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늦은 저녁을 혼자 먹으며 소주 한잔 한적이 있다. 중간쯤 먹다 보니 비가 추적추적 내리더라. 기분도 꿀꿀하고 해서 늦은 시각이지만 혼자 또 한잔했다. 근데 갑자기 글이 막 쓰고 싶어지더라. 글이라기 보다는 '글씨'를 내 생각, 마음을 '글씨'로 쓰고 싶어지더라. 그래서 가방에서 종이를 꺼내서 그냥 막 썼다.  이런 글이 무슨 나의 글쓰기에 도움이 되겠느냐마는, 글쎄. 처음이니깐, 괜찮겠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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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8.24 23:05 Sweet Smoke

혼자 먹는 술 

머리가 무겁다. 눈도 무겁다. 왠지 우울하다. 뭔가 거창한 생각을 하는 건 아니다. 조금 무겁고, 약간 무겁고... 

여기는 내가 좋아하는 술집이다. 난 혼자 있다. 학교 야자 감독을 하고 경복궁역 순대국밥 집에서 소주 한 잔(병) 하고 아쉬워 비오는 거리를 혼자 추적추적 걸어왔다.

예전에 먹고 남은 스카치 블루 반병이 있다. 한치 두 마리, 땅콩, 약간의 과자 이게 내 술 상위에 있는 안주다. 너무 많다. 혼자 먹기에는... 사실 안주는 필요 없는데...

난 왜 난 왜, 술을 먹는 걸까? 그것도 혼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혼자 밥을 먹거나 술을 먹는것에 대해 나름 ‘두려워’한다. 그러나, 난 전혀 두렵지 않다. 오히려 그것을 즐기는 편이다. ‘외로움’을 느끼면서 즐긴다. 난 본질적으로 원초적으로 ‘외로운’ 존재인 것처럼.

난 내 본질을 모른다. 하지만 혼자, 외롭게 이렇게 지금처럼 술을 먹고 있으면! 난 원래 이런 인간인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나 자신에 대해 의문이 들곤 한다. 하긴 나 자신도 날 모르긴 하다. 그 어느 누구도 자기 자신을 알수는 없다. 그 어느 누구도 그건 자만이며 오만이며 실수다.

오랜만에 친한 친구와 전화 통화를 했다. 좀 전에 내가 전화를 했는데 받지 않던 친구. 예전 같으면 나에게 전화가 오지 않았을텐데... 역시 내 친구다. 내가 통화 하고 싶다는 걸 알았나 보다 적당한 시점에 ‘딱’ 전화를 했다.

통화를 했다. 역시 친구란 이런 건가 보다. 편안하다. 편안하다. 속이 시원하다. 나도 누군가에게 이런 사람이고 싶다는 맘이 든다. 하긴 그 어느 누구에게가 아니라, 내 아내와 아들에게 그런 사람이 된다면, 난 내 인생의 반은 성공한 것일 것이다. 절반은...

엄마가 편찮으시다. 지금 내 자신이 싫은 이유. 지금 이 순간도 난 엄마가 정확하게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모른다는 것이다. 난 엄마의 ‘아들’인데도 말이다. 도대체 난 무엇인가? 아빠에게는 ‘싸가지’없는 아들, 여동생에게는 ‘까칠한’오빠, 엄마에게는...? 모르겠다. 그래서 난 엄마에게 항상 죄를 지은 듯한 느낌이다. 원죄?

내 마음처럼 말이 나오지 않는다. 현실에서는, 그게 현실이다. 현실.

아내한테 전화가 왔다. 지금 시각 23시34분. 좀 늦었다. 많이. 아내는 야자감독 끝나고 밥만 먹고 집에 돌아오는 줄 알았을 텐데, 아직도 안 들어오니, 화가 많이 났을것 같다. 많이. 화를 내며 전화를 끊었다. 이럴 때면 기분이 찝찝하다.

나의 똑같은 실수의 반복. 난 왜?? 매번 같은 실수, 후회를 반복하는 것일까? 아직 철이 들지 않은게 확실하다. 철이...

시간이 지나니 술이 취한 것 같다. 글씨도 조금 더(?) 명확히 써지지 않는 것 같고, 이렇게 혼자 먹다 보면 문득 너무 외롭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자초한 면이 많지만... 외롭다는... 사람이 그립다. 인간이. 대화를 하고 싶다. 내 마음을 애기하고 싶다. 상대방의 애기를 듣고 싶다. 당신의 비밀을 알고 싶다. 결국 난 결국 알고 싶은게 많은 것 뿐이다. 결국 지금의 난 허상일 뿐이다.

 1p.

 

 2p.

 

ps : 술도 먹긴 했지만, 정말 내 글씨는 최고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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