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판타스틱 과학 책장`을 빌려 읽고 `으으~ 읽고 싶어 참을 수가 없어!!`를 외치며 구매한 `다윈의 식탁`. 얼마전에 충동적으로 구매한 `캠벨 생명과학`도 빨리 읽......공부해야 하는데, (너무나 충실하게 대학 교재용으로 구성된 책이라 읽는다고 하기엔 어폐가 있다) 크흠.
`다윈의 식탁`은 목차만 보고서는 흔해 빠진, 유명인들이 논쟁을 하는 형식으로 내용을 전하는 교양과학책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나의 완전한 착각이었다.
포괄 적합도 이론과, 기생자 이론을 창안하고 성선택 이론을 발전시킨, 사회생물학, 행동생태학, 진화심리학의 `이론적 아버지`라 불리는 해밀턴의 장례식에 전 세계 진화학 석학들이 아군과 적군 구분없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을 계기로, 도킨스팀과 굴드팀으로 나뉘어 BBC와 네이처지의 후원으로 벌어진 진화론 전쟁. 그 역사적인 토론회의 이름을 `다윈의 식탁`으로 하자는 아이디어가 채택된 덕분에 토론회에 서기로 참석한 저자가 남긴 기록의 결과물이 이 책인 것이다. `판타스틱 과학책장`에 나온 소개 그대로 이런 책, 다른 나라에는 없다.
아직 둘째 날까지 밖에 못 읽었지만, 매우 흥미로운 책이다. 토론자들의 고집이 워낙 세서 명확한 결론은 안 나오지만, 자신의 저서에선 점잖게 이론을 설파하던 학자들이 흥분해서 막말하는 것을 보는 재미가 있다. 한마디로 싸움 구경하는 재미? 도킨스의 겸손떠는 모습도 신선하고. (절대 혼자 죽진 않지만)
`사실 많은 사람이 이기적 유전자를 독창적인 책이라고 알고 있지만 저는 오늘 저희 쪽 테이블에 앉아 계신 여러 교수님이 아니었다면 이 자리에 있지 못할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중략)
그러니까 저의 책이나 그보다 한 해 먼저 출간된 에드워드 윌슨의 <사회생물학> 모두 이 이론들에 빚을 지고 있는 셈입니다. `
굳이 같은 편인, 이날은 패널로 출연도 안 한 에드워드 윌슨까지 묶어서 겸손(?)을 떠는 저 발언. 도킨스 답다.
중간평: 진화 생물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겠지만(유명인들 싸움 구경이 세상에서 젤 재밌......), 토론에 참석한 학자들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없으면 영 재미없을 책이다. 즉, 이제 막 진화심리학에 관심을 가진 사람에겐 추천하지 않는다.
`이기적 유전자`는 필수로 읽어야 할 것이고, 나같은 경우는 데이비드 버스의 `진화심리학`을 읽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첫째날 토론 주제에 대해서도 대략적이나미 중립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그나저나 오늘은 책을 읽을 때 사용하는 문구들도 간단히 자랑해 보고자 한다. 매우 뜬금없지만.
1. 코스트코에서 2개 세트로 구매한 고쿠요 필통. 수납 공간이 많아서 아주 좋다.
2. 필통에 넣고 다니려고 구매한 핑크풋의 슬라이딩 이레이져. 일반 지우개보단 좀 불편.
3. 최근에 일본여행가서 사온 파이롯트 프릭션 4색 펜 0.5. `사이토 다카시`의 3색 볼펜 공부법을 실천하고 있어서 초록색이 기본으로 있는 점이 마음에 든다. 필기감도 나쁘지 않고, 선 굵기도 딱 좋다. 첨에 잉크가 지워지는 걸 보고 `오오~`하고 어린애처럼 감탄 하기도, 그런데 `다윈의 식탁` 종이 위에서는 흔적이 좀 남는다. (이 책, 종이 재질은 영 마음에 안든다. 다한증이라 슬슬 손에 땀이 나는데 금방 종이가 울어버려서 책이 너덜너덜 --;)
4. 오늘 가서 사온 모나미의 에센티-소프트 형광펜. 색이 은은~ 해서 마음에 든다. 회색을 사고싶었지만, 아쉽게도 없어서 못 샀다.
5. Uni의 jetstream3 0.7 3색 펜. 필기감도, 선 굵기도 마음에 드는데 딱 하나 초록색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
6. 역시 오늘가서 사온, 충동구매한 앨리스 포스트 잇. 코카콜라 포스트잇 시리즈의 유혹은 버텼는데, 이 아이의 유혹은 버틸 수가 없었......접착력은 기대하지 않고 구입. 예쁜 쓰레기가 아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