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저녁 풍경.  

슬이 : 오늘은 아빠랑 책 읽고 잘 거야.
나 : 응, 책 골랐어?   

슬이 : (대여섯 권의 책을 가리키며) 이 책이랑, 이 책이랑 ... 모두 아빠랑 읽을 건데,
이 영어 책들은 엄마가 읽어줘.  

 



나 : 응? 왜?  
슬이 : 영어는 엄마가 더 잘 하잖아.  

나 : 아냐, 아빠가 엄마보다 영어를 더 잘해.
(영어는 옆지기가 나보다 훨씬 잘 하지만, 발음은 내가 쪼끔 아주 쪼끔 더 낫게 들릴 수 있겠다. 거기에 감정이입해서 읽어주는 건 확실히 내가 나을 듯 ;;)  

슬이 : 그래? 아닌 것 같은데 ...
나 : 정말이야. 아빠가 엄마보다 영어를 훨씬 더 잘해.  

슬이 : ... 그럼, 엄마랑 아빠랑 한 권씩 대결해봐!  

옆지기 : 헉, 무서워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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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10-03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 무서운 슬이양!ㅋㅋ
이래서 애들 때문에 웃는다니까요.^^

세실 2010-10-03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결 하신거예요? 과연 누가 승리했을까요? 호호호~

행복희망꿈 2010-10-04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아이 앞에서 대결까지요? ㅎㅎ
누가 이길지 저도 기대되는데요.^^
 

책세상 : 무슨 그림 그려?
슬이 : 응, 엄마에게 줄 선물  

책세상 : 로켓이야?
슬이 : 아니, 화분   
책세상 : 아, 그렇구나. 엄마가 거꾸로 보고 있어서 착각했어.  

...

슬이 : 그런데, 엄마, 무슨 색 좋아해? 엄마가 좋아하는 색으로 꽃 그릴래. 

책세상 : 엄마? 음 ... 엄마는 분홍색도 좋아하고, 보라색도 좋아하고.
슬이 : 분홍이랑 보라는 화분에 그렸으니까 안 돼. 다른 색은?  

책세상 : 흰색도 좋아해.
슬이 : 흰색은 종이가 흰색이라 안 돼. 꽃이 안 보이잖아.  

책세상 : 그럼, 하늘색. 엄마는 하늘색도 좋아해. 푸른 색들.
슬이 : 응, 알았어. 그럼 하늘색도 그릴게.  

이렇게 해서 화분에 푸른 빛이 들어갔다. 빨대로 만든 줄기에 두 송이를 그리더니, 잠시(?) 휴식.  

책세상 : 엄마한테 선물한다던 그림, 마무리 안 할거야? 엄마는 빨리 받고 싶은데 ...
슬이 : 엄마, 안 되겠어. 더 그릴 꽃이 생각 안 나. 그냥 로켓 만들어도 돼?  

책세상 : 응 ... ^^;;

이렇게 하여 완성된 그림이 바로 이 로켓.  

  

아이가 그림에 붙인 제목은 '장식꽃로켓'.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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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10-09-27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ㅎㅎㅎㅎ 그냥 로켓 그리면 안 돼? 떼구르르르르르 푸하하하

bookJourney 2010-09-28 21:03   좋아요 0 | URL
ㅎㅎ 저와 같은 반응이시군요. 이유야 어찌되었거나 로켓 쪽이 좀더 근사하지 않나요? ^^

행복희망꿈 2010-09-27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대단하네요.
저도 이렇게 보고는 로켓트인데요.
그런 사연이 있는 그림이었군요.ㅎㅎ
아이의 상상력이 너무 귀여워요.
사진을 돌려서 한 번 올려주시면 진짜 화분인지 알것 같은데요.^^

bookJourney 2010-09-28 21:26   좋아요 0 | URL
아이들의 상상력은 늘 재미있지요~.
아래 그림의 아래 쪽에 있는 꽃병을 보시면 상상이 되실 듯해요.^^

2010-09-27 1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0-09-28 0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bookJourney 2010-09-28 21:07   좋아요 0 | URL
*^^*

마노아 2010-09-28 0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렇게 사랑스러워도 되는 건가요!!

bookJourney 2010-09-28 21:14   좋아요 0 | URL
예쁘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세실 2010-09-28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뻐라. 화분으로 생각하니 예쁜 화분도 보여요^*^

bookJourney 2010-09-28 21:14   좋아요 0 | URL
보기에 따라 다른 그림이 되더라구요. ^^
 

며칠 전, 둘째 아이가 밤 12시에 깨더니 부시럭거리며 엄마 아빠에게 보내는 편지를 썼다.  

"저는요 엄마랑 아빠랑 우주만큼 사랑해요 ♡ ♡♡♡"라고 쓰고,
"선생님도 어머나 가을이다 가을이에요"라며 이야기를 전하고,
"가을이네 비도 오네"라며 우산 쓴 아이(아마도 자신?)를 그리고,
하트, 하트 나뭇잎, 하트 풍선까지 하트를 10개쯤 그리고 ... ^^  

그리고, 겉에는 이런 그림을 그렸다.  

 

 

 

아, 엄마 아빠에게 보내는 가을 편지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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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0-09-27 0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멋지다 ~ 헤~~~~~~~~~~ ^^ 나뭇잎이 떨어지는 거, 단순하지만 적절한 나뭇잎 패턴(이런 걸 생각하는 사람과 생각하지 못하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죠!)이 맘에 들어요.

bookJourney 2010-09-28 21:19   좋아요 0 | URL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나뭇잎 그리는 방법은 유치원에서 배웠대요. 그리기에 완전 젬병이었던 저는 배운 걸 응용해서 그리는 것도 신기할 따름이에요. ^^

hnine 2010-09-27 0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기 로켓이 보여요 ^^

bookJourney 2010-09-28 21:21   좋아요 0 | URL
찾으셨군요! 여기 로켓은 울룩블룩해서 날기는 힘들겠죠? ^^

행복희망꿈 2010-09-27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져요. 한곳 한곳 아이의 사랑이 느겨지네요.

bookJourney 2010-09-28 21:22   좋아요 0 | URL
기분 좋을 때는 넘치게 사랑을 표현하지요. 아닐 때는 ... ;;;

순오기 2010-09-28 0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스런 슬이~~~~
가을편지도 받는 책세상님도 부럽고!

bookJourney 2010-09-28 21:24   좋아요 0 | URL
저는 순오기님의 친구와 애인이 부러운데요~

2010-09-28 09: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bookJourney 2010-09-28 21:25   좋아요 0 | URL
귀여워서 많이 웃었어요. 한밤중에 일어난 것만 빼면요~ ^^
 

오래간만에 첫째 아이와 놀았다.   

첫 번째 놀이는 스크래블~.  

처음 게임을 할 때 내가 근소한 차이로 이겼더니, 아이가 몹시 분해하면서 "영어사전을 통째로 먹어야겠다"는 둥 결의를 다지더니 ...   

두 번째 게임을 할 때는 꽤 큰 차이로 나를 이기는 게 아닌가.  

밀렸던 단어 공부도 하고, 심심할 때마다 그림 사전, 전자 사전을 들고 보았다나 뭐라나. 거기에 아이의 순발력이 나보다 좋으니, 날 이기는 것은 당연한 결과. (아야, 그런데, 엄마한테 진 게 그리 분하더냐~? ^^)  

두 번째 놀이는 영단어 맞추기 스피드 게임~.  

서로 돌아가면서, <<My First Dictionary>>의 아무 페이지나 펼친 후 그 페이지에서 나오는 단어 중 한 개를 골라 설명을 읽으면 상대방이 맞추는 게임.  

한 개씩 틀릴 때마다 -1 점. 먼저 -10점이 되는 사람이 지는 것으로 하고 100원 내기를 했는데 ... 첫 번째 게임은 -10 : -9로 내가 이겼다. (흑, 점수 차가 너무 적잖아 ;;)   

100원을 엄마에게 줘야 한다는 사실에 흥분한 울 아들~(짠돌이 ㅠㅠ), "한 번 더~"를 외쳐서 먼저 -5점이 되는 사람이 지는 것으로 하고 다시 게임을 진행. 이번에는 -5 : -4. 역시 내가 이겼다. (이번에도 점수 차가 ... 흑 ;;)  

울 아들, 200원을 낼 수 없다며 펄쩍 뛰더니, 엄마가 자신에게 100원씩 줄 만한 일 두 가지를 하겠단다. 가끔 아들녀석이 청소를 깔끔하게 하면 자신의 저금통에 내가 100원을 넣어주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역시 짠돌이 ;;

그래, 내가 너한테 200원을 받아서 뭘 하겠니~. 네가 하기 싫어하는 일 두 가지를 시킬테다!
그게 싫으면 200원을 내놓거라~! ^^   

****  

흐흐, 이 방법 괜찮네. 게임 하면서 머리도 식히고, 공부(?)도 하고~. 아들녀석한테 100원씩 따기도 하고~.  다음에도, 스크래블 게임은 그냥 하고, 영단어 스피드 게임은 100원씩 내기를 해야지~, 룰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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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0-09-23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정말 멋지게 노셨네요. 이 수완을 배워야 할텐데...

bookJourney 2010-09-24 00:12   좋아요 0 | URL
무슨 말씀을 ... 저는 샘께 매일매일 배우는 걸요~. *^^*

2010-09-24 00: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0-09-24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공부도 하고 게임도 즐기고 게다가 내기로 용돈도 벌고!ㅋㅋㅋ
200원 주기 아까워 일로 때우려는 알뜰형 전략가네요.^^
시어머님과 함께 사시니 명절에는 친정에만 다녀왔을까요?

bookJourney 2010-09-24 12:57   좋아요 0 | URL
결국 200원 대신 다른 일(?)로 때웠어요. 엄청난 짠돌이라니까요~. ^^
예, 저는 집에서 차례 지내고 친정에 잠시 다녀왔답니다.

하이드 2010-09-24 0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메인 이미지 그림도 무지 멋지네요. 책세상님 따님은 진짜 감각 있으신듯합니다. (빈말 목에 칼이 들어오기 전에는 못하는 하이드의 말이니 믿으셔도 됩니다)

bookJourney 2010-09-24 12:59   좋아요 0 | URL
하이드님이 그리 말씀해 주시니 너무 좋아요~~ 감사합니다~~ *^^*

hnine 2010-09-24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보니 그냥 그림이 아니군요. 저 코일 같이 생긴 것은 따로 붙였나봐요? 꽃 무늬가 그려진 로켓이라니, 더구나 핑크색...와, 낭만 로켓이어요 ^^

bookJourney 2010-09-25 23:20   좋아요 0 | URL
빨대에 포장끈(빵 봉투 같은 것을 묶는 반짝이 끈~)을 돌돌 만 거에요. 저런 것을 여러 개 만들어서 장식품(?) 같은 걸 만들어 오더니, 그걸 재활용해서 그림을 그렸어요.
이름하여, '장식꽃로켓'이랍니다. ^^
 

"OO이는 매일매일 이만큼씩 공부한대.", "OO는 아빠랑 같이 영어공부를 해서 그렇게 영어를 잘 하는거래." ... 일곱 살 딸아이가 친구들이 공부한다는 얘기를 듣고 와서는 내게 전한다.  
딸아이의 말에 "너도 공부할까?"라고 하면, "음, 조금 있다가"라며 내빼면서. ^^;   

하루에 몇 시간씩 '공부'라는 이름으로 아이를 붙잡아야 할 날은 앞으로도 많으니 ... 
'공부'라고 제목을 붙이지 않아도 세상에 깨칠 것이 너무 많으니 ...
일곱 살에 맞게 놀고, 일곱 살에 맞게 조금씩 깨치면서, ... 
건강하고, 밝고, 슬기롭게, 그러면서 자라면 좋겠다.  (요즘 세상과 너무 안 맞는 생각일까?)    

그래, 놀면서도 배울 수 있단다~. 놀자, 노올자~~~ ^^*
이런 책들 보면서 놀며, 배우며, 그러자꾸나. (아래 책들은 요즘 우리 아이가 즐겨보는 놀이책들)  

 첫째 아이를 위해 샀던 책인데, 몇 년을 두었다가(;;) 둘째 아이가 가지고 논다. 목공풀 사용법(?)을 알려주었더니, 혼자서 본을 떼어내고, 접고, 풀 발라 모양을 잡고, 뿌듯한 표정으로 로켓이랑 마차랑 구급차를 보여주며 씨익~ 웃는다.   

공룡 접기, 동물 접기, 곤충 접기도 하고 싶단다. 우선, 자동차랑 비행기부터 만든 다음에~~.

  

 

 

 

클러츠 시리즈는 첫째 아이 때 장만하고는 대충 책꽂이에 꽂아뒀던 책. 어디서 찾아냈는지 들고와서 그림을 그리고, 만들기를 하겠단다.  

책에 들어있던 돌멩이로는 모자라서 길가에서 돌멩이를 주워와 그림을 그리고 논다. 꽃도 그리고, 고양이도 그리고, 예쁜 얼굴도 그리고 ... 그림을 그린 돌멩이는 보물상자에~. ^^;     

유치원에서 정체 모를 모루 놀이감을 만들어오던 아이, 이 책을 보며 더 예쁘게(?) 만들어야겠으니 엄마가 만드는 방법을 알려달란다.

세 종류의 굵기로 들어있는 색색의 모루를 꺼내고, 모루놀이 전용 손톱깎이를 꺼내서는 애벌레도 만들고, 나비도 만들고. 내가 시범을 보이면 열심히 따라서 만들어보기. 나는 보라색이 들어간 애벌레, 아이는 분홍색이 들어간 애벌레~.   

두 마리 애벌레는 유치원에 들고가서 자랑~~ ^^  

 

 

* 다른 놀이책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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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9-19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새 아이들 학교만 가도 놀 시간이 없어요, 암요~ 유치원때라도 많이 놀아야죠!^^

bookJourney 2010-09-20 22:54   좋아요 0 | URL
요즘 아이들 공부하는 거 보면 ... 제가 다 숨이 막혀요.
우리 집 아이들은 너무 방치하고 있어서 걱정이지만요. ^^;

희망찬샘 2010-09-23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멋지네요. 아, 나도 이렇게 해 줘야 하는데... 우리 아들 놀자는 말 하다 지쳐 쓰러져 자는데... 아, 엄마 노릇을 너무 못 하고 있는 듯... 반성 많이 하고 물러납니다.

bookJourney 2010-09-24 00:14   좋아요 0 | URL
아, 저도 거의 못 놀아줘요. 어쩌다 하루 같이 놀아주고요, 대부분은 아이 혼자서... 그런 걸 모아놓으면 좀 그럴싸해 보이는 거에요(쿨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