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스러운 사이 - 제주 환상숲 숲지기 딸이 들려주는 숲과 사람 이야기
이지영 지음 / 가디언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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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환상숲의 자연과 다양한 사람들 그리고 그속에서 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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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자연과 함께 하는 걸 즐기다보니 숲스러운 사이라는 말에 이끌리듯 책을 펼쳐본다.

알고보니 제주도에서 나고 자라 환상숲을 일군 부모님의 뒤를 이어 환상숲 곶자왈공원 숲 해설사로 살아가는 저자가 쓴 책이다. 환상숲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게 된 이야기와 다양한 환상숲의 자연과 동물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담은 생생한 이야기에 웃음과 감동이 있다. 제주를 막 다니기 시작했을무렵 제주의 숲이 궁금해서 들렀던 환상숲, 어쩌면 그때 만났을지도 모를 해설사의 눈에 나는 어떤 모습으로 비쳤을까 ?

봄여름가을겨울 하루도 똑같지 않은 날씨만큼 다양한 손님들이 찾아오는 환상숲, 같은 해설사 손님을 맞이하게 되면 긴장되는 순간, 말썽꾸러기 어린 꼬마 손님이 손을 따뜻하게 만들어주겠다며 위로해 주던 순간, 시작부터 싸우기 시작하는 남매, 다리아파 못걷겠다고 했다가 연륜앞에서 찍소리 못하게 된 손님, 맛난거 좋은거 하나를 스리슬쩍 주머니에 넣어주는 손님, 할머니와 왔다가 엄마아빠를 모시고 다시 찾아온 손님, 눈이 안보이고 몸이 불편하다고 숲을 보지 못하는건 아니라는 사실등을 나이불문 성별불문인 손님들을 맞이하는 저자의 이야기에 함께 뭔가를 깨닫게 된다.

환상숲 밤투어가 주는 색다른 숲이야기가 참 인상적이다. 반딧불이 날아다니는 모습을 어릴적 보고는 제대로 본적이 없는데 그런 순간의 감동을 어린 아들에게는 전혀 먹히지 않는다는 사실에 오히려 아들에 대해 맘대로 판단했다는 사실을 깨닫는 이야기에 나또한 그런 부모가 되었던건 아닐까 하는 반성을 하게 된다.

눈으로 보는 것만이 다가 아니고, 이름을 안다고 그 식물을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나는 그저 눈으로 보고 지나치는 삶을 살진 않았을까? 그렇게 정작 소중한 것을 놓치고 살아가는 것은 내가 아니었을까?--p105

좀 이른 나이에 시작한 숲해설이지만 이제는 남들의 부러움을 사는 사람이 된 저자는 숲해설을 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사계절 자연을 만나며 눈으로만 보고 지나치는 삶을 살지 않았음을 책을 통해 전해받게 된다.


#에세이추천 #숲스러운사이 #가디언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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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덥고 습하더니
밤사이 가을님이 급습,
바람도 햇살도 너무 좋아서 산책 나왔다가
동네 도서관에 왔어요.
신간코너에 재밌는 신간들이 많더라구요.
그중에 구병모의 짧은 소설,
도서관 사서에 대한 로망이 있어서인지
호기심에 쭈욱 단숨에 읽게 되는 책,

더이상 책을 읽지 않는 시대에
누구나 드나들수 있는 가상의 도서관에서의 사서,
그 사서가 하는 일이란
도서관에서 뛰쳐나간 존재들을 잡아들이는 일,
열심히 의무를 다하던 어느날,
잡아 들여야하는 울먹이는 잉게를 만나
이야기가 만들어낸 존재가 아닌
자기 자신으로 살고싶다는 이야기에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바깥세상으로 놓아줍니다.
그 뒷이야기까지 놓칠 수 없는
약간은 미스터리하고 스릴도 있는
판타지 소설!
역시 구병모!

"나는 이야기가 정해 준 삶이 아니라 내 삶을살고 싶어요." - P66

"그럼. 그래도 이 세상에서 그 이야기를 없애 버린 걸 잘못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 어차피 세상누구도 찾아 읽지 않는다면, 있는 이야기도 없는것과 크게 다를 바 없으니까."
- P71

오히려 그 옛날의 이야기가 사라졌기에 비로소 나의 이야기는 시작될 수 있었다는 거란다. 볼품없고 평범하고 평생 남의 밑에서 수모를당하며 반복 노동을 했을 뿐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이야기가. 누구의 조작도 없이, 회개와구원이라는 얼굴을 하고 있으면서 그 실체는 낡은설교에 동원되어 소모되고 마는 삶이 아닌, 내 의지로 내가 살아가는 이야기가.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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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도시의 헌터스
칼리 월리스 지음, 박창현 옮김 / 그래비티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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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고한 성안에서 우물안 개구리처럼 살아가던 한 소녀의 모험 판타지 성장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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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도록 끝나지 않는 대화란 어떤걸까? 그렇게 대화를 나눴던 때가 분명 있었는데 그 대화의 내용은 전혀 기억나지 않지만 오랜만에 밤새도록 끝나지 않는 대화를 나눠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

영화를 전공한 비디오 아티스트 서솔에게 반한 휘수, 그녀를 남자댄서로 착각했던 서솔, 당신이 좋고 대화가 하고 싶고 예술적으로 대화를 해야만 한다며 단도직입적으로 대시하는 이야기에서부터 흥미로운 두사람, 창작을 통한 예술을 하는 두사람의 대화는 어떤것인지 호기심에 책을 펼쳐보게 된다.

‘오늘은 어땠나요?‘ 라는 질문을 듣는 순간 잠깐동안 우리는 어떤 말을 해야할까 고민하게 된다. 참 쉬울거 같은 일상의 대화지만 잠시 고민하게 되고 고민에 고민을 더해 생각지 못했던 이야기를 끌어 내기도 하며 일상의 대화를 넘어 창작와 예술, 그 너머의 어떤것들까지도 끌어오게 되는 두 사람의 대화, 문득 그 대화속에 끼어 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서솔의 짝사랑에 대한 질문에 예술과의 짝사랑을 이야기하고 예술과 전혀 관련없는 영화 감독이야기를 하고 첫공연이 언제냐는 질문에 첫사랑이야기를 하고 처음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심리에 대해 각자의 방식으로 이야기한다. 휘수의 생각때문에 일어난다는 이야기에 쾌락주의와 경제적 후원에 대한 이야기, 나아가 일찌감치 유명해지지 않아서 더 발전할 수 있고 보여줄 사람이 더 많다는 사실에 설렌다는 이야기를 한다. 서솔의 담배에 대한 질문에 처음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때의 이야기를 하고 담배를 전애인 같은 거라는등의 이야기를 한다. ​

이름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닉네임을 쓰게 된 이야기를 하고, 아빠의 성을 내내 써왔으니 엄마의 성을 따른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50년을 넘게 쓰면서도 썩 내키지 않아해서 좋아하지 못한 내 이름을 생각해본다. 그래도 착하게 살라고 아빠가 고심끝에 지어주신 이름인데 잘못 부르면 맘에 들지 않는 음식 이름처럼 들리는 내 이름에 엄마 성을 붙여서 써볼 생각은 못해봤다는 사실과 내맘에 드는 별명이라도 지어 불러 볼껄 그랬나 하는 이런 이야기들을 허휘수 서솔 두 사람의 대화속에 끼어 들어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이런 책이라니!

두 사람의 짧은 대화가 끝나면 서솔은 이브닝 노트에 휘수는 모닝 페이지에 각자의 짦은 에세이를 남긴다. 그 에세이 뒤에 나의 에세이 한페이지도 적어 보고 싶어진다. 그래서 ‘우리도 함께 대화해요‘ 라는 부록까지 담은 아주 심심찮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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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09-08 0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사귄 적이 있었던 그 여성도 엄마성을 고집했던 기억을 떠올리게 하네요. 그러고보니 밤새도록 대화했던 일들이 이젠 거의 없는 듯합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