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하라 - 황광우와 함께 읽는 동서양 인문고전 40
황광우 지음 / 생각정원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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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같은 날씨에 가까운 동물원에 간만에 식구들과 나들이를 했다. 날씨가 좋다고 생각한 것은 비단 우리식구만이 아닌지라 동물원에는 인파가 넘쳐났다. 간만의 외출에 즐거운 마음도 잠시 조금씩 보이는 사람들의 이기심에 점점 마음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자신의 아이를 찍느라고 통로를 막고 놀이기구 앞에 서 있는 아버지,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고 가는 다정한 연인들, 회전목마가 돌아가기 시작하는데도 앉지 않고 사진 찍는 모습, 어디에서도 남에 대한 배려를 찾아볼 수 없는 모습들 속에 불편한 마음을 끌어안고 집에 돌아오는 길은 우울함 그 자체였다. 나와는 상관없는 사람이지만, 전에는 생각지도 않던 그런 모습들을 보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한 편으로는 도시사람들이 모두 저렇게 다 이기적인 모습일까 하는 생각때문이었다. 신문에 나는 사회면은 이해할 수 없는 사건과 사고가 넘쳐나고 대선이다 뭐다해서 정치권은 서로 헐뜯고 비방하는 데 여념이 없다. 그 안에 어디에서 설 자리 없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일반인들이다. 경제는 불안하고 국가는 힘을 잃어가고 사회는 혼란한데 어느 한 곳 위로받을 곳이 없다. 시국탓인지는 모르나 ,<<철학하라>>를 읽으면서 내내 불편했던 마음들이 위안이 되는 기분이 들었다. 불확실한 사회에서 그나마 '나'를 찾게 되는 방법은 철학하는 방법밖에 없기 때문이다.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인간의 존재와 사유는 동시에 존재한다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철학해야 하는 이유는 인간의 존재와 동시성을 가진다.

 

1부 동양편의 부제는 ' 나를 찾다' 이다.

맹자는 "사람의 본성은 나면서 곧 그 소박함을 떠나고 그 소질을 떠나게 마련이니 잃어버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 때문에 사람의 본성은 악하다."라고 말했지만 순자는 인간의 본성이 악하기 때문에 이를 바로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저자는 인간의 본성은 생물학적인 것이라기 보다 사회적인 것이므로 인간 본성의 원래 고유한 그 무엇을 주장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한다. 문제는 편향성이다 .하나의 가치에만 매몰되어 그 뒷면의 다른 하나를 보지 못하는 편향성은 넓게 볼 수 없는 것이다.이어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책을 택한 정약용이 <목민심서>에 담으려 했던 괴로운 현실의 데자뷰, 순자의 성악설을 직접적으로 계승한 한비자의 냉혹한 현실주의 , 삶 속에서 느낀 처절한 고통, 갈등과 방황 그리고 그 모두를 극복하여 고결한 목적으로 승화시키려는 피나는 노력, 이런 것들이 녹아있는 사마천의 <사기>를 두고 저자는 <<사기>>는 그냥 역사책이 아니라 인간을 탐구하는 책이라고 한다.

 

이렇게 동양사상은 '유기체적 자연관'이다. 유기체는 어느 한 부분의 변화가 전체의 변화를 낳을 수 있고 , 전체의 변화가 모든 부분의 변화를 낳을 수 있는 통일체를 말하는데 동양철학은 모두 유기체로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맹자부터 시작하여 순자, 공자, 노자, 이황, 원효 , 그외<중용>과 <주역><목민심서> <성학십도> 모두 바로 인간에 대한 철학적 탐구라는 주제로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또한 <논어>에서 "조용히 일을 할 때는 경건한 마음으로 한다." 고 했다. 이것은 이황의 경敬으로써 내몸을 닦는다.라는 것으로 성학십도에 반영했고 자신의 실천사상으로 삼았다. 경하면 누구에게 의존하지 않으며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으며 스스로에 의지하며 스스로의 길을 간다. 이는 바로 자신의 주체를 찾음이다. 주체는 그렇지 않은 곳이 없고 그렇지 않은 때가 없다. 이렇게 동양의 사상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변화하여 결국은 자아를 찾는 것으로 귀결되는 사상이다. 최근 서양의 기계론적 자연관이 위기를 맞으며 동양의 유기체적 자연관에 주목을 하고 있는 것 또한 불확실한 시대에 자아를 찾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철학이 아닐까 한다.

 

2부 서양편'불확실한 세계를 이해하다.'

동양사상과는 달리 서양의 사상은 신의 존재 증명이 중심이다. 인간은 존재한다. 이는 그 무엇으로도 부정할 수 없는 분명한 사실이다. 인간을 존재하도록 해주는 존재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신이다. 따라서 신은 최고의 존재이다. 신은 세계의 창조자이고 세계는 신의 창조물이라는 것, 이것이 아우구스티누스의 철학 제 1전제이다. 이렇게 서양철학은 불확실한 세계에서의 진리 추구라는 명제를 가지고 있다 . 데카르트의 복잡하고 형이상학적인 방법, 베이컨의 사상의 대혁신을 위해 주창한 우상의 타파, 니체가 말하는 신의 죽음에서는 영원한 지리, 세상을 지배해야만 하는 절대적인 가치가 사라졌으니 현실에 눈을 돌려 현실에 충실하라는 것까지, 모든 것이 불확실한 세계에서의 진리를 찾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니체의 철학이 무신론적 실존주의라는 하나의 학풍을 만드는데 기폭제 역할을 하면서 짜라투스트라는 신의 죽음을 선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이것은 자신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삶은 무의미가 된다는 것을 말하며 현실과 삶에서 의미를 찾아내야 하며 어떤 이론이나 사상이 아니라 바로 삶 속에서, 그 삶을 알기 위해 자신을 초월해서 자신의 모습을 보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것은 아마도 현 사회에서 살아가는 지혜로 받아들여진다.

 

3부 정치와 과학편은 플라톤의 <국가>,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 마키아벨리<군주론>, 루소<사회계약론>은 민주주의의 기초를 제공한 사상으로서 국가와 사회를 움직이는 통치와 사회적 약속을 거시적 안목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갈릴레오, 뉴턴, 다윈, 슈뢰딩거, 하이젠베르크까지 과학이 세계를 전체로서 온전하고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해 왔으며 ,과학의 발전이 인류의 딜레마를 이겨내게 해 줄거라는 기대를 하지만, 과학의 세분화는 오히려 세계 전체를 보지 않고 있다는 우려를 끝으로 동서양 인문고전40 을 실은 <<철학하라>>는 마친다.

 

고전을 읽고 나면 마음을 다 잡아 주는 그런 기분이 든다. 많이 접했던 책이지만 처음 읽는 기분으로 읽었다. 사실 고전이 주는 매력은 다시 읽을 때마다 처음 읽는 것처럼 무언가를 발견한다는 느낌을 갖게 해준다는 것이다. 예전에 내가 공자를 알았지만 공자의 다른 면을 발견하게 되는 그런 것들이 새롭게 다가오는 느낌이 들때마다 말할 수 없는 만족감을 느끼고는 한다. 여기 나와 있는 책중 사마천의 <<사기>는 아직 읽어보지 못했는데 사기를 조금 접하고 나니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작 <철학콘서트>처럼 조금은 가벼울 줄 알았는데 조금 더 깊어지고 넓어진 철학콘서트의 연장선이다. 그리고 사상가의 삶을 요약해놓은 tip장도 저자의 세심함이 느껴지고 각 고전들이 가지고 있는 사상의 장단점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고 있어 이 책 한권으로 동서양철학에 관한 지식정도는 남아있을 것 같다. 그러나 고전은 지식으로 남아 있으면 고전의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고전을 읽을 때 머릿 속에 불꽃이 이는 경험을 한다면 고전이 주는 새로운 세계에 입문하게 되는 것이다. 그때야 비로소 철학하게 되는 것이라고 누가 말했던 것 같다 .ㅋㅋ 사회속에서 고독하다거나 마음에 위안이 필요하다거나 한다면 한번쯤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때론 고전이 위로가 되어주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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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송곳니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노나미 아사 지음, 권영주 옮김 / 시공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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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요즘 이 책이 화제인 이유는 아마도 제115회 나오키 상을 수상했고, 16일 개봉한 <<하울링>>의 원작이기 때문이다. 일본 추리 소설을 좋아하지 않지만 그래도 나오키 상 수상작은 꼭 읽게 되기도 하는데 그만큼 작품성이라든지 문학이 가지고 있는 현실사회에 대한 반영을 충실하게 반영하는 것 같아 , 나오키상 수상작을 읽고 나면 진한 감동이 남는 기억이 있다. 소설의 주인공을 잠깐 소개하자면,

 

1, 오토미치 다카코

소설의 여주인공으로 서른 조금 넘은 나이로 경시청 기동수사대 소속 형사, 세자매 중 맏딸이다.

1년전 이혼한 아픔을 가지고 있으며 직업특성상 남성 중심일 수 밖에 없는 분위기에서 살아 남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녀는 현재 이혼의 충격과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에고와 싸우고 있는 중이다. 묘하게도 그녀의 이혼날짜와 사건이 일어난 시점이 비슷하여 사건을 처음 맡은 순간부터 알 수 없는 감정에 휘말리고는 한다.

 

2. 다키자와

소설의 남주인공, 기름기 줄줄 흐르는 피부는 울퉁불퉁하고 이는 담뱃진으로 누렇게 변생되어 있고 주먹코 위의 눈초리는 음험함 그 자체이며 시의심 강하고 사람이 끈덕질 것 같은, 어떻게 봐도 밑바닥에서부터 올라온 형사 타입에다 다키자와가 코트 앞자락을 열러 놓은 채 배를 쑥 내밀고 어깨로 바람을 가르듯 걷는 모습은 짧은 다리도 그렇고 꼭 황제 펭귄 같다.그래서 다카코는 다키자와를 황제펭귄이라 부른다. ^^ 평소 느물거리고 여유있어 보이는 스타일이지만 다카자와는 현재 아내가 바람이 나서 집을 나가고 아이 셋을 키우면서 힘겨운 삶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거기에다 뜬금없이 나타난 여자가 되다 만 것 같은 젊은 형사 다카코와 한 팀이 되자 당연히 너무도 당연히 불쾌함에 빠져게 된다.

왜냐 , 다키자와는 여자를 믿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형사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 다키자와에게 여자란 성가시고 귀찮은 존재이니까.

 

3, 사건

도심 한 복판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한 남자가 시한 발화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벨트에서 발화한 것으로 보이는 이 사건을 시발점으로 하여 늑대개에 물려 사망한 사건이 연이어 발생한다. 시한 발화와 늑대개로 인한 사건은 전혀 연관성이 없어보이지만 그 두사건을 이어주는 단 하나의 매개체가 있다. 바로 미성년자라는 키워드. 시한 발화한 한 남자는 데이트 클럽이라는 성매매업소를 운영하고 있었으며 늑대개에 물려 죽은 사람들은 이 업소와 직간접적으로 연결이 되어 있다.

 

 

4,또 하나의 등장인물

산소마스크를 쓰고 코에 튜브를 연결하고 그 외에도 온갖 관을 연결한 채 침대위에 누워 머리와 팔, 몸통 등에 붕대를 감고 누워 있는 한 남자이자 아버지가 침대에 누워 헐떡거리고 있다. 이 남자는 가스하라, 이 남자가 헐떡거리는 이유는 이까짓 육신의 아픔때문이 아니라, 그 이상의 아픔이라는 것.....

 

 

황제 펭귄같은 느낌인 형사의 송강호와 약간 중성적인 이미지이면서도 순수한 느낌의 여형사 이나영을 상상하면서 읽었는데 처음엔 둘의 조합이 무척 어색하게 느껴졌지만 노련한 형사 특유의 능청함은 송강호가 보여주는 이미지와 거의 흡사해서 자꾸 웃음이 났다. 그리고 이 세주인공들이 펼쳐지는 상처는 무척 솔직하면서도 진솔하게 다가온다. 누구나 아픔 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없겠지만 이 소설에서 보여주는 작가의 의도는 항상 겉도는 주변인들과 소외된 이들의 아픔을 , 파헤치는 것이 아닌 공유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더 공감이 가는 사회의 모습이다. 따라서 작가가 그들의 아픔을 공유하게 해주는 동시에 타자로 살아가는 사회의 한 모습인 자아를 보여주기에 이 소설은 더욱 치밀하고 정교하게 심리 묘사를 한다.

소설 후반부에는 특히 철저한 고독속에 살아가고 있는 여형사가 마음은 늘 공허함에도 스스로에게 위로조차 건네지 못하는 모습이 무척 애잔하게 느껴지는 동시에 아이러니하게도 전혀 다른 타자로 비춰지던 늑대개에게서 일체감을 느끼는 다카코의 고속도로 질주씬은 뇌리에 강한 충격으로 각인되어 진다. 갈 곳이 없어진 늑대개가 스스로 먹이를 끊고 죽어갈 때 다카코의 암담함과 절망감이 느껴져 눈물이 나올 뻔 했다.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나오키상 수상작이었지만 , 스릴과 긴장감보다는 내면심리가 중점이라 조금 지루한 듯 읽혀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읽고 나면 기대되는 멋진 반전이 있다. ^^ 이제 영화를 보면서 대차대조하는 방법만 남았다 ^^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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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 유니버스 - 우리의 우주는 유일한가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 김영사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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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중심의 사관을 믿고 있던 시대에 코페르니쿠스가 지구가 태양의 주변을 돌고 있다는 지동설을 주장한 후로 지구는 우주의 중심점이라는 엄청난 특권을 포기해야 했다. 이와 같이 인간 중심적 관점에서 탈피하여 우주에서 우리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을 '코페르니쿠스적 우주관'이라도 부른다. 다음 뉴턴의 중력이론에 의해 마침내 우주론은 근대과학의 영역으로 편입되었다. 현대적인 의미의 우주론은 아인슈타인으로부터 시작되었고, 특수상대성이론과 일반상대성이론을 통해 아인슈타인은 정적인 우주에서의 시공간에 대한 인식과 시공간의 기하학적 특성을 밝혀 현대 우주론으로 향하는 문을 활짝 열었다.또한 아인슈타인은 중력의 효과를 ‘시공간의 곡률’으로써 설명하고, 적당한 가속 기준틀을 선택한다면 중력장을 변환시켜 없앨 수 있음을 암시하였다. 이에 따르면 중력이라는 것은 없으며 단지 질량이 존재함으로서 그 질량 주위의 시공간의 곡률을 야기하고 이 곡률이 모든 자유로이 움직이는 물체가 따라야 하는 시공간상의 경로를 결정한다. 일반상대성이론의 중요한 예측 중 하나는 태양 근처를 지나는 빛이 태양에 의해 생긴 시공간의 휘어짐 속에서 굽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1919년 일어난 개기일식 중 별빛이 태양을 지나면서 구부러지는 현상(빛은 하늘에서 구부러진다)의 관찰을 통해 검증되었다. 일반상대성이론은 중력이 작용하는 팽창우주론이나 블랙홀 등과 같은 우주현상을 설명하는데 이용된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이 기대했던 정적이고 영원한 우주는 답이 아니었다. 현대의 우주론을 창시한 장본인이었으나 수학이 인도하는 길을 곧이곧대로 따라가다가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우주는 정적이지 않다. 우주는 팽창하고 있다! " 이로써 아인슈타인이 도입한 우주상수는 졸지에 설자리를 읽었고, 아주 작은 무언가가 대대적인 폭발을 일으켜 우주가 탄생한 후 지금까지 계속 팽창하고 있다는 빅뱅이론이 과학적 창조론으로 수용되기 시작했다 - 46p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인류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우주라는 존재를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믿음과 상상에 바탕을 둔 종교적 또는 철학적 우주론이 나타났다. 인류가 내다볼 수 있는 우주의 범위는 시대마다 한정되어 있었지만, 여기에 인간의 상상력이 더해져서 다양한 우주론이 등장하였다. 유사 이래 인류가 생각해온 우주관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되는데 그것은 우주가 영원불멸인가 아니면 기원을 갖는가 하는 것이다.우주가 팽창한다는 관측사실로부터 자연스럽게 도출되는 우주론은 우주가 시간에 따라 진화해왔다고 설정하는 진화우주론이다.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면, 우주의 팽창이 시작된 시점이 있으며 이 점으로부터 우주가 폭발적으로 팽창해왔다고 주장하는 것이 빅뱅이론이다. 현재 우주의 질량과 에너지에 맞먹는 엄청난 양의 원자재부터 확보해야하는데 빅뱅이론은 원자재의 출처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 다짜고짜 폭발부터 시작하고 있다. 따라서 빅뱅이론은 우주탄생의 청사진으로서는 무리가 있다.

 

 

이렇게 빅뱅이론의 탄생과 함께 단 하나의 우주라는 패러다임을 버림으로써 우리 앞에는 다중우주의 가능성이 펼쳐지게 되었다. 저자 브라이언 그린은 초끈이론과 우주론 등을 이론물리학계의 선두에서 이끌고 있다. 명왕성에서 보면 지구가 하늘에 박힌 점처럼 보이듯이 세계에서 가강 강력한 가속기를 동원해도 끈은 점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자는 끈이다. 이것이 바로 끈이론이다. 책에서는 끈 이론뿐이 아니라 누벼 이은 다중우주 부터 인플레이션 다중우주, 브레인 다중우주, 주기적 다중우주, 랜드스케이프 다중우주, 양자 다중우주, 홀로그램 다중우주, 시뮬레이션 다중우주, 궁극의 다중우주등에 대한 논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설명하여, 이 한 권으로 고대부터 현재에 이르는 물리학과 우주학의 전체 지형도를 그리고 있다.

 

그러나 저자는 과학이 다중우주에 의존하다 보면 , 단일우주에서 해결하지 못한 미스터리를 어떻게든 규명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퇴색할 수 있으며 더 열심히 연구하고 더 깊이 생각해야 할 상황에서 다중우주의 유혹에 대책 없이 빠져들다 보면 전통적인 접근법을 포기하고 '편리한 논리'에 안주할 수 있다며 모든 이론이 우주의 다양성이 인정됨으로써 다중우주이론으로 과거 모든 의문들이 일거에 해결해 주는 원리가 아니라 , 각 우주마다 다른 물리적 특성을 설명할 때 표준 물리학과 다른 방식으로 접근을 시도해야 한다고 한다. 물리학의 궁극적인 목적은 현상규명이다. 우주가 왜 지금과 같이 운영되고 있는지 그 이유를 이해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물리학이 존재하는 이유이다. 단일우주와 다중우주, 또는 그 외의 다른 이론들 중 어느 것이 진정한 실체일까? 그 어떤 것이 진실인지는 모르나 21세기 우주론은 다중우주론에 주목하고 있다. 달에 간 우주비행사들을 볼 수 있고 우주선을 비행기처럼 쉽게 볼 수 있는 날이 내가 살아있는 동안 볼 수 있을 지는 모르나 , 우주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와 이해는 언제가 또 다른 우주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나같은 비전문가들을 위한 우주론이라 그런지 의외로 쉽고 재미있게 쓰여져 있어 우주론에 관심이 있다면 부담스럽지 않게 읽을 수 있을 물리학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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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읽는 CEO - 명화에서 배우는 창조의 조건 읽는 CEO 2
이명옥 지음 / 21세기북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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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있어 세상은 상식에 대한 도전이다."

이 책은 21세기북스에서 나온 '읽는 CEO '시리즈 9권짜리이다. 시 읽는 CEO를 필두로 시리즈를 읽게 된 이유는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과 창의성을 깨우쳐주는 데 적합한 이유이다. 고두현의 <<미래 10년 독서>>를 읽지 않았다면 이 시리즈를 읽지 않았을 것 같지만, 한 번 읽게 되니 이 시리즈 또한 다 읽어야 할 것 같다. 그만큼 책이 너무 좋다. 책에서 느끼는 가치는 우리가 모두 CEO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한 가정을 책임지고 있는 가장도, 아이를 키우는 엄마 역시, 엄밀히 따지면 CEO이기 때문이다. 자기계발이 보통 중년의 나이가 되면 멈추기도 하고 이제는 세상의 이치를 깨달았다 해서 불혹의 나이라 하지만 불혹에 자신의 정체성이 확립되어 있지 않으면, 중년 이후의 삶은 어그러져 버리기 때문에 자기계발은 나이를 먹어 갈수록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가정이야말로 미래의 CEO를 만드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특히나 예술 작품을 감상하면서 창의성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주기 때문에 무엇보다 감성이 충만해지는 기분이 든다.

마그리드의 <골콩드>그림을 볼때마다 사실 나는 버블 시스터즈의 '하늘에서 남자들이 비처럼 내려와' 노래가 연상되곤 했는데, 이 그림을 처음으로 자세히 들여다 보니 노래가사처럼 꽃미남이 아니라 중년남자들이 내려오는데, 하나같이 우중충하다. 항상 물음표를 주었던 그림이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이 화가가 이 그림을 그린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마그리트는 기발한 발상으로 관습적 사고를 거부하고 상식과 고정관념의 틀을 깨고 세계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사람들에게 충격을 준 화가로 유명한데 <오브제, 모피로 된 아침식사>에서도 모피로 만든 찻잔을, 사람발로 보이는 장화, 이외 마그리트의 그림은 모두 기상천외하다. 시인 앙드레 브르통이 '경이로운 것만이 아름다운 것'이라고 했듯이 화가의 기상천외한 발상은 그림을 보는 이들로 하여금 오감을 자극해주며 창의성을 발달시키게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마그리트는 낯설기 기법을 적용한 자신의 그림을 존재의 평범함에 대항하는 영원한 반란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예술가뿐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도 일상에서 낯설기 기법을 활용해서 창의적인 삶을 살 수 있다. 따라서 마그리트는 바로 사람들의 경직된 사고를 유연하게 하기 위해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낯설게 하는 방법으로 남이 생각하지 않는 것을 사고하는 것, 다른 사람들이 그림을 빽빽히 채워야 인정을 받던 시대에 그림을 비워두는 것으로 유명해진 19세기 독일의 낭만주의 화가인 카스파 다비드 프리드리히가 있다. 그는 여백의 미를 강조하는 걸작들을 많이 남겼는데 위 그림은 <바닷가의 승려> 로 이 그림을 두고 사람들은 그림을 보는 관람자가 자신의 상상력으로 여백을 채워야 하며 여백이 주는 여운으로 인해서 그림을 그토록 신비하고 참신하게 만든다며 극찬하였다. 화가 프리드리히는 '우리의 눈은 환상과 마찬가지로 바로 눈앞에서 또렷하게 보이는 것보다 막연하고 아련하게 보이는 것에 더 매혹되게 마련'이라며 여백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인지 여백에도 불구하고 그의 그림은 충만함이 가득하다. 여백이란 잡다한 생각을 잠시 멈추게 하며 결국은 고독속에서 성숙되는 우리의 삶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프리드리히의 여백은 고독이다. 고독을 진정으로 즐길 수 있을 때, 우리의 삶은 충만해 질 것이다.

<시스티나 천장화>를 직접 본 사람들은 그 웅장함과 아름다움에 넋이 나간다는 말을 한다. 천재 화가 미켈란젤로가 이 그림을 탄생시키기 위해서 받은 고통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4년 동안 그림을 그리면서 건강은 악화되고 직업병까지 생겼고 척추는 휘고, 관절염과 근육 경련, 얼굴에 떨어지는 안료로 인해 눈병까지 얻었다. 그리고 기적처럼 완성한 천장화는 미켈란젤로의 끈기와 집념의 보상으로 인류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되었다. 마그리트의 낯설게 생각하기부터 시작하여 끊임없이 새로움을 탐하고 끈기와 집념의 산증인인 미켈란젤로, 그림뿐만 아니라 조각에서도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였던 피카소, 시대와는 다른 그림으로 승부하였던 신윤복, 자신을 홍보하는 것으로 유명해진 달리, 고통과 고난을 예술로 승화시킨 고흐와 뭉크, 자신을 그리스도로 미화시켜 자화상을 그림으로서 세상을 자기 중심으로 만들어 놓은 뒤러까지, 예술가를 통하여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배우는 즐거움이 있는 책이다. 이처럼 예술가들은 남다른 것을 발견하는 데 능숙하다. 창의성, 빛나는 아이디어에 목말라 있거나 자신의 삶의 중심을 찾고 싶거나, 상상력으로 자신의 여백을 채우고 싶다면, 아마도 좋은 길라잡이가 되어주는 책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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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하는 방법
로버트 피셔 지음, 노희정 옮김 / 인간사랑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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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네가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실용적인 가치가 있다.

 

 

사람은 죽은 뒤에 이름을 남긴다고 하였듯이 스티브 잡스가 아마도 이 시대에 남긴 가장 위대한 것은 사고하는 방법을 남긴 것 같다. 그가 생전에 하였던 창의적인 사고, 혁신은 이 시대에 가장 닮아가고자 하는 사고하는 방법이니까 말이다. 창의적인 사고의 바탕에는 철학이 있다는 것은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최근 읽은 [이노베이터 DNA]에서 강조하는 것 또한 혁신은 질문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증명하고 있었는데 세상의 모든 창의적인 사고와 혁신은 질문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왜? 라는 것은 철학은 놀라움에서 시작된다 는 플라톤의 말도 있듯이 모든 것은 철학적인 탐색에 의해서 비롯되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사고는 철학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한다. 과거 우리가 천재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철학자였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철학이 강조되며 인문주의적인 사고를 위해 새로운 학과과 신설되고 있지만 우리나라 대학은 오히려 철학과가 위기에 처해 있다. 인간이 철학해야 하는 이유는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며 , 개개인은 참다운 인간이 되기 위해 교육받을 권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만약 철학하지 않는다면 우리은 생각하지 않는 동물이라는 말과 마찬가지이다.

 

이 책 <사고하는 방법>을 읽으면서 이런 고민에 빠져 있었다. 철학의 존폐위기에 어린이들에게 철학을 가르치기 위한 방법론인 이 책을 보며 우리에게 필요한 교육이란 무엇일까라는 생각과 더불어 이런 교육을 시키는 사회가 된다면 ,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며칠 전 [완득이] 영화를 보면서 겉으로는 한량 같지만 바른 소리 잘하는 담임선생이 아이들에게 "공부하지마! 어차피 대학에 가는 놈들은 상위 단 몇프로야 , 너희들이 죽어라 공부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야 . 사회란게 원래 그런거야.' 하는 말을 들었을때 아마도 나뿐만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 공교육의 한계를 공감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교육은 철학적으로 사고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에는 관심이 없고 시험성적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 아직도 뿌리깊은 성적지상주의의 사회라는 것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무한 경쟁 시대에 자라는 우리 아이들은 정작 가치 있고 중요한 것에 대해서 생각하기 싫어하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판단력의 부재는 무지가 아니라 멍청함이다”라는 칸트의 말처럼 사고하는 방법을 가르치지 않는 학교와 사회는 오히려 아이들의 창의성과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주범이 되는 것이다.

 

최근 공동체와 공동체주의 이론의 관념에 대해 많은 관심이 집중 되고 있다. 이것은 개인의 자유 위에 합리적으로 정립된 헤겔의 공동체 이상을 반영한 것이다. 탐구공동체는 쉽게 말하면 탐구의 공유관념이다. 탐구의 공동체가 추구하는 것은 더욱 쉽게 말하면 학교는 아이들에게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가치관이 혼돈된 세계에서 아이들에게 도덕성 회복과 도덕적 이해의 발달에 기여할 수 있는 대안인 것이다. 故 김수환 추기경은 아이들에게 " 무엇이 될까보다 어떻게 살까를 꿈꿔라" 라는 말을 했다. 우리 세대에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치열하게 사고하고 어떻게 살까를 고민하는 방법을 생각하게 하는 사고하는 방법을 물려주어야 한다.

이 책의 저자 로버트 피셔는 영국 브루넬 대학교에서 교육학을 가르치고 있는 교수이며 [사고방법 연구센터]의 책임자이다. 그는[사고를 키워주는 이야기]등 사고를 키워주기 위한 다양한 저서를 남겼다. 그리고 사고하는 방법에 대한 어린이 철학에 대한 이론과 실제를 실험을 통해 보여주며 아이들이 철학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이 책은 가정이나 학교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대화하고 토의하면서 비판적·창의적·배려적 사고력을 길러주기에 적합한 생생한 사례들을 담고 있어 현장에서 실습할 수 있는 현직교사들이 관심을 가지고 읽어보면 많은 도움을 줄 것 같다. 최근에 탐구공동체 학습을 하려고 하는 지방학교들이 조금씩 늘고 있어 그나마 위안이 되지만 철학적으로 사고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탐구공동체 학교를 국가차원에서 장려하여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이 들었다. 창의적인 사고와 혁신은 다른 어떤 것이 아닌 바로 철학적 탐구로부터 시작된 것이기에 , 스티브 잡스처럼 되려고 하는 것 보다는 철학적 탐구를 하는 인간을 만드는 것이 더 필요한 때인데, 우리 사회는 과거나 지금이나 언제나 거꾸로 가는 사회인 것 같다. 대학의 대부분의 철학과는 위기이니 말이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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