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 8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명절 지나고 나서 영화를 처음 보게 되었다.

소문보다는 별로 세지 않았다. 그냥 주위에 있을 법한 에피소드들.

 

전형적인 고부 갈등.

독립영화계의 '사랑과 전쟁' 맞다.

널리고 널린 소재.

 

그러나 시가에 잠시라도 발길을 끊고 나를 좋아하지 않으면 내 아들도 볼 수 없다고 당차게 선언하는 며느리는 아직 많지 않다.

 

초반의 이 당돌한 선언이 나오기까지 원인 제공자인 진짜 평범한(?) 시어머니의 횡포에 한숨이 나왔다. 결혼하기도 전에 일터에 전화를 해서 고양이를 키우면 결혼할 수 없다고 하고 조리원에 있는 며느리에게 전화를 하다가 하도 안 받으니 조리원에 방송이 울려 퍼지게 했다는 데에서 머리를 절레절레.

 

그런데 이 정도는 사실 지역 육아카페에서 펑 사연(속이 답답해 썼다가 나중에는 껄끄러워 지우는 사연)으로 널리고 널렸다. 며칠 전에도 조회수 엄청 높은 게시물에서는 시아버지가 부부끼리 놀러갔는데도 수시로 영상통화를 수십 통이나 남겼다는 사연을 보고 절레절레.

 

도대체 왜 평범한 인간관계에서는 가능하지 않은 일들이

왜 가족관계에서는 허용되고 묵인되는지.

 

사지 멀쩡한 어른들이 여럿이어도 왜 늘 음식장만과 설거지는 그중 서열이 낮은 여성의 몫인지.

 

물론 난 물음만 가득하고 어느 모임에 가든 그냥 일을 자처하는 편이다.

어느 정도는 체념했고 싸워 나가기에는 용기가 없는 그런 사람이라.

 

*  

 

흥미롭게 모든 현상을 보기만 한다.

왜 저 사람들은 저런 대화를?  저런 행동을 하지.

 

그리고 나는 어떻게 내가 이런 심리 상태가 되었고

내 상황에서 내가 편한 길은 어떤 것인지 궁리한다.

 

이번에는 그냥 남편에게 명절 당일 아침 7시에 가고 싶다고 했고

가서 손님 대접, 설거지를 하고 오후에 돌아왔다.

 

이렇게 간단한 것이었다.

구구절절 설명 없이.

 

나는 이제 잠은 그래도 집에서 자고 싶고, 너무 오래 시가에 머무는 것이 싫다.

너무 오래의 기준은 "나와 아이들의 기분, 상태"

 

삼십 분 거리에 살지만 어머님은 몇박 몇일 자고 갔으면 하신다는 것을

나는 알기는 한다.

 

그래도 이제는 다 들어드리기는 어렵다.

 

*  

 

오랜 부부간 불화로 시숙은 부인을 동반하고 명절에 오지 않는다. 이번에는 다행히 관계를 회복해 형님이 오려고 했는데 시숙이 막았다고 한다. 형님이 오면 시숙은 형님 처가에도 가야 하는데 그건 싫다고.  코메디가 따로 없다. 물론 두분만의 역사가 있으니 함부로 판단하지는 말아야겠지.

시숙에 대한 내 감정은 그냥 별로 좋지 않구나. 이런 것을 확인했을 뿐이다.

 

어머님은 헌신적이고 희생적인 분이시고 시집살이 시키는 것과 거리가 먼 분이다. 그렇지만 나는 첫 명절에 어머님 친구분 댁에서 한나절 동안 만두를 남의 집 것까지 오래오래 빚은 적이 있고, (며느라기 시절이라 바보같이 힘드니 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못했다) 가끔은 여자 집이 더 기울어야 남자가 기 펴고 산다는 류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래서 너 데리고 왔을 때 어려운 집 아이라 좋았다고(아버지가 안 계신 우리집 상황을 빗대어ㅎ)

 

그리고 십오년 동안 명절에 가도 내가 마실 수 있는 커피류는 발견되지 않아 늘 싸들고 들어간다. 아들 셋과 손주들 취향은 단번에 파악해 늘 종류별로 구비되지만 이번에도 커피 사두는 걸 깜박했다는 머쓱한 고백을 듣는다.  엄청나게 비싼 것도 아닌 맥심 종이봉지 믹스일 뿐인데.

 

서운하기보다는 그냥 그 정도가 며느리에 대한 감정인가 싶다. 옛어른들의.

 

나 역시 어머님을 온전히 헤아리기에 부족한 사람이고 그런 관계이기에,

사람 자체로 만날 수 있는 그런 관계가 아니기에, 적절한 수준의 평화를 유지한다.

 

 

*

 

갈등을 보여주다가 마지막에 어떤 계기로 부인이 마음을 돌려 시가에 다시 가게 되었는지 명확히 나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전하고픈 메시지는 강요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스스로 마음을 먹었을 때 시가에 갈 수 있어야 편한 마음이 된다는 것이다.

 

 

시가에 가까운 이곳에 내려와 살면서 강요 아닌 강요를 접하다 이제 어느 정도는 접점을 찾았지만 그래도 마음이 불편한 순간이 자주 있다.

 

나는 이 불편한 마음을 오래 들여다 볼 것이고

내가 불편하지 않는 선에서 행동할 뿐이다.

 

 

나는 어머니에게는 그냥 며느리일뿐이고

며느리로 잘 기능해야 사랑받고 인정받는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지만 나에게

그 사랑과 인정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어머니는 내가 어머니께 해드린 것보다

늘 분에 넘치게

충실하게

늘 되돌려주신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19-02-12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밑에서 두 번째 문단.... 제가 옮겨가서 간간히 써 먹고 싶은 그런 문장이예요.
그래도 되나요? 뚜유님?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침부터 심쿵한 글을 읽고 여러 가지 생각이 막 스쳐가네요.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해요^^

뚜유 2019-02-12 15:27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잘 봐주셔서 감사해요.
명절 보내고 영화 보고 나서도
사실 이렇게 글을 쓰고도 개운하지만은 않더라고요.
이렇게 세게? 말해도 되는 건가, 하고 수정하려고 들어왔는데
심쿵하다고 해주셔서 감사해요 ~

어찌 되었든 누가 뭐라고 하든
나의 감정과 생각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는 요즘입니다 ^^
 

 

 

 

 

 

 

 

 

 

 

 

 

 

 

 

 

 

엄청 좋다고 이야기만 들었던 이슬아 님의 책을 얼마 전에 보았다.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

 

읽기 전에는 막연하게 무거운 가족사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반은 맞고 반을 틀렸다. 

 

첫장 잉태부터 예상과 달랐다. 부모님의 섹스로부터 시작하는 이야기.

 

 

딸을 가지게 된 것 같은 기분이야.”

아빠는 그 기분을 믿지 않은 채로 잠들었다. 그 무렵 엄마는 꿈에서 자주 과수원을 거닐었다고 한다. 동그랗고 빨갛고 윤기 나는 사과들을 따서 광주리에 가득 담았댔다.

믿어도 그만 안 믿어도 그만인 이야기들을 나는 좀 좋아한다. 옛날 옛적 코끼리가 진흙 위를 밟고 지나가다가 생긴 커다란 발자국을 어떤 여인이 밟고 지나갔더니 임신이 됐다더라 하는 식의 터무니없는 탄생설화도 좋다

 

 15쪽   

 

딸 태몽은 대개 비슷하다.

엄마한테 나는 포도밭에서 한 가득 포도가 열린 것을 보고 마구 따서 먹었더니 치마가 물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나.

 

하지만 정작 내가 딸아이를 가졌을 때는 어떤 꿈을 꾸었는지 도무지 생각이 안 난다.  복숭아인지 딸기인지 꿈이 매번 바뀐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어릴 때 엄마를 너무 좋아했고 엄마와 애착이 강한 딸로 자라든 엄마와 사이가 좋지 않든 좋은 딸이 되기는 참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그 어려운 걸 작가는 잘해내고 있는듯하다.

엄마를 엄마만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 이해하려는 좋은 딸이다.

 

그리고 누드모델이자 연재노동자로 열심히 사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누드모델을 하면서 느낀 점 중에서 사람들이 작가의 몸을 보고 그리기는 했지만 어쩐지 그린 사람의 모습과 비슷하게 그림을 그렸다는 부분에 동의한다. 사람들은 무언가를 해석할 때 자신과 닮은 부분에 주목하거나 전혀 다른 것을 보고도 자기 식대로 해석하기 마련이다.

 

둥글하면서도 날카로운 그림체도 마음에 들었다. 

우선 빌려보았지만 소장해도 좋을 책.

 

그리고 미안하지만 나는

웃을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되는 딸을 원한다.

 

물론 나는 우선은 작가님처럼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되는 딸이다.

 

이 미묘한 차이를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잘 모를 것이다.

 

 

 

 

 

 

 

 

 

 

 

 

 

 

 

요즘 제목 짓는 센스

놀랍다.

 

이분도 유명하신가보다. 정신과의사가 병원을 박차고 나와 무료 정신상담 트럭을 운영하기까지의 과정과 약간의 개인사를 담고 있다.

 

지역 정신보건센터나 방송국과 연결이 되었다는 면에서 저자는 운이 좋은 것이지만, 중증환자들을 생각하면 답답하기만 하다.

 

정신과에 대한 일반의 인식 개선, 그리고 정신과 문턱이 낮아져야 한다는 데에 동의하지만 일단 가장 큰 문제는 정신과 치료에 일반 질병보다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이다. 국가보험이나 사보험 모두 적용이 힘들다. 재발도 잦고 평생 가져가는 것이다.  

 

일회성 상담이나 가족, 주변의 관심 같은 것으로 해소되지 않는 만성질환자가 많다.

 

저자의 고군분투는 물론 소중하다. 그러나 단순 기분부전이나 우울증 초기면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사회나 개인에게 큰 문제가 되는 건 역시 중증 질환이라는 생각이 들어 다 읽고 썩 개운하지만은 않았다.

 

암 치료를 재능기부로 하지 않듯이 정신과 관련 질환도 국가가 보장하는 것이 더 늘어나면 가족들의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도 아니고 죽을 확률이 매우 높은 중증 질환이다.

 

*

 

다행히 병원으로 돌아가셨으니 그곳에서 역시 소명을 다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안심이다.

 

병원에서도 환자에게 희생당한 분이 있는데 그런 공간은 환자에게나 의료진에게 다 위험하다.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

임세원 교수님을 추모하며 한번 읽어보고 싶다.

 

 

모든 에세이가 왠지 투병기처럼 여겨지는

미세먼지 가득한 우울한 겨울이지만

일주일 전에 애들이랑 남원 눈꽃축제 눈썰매장이랑 근처 백두대간 생태전시장 게판오분전이란 전시도 다녀왔다.

 

갑각류 전시인데

게판오분전

네이밍 센스 보소.

 

전시 보고 나서 인스타 올리면 꽃게랑을 준다. 지역카페에 눈꽃 축제 게판오분전이라고 후기를 올렸다가 제목만 보고 눈썰매장이 준비가 안 되어 개판오분전으로 보았다는 댓글이 속출했다. ㅋ

 

딸이랑 전당이며 박물관 수업도 다녔다.

아들은 물론 두고 다닌다.

민원 발생을 방지하고 아들의 자유로운 생활을 존중하기 위해서.

 

아들은 진짜 일찍 엄마 품을 떠난다.

겨울철에 실수로 끊어먹은 방패연같이 멀리멀리 날아가버린다.  

 

 

*

그래도

아이들 방학이라 곁에서 강제 독서

애들 방학이면 휘리릭 읽기 좋은 히가시노 게이고를 읽게 된다.

 

예술 관련 잡다하게 편하게 읽하는 책들도 보았다.

 

엄청 같이 무얼 하고 세 끼 챙기고 다닌듯한데

방학이 겨우 이 주 지났다.

 

그나저나 서재에 글 올릴 때마다 화장실에 자주 가게 된다.

이건 알라디너라면 다 그렇겠지.

 

커피를 좀더 줄이든가 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해지만 전혀 새해답지 않게 해묵은 감정들로 고생한 며칠이었다.

왜 나의 원가정과 새로 이룬 가족들 다 나를 힘들게 하는지.

 

사실 그들은 그냥 저희대로, 그대로 있는데 내가 과민한 경향도 있다. 요즘은 감정을 조절하기가 힘들다. 눈물이 갑자기 터질 것 같기도 하고 한숨을 쉬고 있기도 해서 딸이 많이 걱정한다.

 

매일

"엄마, 오늘 기분은 어때? 1부터 10까지 중에서" 이렇게 묻는다.

 

어릴 때 어디가 아프면 내가 물어보았을 때처럼 그렇게 딸아이가 되물어온다.

8 정도는 되니 너무 걱정 말라고 해준다.  

 

사실은 요 며칠 4나 3인 날이 더 많았다.

그렇게 충격적인 일이 일어난 것도 아닌데, 아직도 근심에 짓눌려 있다. 

 

계속 가라앉아 있다가 도서관에 읽고 싶었던 새 책이 들어와 잔뜩 빌려서 차분히 보기 시작하니 좀 낫다. 이제야 8 정도로 회복했다.

 

<보통의 존재>는 정말 좋아서 몇 번 봤는데 지금은 가물가물하고 <언제 들어도 좋은 말>은 중반에 너무 읽기 힘들어 포기했다.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은 얼핏 검색하니 젊은층에서는 <보통의 존재>보다 별로라고 하지만 난 작가님과 비슷한 속도로 나이들어가고 있어서 그런지 잘 보았다.

 

작가님이 뮤지션일 때 청춘이어서 같이 음악을 듣고 이제는 같이 중년에 접어들어서 가족 걱정, 건강 걱정하면서 하루하루 살아내고 있어서 어쩐지 뿌듯하다.

 

엄청나게 많은 서표를 붙여가며 읽었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단지 숫자가 늘어나고 얼굴에 주름 몇 개가 늘어가는 일이 아니었음을, 그래서 노력하고 씩씩해지지 않으면 그 무게에 언제고 잠식될 수도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하는 일임을.

89쪽 

 

상처라는 게, 세월이 흐르면 그걸 준 사람뿐만이 아니라 받은 사람의 책임도 되더라. 누구 때문이든 그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건 나니까, 내게는 누가 주었든 그 상처를 딛고 내 삶을 건강하게 살아가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123쪽

 

우울하고 어두운 것을 즐기려 해도 체력이 받쳐줘야 한다는 것을 예전엔 미처 몰랐었다. 암에 걸렸다가 완치된 친구가 혹 스트레스를 받을까봐 이제는 뒤가 궁금한 드라마나 내용이 센 영화는 보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마음이 아프면서도 선뜻 이해가 가지는 않았었는데 이제는 나도 알겠다. 감정과 자극을 즐긴다는 것도 이렇게 체력이 필요하고 그게 안 되면 힘에 부치는 일이었다는 걸. 249쪽

 

나도 그렇다, 이제는 카모메 식당 류의 잔잔한 일본영화나 아이들 애니 정도, 흘러간 로맨틱 코미디 정도로 살짝 웃는 게 편하다. 몇년 전에 <응답하라 1988> 보면서 감정을 너무 소모했고 최근에 미스터 션샤인도 어떨 때는 버거웠다. 석원 님이 노희경 작가의 라이브 볼 때 힘들었다는 지점에도 공감한다. 형사물이라 사회의 어두운 면이 드러나고 등장 인물들이 날것의 감정을 분출하며 고래고래 소리 지른다. 이전 작과 비교해서 한층 더 짙은 우울, 출구 없음, 나만 편히 지낸다는 죄책감 등으로 스트레스 받다 드라마 시청 본연의 목적(시간을 편히 잘 흘려보내기)에 어긋나는 듯해서 중도 포기했다.  

 

결국 행복이란 가치 앞에서 세상의 모든 작은 것들은 작은 게 아니더라. 일상은, 일상의 평화라는 건, 노력과 대가를 필요로 할 만큼 힘겹게 지켜가야 하는 만만치 않은 것이더라. 259쪽

 

아픈 발을 이끌고 산책을 하고 노모에게 살림을 맡기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도 쇠잔한 육체에 큰 부담이 될 듯하다.

 

*

궁금하지만 어쩐지 연락은 하게 되지 않는 친구같은 석원님

 

집안에도 일이 많고 많이 편찮으셨군요.

애쓰셨어요.

너무 노력하지 말고 쉬엄쉬엄 하세요.

 

 

 

 

 

 

 

 

 

 

 

 

 

 

 

 

 

 

 

 

 

오전에 심각한 얼굴로 <군인이 천사가 되기를 바란 적 있는가>를 읽어서 딸을 또 걱정하게 만들었다.

 

역시 아무리 내가 힘들어도 이런 증언은 꼭 들어야 한다.

 

오랜 세월 고통받으신 분의 언어를 이렇게나 잘 번역해내다니.

 

말은 자주 끊기고 맥락이 없지만 그 세월이 눈앞에 생생하게 드러난다.

 

인용을 하기 힘들고 다 줄을 쳐야 할 정도.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는 기대만큼 좋지는 않았다.

 

아직 다 읽지 않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재기발랄한 아재 감각은 돋보이는데

내 취향은 아니다.   

 

 

 

 

 

 

 

 

 

 

 

 

 

 

내가 책 보는 동안 딸아이는 이 책에 멋진 작품들을 남겼다. 찍어서 올리려다 전송이 귀찮아 그냥 둔다. 확실히 나에게만 의미 있는 예술작품일 테니.

 

 

 

 

 

 

 

 

 

 

 

 

 

 

 

 

 

 

 

스스로 호를 지은 와식(늘 누워 있음) 김선생은 이런 책을 본다. 초등학생이니 나이에 맞는 것을 보면 좋겠고 그래도 줄글로 된 책을 보면 좋겠지만 이제 내 소관이 아니어서 그냥 둔다.

 

*

 

딸아이는 어린이 미사 가고 아들은 쇼파에 누워 책을 보고 있고

저녁 먹을 건 있으니

 

이만 하면 오늘은 8이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승주나무 2019-01-11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8이면 정말 괜찮은 거네요. 저도 그 수준을 유지하려고 노력할게요. 잘 지내시죠?

2019-01-12 04: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1-12 1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1-12 21: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1-13 0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1-14 05: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 8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