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는 법정에 서지 않는다 변호사 고진 시리즈 5
도진기 지음 / 황금가지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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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교 때, 남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여학생이 있었어요. 미모의 여학생이었지요. 그녀의 환심을 사기 위해 많은 남학생들이 맴돌았구요. 우유부단했던 그녀는 그 남학생들을 더욱 애타게 했었지요. 부러운 그녀였어요. 그리고 도진기 작가의 '악마는 법정에 서지 않는다'에도 그런 여성이 나와요. 덕분에 대학교 때의 추억이 여럿 피어났네요. 그 여러 추억을 이끌어낸 이 책은요. 변호사 고진 시리즈로 2016년 신작이에요. 그런데, 도진기 작가는 현재 부장판사로 재직하고 있다고 해요. 이런 그의 경험으로 잘 짜여진 이야기가 제게 활짝 열렸네요. 저는 두근거리며, 그 안으로 들어갔구요.


 '남편을 죽여 주세요." - 7쪽.


 첫 글이에요. 강렬해요. 변호사 고진에게 한 여성이 한 말이에요. 고진은 정중히 거절하구요. 그리고 남궁현, 임의재, 한연우, 신창순, 김명진의 대학 시절 이야기가 이어져요. 김명진은 미모의 여대생이구요.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여인이에요. 나머지는 그녀의 대학 선배로 서로 동기예요. 그리고 그들은 모두 그녀를 좋아하고, 청혼까지 이르러요. 결국은 달리기 시합으로 그 결과를 결정하구요. 다음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한 남자가 교살되는 이야기예요. 그리고 법정. 남편 신창순의 교살 혐의로 김명진이 그곳에 들어서구요. 변호사는 고진이에요. 남편을 죽여 달라고 하던 그녀는 김명진인 거예요. 고진은 뒷길에서 어려운 사건을 해결하던 변호사예요. 그런데 판사에서 벗어난 뒤, 처음으로 법정에 나와요. 공판준비기일인 그날. 냉혹한 검사, 조현철과 대결하지요. 조현철은 검찰로서 처음으로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하구요. 고진은 김명진을 수사한 형사인 이유현과 법원에서 만나요. 또, 김명진의 동생과 대학 선배 등을 만나구요. 그렇게 사건의 진실을 향해 다가가요.


너를 위하여 나 살거니

소중한 건 무엇이나 너에게 주마

이미 준 것은

잊어버리고

못다 준 사랑만을 기억하리라

나의 사람아


- 김남조, '너를 위하여' 중에서


 일본의 추리 소설가인 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 X의 헌신'이 생각나는 이야기예요. 헌신적인 사랑! 이 이야기 안에 깊고, 넓게 스며 있어요. '너를 위하여 나 살고', '소중한 건 무엇이나 너에게 주고', '이미 준 것은 잊어버리고', '못다 준 사랑만을 기억하고', '나의 사람'이라고 말하는 사랑! 그렇지만, 이 사랑이 슬픔으로 이어지네요. '못다 준 사랑만'을 너무 기억해서인지요. 안타깝네요. 악마는 법정에 서지 않았어요. 작가는 이렇게 헌신적인 사랑 이야기를 잘 지었어요. 짜임새가 있네요. 그리고 이야기에 사실성이 있구요. 정교해요. 판사의 경험이 살아 있어요. 또, 블라디보스토크를 답사했기에1 더 현장감이 있구요. 곳곳에서 정갈한 이 이야기! 긴 여운을 남기네요. 잠시 숨을 멈추고, 멀리 바라보게 돼요.



출판사로부터 받은 책으로 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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