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유산, 위대한 작가

 

몇 년전에 영화 『위대한 유산』을 보기는 했지만 내용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바, 당연히 이 책의 결말이 기억나지 않았다. 이야기가 어떤식으로 흘러갈 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이 책의 끝부분을 읽어갈무렵, 나는 한 손에 휴지를 들고 눈물과 콧물을 닦아야만 했다. 그러니까 핍이 자신의 후원자의 죽음을 눈 앞에 두고 자신이 알고있는 진실을 말해주는 그 장면 때문에. 아, 이게 이런 책이었구나!

 

 

 

 

 

 

 

 

 

 

 

 

 

 

 

 

 

그 장면이 너무 좋아서 나는 영화를 다시 보려고 했다가 보지 말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망설이게 됐다. 이 감동을, 이 결말을 영화가 그대로 보여줄 수 있을까? 만약 다른식으로 진행된다면 나는 크게 실망할 것 같은데? 나는 영화보기를 좀 뒤로 미뤄야겠다고 생각했다.

 

 

2권에서 핍은 에스텔러를 포기한다. 자신의 의지로 포기한 건 아니지만, 그러나 자신이 혼자하는 그 사랑은 얼마나 힘들었던가.

 

 

현관문이 곧 열리고 그녀의 짐 상자들이 안으로 사라졌다. 그녀는 나에게 손을 내밀고는 미소 띤 얼굴로 잘가라고 말했다. 그러고는 그녀 역시 안으로 사라져 버렸다. 나는 그대로 선 채 그 집을 바라보며, 그녀와 함께 그 집에서 산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그녀와 함께 있을 때 내가 결코 행복하지 않고 오히려 언제나 비참하기만 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p.41)

 

 

나에게도 정확히 이런 감정들이 존재하던 때가 있었다. 나는 그를 무척이나 좋아했지만 그와 함께있는것이 결코 행복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내가 행복한 시간은 내가 좋아하는 그를 생각하고 그리워하던 시간들이었던 것 같다. 그와 함께있는 것, 그건 나에게 오히려 비참함을 안겨주었으니까. 만약 그에게도 나에 대한 애정이 생겨 그가 나에게 함께 살기를 제안했다한들, 나는 그것을 거절했을 것이다. 내가 '지금' 그를 좋아하는 것과 그와 '함께 사는것'은 다르다는 걸, 그 즈음의 나는 충분히 알고 있었으니까.

 

에스텔러를 떠나보내면서 핍은, 자신의 감정을 고백한다. 자신의 어린시절부터 죽 그에게 환상과 로망 그리고 모든 사랑이었던 에스텔러.

 

 

"널 마음속에서 잊는다고! 너는 내 존재의 일부야, 나 사진의 일부야. 거칠고 천한 소년이었던 내가 처음 여기 온 이래로, 너는 내가 읽는 글 한 줄 한 줄마다 그 안에 존재하고 있었어. 물론 그때도 너는 이미 내 가련한 가슴에 상처를 입혔지. 너는 그 이후로 내가 본 모든 풍경 속에, 강이든, 배의 돛이든, 습지대든, 구름이든, 햇빛이든, 어둠이든, 바람이든, 숲이든, 바다든, 길거리든, 그 어떤 것이든 그 속에 존재하고 있었어. 너는 내 마음이 그 후로 알게 된 모든 아름다운 상상의 화신이었어. 네 존재와 영향력은 나에게 런던에서 가장 튼튼한 건물의 육중한 돌들보다도 더 실감 있는 것이며, 그걸 바꾸는 것은 그 돌들을 네 손으로 옮겨 놓는 것보다 훨씬 더 불가능한 일이야. 그리고 그것은 언제 어디서든 변함없을 거야. 에스텔러, 내 인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너는 내 인격의 일부분으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어. 얼마 안 되는 내 안의 좋은 면의 일부이자 나쁜 면의 일부로서 말이야. 하지만 오늘 이 이별의 순간에 나는 너를 오직 좋은 것하고만 연결 짓겠어. 그리고 언제나 충실하게 그것에 비추어 너를 기억하겠어. 왜냐하면 내가 지금 너 때문에 아무리 쓰라린 고통을 느낀다 하더라도, 너는 나에게 해로움보다는 이로움을 훨씬 더 많이 주었음에 틀림없기 때문이야. 아, 하느님이 너를 축복하시기를, 그리고 하느님이 너를 용서해 주시기를!" (pp.206-207)

 

 

모든 게 끝장났고, 모든 게 사라졌다! (p.207)

 

 

내게도 그런 순간들이 있었다. 그와 함께 갔었기 때문에 그 장소에서 그가 떠올랐다면, 그와 함께 가보지 않았던 장소에서는 그러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생각났다. 책장을 넘기면서 그를 생각한 적은 수십번이고, 사랑의 고백에 대한 글이라도 읽을라치면 그 모든 주인공은 내가 되었다. 결국 나 역시 모든 게 끝장났다는 생각을 하게됐지만, 그를 사랑했던 순간들을 결코 후회하지는 않았다. 후회할 수 없는 시간들이었다. 그를 만나고 이야기하고 웃었던 실제 일어난 일부터 그 사이사이 내게 존재했던 아주 많은 감정들은, 그것들이 기쁨과 행복함만으로 구성되어진게 아니라한들, 그 얼마나 절실하고 아름다웠던가.

 

 

하루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던 어제는, 핍의 사랑에 대한 아픔의 구절을 떠올리며, 내가 사랑 앞에 했던 거짓말들을 떠올렸다. 차라리 나도 아팠을 때, 아팠다고 말을 할 것을 그랬다고.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지 말것을 그랬다고. 너를 보내는게 힘들다고 말할 것을 그랬다고. 그리고 나는 내가 사랑앞에 여러번 거짓말을 한 적도 있다는 것을 알고있다.

 

 

그래, 나는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우리가 연인이라는 이유로 나는 그를 사랑해야만 하는거라고, 그게 맞는거라고 생각했으므로. 나 혼자 사랑한다는 말을 듣는다는 건 상대에게 못할짓이라는 생각이 들어 나 역시 사랑을 입밖으로 꺼냈지만, 내가 입밖으로 꺼낸 말들이 정말 내 감정이었던 게 아니다. 그리고 그것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내 감정이 될 수 없었다. 사랑은 그렇게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서 되는 의지의 문제가 아니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단 한 번도 말하지 않았던 적도 있다. 나는 그를 사랑하지 않는 척했다. 함께 있는 동안에도 그리고 함께 있지 않은 동안에도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던 사람인데, 그 감정을 그렇지 않은척 하려고 그때는 왜그렇게 애를 썼을까. 왜 그때의 내게는 이렇게 큰 사랑을 옆에 두면 안돼, 라는 생각이 대체 왜 그토록 강한 확신으로 자리잡고 있었을까.

 

어제는 '가네시로 가즈키'의 『연애소설』의 한구절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절대 그 사람의 손을 놓아서는 안 되네. 놓는 순간, 그 사람은 다른 누구보다 멀어지니까. 그것이 내 인생 28년분의 후회일세." (구판, p.175)

 

 

물론 나는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에게 사랑을 말했던 것을 후회한다. 그건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사랑하는 척해서도 안되는 거였다고.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고 그의 손을 놓았던 것은 더 후회한다. 가네시로 가즈키는 그의 책에서 그것을 '28년분의후회' 라고 했는데, 내게도 그것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 후회가 될 것 같아 안타깝다.

 

내 인생 28년분의 후회일세

내 인생 28년분의 후회일세

내 인생 28년분의 후회일세

내 인생 28년분의 후회일세

 

 

후회한다고 아무것도 되는것은 없으니, 이런 생각으로부터는 재빨리 빠져나와야 한다. 그 모든것들이 그 순간 내 선택이었음을 나는 알고있지 않은가. 후회로 이 비오는 새벽을 지새울 순 없지 않은가.

 

 

이 새벽, TV 다시보기로 『걸어서 세계속으로』뉴질랜드 카이코우라 편을 보고 있는데, 문득, 앞으로 내 삶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궁금해졌다. 언젠가는 그중 며칠을 뚝 떼어내, 저기 뉴질랜드로 가서 고래를 만나볼 수 있을까. 노천레스토랑에서 바닷가재 요리를 먹고 며칠 여유를 만끽하는 것은 가능할까. 저기, 아주 조용하고 여유로워 보이는 곳.

 

 

그나저나 나는 좀처럼 잠 들 생각이 없으므로, 지금 배가 고픈 이 상황을 어떻게든 해결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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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아이즈 2012-11-11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글 보며 옛 생각합니다. 순전히 제 생각입니다.
사랑하지 않은 사람에게 사랑한다 말하는 건 후회할 만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은 것은 걱정하거나 후회할 것은 아니었어요.
사람은, 사랑은 사랑하는 순간에는 말하지 않아도 숨겨도 다 드러나게 돼 있었으니까요.
심지어 주변에게도 드러나고 말지요.
그 순정함이 수치로 떠오르는 건 사랑하는 대상 때문이 아니라, 그 순정함을 기억하는 현재들에게 가십거리 빌미가 된다는 거지요. 그 미세한 떨림이 나만의 비밀스런 몸부림이라고 생각하지만 촉수 가진 모든 타인에겐 엄청 큰 제스처로 각인될 수도 있다는 걸 시간 지난 뒤 알게 되지 뭡니까. 역설적이게도, 결코 아름답지 않다는 걸 안 뒤의 사랑이야말로 정녕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거지요.

님 정리된 페이퍼를 읽다 보니 절로 그 시절이 떠오릅니다. 고맙습니다.

다락방 2012-11-11 15:06   좋아요 0 | URL
저도 그가 충분히 짐작했으리라고는 생각해요. 그렇지만 그 짐작에 확신을 가지지는 못했을 것 같아요. 나 하나 그 사람을 사랑한다고 해봤자 그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주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누군가가 나를 사랑했다는 사실을 아는건 모르는것보다 나을것 같아요. 무엇보다 내 감정을 꾹꾹 눌렀던 게 가슴이 아파요. 터뜨려버릴걸, 하고 말이지요. 뭐가 어떻게 됐든, 숨김없이 터뜨려버릴걸.

비록 후회되고 안타깝긴해도 떠올릴만한 기억이 있다는 건 분명 그게 없는것보다 낫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비가 멈췄어요, 팜므느와르님.

dreamout 2012-11-11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위. 목수의 연필에,
세상의 모든 집마다 여주인의 눈(眼)을 닮은 주인이 손님을 맞이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라는 문장이 있는데,
다락방님 눈을 닮은 남자 만나려고 시간 좀 걸리고 있는거겠죠.
비오는 일요일엔 짜파게티.. 가 아니라 매콤한 수제비 먹고 싶네요.

다락방 2012-11-11 15:08   좋아요 0 | URL
오, 그래요? 목수의 연필이 점점 더 궁금해지네요. 저는 저런 책 알지도 못했다가 드림아웃님 리뷰보고 담아놨거든요. 드림아웃님은 어떻게 그렇게 괜찮은 책을 잘 찾아내시나요? 진짜 신기해요.

제 눈을 닮은 남자는 세상에 없을거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저는 칼국수 먹으러 가려구요. 바지락칼국수요. 수제비는 드셨어요, 드림아웃님?

dreamout 2012-11-11 21:05   좋아요 0 | URL
네. 얼큰 수제비 먹고 반스의 소설을 다 읽고 들어왔어요. ㅋ
방금 다시 밖에 나갔다 왔는데 우아. 춥네요.

이진 2012-11-11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네시로 가즈키 저 소설들 정말... 안타까우면서도 음울한 소설들이죠.
신경숙의 것들과 비슷한 느낌이었어요.

다락방 2012-11-13 13:51   좋아요 0 | URL
신경숙과 가네시로 가즈키에게서 비슷한 느낌을 받았어요, 소이진님? 전 전혀 아닌데요. 완전 달라요. ㅎㅎ 그리고 저는 신경숙보다는 가네시로 가즈키를 훨씬 훨씬 더 좋아합니다. [GO]는 읽다가 눈물이 줄줄 ㅠㅠ

댈러웨이 2012-11-11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핍의 감정고백이 꼭 히스클리프에 대한 캐서린의 '그는 곧 나야'라고 했던 그것 같애서 읽으면서 깜짝 놀랐네요. 아니, 자세히 들여다보면 좀 다른 건가... 몇 달 전에 TV에서 아주 오래된 버전의 <위대한 유산>을 보여줬는데요. 엔딩이 기억 안 나요! (자랑!) 이 책 정말 읽고 싶다요. ㅠ.ㅠ

그나저나 다락방님 어젯밤에 그래서 뭐 먹었어요? 라면에 맥주 마신 건 아니겠죠?

댈러웨이 2012-11-11 16:30   좋아요 0 | URL
아, 다락방님의 줌파 라히리 페이퍼 올라오기 전에 저 <축복받은 집>의 =잠시 동안의 일=을 읽었어요. 반가워서 찌찌뽕 먼댓글을 달고 싶었는데, 또 안 써지더군요. -- 첫 문단을 한 20번은 읽었을 거에요, 그 며칠 동안. ㅎㅎㅎ. 반전이 있는 작가같은데요. 계속 읽으면서 업뎃 해드리겠어요. ^^

다락방 2012-11-13 13:51   좋아요 0 | URL
댈러웨이님, 위대한 유산은 정말 댈러웨이님도 좋아하실 것 같아요. 그런데 댈러웨이님이 읽은 줌파 라히리는 어땠어요? 전 줌파 라히리 엄청 좋아해요!! 제가 소설을 쓴다면 딱 줌파 라히리처럼 쓰고 싶어요. 그런데 그건...너무............꿈같은 일이죠. 하아- 그나저나 [축복받은 집]은 문장이 이상하고 오묘해서;; 다른 책으로 먼저 만나보시는게 나을것 같은데요. 흑흑 ㅠㅠ

제 생각에는 말이죠, 댈러웨이님. 댈러웨이님은 [그저 좋은 사람]에 실린 [길들지 않은 땅]같은 단편을 무척 좋아하실것 같아요. 저는 [지옥 천국]을 좋아하지만 말이죠.

moonnight 2012-11-12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의 페이퍼를 읽으며, 월요일 오전에 또 추억을 더듬더듬. 다락방님 글의 힘이에요. ^^

다락방 2012-11-13 13:48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 추억을 더듬더듬한 후에, 일상으로 돌아오긴 쉬우셨어요? 어휴, 전 일상으로 돌아오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하핫;;

프레이야 2012-11-12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저 지금 <일곱번째 파도> 녹음하다 잠시 쉬며 댓글 써요. ㅎㅎㅎ
이 책 읽으며 어떻게 다락방님 생각이 안 날 수 있겠어요?
레오가 막 에미한테 그래요. 모든 것을 줄 수 있는 사람에 대한 환상이 비현실적이라해도
한 사람은 한 사람에게 그럴 수 있도록 노력해야하고 그래야만 한다는 환상이 자기에겐 유효하다고!
사랑, 그 놈! 어젯밤 노래방 가서 이 노래를 부른 건 뭐죠, 저요.ㅎㅎ
아무튼 어젯밤 뭐 먹고 잤어요? 전 알탕에 아사히, 그러고 잤는데 하나도 안 부었어요.ㅋㅋ

다락방 2012-11-13 13:48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의 댓글을 읽으니 일곱번째 파도를 다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프레이야님께서 언급하신 부분이 기억나지 않잖아요, 글쎄. 물론 책을 읽고 그 책의 내용을 전부 기억할 순 없겠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책인데.. 흑흑.

전 이 새벽에는 꾹 참고 그냥 잤어요. 다음날 제가 제 머리를 쓰다듬어줬어요. 잘했다고. 사실을 사발면에 물을 부어서 맥주를 한 캔 하고 싶었는데 말이죠. 앗 또 맥주 마시고 싶어지네요. 대낮에, 그것도 사무실에서. ㅎㅎ

마태우스 2012-11-12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호오, 다락방님도 로그인 안한 댓글을 허용하시는군요. 저랑 같네요 반갑습니다. 사랑은 너무 어려운 것 같습니다. 밀땅도 어렵고, 시작도 어렵고, 유지도 어렵고, 으으...다 어려워요. 제가 20대로 다시 돌아가기 싫은 건, 사랑의 과정을 다시 밟아야 하는 것도 큰 이유랍니다.

다락방 2012-11-13 13:47   좋아요 0 | URL
ㅎㅎ 마태우스님, 네, 저도 비로그인 댓글 허용합니다. 뭐 악플이 달리기도 하지만, 그래도 계속 허용하려구요.

제가 아는 어떤 사람은 연애하기가 귀찮아서 결혼했다고 말하더라구요. 또다시 누군가를 만나고 사랑에 빠지고 하는 게 너무 지겹다고요. 무슨말인지 이해는 됐는데, 저는 결혼보다는 차라리 지겨운 연애쪽을 택할 것 같아요. 하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