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서를 읽다보면 관련 지식이 없었으면 틀린줄도 몰랐을 번역 오류가 종종 눈에 띈다.
최근 읽기 시작한 ‘위대한 설계’ (스티븐 호킹, 레오나르드 몰로디노프) 61페이지를 보자.
-쿼크들은 항상 세 개가 집단(양성자나 중성자)을 이루거나 쿼크 두 개와 반 쿼크 한 개가 집단(파이 중간자)을 이루며 나타나며.....
잠깐잠깐, ‘신의 입자’에서는 쿼크 한 개랑 반 쿼크 한개가 파이를 이룬다고 했는데? 내가 잘못 알고 있었나? 이럴 땐 구글신께 기도(도서 원문 검색)를 올려야 한다. 정확한 제물(검색 키워드는 pi)을 바치고 기도를 올리면, 짜잔~ 신탁이 내려왔다. 원서에는 a quark and an anti- quark라고 되어있으니 ‘신의 입자’의 승리다.
과학책을 읽으면서 한 권에 한 두 개 꼴로 이런 오류들을 발견하곤 하는데 대체로 저런 사소한 실수들이 많다. 아마 내가 몰라서 눈치채지 못한 것이 더 많을 것이다. 이런 오류들을 발견할 때 마다 포스팅을 하고싶어서 손가락이 근질거리지만 남의 실수를 비웃는 성질 고약한 독서가가 되는 것 같아 참곤했다. 그러나 이런 오류들을 발견할 때 마다 그래도 내가 어려운 책을 꾸역꾸역 읽는 보람은 있는 것 같아 속으로 뿌듯해지곤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