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송곳니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노나미 아사 지음, 권영주 옮김 / 시공사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요즘 이 책이 화제인 이유는 아마도 제115회 나오키 상을 수상했고, 16일 개봉한 <<하울링>>의 원작이기 때문이다. 일본 추리 소설을 좋아하지 않지만 그래도 나오키 상 수상작은 꼭 읽게 되기도 하는데 그만큼 작품성이라든지 문학이 가지고 있는 현실사회에 대한 반영을 충실하게 반영하는 것 같아 , 나오키상 수상작을 읽고 나면 진한 감동이 남는 기억이 있다. 소설의 주인공을 잠깐 소개하자면,

 

1, 오토미치 다카코

소설의 여주인공으로 서른 조금 넘은 나이로 경시청 기동수사대 소속 형사, 세자매 중 맏딸이다.

1년전 이혼한 아픔을 가지고 있으며 직업특성상 남성 중심일 수 밖에 없는 분위기에서 살아 남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녀는 현재 이혼의 충격과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에고와 싸우고 있는 중이다. 묘하게도 그녀의 이혼날짜와 사건이 일어난 시점이 비슷하여 사건을 처음 맡은 순간부터 알 수 없는 감정에 휘말리고는 한다.

 

2. 다키자와

소설의 남주인공, 기름기 줄줄 흐르는 피부는 울퉁불퉁하고 이는 담뱃진으로 누렇게 변생되어 있고 주먹코 위의 눈초리는 음험함 그 자체이며 시의심 강하고 사람이 끈덕질 것 같은, 어떻게 봐도 밑바닥에서부터 올라온 형사 타입에다 다키자와가 코트 앞자락을 열러 놓은 채 배를 쑥 내밀고 어깨로 바람을 가르듯 걷는 모습은 짧은 다리도 그렇고 꼭 황제 펭귄 같다.그래서 다카코는 다키자와를 황제펭귄이라 부른다. ^^ 평소 느물거리고 여유있어 보이는 스타일이지만 다카자와는 현재 아내가 바람이 나서 집을 나가고 아이 셋을 키우면서 힘겨운 삶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거기에다 뜬금없이 나타난 여자가 되다 만 것 같은 젊은 형사 다카코와 한 팀이 되자 당연히 너무도 당연히 불쾌함에 빠져게 된다.

왜냐 , 다키자와는 여자를 믿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형사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 다키자와에게 여자란 성가시고 귀찮은 존재이니까.

 

3, 사건

도심 한 복판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한 남자가 시한 발화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벨트에서 발화한 것으로 보이는 이 사건을 시발점으로 하여 늑대개에 물려 사망한 사건이 연이어 발생한다. 시한 발화와 늑대개로 인한 사건은 전혀 연관성이 없어보이지만 그 두사건을 이어주는 단 하나의 매개체가 있다. 바로 미성년자라는 키워드. 시한 발화한 한 남자는 데이트 클럽이라는 성매매업소를 운영하고 있었으며 늑대개에 물려 죽은 사람들은 이 업소와 직간접적으로 연결이 되어 있다.

 

 

4,또 하나의 등장인물

산소마스크를 쓰고 코에 튜브를 연결하고 그 외에도 온갖 관을 연결한 채 침대위에 누워 머리와 팔, 몸통 등에 붕대를 감고 누워 있는 한 남자이자 아버지가 침대에 누워 헐떡거리고 있다. 이 남자는 가스하라, 이 남자가 헐떡거리는 이유는 이까짓 육신의 아픔때문이 아니라, 그 이상의 아픔이라는 것.....

 

 

황제 펭귄같은 느낌인 형사의 송강호와 약간 중성적인 이미지이면서도 순수한 느낌의 여형사 이나영을 상상하면서 읽었는데 처음엔 둘의 조합이 무척 어색하게 느껴졌지만 노련한 형사 특유의 능청함은 송강호가 보여주는 이미지와 거의 흡사해서 자꾸 웃음이 났다. 그리고 이 세주인공들이 펼쳐지는 상처는 무척 솔직하면서도 진솔하게 다가온다. 누구나 아픔 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없겠지만 이 소설에서 보여주는 작가의 의도는 항상 겉도는 주변인들과 소외된 이들의 아픔을 , 파헤치는 것이 아닌 공유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더 공감이 가는 사회의 모습이다. 따라서 작가가 그들의 아픔을 공유하게 해주는 동시에 타자로 살아가는 사회의 한 모습인 자아를 보여주기에 이 소설은 더욱 치밀하고 정교하게 심리 묘사를 한다.

소설 후반부에는 특히 철저한 고독속에 살아가고 있는 여형사가 마음은 늘 공허함에도 스스로에게 위로조차 건네지 못하는 모습이 무척 애잔하게 느껴지는 동시에 아이러니하게도 전혀 다른 타자로 비춰지던 늑대개에게서 일체감을 느끼는 다카코의 고속도로 질주씬은 뇌리에 강한 충격으로 각인되어 진다. 갈 곳이 없어진 늑대개가 스스로 먹이를 끊고 죽어갈 때 다카코의 암담함과 절망감이 느껴져 눈물이 나올 뻔 했다.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나오키상 수상작이었지만 , 스릴과 긴장감보다는 내면심리가 중점이라 조금 지루한 듯 읽혀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읽고 나면 기대되는 멋진 반전이 있다. ^^ 이제 영화를 보면서 대차대조하는 방법만 남았다 ^^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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