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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의 미래, 큐비즘이 슈뢰딩거의 고양이를 구하다
한스 크리스천 폰 베이어 지음, 이억주.박태선 옮김 / 동아엠앤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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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장 ’골칫거리 확률’까지 읽고 확신 했습니다. 이 책은 내가 읽을 물건이 아니란 사실을. 도서관으로 얼른 돌아가거라. 다시 만날 일은 없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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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거짓말을 한다 - 구글 트렌트로 밝혀낸 충격적인 인간의 욕망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 지음, 이영래 옮김 / 더퀘스트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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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노 사이트에서 사람들이 하는 충격적인 검색 결과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미국인들은 이제 인종차별을 하지 않을까? 평생 응원하는 야구팀은 어떻게 정해질까? 캘리포니아 총기 난사 사건 후 오바마가 한 연설은 이슬람포비아를 진정시켰을까? 슈퍼볼 광고는 얼마나 효과적일까? 좋은 학교에 입학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일까?

이는 모두 [모두 거짓말을 한다], 부제는 ‘구글 트렌트로 밝혀낸 충격적인 인간의 욕망’에서 제기된 질문들이다. 저자는 이 책의 제목을 <내 음경은 얼마나 큰가요? 구글 검색은 인간 본성에 관해 우리에게 무엇을 알려주는가?>로 하고 싶었지만, 출판사의 만류로 포기했다고 한다. 저자는 이를 무척 아쉬워하는 것 같지만, 출판사의 말대로 누가 그런 제목의 책을 공항 서점에서 당당히 사겠는가? 하지만 판매량은 더 늘어났을 수도 있다. 구글 검색이 진실을 말하게 하는 ‘디지털 자백약’이듯, 인터넷 서점도 사람들이 진짜 사고 싶은 책을 사게 만드는 ‘디지털 자백약’이니까. (내 알라딘 구입 목록을 누군가 본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

주로 구글 트렌드를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를 이용해 다양한 사회과학의 주제들을 연구한 책의 내용은 재미있긴 하지만, 딱히 새로울 것도 없다는 생각도 든다. 모두가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는 걸 데이터 과학을 이용해 확인시켜주는 것이 다라고 할 수 있다. (거기다 그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연구자의 편견이나 바람이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이는 모든 사회과학 연구의 약점 중 하나이다)

하지만 저자는 그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빅데이터를 이용하여 ‘규모의 과학’이 가능해지면 이제껏 사이비 과학이라 무시당하기 일쑤이던 사회과학에 혁명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심리학이 대학생 심리학이라고 조롱받던 일도 과거가 되리라. 그렇다고 해도 저자는 사회과학 혁명은 물리학과 달리 깔끔한 수식의 형태로 정리되지 않으며 오히려 누군가 그렇게 주장한다면 거기에 회의를 품어야 마땅하다고 말한다.

‘혁명은 연구에 이은 연구로, 발견에 이은 발견으로, 단편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우리는 인간 정신과 사회라는 복잡한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서서히 넓혀갈 것이다.’ (313페이지)

저자는 [괴짜 경제학]을 읽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산더미 같은 데이터를 자세히 보고 세상이 정말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는 것)을 찾았으며 결국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감히 이 책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괴짜 경제학]으로 볼 수 있다 말한다. 그 말대로 이 책은 [괴짜 경제학]을 닮았다. 흥미로운 질문이 가득하며, 설득력이 있어 읽을 땐 고개를 끄덕이지만 다시 생각하면 어쩐지 미심쩍은 부분까지도.

과연 시간의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고 학계에서 신망을 잃은 [괴짜 경제학]과 달리 이 책은 시간의 시험을 통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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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고화질] 동인녀 츠즈이 씨 02 동인녀 츠즈이 씨 2
츠즈이 지음, 주은영 옮김 / 길찾기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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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인공인 츠즈이씨는 오타쿠이자 동인녀로 자신의 오타쿠이자 동인녀로서의 일상을 트위터에 그림일기로 올리고 있다. 이 책은 그 그림일기를 모은 것이다.

1권은 츠즈이씨와 그 친구들의 너무나 오타쿠스러운 행동에 중, 고등학교 때의 나를 떠올리며 이미 너덜너덜해진 참회의 이불을 꺼내 팡팡 차야 해서 정신적으로 조금 힘들었지만 (사실 그 정도로 심하진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믿고 싶다), 2권은 직장인이 되어 조~금 차분해진 츠즈이씨 덕분에 비교적 편안한 마음으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특히 친구가 좋아하는 캐릭터의 생일이 중추절 명월과 겹치자 달구경을 하며 캐릭터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둘이 휴가를 내어 고급 호텔에 묵게 되면서 동성 커플로 오해를 받아 벌어지는 일들은 소리내어 웃을 정도로 재미있었다.

그나저나 다른 친구인 조프다와 런던여행을 갔을 때 조프다가 오랫동안 좋아했던 애니메이션의 후속작 소식이 5년 만에 발표되자 “...어째서 일이 이렇게 되었지. ...왜 내가 지금 런던에 있는데...”라고 괴로워하는 조프다의 모습에 공감하는 나를 보며 ‘나도 아직 조금 오타쿠의 기질이 남아있구나’ 싶었다.

나는 이미 오래전에 오타쿠에서 졸업했다고 생각했지만, “졸업... 할 수 있나? 오타쿠가...?! 평생 이 십자가를 짊어지고 가야 하는 게 아니고...?! 아니, 잠깐만, 애초에 입학한 기억도 없는데...!!!”라고 츠즈이씨가 혼란에 빠져 중얼거리는 것을 보니, 어쩌면 나도 입학도 하지 않은 오타쿠 생활을 지금도 졸업유예 상태로 보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우야겠노, 십자가를 짊어진 삶이 이래 즐거운데. 안 글라 츠즈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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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운동할 나이가 되었네요 - 몸도 마음도 내 맘 같지 않은 어른들을 위한 본격 운동 장려 에세이
가쿠타 미츠요 지음, 이지수 옮김 / 인디고(글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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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가쿠타 미쓰요는 일본에서 나오키상, 가와바타 야스나리 문학상 등 많은 상을 받은 소설가로 이 책에 실린 글은 월간지인 <넘버 두>에 2011년 봄 ‘첫 마라톤은 도쿄에서’와 2011년 가을부터 2016년까지 연재된 ‘어째서 일부러 중년체육’의 글을 가필, 수정한 것이라고 한다.

67년생인 그녀의 나이는 2011년 연재 시작 때 만 43세 정도, 그야말로 훌륭한 중년의 나이다. 저자는 30대에 실연을 한 뒤 연령의 불균형에 충격을 받고 (실연이란 젊은이의 특권 아닌가-저자 왈) ‘40대의 실연에 대비해서 튼튼한 마음을 갖자. 튼튼한 몸에 튼튼한 마음이 깃들겠지’라는 생각으로 근처 복싱장의 문을 두드리는 것으로 운동을 시작했다. 그로부터 얼마 후 헬스클럽 회원이 되었고, 다시 몇 년 뒤에 뒤풀이 술자리에 참가할 목적으로 달리기를 시작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대부분 달린다. 도쿄 마라톤을 시작으로 오키나와 나하를, 한여름 밤의 오다이바를, 로테르담을, 마지막으로 프랑스 보르도를 달린다. 도심지를, 공원을, 바닷가를, 산을, 여행지를, 석회동굴을, 와인을 생산하는 샤토의 부지를 달린다. 맑아도, 더워도, 비가와도 달린다. 아이스크림을, 스테이크를 먹고 와인을 마시면서 달린다. 심지어 꼬리뼈가 부러져도 달린다. 40대의 실연을 걱정했던 그녀는 어느새 결혼했는지 남편과도 함께 달린다(이런 배신자!!).

그러나 즐거워서 달리는 게 아니라 마지못해 달리는 것이다. 저자는 처음부터 자신은 달리는 걸 싫어한다고 단언한다. 마라톤에 참가할 때마다 “여기서 걸으면 기분 좋을 텐데”라고 중얼거린다. 그런데도 참 꾸준히도 달린다. 중간에 요가나 볼더링, 등산 등으로 잠깐 한눈을 팔긴 하지만 결국 달리기로 돌아간다. 그 이유는 ‘할 수 있게 된다’는 달리기의 딱 하나 놀라운 점 때문이다(모든 운동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처음엔 3km가 한계이던 그녀는 5년 후 20km를 달릴 수 있게 되었다. 그렇기에 열심히 노력하기 싫다고 말하면서도 기록을 단축하기 위해 훈련한다.

나도 30대가 되었을 때 건강 유지를 목적으로 그렇게나 싫어하던 운동을 시작했다(실연을 당하진 않았다). 집에서 홈트레이닝을 몇년 하다 다른 운동을 시작했는데(저자가 경험했던 운동 중 하나이다), 재미없다고 투덜거리면서도 벌써 3년째 하고 있다. 이러다 저자처럼 중년체육을 넘어 노년체육이 될 때까지 이 하기 싫은 운동을 계속할지도 모르겠다.

어느새 운동할 나이가 된 우리, 같이 힘내서 운동을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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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성유전학 - 경험과 습관이 바꾸는 유전자의 미래
베른하르트 케겔 지음, 권상희 옮김, 김태수 감수 / 다른세상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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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2. 화요일

친조부모 삶에서 특정 시기의 영양상태가 유전자에 새겨져 손주인 나의 수명을 결정하고. 외관상 아주 다르게 보이는 두 좁은잎해란초의 꽃잎 모양이 각각 세대를 거쳐 대물림됨에도 두 식물의 꽃잎 모양을 결정하는 DNA 염기서열에 별 차이가 없다면 이는 무엇 때문일까? 이미 오래전에 웃음거리가 된 J.라마르크의 획득형질 유전설이 오랜 은둔생활에서 벗어나 화려하게 재기하는 것일까? 아니면 다른 무언가가 있는 걸까?

이와 같은 미스터리를 설명하는 후성유전학이라는 책의 주제 자체는 매우 흥미로우나 저자가 이를 풀어나가는 솜씨가 영 별로다. 쉽게 설명할 수 있는 걸 왜 굳이 어렵게 설명하는가? 독자가 괴로워하는 것을 보며 기쁨을 느끼는 가학 취향이라도 있는 것일까? 오즈월드 에이버리의 형질전환 실험을 설명하는 문장을 보자.

“과학자들이 만들어낸 폐렴 연쇄상구균의 무해한 줄기세포가, 병을 일으키는 독성이 있는 죽은 줄기세포와 파괴된 줄기세포 간의 접촉이 일어날 때 돌연 자발적으로 폐렴을 일으킨 것이다” (47p)

여기서 나는 이 책을 읽을 의지를 상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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