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미한 낮잠으로 시간을 보내고, 오늘은 바깥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았다.

이런 날들이 계속되다보면 세상이 말하는 히키코모리가 되는 것일까싶다.

세상에 나가지 않아도 엄청난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밥을 먹었고, 커피를 마셨고, 텔레비전을 봤으며 책을 봤고 공부를 했다.

읽고 싶은 책이 너무 많지만 꾹 참고 시험공부를 했고,

조카아이를 먹이고 재우고 얼렀다.

저 아이가 있다는 사실이 고맙다. 나에게 뭔가를 요구하고 거부하고, 의사를 표현해준다.

살아 있는 존재가 내 곁에 있어주어서 고맙다.

고맙다고, 너를 잘 돌보아주겠다고 손을 잡고 약속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삶이이렇게엉망이었나

살아남는다는것이이렇게슬픈일이었나

나는왜이렇게살아있지

내가왜살아있지

궁금하다

니가

내가

살아

이렇게 대충...어떻게 감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절망은 희망의 반대였을까, 아니 절망은 절대적인 없음을 나타낸다.

희망의 반대에는 또다른 희망이 있다.

지금 나에게는 한장도 남아있지 않다. 내 책은 끝났다.

다시 읽을 힘도 없지만, 다시는 읽지 않겠다.

나는 마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11월이흘러간다

세상이빠르다.

나는무의미한시간을견뎌내고있다

뭘하고있었던걸까.

넌뭘하고있느냐고누군가가묻지않기를간절히바라고있다.

아무것도안하고있습니다,라는 대답을 너무 오래 해왔다.

이제 그런 말 하고 싶지 않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화상을 입었다.

이 표현이 맞는가...적어놓고 한참을 멍하니 화면을 보았다. 왜 화상은 입는거지...살이 타들어가니까 그런건가. 뭔가 몸에 착 달라붙는 듯한 느낌으로. 틀리면 어떠냐...혼나는 것도 아니고.

정말 깜짝 놀라서 펄쩍 뛰었다. 상당히 뜨거웠다. 반사적으로 화장실로 뛰어들어가서 찬물을 흘렸다. 별로 아프지 않은 것같았다. 그래도 곁에 있던 이들이 찬 물통을 챙겨주셔서 계속 바싹 대고 있기는 했지만 역시 아프지 않은 것같았다. 그런데 그 공간을 떠나 집에 가는 버스를 탄 순간부터는 줄곧 아프기 시작했다. 살이 어딘가 안으로 안으로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부끄럽지만 운동화와 양말을 벗고 물통을 댔다.

화상이었다.

집에 돌아와서 가족들이 챙겨주는 연고를 바르고 또 냉찜질을 했다.

아프다.

아픈 거다.

물집이 잡혔고, 생채기가 생긴다.

화상은 아프구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