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보는 세계명작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명작동화 이야기의 마지막을 기막힌 반전으로 아이들에게 좀 다른 생각을 해볼 수 있도록 꾸며 놓은 책이다. 이번엔 인어공주 이야기인데 왜 제목이 바보인지,,, 그림체가 정말 바다속 궁전을 보는듯 참 화려하고 아름답다. 바닷속 공전의 여섯공주는 엄마 없이 할머니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데 바다위가 무척 궁금하지만 열다섯이 되기 전에는 구경을 나갈수가 없단다. 드디어 열다섯 나이가 된 막내 인어공주는 부푼 가슴을 안고 바다위 구경을 간다. 그런데 왜 하필 그 순간 배를 타고 항해하는 왕자님이 눈앞을 지나가는지 절묘한 타이밍이다, 게다가 때마침 풍랑이 불어닥쳐 배가 침몰하고 바다속에 빠진 왕자님을 구하는 인어공주! 하지만 다리가 없어 왕자님 앞으로 나서지 못하는 인어공주는 참 슬프다. 인간이 되고 싶은 인어공주는 바다속 마녀를 찾아가 자신의 아름다운 목소리와 다리를 맞교환한다. 게다가 왕자가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하게 되면 자신은 거품이 되어 영영 사라진다는데.,,, 자신에게 가장 보물같은 목소리를 잃고서라도 왕자님 곁에 있고 싶은 인어공주의 마음을 왕자는 왜 몰랐을까? 왕자를 구해주었다고 나타난 이웃나라 공주와 결혼하는 왕자를 보며 슬퍼하는 인어공주! 마침 언니들이 나타나 왕자의 가슴을 칼로 찔러 죽이면 다시 인어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자신이 살기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죽일 수 있을까? 여기까지는 우리가 알고 있는 비련의 인어공주 이야기와 다를게 없다. 그런데 도저히 왕자를 킬로 찌를 수 없는 인어공주는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끊으려 하는데 그순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스스로의 목숨을 희생하려는 인어공주의 마음이 마술을 부리듯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반전을 보기전에 우리 아이들에게 인어공주의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되었으면 좋겠는지 한번 생각해보라고 한다면 이 책보다 더 기발한 생각을 해낼지도 모른다. 물론 결말은 보통의 명작동화처럼 해피엔딩이다. 어떻게? 책을 보면 알일!ㅋㅋ 이 책은 사랑함에 있어 자신의 모습을 감추려 하기보다 좀 더 솔직해지기를 또한 사랑을 이루기 위해서는 분명 희생이 따른다는 사실을 이야기 하는 멋진 동화다. 그러므로 [바보 인어공주]라는 제목은 그리 썩 어울리지 않는듯 하다.
학교에 새로운 친구가 전학을 오면 왜 그 친구와 잘 어울리기보다 자꾸만 관찰하려 드는걸까? 전학을 여러번 한 경험이 있는 나는 괴로웠던 기억이 나서 책을 더 유심히 살피게 된다. 마샬 암스트롱이란 친구가 새로 전학을 왔는데 적응하는 며칠 동안 앞자리에 앉아야 한단다. 옆자리 짝궁이 되어야하는 나는 벌써부터 경계의 눈초리로 자꾸만 친구를 관찰하게 된다. 왜 그냥 단순히 친구란 생각으로 대하지 않고 전학온 친구에 대해서 경계를 하게 되는걸까? 왠지 모르게 과학자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외모에 걸맞게 책상도 무척이나 과학자스럽다. 반면 짝궁의 책상은 공책과 연필 한자루뿐, 무척이나 대조되는 책상부터 벌써 맘에 안든다. 그러니 짝궁이 이쁘게 보일리가 없다. 갈색 피부의 튼실한 자신의 팔뚝과는 마샬은 너무나 다른 하얀피부에 모기가 문 자국만 잔뜩이고 점심시간 또한 마샬은 친구들과는 달리 은박지에 싼 우주음식 같은 것을 꺼내어 먹는다. 그러니 또 아이들의 눈에는 얼마나 외계인스러워 보였을까? 그뿐 아니라 체육시간엔 한쪽에 혼자 앉아 책을 읽고 밖에선 항상 모자를 쓰고 더우기 마샬의 집엔 티비가 없고 신문 보기를 좋아한단다. 보통의 아이들이라면 정말 이해하지 못할 이상한 전학생이 맞는것도 같다. 하지만 뭔가 남들처럼 생활하지 못하는 이유를 가지고 있는 친구가 아닐까? 어느날 마샬이 생일을 맞아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하지만 짝궁은 정말 재미없을거 같아 미리 걱정을 한다. 그런데 왠걸? 어찌된 일인지 마샬의 집에서 노는일은 보통의 놀이공원에서 노는것보다도 더 재미나다. 마샬아빠의 기찻길 세트를 다시 만들고 자전거 페달을 돌려 전구에 불을 켜고 배드민턴 채로 박을 터뜨리고 진짜 레몬으로 만든 레모네이드와 유기농 재료로 만든 케익이랑 핫도그와 당근컵케익을 먹으며 논다. 집으로 돌아갈땐 선물까지 주는 마샬은 알고보니 이상한 친구가 아닌 정말 특별한 친구였던 것! 아마 이쯤 되어서야 친구들은 마샬의 생활을 조금 이해하게 되었을듯 하다. 그리고 또 새로운 친구가 두려운 얼굴로 전학을 오지만 이제는 그 친구가 괜히 특별해 보여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친구가 적응할때까지 며칠동안 앞자리에 같이 앉겠다고 선뜻 말한다. 우리는 각자 모두 자신만의 개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누구나 다 다를수밖에 없다. 그래서 첫인상에 대한 선입견을 가지게 된다면 친구가 되기가 참 힘들고 어렵다. 전학생이라고 하면 가지게 되는 선입견을 버리고 보통의 친구로 받아들여 준다면 누구나 금방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으며 그 친구에게 특별한 무언가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새로 전학온 친구의 이름이 벨이라니 왠지 전화기와 관련된 일을 하는 집안일거 같은 ,,,ㅋㅋ
책 제목이 왜 이럴까 싶었다. 멀쩡하지 않은 아이에 대한 이야기일까? 세상의 모든 유정이에게라는 편지로 말을 꺼내는 유은실 작가의 문제 많은 가정을 벗어나 멀쩡해 보이려고 무진 애를 썼던 어린 시절 이야기는 꼭 내 이야기를 하는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지금도 우리집은 문제투성이다. 나는 훌륭한 어른이 되지 못했고, 가족이 겪는 문제를 거의 해결하지 못한다. 하지만 더 이상 멀쩡해 보이려고 애쓰지 않는다.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한다. 이 세상에 문제 없는 사람도, 집도 없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라는 작가의 말은 정말 커다란 위로가 되어 책장을 펼쳐 보게 한다. 여기 어디쯤 나와 같은 아이의 이야기도 들어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모두 다섯편의 이야기중 [할아버지 숙제]편은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 보는 이야기들이 아닐까? 할아버지에 대한 숙제로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우리 할아버지는 회장이네 우리 할아버지는 무슨 무슨 일을 했네~' 하며 자랑을 늘어놓기 마련인데 실상 알고보면 모두 허풍을 떨고 있다는 사실, 이맘때는 왜 그렇게 뻥을 치고 싶은건지,,, 하지만 주인공은 친구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는 자신에겐 내세울만한 할아버지가 없다는 사실에 슬퍼하다 할머니로부터 친구들이 뻥을 쳤다는 사실을 알고 걱정을 던다. [그냥]은 언제나 틀에 짜여진 하루 일정대로 학교에 가고 학원으로 가야하는 주인공이 엄마의 부재로 고모네 집엘 가게 되면서 일상을 벗어나 탈출을 꾀하는 이야기로 요즘 우리 아이들이 그러고 싶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무엇을 하거나 꼭 이유가 있어야 하는건 아닌데 요즘은 꼭 정답이 있어야 하는것처럼 참 빡빡한 하루에 주인공의 '그냥~ ' 이라 말할 수 있는 자유로운 이런 하루쯤 우리 아이들에게도 있었으면 참 좋겠다. 피아노 학원을 땡땡이 치고 개천을 건너고 배추밭에서 배추를 얻어먹고 아무렇게나 삐뚤빼뚤 걸어도 보고 그렇게 그냥 하루를 보내고 들어와도 넉넉하게 받아주는 고모처럼 그런 하루쯤 말이다. [멀쩡한 이유정]편의 이유정은 꼭 나를 보는것만 같은 이야기다. 나 또한 너무 길치여서 매번 같은 곳에서 헤메고 같은 자리를 맴돌거나 엉뚱한곳에서 한참을 돌아 오기도 한다. 오른쪽 왼쪽도 잘 구분하지 못하는 이유정이 항상 졸졸 따라다녀야하는 남동생이 사라져버려 혼자 집을 찾아가는 과정은 정말이지 안타깝기 그지 없다. 하지만 우여곡절끝에 자신의 아파트단지를 찾고 자신처럼 헤메고 있는 학습지 선생님을 만나게 되니 그제서야 나만 너무 바보같은 생각이 확 날아가 버리는 이야기다. 과연 이유정은 학습지 선생님과 집에 잘 들어갔을까?ㅋㅋ [새우가 없는 마을]은 엄마 아빠없이 할아버지와 사는 주인공이 한번도 짜장면을 먹어보지 못해 할아버지를 졸라 결국 짜장면을 먹게 되고 이제는 새우를 먹어 보고 싶은데 이동네에는 새우를 파는 곳이 없어 이 다음에 손자는 새우파는 마을에서 살아야한다며 약속을 하는 이야기다. 엄마 아빠 각자 새가정을 꾸리고 사느라 버리듯 내던지고 간 손자를 키우는 할아버지와 손자의 이야기가 참 가슴을 짠하게 만들었다. 약속을 하면 꼭 지키는 할아버지를 닮아 손자도 꼭 할아버지와의 약속을 잘 지켜 새우가 있는 마을에서 살았으면 하고 바라게 되는 이야기다. [눈]이라는 이야기는 세상에 불공평하다고 툴툴거리는 주인공이 세상을 공평하게 만드는 주인공이 되는 이야기다. 어쩜 어릴적 그렇게 불평을 늘어 놓던 내모습을 보는거 같아 엄청 찔렸는데 가만 생각해보면 아무런 노력없이 모든걸 공평하게 누릴 생각만 했던거 같다. 온세상을 덮어주는 눈은 어쩐지 공평한거 같은 생각에 신이 난 주인공은 옆집 아이가 장갑이 없어 눈사람을 못만드는 모습을 보고 마음에 갈등을 겪는다. 마침 엄마가 세상을 공평하게 만드는 아이가 되게 해달라는 기도를 했던 어제 일이 떠올라 괜히 반항을 해보지만 못이기는 척 자신의 장갑을 벗어주고는 행복한 마음이 된다. 불평만 할것이 아니라 내가 공평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무얼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 봐야겠다. 다섯 이야기속 등장인물이 모두 나와 닮은 모습을 가진 주인공들이어서 너무 반가웠으며 괜히 내가 위로를 받게 되는 책이다. 세상이 불만이고 나만 너무 불행하다고 생각하지만 멀쩡하려 애쓰는 모든 아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