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선 1 레드 라이징
피어스 브라운 지음, 이윤진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저론이 있어요. 수저계급론이라고도 하더라구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부가 사회의 계급을 결정한다는 자조적인 표현이에요. 씁쓸하더라구요. 패배주의가 깃든 이야기인 것 같아 가볍게 들을 수 없었어요.
 그런데, 피어스 브라운의 소설이 있네요.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쓰여진 SF예요. 무대는 화성이구요. 계급이 나뉘어져 있어요. 우리의 수저론처럼요. 최상위 계급은 골드구요. 최하위 계급은 레드예요. 3부작인데요. 1부는 '레드 라이징'이구요. 2부는 '골든 선'이에요. 3부는 '모닝 스타'인데요. 현재 2부까지 나와 있네요. 지금, 2부의 이야기를 하려고 해요. 

 

(사진 출처: 황금가지 페이스북)

 

 '레드 라이징'의 대로우! 레드에서 일어나, 골드가 되었지요. 개천에서 용이 난 것이에요. 그러나 첩첩산중이에요. 아카데미를 차석으로 졸업하고, 화성의 대총독의 지원을 받게 되었지만요. 기관에서 죽인 줄리언 때문에 벨로나 가문이 원수를 갚으려 하지요. 그래서 대총독은 그와 계약을 해지하려고 하구요. 그때! 사면초가인 그에게 대총독의 버려진 아들! 자칼이 다가와요. 동맹을 제의하면서요. 그리고 뜻하지 않게 아레스의 아들들을 만나게 되구요. 그런데, 아레스의 아들들은 대로우에게 태양계의 중요한 골드들이 모이는 잔치에서 폭탄을 터뜨리라는 지시를 하네요. 과연 어떻게 될까요?

 

龍豈池中物

乘雷欲上天

 

용이 어찌 못 속의 물건이랴.

천둥타고 하늘로 오르려 하네.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 중에서- 

 

 대로우는 용이에요. 레드라는 작은 못 속에 있을 사람이 아니지요. 그래서 천둥타고 하늘로 오르려고 해요. 골드! 그 아들 중의 아들이 되려고 하구요. 삼국지연의의 조조는 영웅을 이렇게 말하지요. '무릇 영웅이란, 가슴에 큰 뜻을 지니고 뱃속에 좋은 꾀를 가지며, 우주를 품을 기지와 천지를 삼킬 의지가 있는 사람이다. (夫英雄者,胸懷大志,腹有良謀有包藏宇宙之機,吞吐天地之志者也)'라구요. 대로우는 그런 영웅이에요. 그 영웅이 혁명을 일으키지요. 즉, 하늘의 명을 고친 거예요. 예측하기 힘든 세상에 두려움 없이 실행하고, 시련에도 흔들리지 않는 그의 도전 정신이 튼튼히 그려져 있네요. 수저론의 패배주의가 스며든 우리 사회에 대로우의 정신을 이어받고 싶네요.

 그리고 미래의 화성이 무대이지만, 곳곳에 로마의 얼굴과 많이 닮아 있는 소설이에요. 또, 삼국지연의의 얼굴도 보이구요. 복수, 전쟁, 그리고 권력에 대해 그리고 있어요. 또, '마지막까지도 탄력을 잃지 않는 드문 책이다.'라는 퍼블리셔스 위클리의 서평이 딱! 맞네요. 호흡이 끊어지지 않고, 마지막까지 선율이 아름다운 소설이에요.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이어지구요. 박진감도 넘치네요. 그렇게, 이 소설! 제게 강렬하게 남네요.   

 

출판사로부터 받은 책으로 읽고 씁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6-11-29 23: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30 14: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르디낭 할아버지 너무한 거 아니에요
오렐리 발로뉴 지음, 유정애 옮김 / 북폴리오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하우스(House M.D.)라는 미국 드라마가 있어요. 의사 하우스는 까탈스럽고, 괴팍하며, 이기적이며, 독선적인 성격이에요. 그래도 진단의학과장으로서 뛰어난 통찰력으로 훌륭하게 질병을 진단하지요. 이런 그의 강한 개성으로 드라마의 색이 깊어지더라구요. 뚜렷한 느낌을 남겨요. 마치 셜록 홈즈처럼요. 그리고 개성이 진한 할아버지가 또 계세요.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오베라는 남자'를 잇는 유럽의 독특한 분이지요. 바로, 페르디낭 할아버지예요. 프랑스에 머물고 계세요.

 

 (사진 출처: 북폴리오 페이스북)

 

 분리수거 무시하기, 입만 열면 쏟아져 나오는 잔소리, 쓰레기통에 불 지르기, 이웃들이 티타임 즐길 때 청소기 돌리기, 연쇄 살인이 등장하는 스릴러 소설책 읽으며 주변에 겁주기, 한밤중에 음악 틀어 잠든 아기 깨워 울리기, 초인종 누르는 데 대꾸 안 하기. 얌전한 이웃 쫓아내기 등. 페르디낭 할아버지는 정말 괴팍해요. 그래도 애완견인 데이지를 아끼는 노인이지요. 페르디낭의 아내는 이혼 후 하늘로 갔고, 딸은 곁에 없기에 그렇게 데이지와 의지하며 지내요. 그런데, 데이지가 사라져요. 데이지의 불길한 소식도 듣구요. 실의에 빠진 페르디낭 할아버지. 그런데, 위층에 줄리엣이라는 어린 소녀가 이사를 와요. 페르디낭 할아버지는 줄리엣과 친구가 되지요. 하지만, 아파트 관리인인 쉬아레 부인의 계략으로 양로원에 갈 처지가 돼요. 그러던 가운데, 쉬아레 부인은 심장마비로 사망하게 되구요. 페르디낭 할아버지는 살인 혐의를 받게 되지요. 그때, 다행히 윗집 소녀 줄리엣과 이웃집 할머니 베아트리스의 도움을 받게 되구요.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 정현종, '섬'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고 시인은 말해요. 페르디낭 할아버지와 사람들 사이에도 섬이 있겠지요. 섬! 시인은 '그 섬에 가고 싶다'고 해요. 섬은 바다의 사람들이 더불어 사는 데 있어야 할 것이에요. 소통과 관심, 믿음과 정(情), 사랑과 공감 등이겠지요. 페르디낭 할아버지는 줄리엣 사이의 섬과 베아트리스 사이의 섬에 가요. 그 섬에서 함께 벗이 되어 평안하게 머물지요. 웃음과 감동이 어우러지면서요.

 이 소설! 작가의 첫 소설이라고 해요. 그런데, 아주 자연스러워요. 물 흐르는 듯 매끄러워요. 인물들이 가진 개성의 힘도 강하구요. 그들의 익살이 여기저기 녹아 있어요. 이야기가 잘 짜여져 있구요. 또, 따뜻한 손길이 느껴져요. 서로의 벽을 넘어, 부드럽게 이어지네요. 이 소설! 정말 웃기며, 따스해요.        






북폴리오 서포터즈로서 읽고 씁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악마는 법정에 서지 않는다 변호사 고진 시리즈 5
도진기 지음 / 황금가지 / 201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학교 때, 남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여학생이 있었어요. 미모의 여학생이었지요. 그녀의 환심을 사기 위해 많은 남학생들이 맴돌았구요. 우유부단했던 그녀는 그 남학생들을 더욱 애타게 했었지요. 부러운 그녀였어요. 그리고 도진기 작가의 '악마는 법정에 서지 않는다'에도 그런 여성이 나와요. 덕분에 대학교 때의 추억이 여럿 피어났네요. 그 여러 추억을 이끌어낸 이 책은요. 변호사 고진 시리즈로 2016년 신작이에요. 그런데, 도진기 작가는 현재 부장판사로 재직하고 있다고 해요. 이런 그의 경험으로 잘 짜여진 이야기가 제게 활짝 열렸네요. 저는 두근거리며, 그 안으로 들어갔구요.


 '남편을 죽여 주세요." - 7쪽.


 첫 글이에요. 강렬해요. 변호사 고진에게 한 여성이 한 말이에요. 고진은 정중히 거절하구요. 그리고 남궁현, 임의재, 한연우, 신창순, 김명진의 대학 시절 이야기가 이어져요. 김명진은 미모의 여대생이구요.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여인이에요. 나머지는 그녀의 대학 선배로 서로 동기예요. 그리고 그들은 모두 그녀를 좋아하고, 청혼까지 이르러요. 결국은 달리기 시합으로 그 결과를 결정하구요. 다음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한 남자가 교살되는 이야기예요. 그리고 법정. 남편 신창순의 교살 혐의로 김명진이 그곳에 들어서구요. 변호사는 고진이에요. 남편을 죽여 달라고 하던 그녀는 김명진인 거예요. 고진은 뒷길에서 어려운 사건을 해결하던 변호사예요. 그런데 판사에서 벗어난 뒤, 처음으로 법정에 나와요. 공판준비기일인 그날. 냉혹한 검사, 조현철과 대결하지요. 조현철은 검찰로서 처음으로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하구요. 고진은 김명진을 수사한 형사인 이유현과 법원에서 만나요. 또, 김명진의 동생과 대학 선배 등을 만나구요. 그렇게 사건의 진실을 향해 다가가요.


너를 위하여 나 살거니

소중한 건 무엇이나 너에게 주마

이미 준 것은

잊어버리고

못다 준 사랑만을 기억하리라

나의 사람아


- 김남조, '너를 위하여' 중에서


 일본의 추리 소설가인 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 X의 헌신'이 생각나는 이야기예요. 헌신적인 사랑! 이 이야기 안에 깊고, 넓게 스며 있어요. '너를 위하여 나 살고', '소중한 건 무엇이나 너에게 주고', '이미 준 것은 잊어버리고', '못다 준 사랑만을 기억하고', '나의 사람'이라고 말하는 사랑! 그렇지만, 이 사랑이 슬픔으로 이어지네요. '못다 준 사랑만'을 너무 기억해서인지요. 안타깝네요. 악마는 법정에 서지 않았어요. 작가는 이렇게 헌신적인 사랑 이야기를 잘 지었어요. 짜임새가 있네요. 그리고 이야기에 사실성이 있구요. 정교해요. 판사의 경험이 살아 있어요. 또, 블라디보스토크를 답사했기에1 더 현장감이 있구요. 곳곳에서 정갈한 이 이야기! 긴 여운을 남기네요. 잠시 숨을 멈추고, 멀리 바라보게 돼요.



출판사로부터 받은 책으로 읽고 씁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포르투나의 선택 1 - 3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3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는 미국 드라마 ROME, Spartacus를 흥미롭게 봤었어요. 물론 사실과 다른 것도 있었겠지요. 그렇지만, 로마라는 곳과 그 시대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됐어요. 수많은 영웅들의 이야기들. 저를 매혹하기에 충분했지요. 그렇게 로마를 그리워하다가 만난 이야기들이 또 있어요. 바로 '마스터스 오브 로마'의 이야기들이지요. 전부 7부작인데요. 3부 1권을 가제본으로 만났어요. 현재1 2부까지 우리나라에 출간되었구요. 3부부터 출간 예정이에요. 저도 운명의 여신에게 선택을 받고, 이 이야기 안으로 들어갔어요. 이제, 그 만찬의 자리에 앉았구요.


 3부 1권은 로마의 기원전 83년 4월부터 기원전 81년 5월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노년의 술라. 젊은 폼페이우스와 어린 카이사르의 빛이 어우러져요. 독재관이 되는 술라와 여러 영웅들이 운명의 춤을 춰요. 그렇게 빛의 윤무(輪舞)를 그려내지요. 운명의 여신인 포르투나의 선택을 받은 영웅들. 한바탕 잔치를 벌이지요.


 “포르투나 여신의 선택을 받은 건 나지! 내게는 운이 따랐어! 하지만 거기에는 처러야 할 대가가 있음을 기억하게. 포르투나는 질투심이 강하고 요구가 많은 애인이야.” - 가제본 426쪽.


 술라가 카이사르에게 하는 말이에요. 포르투나 여신의 선택. 하지만 거기에 치러야 할 대가가 있지요. 즉, 영광에는 희생이 따르는 거예요. 그 희생, 너무 많지 않아야겠어요. 그리고, '달도 차면 기운다'고 하잖아요. 영광도 서서히 그 빛을 잃어가게 돼요. 그러면 다른 빛이 그 영광을 잇구요. 그렇게 빛의 윤무(輪舞)가 새겨지게 돼요. 그런 포르투나의 연회는 멈추지 않구요.


 '마스터스 오브 로마'의 이야기! 3부 포르투나의 선택 1권! 여러 영웅들이 추는 빛의 춤이 아름다웠어요. 이 초대에 감사하게 되네요. 싱싱한 빛의 윤무(輪舞)! 우아하고, 힘이 있네요. 작가의 필치가 좋아요. 로마인들의 곁에서 그 춤을 온몸으로 감상하게 됐어요. 이제 함께 그 춤을 추고 싶네요.






포르투나의 선택 독자원정단으로서 읽고 씁니다.

  

  

   


 

  1. 2016년 6월 8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언더 그라운드
S.L. 그레이 지음, 배지은 옮김 / 검은숲 / 201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젠가 재난이 발생하여 지하 벙커로 가게 된다면, 가져가고 싶은 것 세 가지를 생각했었어요. 고민 끝에 휴대폰, 휴대폰 충전기, 이어폰이었구요. 초호화 벙커라면, 이 애용품들을 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지요. 그렇게 위험으로부터 벗어나, 안전하게 살고 싶었어요. 편안한 삶을 이어가고 싶었으니까요. 낙원에서요. 그리고 초호화 벙커가 배경인 이야기를 만났어요. 작가는 S. L. 그레이네요. 새러 로츠와 루이스 그린버그의 공동 필명이라고 하구요. 과연 이 둘은 어떤 이야기를 할까요?   


 재난을 대비한 지하 벙커! 성소!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위협을 하니, 큰돈을 낸 사람들이 성소에 모여요. 살아남기 위해서요. 또, 우아하고 화려하게 삶을 이어가기 위해서요. 이제 성소의 문은 닫히구요. 위험에서 벗어나 안전하다고 생각했지요. 그런데요. 연쇄살인이 일어나요. 그곳은 낙원이 아니었던 거예요. 그렇게 사람들의 비밀이 하나씩, 조금씩 밝혀지구요. 그리고 성소의 문을 열 수 있는 하나의 열쇠마저 잃고 말아요. 그러다가 마지막에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네요.


 폐쇄된 공간! 그곳에서 다가오는 죽음! 서로를 믿을 수 없는 사람들! 이기적인 사람들! '외투 밑에 칼을 숨기고 웃는 자1'의 공포! 그로 인해 식은땀이 마음에 흐르네요. 오싹하구요. 두려움과 긴장감이 차오르네요. 믿을 수 없는 사람들, 이기적인 사람들. 역시 그들이 가장 큰 재앙이에요. 이런 이야기를 사실성 있게 잘 그려낸 이 책! 이 여름의 부채 같은 책이에요. 멋을 잃지 않으면서, 더위를 잊게 하네요. 여운을 남기며, 시원하네요.





출판사로부터 받은 책으로 읽고 씁니다.

 


 

  1. 제프리 초서(1343~1400). 영국 시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