가왔다. 일자리는 기계들로 대체되고 우리 생활공간을 점령하고 있다. 인간의 가치를 지켜내는 일이 필요하다. 무엇이 문제인지 알아야 기계와의 경쟁과 사랑을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12가지 이야기는 답을 찾아가는 실마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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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 우리 아이의 직업이 사라진다
후지하라 가즈히로 지음, 이혜령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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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에 지금 내가 머물고 있는 시간은 먼 날의 일이었다. 그런데 지금 와서 보면 너무 잠깐이다.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금방 지금의 자리로 훅 넘어온 것 같다.

 

그런데, 지금으로부터 10년 후라고 하면? 지난 10년을 생각해보면 어떤가? 일자를 둘러싼 힘겨운 투쟁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아물지 않은 상처가 삶을 괴롭힌다. 일을 하는 것은 행복의 실천이다. 그러한 일이 인생을 힘겹게 만든다. 일자리의 품질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기계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는 언제까지 지금의 일을 하고 있을까? 그리고 지금 아이들은 또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을 그대로 할 수 있을까? 부모의 시선에서 아이들에게 일자리를 이야기하고 가르치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기술의 발전에 따른 일의 형태가 달라지고 사람이 하던 일은 무인기계들이 대신한다.

 

앞으로 1년 후의 일도 모르는 데 10년 후의 일자리를 논한 사람이 있다. 어떻게 그런 진단을 할 수 있을까? 직업이 사라진다고 자신 있게 말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사라질 수 있다가 아니라, 사라진다고 단언한다.

 

후지와라 가즈히로 이 분 참 많은 책을 냈다. 교육과 공부 등 인생 행복을 위한 실질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책을 많이 썼다. 8년 동안 서평을 쓰고 강사로 활동 중인 후지와라 가즈히로가 말하는 내용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삶은 그래도 어느 정도는 전 세대의 모습을 따라갈 수 있었지만 점점 그 주기가 짧아지고 있음을 느낀다. 그런데 저자는 여러 가지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이 사회로 나와 일을 하려고 할 때 지금의 일이 남아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눈에 들어오는 그래픽과 데이터가 독자들에게 책의 신뢰를 더한다.

 

인터넷 중독되지 않도록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하는 데 사실 앞으로는 중독이라는 말이 사라지지 않을 정도로 인터넷이 삶을 지배하지 않을까. 이러한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이 상대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남의 일로 둘 것이 아니라 내 일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저자는 준비 조건으로 세 가지를 든다. 기초적 인간 능력과 정보처리능력, 정보 편집 능력을 갖출 것을 요구한다.

 

이 책은 이 세 가지를 기반으로 희망적인 미래를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이야기한다. 인터넷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이다. 이는 우리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보 편집 능력은 흩어진 정보를 모으고 새로운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능력이다. 이러한 능력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학교의 교육은 변화해야 한다.

 

"'싼 것은 좋은 것이다'하고 정답이 많은 성장 사회와 달리 정답이 사라지고 있는 성숙사회에서는 정보 편집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정답이 없는 다양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가설을 세우고 시행착오를 거치며 모두가 '납득할 만한 해답'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보 편집 능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78쪽 중.

 

출제자의 의도에 맞는 답을 골라내는 데 익숙한 지금의 환경에서 벗어나 새로운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일상의 모든 것이 놀이가 되어야 한다. 즐기는 가운데 흥미가 생길 수 있다. 그것이 지치지 않는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처음에는 아이들의 교육에 관한 내용으로 생각했는데 모두를 위한 내용을 담았다. 배움과 실천을 통해 인생 설계를 제대로 해야 지루하지 않은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년의 삶이 길어지고 있다.

 

이러한 인생 후반전을 제대로 소화하기 위해서는 기초 체력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앞에서 이야기한 세 가지 능력이다. 정보 편집 능력은 인생 활력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선택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면 거기에 맞는 기술을 가져야 하지 않는가.

 

"정보 편집 능력이 핵심이 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비스듬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제3자와의 대화가 필요합니다. 3자는 부모나 잘 알고 있는 교사도, 친구도 아니기 때문에 상대의 머릿속에 있는 정보를 상상해 대화하지 않으면 서로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상대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하고,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 시행착오를 거쳐야만 하죠. 그렇기 때문에 '비스듬한 관계'의 지인이 많아질수록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향상시킬 기회도 풍부해집니다."-161.

인생 설계를 위한 좋은 가이드북이다. 에필로그 포함 223쪽의 분량이다. 많지 않은 내용이지만 무엇이 문제고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가 심플하다.

 

자녀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 어떤 길로 인도해야 할지 걱정되는 분들이 있다면 한 번 살펴볼 일이다. 마음의 느슨함을 좀 더 팽팽하게 당길 기회를 던져준다. 애쓰지 말라, 노력하지 말라고 하지만 그건 나하고는 사실 잘 맞지는 않는 것 같다.

 

그렇다고 내가 뭐 대단한 노력을 하고 사는 것은 아니지만 마음은 좀 더 긴장해야 한다는 쪽이다. 그게 나에게 좀 더 좋을 것 같기 때문이다. 못한다고 드러눕는다면 누가 기회를 거저 물어다 주겠나.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건 전생이 나라를 구한 일이 있어 그럴 것이다.

 

지금, 각자의 레어 카드를 만들어 낼 시간이다. 정보 편집 능력은 그중 제일의 일이다.

 

"이후부터는 시행착오의 연속이 될 것입니다. 인생에서는 계단이 정상을 향해 똑바로 뻗어나가기만 하지는 않으니까요. 나선 모양을 그리듯 굽어 있거나, 올라간다고 생각했는데 내려가고 있었거나 게임처럼 원래 장소에 되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그 모든 것이 막다른 골목에 부딪혔다는 뜻은 아닙니다. 길은 반드시 계속되며, 무엇 하나 쓸데없는 것은 없다는 사실을 믿으세요."-146쪽 중

 

자신 있게 권하는 그의 태도가 마음에 든다. 그럴 수도 있다는 게 아니라 확신을 하는 태도가...

 

 

 

보너스 트랙

 

유튜브 영상을 통해 후지하라 가즈히로의 열정적인 강연을 만나볼 수 있다.

후지하라 가즈히로는 이미 많은 책을 낸 다작의 작가이며 인생 설계를 위한 강의로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최근에 그가 낸 책은 45세의 인생설계에 관한 '45세 인생 교과서'이다. 5~60대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력을 우리 정부도 하겠다고 한다. 결국 가장 바쁘고 돈을 벌 나이에 회사를 떠나야 하는 세대들을 위한 인생 후반전 대비 전략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어느 출판사를 통해서 나올지 궁금하다. 21세기북스가 잡았는지 아니면 다른 출판사가 잡았는지. 후지하라 가즈히로의 책이 몇 군데 출판사를 통해서 소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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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사유의 시선 - 우리가 꿈꾸는 시대를 위한 철학의 힘
최진석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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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석 교수의 '탁월한 사유의 시선'이 개정되어 나왔다. 철학에 관한 철학을 담은 책이다. 인생은 공부다. 살아 있는 동안 마땅히 해야 할 것을 하는 게 살아있는 이들의 몫이다. 그래야 사람이 보이고 가야 할 길이 보이는 것이다.


"철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우선 자신을 지성적으로 튼튼하게 하는 일이다. 모든 철학적 자산은 독립적으로 형성되기 때문이다. 철학을 통해 자신이 튼튼해짐으로써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소득은 '높은 시선'이다. 높은 차원의 활동성이다. 이렇게 철학적으로 튼튼해진 사람은 새로운 개념을 창출하고 새로운 빛을 발견함으로써 세계에 진실한 방향성을 제시한다." -최진석의 '탁월한 사유의 시선', 203쪽


이 책은 생각하는 능력의 필요성을 제시한다. 그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펼쳐나갈 수 있도록 한다. 끊임없이 나아가도록 해야 한다. 부러워하고만 있을 게 아니라 넘어서려고 하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의지와 더불어 실력도 있어야 한다. 실력도 없으면서 바라고만 있다면 발전할 수 없다. 일본을 뭐라고 하면서도 일본을 뛰어넘으려고 하는 생각은 하지 못한다.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는 또 어떤가. 남을 비판하고 뭐라고 하기 전에 실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생각하는 능력을 갖춘다는 것은 창조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영웅들이 갖고 있는 능력이 무엇인지 살펴본다. 무엇이 영웅들을 만들었는가를 본다.


"꿈은 있는 문법을 지키는 일이 아니라 새로운 문법을 만드는 일이다. 인류를 번영시키고 인류에게 큰 영감을 주는 창의적 성취를 이룬 영웅들이 가능과 불가능 사이에서 시소를 탄 적이 있던가? 가능과 불가능을 면밀히 분석하여 우왕좌왕한 적이 있던가? 그들은 자기 내면에서 나오는 고유한 욕망으로 자기 인생을 채우지 기존에 있는 문법이나 논리로 그것을 해석하지 않았다. 아직 오지 않은 곳으로 그냥 건너갈 뿐이다."-155쪽, <탁월한 사유의 시선> 중


완벽한 인간이 될 수는 없지만 노력하는 인간이 되어야 한다. 모방하고 추종하던 시대는 이제 지나갔다. 창조의 시대가 왔는데도 계속 이전의 형태로 산다면 우리에게 어떤 기회가 있을 수 있겠는가. 나를 뛰어넘는 나로서 존재해야 한다. 저자는 우리에게 창조하는 인간으로서의 삶을 추구해야 함을 강조한다. 인간 삶을 둘러싼 다양하고도 중요한 키워드를 통해 삶의 방향과 길을 논한다. 굳은 생각에서 벗어나 창조적인 생각을 키우기 위한 방법을 들어볼 일이다. 


"정해진 믿음 체계에 갇힌 사람은 평생 낡은 세상 한 귀퉁이를 잡으려 노력하거나 이미 낡아 빠진 것과 옳고 그름을 다투느라 정력을 소진한다. 하지만 자신으로만 존재하는 개방적 자아는 낡은 것과 싸우는 데 정력을 쓰지 않고 새로운 것을 여는 일에 몰두한다. 어느 쪽이 자유이고 참된 삶인지는 이미 명확하다."-225쪽 중


우리가 사는 길은 우리의 시선을 한 단계 더 높게 끌어올리는 일이다. 저자는 우리에게 창의성과 상상력이 발휘되지 않는 단계에서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는가를 묻는다. 저자는 또 우리나라가 더 이상 끌려가는 나라가 아니라 상대를 끌고 갈 수 있는 나라로서 성장하길 기대한다. 그러려면 우리 자신의 시선을 높이고 새롭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세계의 흐름을 주도적으로 포착하여 독립적인 방향을 결정하는 일에 실패하면 이런 치욕은 언제든지 되풀이된다. 혹시 지금 우리는 개항기에 전략적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던 그 모습을 여전히 반복하고 있지는 않은가 철저한 반성을 해야 하는 매우 치명적인 시점이다. 결코 한가한 때가 아니다."-152쪽 중


요즘 우리 사회가 정체가 된 느낌이 든다. 뭔가 바쁘게 일을 하는 것 같은데 혁신적인 뉴스가 보이지 않는다. 기존의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전을 택하면 정체될 수밖에 없다. 위험한 순간인지도 모르고 산다. 저자는 한가한 때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이 책은 생각이 짧은 사람을 위해 긴 생각을 짧게 할 수 있도록 생각의 단초를 제시한다. 가을이 오고 있음을 바람에서 느낀다. 바람 소리에 책 한 장 넘길 수 있는 것은 기쁨이다. 이 책으로 가을을 보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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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톨로지 (스페셜 에디션, 양장) - 창조는 편집이다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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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는 편집이다

하드커버의 에디톨로지가 새로 나왔다. 에디톨로지를 발간한 21세기북스는 김정운 교수의 이 책이 100만 부를 발행한 것을 기념하여 하드커버로 내면서 내용도 새로 고쳤다고 한다. 지금은 무엇을 하며 지내는지 궁금하던 터였는데 마침 새로운 내용으로 나온 에디톨로지를 만나고 나니 그의 지난 행적들이 떠오른다. 방송에서 나와 거침없이 말을 하지 않았나. 지금이야 그보다 세게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말이다.

 

우리 삶이 힘든 것은 똑같은 일이 매번 반복되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한다. 바꿔 말하면 즐거운 삶이라는 것은 매일매일이 새로운 일로 가득한 날이라는 것이다. 이런 삶이 가능이나 할까. 같은 삶이라도 매일의 삶이 창조적인 삶이라면 가능한 일일 것이다. 새로 바꿔보려는 노력이라도 해보면 싶다. 반복되는 삶을 거부하는 것이다. 늘 다니던 길도 중간중간 다른 길로 빠져나가는 것이다. 버스를 타고 지나는가지만 한 번도 내려 걷지 않은 동네가 좀 많은가. 엉뚱한 곳에서 길을 잃어보는 것은 어떨까.

 

정보를 수집하고 소비하는 방식이 바뀌었다. 권력이 분산되었다. 기존 정보를 편집하여 내보내는 일이 각광을 받고 있다. 권력이 그들에게 넘어가고 있다. 방송환경의 변화는 피부로 느껴진다.

 

"그러나 세상이 바뀌었다. 이제 지식인은 정보를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 검색하면 다 나오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지식인은 정보와 정보의 관계를 '잘 엮어내는 사람'이다. 천재는 정보와 정보의 관계를 남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엮어내는 사람이다"-본문 45쪽 중

 

나의 삶을 시험해볼 필요가 있다. 나는 어떤 인간인지 물어볼 일이다. 누군가로부터 얻은 답이 아니라 내가 찾은 답이 내 삶의 좌표가 되는 것이다.

 

텍스트에 갇혀 있는 삶은 전망이 없다. 에디톨로지에 기반한 하이퍼텍스트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의 삶은 어떻게 되어야 할까. 저자는 편집의 힘에서 삶의 길을 제시한다. 에디톨로지에 들어 있는 이야기가 그것이다.

 

편집은 재구성이다. 같은 재료를 가지고도 어떻게 배치하는 가에 따라서 관점을 달리 볼 수 있게 할 수 있다. 네이버와 다음의 서비스 품질의 차이는 어디에 있는 걸까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 같은 서비스를 하면서도 다른 결과를 갖고 있는 것 말이다. 사람들이 다음이 아니라 네이버를 더 찾는 이유를 들여다보면 편집, 에디톨로지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공간 편집의 영향은 상호작용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주택 구조와 가족의 관계는 공간 편집에 따라 달라지는 인간 의식을 아주 분명하게 보여준다."-189

 

네이버는 자사의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가 스스로 참여하며, 편집의 즐거움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영화나 음악은 어떤가, 우리가 마주하는 책은 또? 일은?

 

"의심하고 해체하고 재구성하라"

 

저자는 이 책 전반에 걸쳐 인간의 창조성, 예술작품이나 다양한 역사적 사건을 통해서 편집의 차이에 따른 결과를 논한다. 그는 또한 건축이나 축구 경기를 뛰는 선수들을 통해서도 편집의 중요성을 발견한다.

 

"인류가 네트워크적 관계를 실천적으로 조작 가능한 지식 체계 안으로 끌어들인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앞서 설명했듯 마우스로 클릭하면 전혀 다른 지식 체계로 바로 이동하는 하이퍼텍스트가 나타난 이후에나 가능해진 일이다. 본질적으로 권력적일 수밖에 없는 계층적 분류가 전부였던 지금까지의 지식과는 전혀 다른 원리의 지식이다. 편집숍은 이 같은 네트워크적 지식이 공간 편집을 통해 구체화된 곳이다."-226.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이 안 들여다본 곳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이슈들을 가져와 에디톨로지를 이해시키고 관심을 부추긴다. 일과 사람의 심리, 그리고 인간 자신의 이야기를 설명하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생각하고 답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엄마는 누구보다 위대한 편집자라고 칭하는 부분은 인상적이다. 아이가 엄마와 소통하면서 자신의 삶에 필요한 것들을 하나하나 챙긴다. 엄마가 아이에게는 소중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엄마의 역할에 따라서 아이의 삶은 달라질 수 있다.

 

편집의 관점의 차이에서 나온다. 어떤 시각을 가질 것인가. 노력해야 할 일이다. 저자는 우리 역사 속 문호와 예술에서 관점의 차이가 이뤄 낸 성과가 무엇인지 조목조목 묻고 답한다. 더불어 조작된 편집으로 인해 어떤 피해를 당하는지도 살펴본다. 그의 말대로 책 쓰는데 공을 많이 들였다.

 

오늘 우리가 험난한 세상을 살기 위해서는 나름 도구들을 챙겨야 할 일이다. 그렇다면 개인기라고 할 만한 것이 있나? 편집 능력은 충분한가? 에디톨로지를 통해서 다양한 경우의 답을 살펴볼 일이다. 그의 지식과 경험이 여름을 알차게 만든다.

 

우리는 우리 삶을 편집할 자유가 있다. 편집권을 타인에게 맡길 이유가 없다. 오늘 주인공은 바로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평생 걱정 안 할 대학교수 자리를 박차고 나간 것이 그 이유 아니었던가.

 

"덧붙이자면, 사회적 경력*학력을 제외하고 자신을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참 행복한 사람이다. 학력*경력 없이도 자신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상당히 깊은 자기성찰이 있어야 가능한 이야기다. 명함을 내보이지 않고 자신을 얼마나 자세하게, 그리고 흥미롭게 서술할 수 있는가가 진정한 성공의 기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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