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읽는 CEO - 명화에서 배우는 창조의 조건 읽는 CEO 2
이명옥 지음 / 21세기북스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내게 있어 세상은 상식에 대한 도전이다."

이 책은 21세기북스에서 나온 '읽는 CEO '시리즈 9권짜리이다. 시 읽는 CEO를 필두로 시리즈를 읽게 된 이유는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과 창의성을 깨우쳐주는 데 적합한 이유이다. 고두현의 <<미래 10년 독서>>를 읽지 않았다면 이 시리즈를 읽지 않았을 것 같지만, 한 번 읽게 되니 이 시리즈 또한 다 읽어야 할 것 같다. 그만큼 책이 너무 좋다. 책에서 느끼는 가치는 우리가 모두 CEO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한 가정을 책임지고 있는 가장도, 아이를 키우는 엄마 역시, 엄밀히 따지면 CEO이기 때문이다. 자기계발이 보통 중년의 나이가 되면 멈추기도 하고 이제는 세상의 이치를 깨달았다 해서 불혹의 나이라 하지만 불혹에 자신의 정체성이 확립되어 있지 않으면, 중년 이후의 삶은 어그러져 버리기 때문에 자기계발은 나이를 먹어 갈수록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가정이야말로 미래의 CEO를 만드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특히나 예술 작품을 감상하면서 창의성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주기 때문에 무엇보다 감성이 충만해지는 기분이 든다.

마그리드의 <골콩드>그림을 볼때마다 사실 나는 버블 시스터즈의 '하늘에서 남자들이 비처럼 내려와' 노래가 연상되곤 했는데, 이 그림을 처음으로 자세히 들여다 보니 노래가사처럼 꽃미남이 아니라 중년남자들이 내려오는데, 하나같이 우중충하다. 항상 물음표를 주었던 그림이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이 화가가 이 그림을 그린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마그리트는 기발한 발상으로 관습적 사고를 거부하고 상식과 고정관념의 틀을 깨고 세계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며 사람들에게 충격을 준 화가로 유명한데 <오브제, 모피로 된 아침식사>에서도 모피로 만든 찻잔을, 사람발로 보이는 장화, 이외 마그리트의 그림은 모두 기상천외하다. 시인 앙드레 브르통이 '경이로운 것만이 아름다운 것'이라고 했듯이 화가의 기상천외한 발상은 그림을 보는 이들로 하여금 오감을 자극해주며 창의성을 발달시키게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마그리트는 낯설기 기법을 적용한 자신의 그림을 존재의 평범함에 대항하는 영원한 반란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예술가뿐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도 일상에서 낯설기 기법을 활용해서 창의적인 삶을 살 수 있다. 따라서 마그리트는 바로 사람들의 경직된 사고를 유연하게 하기 위해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낯설게 하는 방법으로 남이 생각하지 않는 것을 사고하는 것, 다른 사람들이 그림을 빽빽히 채워야 인정을 받던 시대에 그림을 비워두는 것으로 유명해진 19세기 독일의 낭만주의 화가인 카스파 다비드 프리드리히가 있다. 그는 여백의 미를 강조하는 걸작들을 많이 남겼는데 위 그림은 <바닷가의 승려> 로 이 그림을 두고 사람들은 그림을 보는 관람자가 자신의 상상력으로 여백을 채워야 하며 여백이 주는 여운으로 인해서 그림을 그토록 신비하고 참신하게 만든다며 극찬하였다. 화가 프리드리히는 '우리의 눈은 환상과 마찬가지로 바로 눈앞에서 또렷하게 보이는 것보다 막연하고 아련하게 보이는 것에 더 매혹되게 마련'이라며 여백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인지 여백에도 불구하고 그의 그림은 충만함이 가득하다. 여백이란 잡다한 생각을 잠시 멈추게 하며 결국은 고독속에서 성숙되는 우리의 삶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프리드리히의 여백은 고독이다. 고독을 진정으로 즐길 수 있을 때, 우리의 삶은 충만해 질 것이다.

<시스티나 천장화>를 직접 본 사람들은 그 웅장함과 아름다움에 넋이 나간다는 말을 한다. 천재 화가 미켈란젤로가 이 그림을 탄생시키기 위해서 받은 고통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다. 4년 동안 그림을 그리면서 건강은 악화되고 직업병까지 생겼고 척추는 휘고, 관절염과 근육 경련, 얼굴에 떨어지는 안료로 인해 눈병까지 얻었다. 그리고 기적처럼 완성한 천장화는 미켈란젤로의 끈기와 집념의 보상으로 인류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되었다. 마그리트의 낯설게 생각하기부터 시작하여 끊임없이 새로움을 탐하고 끈기와 집념의 산증인인 미켈란젤로, 그림뿐만 아니라 조각에서도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였던 피카소, 시대와는 다른 그림으로 승부하였던 신윤복, 자신을 홍보하는 것으로 유명해진 달리, 고통과 고난을 예술로 승화시킨 고흐와 뭉크, 자신을 그리스도로 미화시켜 자화상을 그림으로서 세상을 자기 중심으로 만들어 놓은 뒤러까지, 예술가를 통하여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배우는 즐거움이 있는 책이다. 이처럼 예술가들은 남다른 것을 발견하는 데 능숙하다. 창의성, 빛나는 아이디어에 목말라 있거나 자신의 삶의 중심을 찾고 싶거나, 상상력으로 자신의 여백을 채우고 싶다면, 아마도 좋은 길라잡이가 되어주는 책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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