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는 어떻게 개가 되었나 - 일러스트가 있는 과학 에세이
강석기 지음 / Mid(엠아이디)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최근 한여름 밤의 고민 중 하나는 과중한 업무로 몸은 피곤한데 쉽게 잠들 수는 없는 불면증이 아닐까? 끝날 것 같지 않은 업무, 야근, 회식까지 잠을 못자고 침대에서 뒤척거린다.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는데 우리는 공짜 보약의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하루 정도 수면이 부족한 일은 그렇다 쳐도, 수면이 부족한 날이 이틀이 되고 사흘이 되고 일주일이 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잠을 너무 적게 자는 날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늦게 잘 때 야식을 먹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신체학적으로 인체는 수면 부족에 의한 스트레스를 포만감으로 해소하려는 특징이 있다. 수면을 제대로 취하지 못하면 식욕을 증가시키는 호르몬 분비가 많아져 과식을 하게 된다. 평소에 늦은 밤에 족발, 치킨 등을 시켜 먹던 것이 이젠 습관으로 자리 잡아 잠자리에 들기 전 무언가 먹지 않으면 잠이 들 수가 없다.

 

반대로 아침 식사는 줄어든다. 늦잠 자고 나서 일어나는 날에 아침 식사를 거를 때가 있다. 전날 밤 야식이 먹고 싶을 정도의 배고픔은 온데간데없고, 아침밥을 먹을수록 맛이 없게 느껴진다. 실제로 수면부족 집단과 충분한 수면을 취한 집단 간의 식사량을 비교한 실험에서 야식은 수면부족 집단이 수면을 취한 집단보다 더 많이 먹었지만, 아침 식사량은 적은 결과가 나타났다. 왜냐하면 수면유도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농도가 잠에서 깨어난 상태에서도 높은 상태로 유지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아침 식사를 거르는 것도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 불쑥 찾아드는 공복감으로 인해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폭식을 하게 되고 밤에는 야식을 찾게 된다. 잠을 제대로 못 자면 건강상 악순환이 이어진다.

 

부족한 수면 시간 때문에 건강을 해치기도 하고 오히려 일의 능률이 떨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적절한 낮잠은 하루의 활력을 충전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잠깐의 낮잠은 스트레스를 낮추어 업무 효율을 높여 주고, 혈압을 낮추고 심장병을 예방해 주는 등의 이점이 많다.

 

서울시에서는 서울시 공무원을 대상으로 이달부터 1시간 이내의 낮잠을 허용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그 대신 법정근무시간(8시간)을 지키기 위해 낮잠을 잔만큼 추가근무를 해야 한다. 서울시의 ‘낮잠’ 허용에 대해서 여전히 갑론을박 의견이 분분하지만, 낮잠의 의학적 효능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한창 성장하는 어린이들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면이 이루어져야 한다.

 

어른은 직장과 잦은 회식 때문에 수면이 부족하다면, 학생들은 학교에서 입시 학원으로 이어지는 빡빡한 공부 스케줄 때문에 잠자는 시간이 없다. 공부 혹은 인터넷에 날밤을 새우느라 저녁 수면시간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낮잠을 자게 하면 학습 능률이 높아진다. 심지어 기억력도 향상된다. 낮잠의 효과를 증명한 어떤 연구가는 어린이집에서 낮잠 시간을 빼는 커리큘럼을 도입할 것을 제안한다.

 

우리는 잠은 밤에만 잔다는 관념에 사로잡혀 낮잠의 이점을 간과하고 있다. 하지만 두뇌에 낮에도 쉴 시간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누구나 점심 후 졸음이 밀려와 눈꺼풀이 푹푹 감겨도 꾹꾹 참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직장인은 졸다가 업무에 태만한 사람으로 찍힐까봐 참는다. 학생들은 모두 공감할 것이다. 헤어날 수 없을 정도로 졸음에 빠져드는 블랙홀 같은 무서운 시간대가 바로 바로 점심 후 수업시간이라는 것을.

 

세상은 어느새 낮잠 효용성을 인식하고 있고 낮잠을 허하는 기업이 생겨나고 있다. 기업뿐만 아니라 어린이집, 학교도 두 눈 쫑긋 모아 지켜볼 일이다. 개인적으로 학업에 스트레스 받는 아이들에게 낮잠 시간을 허용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 도서 참고내용 : '아이들에게는 낮잠도 수업시간!' (111~114쪽)

                        '잠 부족하면 탄수화물 당긴다!' (121~1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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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4-08-11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낮잠이 필요하단 생각에 공감을 하는데....학교에 침대가 있는것도 아니고 낮잠잔 시간만큼 늦게까지 공부한다면 참 거시기한단 생각이 들어요^^;;;;

cyrus 2014-08-13 19:57   좋아요 0 | URL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은 낮잠을 허용할 수 있지만, 고등학생은 낮잠 제도를 허용하기가 힘들 것 같아요. 카스피님 말씀처럼 학교가 학생들이 낮잠 잘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야 되니까요. 그냥 점심 먹고 나서 책상에 한 시간 정도 엎드려 자는 게 상책인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