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시간여행 54 - 알래스카의 썰매 개 발토 마법의 시간여행 54
메리 폽 어즈번 지음, 살 머도카 그림, 노은정 옮김 / 비룡소 / 201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시리즈 도서를 읽을 때, 이미 다 나와 있는 도서보다는 한 권, 한 권 나오기를 기다려 읽는 재미를 알 수 있다. 기다려서 만난 책이니만큼 강한 독서동기가 부여되는 것이다. 내가 어렸을 때는 읽을 거리 자체가 부족하여 전집으로 들여놓고도 그것을 몇 번을 반복해가며 읽었는데, 요즘 아이들은 읽을거리가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어서인지, 책장에 고이 모셔놓은 책에 관심을 잘 두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시리즈 도서나 전집류의 책도 꼭 한 권씩 권해주는 편이다.


마법의 시간여행은, 조카가 읽던 것들을 받아 온 이후 그 뒷편들이 나올 때마다 구입해주고 있는 책이다. 지금 한솔이가 새 책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읽는 책은 [마법의 시간여행] 시리즈와, [올림포스여신스쿨], [조선왕조실톡]이다. 그리고 이미 다 나온 책이지만 한 권씩 읽어가고 있는 책은 [해리포터]시리즈이고, 비룡소의 클래식 시리즈이다.


이번에 마법의 시간여행 54권 -알래스카의 썰 매 개 발토를 읽게 되었다. 마법의 시간여행은 판타지지만, 본 내용으로 들어가면 마법의 힘으로 얻게 된 능력과 상황보다는 잭과 애니의 판단력과 모험이야기에 더 끌리게 된다. 이번 이야기에서는 잭과 애니가 멀린할아버지와 모건할머니로부터 알래스카로 가서 사람들의 목숨을 구해주라는 부탁을 받는다. 그리고 지역 안내서인 [알래스카 땅]이라는 책과, 다른 이들의 목숨을 구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의 금가루와 아이들이 왔다간 흔적과 기억을 지워주는 마법의 별가루를 받는다.


[알래스카 땅]이라는 책을 통해 잭과 애니, 그리고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은 알래스카에 대해 알아간다.


"1만 2,000년쯤 전, 사람들은 키우던 개들을 데리고 얼어붙은 베링 해를 건너 시베리아에서 알래스카로 옮겨 갔다. 이들이 알래스카에 도착한 뒤로 비로소 북아메리카 대륙에서 사람들과 개들이 살게 되었다." (p.23)


러시아 탐험가들이 알래스카 땅을 찾을 때까지는 원주민들이 살고 있었고, 1800년대 말 미국이 러시아로부터 이 땅을 사들이면서 미국의 영토가 되었다. 1900년 즈음에는 놈에서 금이 발견되어 사람들이 북적대었지만, 10년도 채 못가 황금시대는 끝이 났다. 잭과 애니는 바로 이 곳, '놈'으로 가게 된다.


실제로 1925년 '놈'에서는 디프테리아로 주민들이 위험에 처했고, 눈보라가 치는 악조건을 뚫고 개썰매팀들이 릴레이식으로 약을 운반하여 사람들을 살렸다. 이때 마지막으로 약을 운반한 개썰매팀의 리더견이 발토이다. 물론 릴레이식으로 운반을 하였기때문에 발토 외에도 많은 썰매견들이 달렸다. 실제로 일어났던 이 사건을 기본으로, 잭과 애니의 마법은 발토와 군나르가 약을 잃어버렸던 순간에 큰 도움을 준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사람들은 사실과 허구를 혼돈하기도 한다. 특히 대중의 인기를 끈 이야기일 때 그런 경향이 많다. 그래서 요즘은 드라마 시작 전에 '실화를 바탕으로 하였으나, 사건이나 인물이 허구임'을 밝히는 경우가 많다. 이 책에서는 실화 속에 잭과 애니가 마법을 이용해 도움을 주고, 마법을 이용해 사람들의 기억을 지우는 행동을 통해 '역사적 사실'을 거스르지 않는다.


알래스카라는 지역의 특성을 고려하고, 그곳의 척박한 삶에서도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했던 알래스카 주민들과 썰매견의 관계는 단순하지 않았을 것이다. 여러가지 악조건을 견뎌내고 약을 운반하여 사람들의 생명을 구한 발토의 이야기는 많은 감동을 준다. 잭과 애니가 그들을 도와주기 위해 역으로 달려가는 과정에서, 썰매견들이 어떻게 눈길을 달리는지 보여준다. 그리고 에드 아저씨의 오두막에서는 릴레이식으로 약을 운반하기 위해 여러 사람들이 준비하고 기다리고, 또 달렸다는 것도 보여준다.


마지막에 놈에 약을 갖고 들어온 것은 군나르 카센과 발토였지만, 그들이 그곳까지 갈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한마음이 되어 움직였던 썰매견과 사람들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살면서 여러 가지 위험에 직면하기도 하고 고난과 역경이 닥치기도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그들의 모습을 통해 삶의 지혜를 느끼기도 하였다.


한 권의 분량이 그리 길지 않고, 가독성도 좋아서 초등 저학년이 읽기에도 적합하다. 더불어 잭과 애니를 통해 알래스카를 좀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7-02-05 11: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초딩이었을 때 ‘발토‘라는 개가 등장하는 만화를 본 적이 있어요. 너무 오래 돼서 기억 잘 나지 않지만, 그 만화에 보던 내용이 비슷한 것 같습니다.

하양물감 2017-02-05 12:19   좋아요 0 | URL
아마도 실화를 바탕으로 쓴 글이기때문에 그럴거예요. 발토 이야기는 인터넷 검색을 하니까 제법 나오더라구요. 마법의 시간여행 시리즈의 포맷 속으로 들어왔을 뿐 이야기의 내용은 달라지지 않았거든요^^
 
리사벳이 콧구멍에 완두콩을 넣었어요 동화는 내 친구 35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일론 비클란드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논장 / 2017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논장 출판사의 동화는 내친구 35번 [리사벳이 콧구멍에 완두콩을 넣었어요]는 언니 마디켄의 입장에서 읽는다면, 초등1~2학년에게, 동생 리사벳의 입장에서 읽는다면 유아들에게 적합한 동화이다. 사실 제목만 보고서는 리사벳이 주인공이니 유아들에게 읽어주면 좋겠구나 생각했다. 콧구멍 속에 뭔가를 집어넣는 나이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유아기를 지나면 어지간해선 일어나지 않는 일이니 말이다. 내 경험으로는 지인의 아들이 4살 무렵 콧구멍에 스티커며, 콩이며 자꾸 집어 넣어서 이비인후과를 자주 찾았던 기억이 있다. 그나마 스티커보다 위험한 것이 콩이었는데, 콩은 콧구멍 안에서 불어서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이 말썽꾸러기 자매들의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리사벳은 마디켄이 뭔가 좋은 생각을(나쁜 생각일 때도 있지만) 떠올릴 때면 늘 옆에 있어요."(p.5) 이 책은 리사벳이 콧구멍에 완두콩을 넣은 사건을 다루지만, 이 문장을 읽어보면 언니인 마디켄도 꽤나 장난이나 엉뚱한 일을 많이 벌이는 듯하다. 이날은 눈에 보이는 건 뭐든지 어딘가에 넣어보는 버릇이 있는 리사벳이 콧구멍에 완두콩을 넣어버렸다. 덜컥 겁이 날텐데 마디켄은 "콩이 콧구멍에 뿌리를 내렸나봐. 만약에 콧속에서 콩이 계속 자란다면, 곧 꽃이 필거야. 기왕이면 스위트피 꽃이 피면 좋겠다."(p.9)라고 말한다. 엉뚱하고 기발한 발상이다. 리사벳도 금세 기분이 좋아져서는 언니와 함께 읍내에 있는 병원으로 간다.


엄마 입장에서 보자면, 아이가 콧속에 뭔가를 집어넣어서 빠지지 않는다면 정말 걱정이 될텐데, 리사벳의 엄마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아이들끼리 병원에 보내는 상황도 그리 흔한 상황은 아닌 것 같고. 어쨌든 마디켄과 리사벳은 병원에 가다말고 이다 아주머니의 빈집에서 또 한번 사고를 친다. 한 가지 일에 집중해서 그것만 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이 아이들이 내 아이들이었다면 정말 화가 났을 것 같다. 이다 아주머니 집에서 리사벳은 마티스와 싸움을 하고, 그것을 본 마디켄과 미아가 싸움을 한다.


요즘에야 동네 아이들이 서로 마주칠 일도 자주 없고, 형제 자매가 함께 다니며 싸울 일도 없다마는, 내 어린 시절을 돌이켜보면, 그때는 그랬던 것 같다. 되지도 않는 주장을 하며 싸우다가, 말도 안되는 싸움이 일어나고, 결국에는 형제 자매까지 나서서 한바탕 싸우고 나면 서로 씩씩대며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우리 언니가 힘이 더 쎄! 우리 오빠한테 이를거야! 하면서 말이다. 왜 그랬는지 이유 불문하고 형제 편을 들며 싸우던 그 시절을 돌이켜보면 유치하기도 하지만 다들 그렇게 자랐다. 요즘 아이들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누가 뭐라해도 내 형제가 최고다라며 외동인 아이에게 형제 자매가 있어야한다고 주장하는(^^) 어르신들의 말씀이야 귓등으로 넘겼지만, 그때 그 시절의 추억은 여전히 내 기억 속에 살아있는 듯하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이 이 동화를 썼던 그 시절에는 이런 풍경이 넘쳐났을 것 같다. 어린 시절 한번 쯤은 해봤음직한 장난과, 엉뚱한 상상들, 친구들 사이에서 부려보는 괜한 오기 등이 살짝 웃음짓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끝없는 게임 1 - 마스든 저택의 비밀 끝없는 게임 1
R. A. 몽고메리 지음, 송진욱 그림, 이혜인 옮김 / 고릴라박스(비룡소)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끝없는 게임 1편 [마스든 저택의 비밀]을 읽고 나서 첫 느낌은 허무함이었다. 결말이 급작스럽게 다가와 끝나기 때문이다. 한 권의 책 속에서 20개의 결말을 가지려면 단편소설의 분량 정도에서 끝날 수 밖에 없음을 알고 있지만, 쑥~! 다가온 결말은 허무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하나의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아쉬워하며 또다른 결말을 찾아 읽기 시작한다. 그래서 결국은 앉은 자리에서 한 권을 다 읽게 된다.

* 침팬지야, 네 심정이 딱 내 심정이야...

 

내가 읽은 1권은 탐정이 되어 사건을 풀어가게 된다. 도와달라는 의문의 전화를 받은 후 마스든 저택의 비밀을 하나 둘 찾아나선다. 전화를 건 사람이 누구인지부터 시작해서, 마스든 저택에서 만나는 수많은 등장인물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판타지이기도 하고, SF이기도 하고, 추리물이 되기도 한다. 어이없는 결말에 피식 헛웃음이 나기도 하고, 정말 그럴지도 몰라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어떤 이야기에서는 침팬지들이 홀로그램일 뿐이지만, 어떤 이야기에서는 진짜 동물이기도 하고, 또 어떤 이야기에서는 외계인이 되기도 한다. 동일한 등장인물이지만 이야기에 따라 다른 성격과 다른 특징을 지닌 인물로 나타난다.

 

초능력을 쓰기도 하고, 어이없이 사라지기도 한다. 어쩌면,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해 즉각적인 답과 즉각적인 피드백에 익숙한 아이들에게는 이러한 이야기의 형식이 낮설게 느껴지지는 않을 법하다. 빠른 전개 덕분에 생략되거나 설명이 부족한 부분이 많으므로 그 이야기에 푹 빠지기 위해서는 독자 스스로 고민하고 정리해야 할 부분도 많은 듯하다. 빈틈이 많으니 독자 입장에서는 할일이 많은 책인 셈이다.

 

 

* 첫 장에서 등장인물 소개할 때 탐정의 이름은 독자의 이름이야.

 

개인적으로는 탐정에 감정이입을 할 수가 없었다. 내가 주인공인 것 치고는 작가가 너무 말을 많이 거는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수많은 선택지가 있지만, 결말은 결국 작가의 상상력으로 끝맺기 때문에 완전히 나의 이야기가 되지 않는 느낌도 있었다. 좀 더 이 책을 재미있게 읽는다면, 작가가 제시한 선택지(보통은 두개 정도이다) 외에 나만의 선택지를 어느 순간에는 끼워 넣고, 나만의 결말을 만들어보는 것도 의미 있는 독서가 될 것같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입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니데이 2016-12-24 1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양물감님, 따뜻하고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후애(厚愛) 2016-12-25 13: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항상 건강하시고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
 
너희 집은 어디니?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23
김성은 글.그림 / 북극곰 / 2016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녁이 되어 집으로 들어 온 악어는 배가 고파 집에 있는 재료로 요리를 하기로 한다. 오븐에 재료들을 넣고 기다리는 동안 악어아줌마가 쓴 베스트셀러 '맛있는 식탁의 비밀 3가지'를 읽기 시작한다. 그때 악어의 코 위로 노랗고 작은 새 한마리가 떨어진다. 노란 새의 집을 찾아 추리를 하는 동안 음식이 완성되고 케이크를 잘라 식탁을 차리는 동안 새는 자기 집을 찾아서 가고 없다. 악어는 혼자 음식을 먹는다. 이것이 이 그림책의 큰 줄거리이다.

 

이 악어의 집에는 작은 생쥐 한 마리도 함께 살고 있다. 악어 옆에서 똑같은 일을 하고 있는 생쥐를 볼 수 있다. 그런가하면, 악어가 음식이 완성되기를 기다리며 읽는 책에는 중요한 세 가지 비밀이 나온다. 맛있는 식탁을 위한 비밀은 한번은 악어의 입을 통해, 한번은 그림 속 책 내용에 의해,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비밀은 이 그림책의 마지막 부분을 장식한다. 

 

전체적으로 그림이 귀엽고 단순하다. 작고 노란 새의 집이 어디인지 상상해보는 것도 재미나다. 아이들과 함께 읽는다면 그 집이 어떻게 생겼을지 이야기해보는 것도 좋겠다. 음식이 다 된 후 오븐에서 알림음이 울리는 순간, 악어와 생쥐는 오븐 쪽으로 달라간다. 그때 작은 새는 '앗!'하며 뭔가를 발견하고 날아가버린다.

 

악어는 새를 위해 케이크를 자르고, 작은 의자와 식탁도 준비하지만 새는 날아가고 없다. 무뚝뚝해보이는 얼굴이지만, 은근히 작은 새와 더 친해지고 싶었나보다. 그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새는 자기 집에서 웃고 있는 모습으로 그림책은 끝난다. 악어 입에 떨어진다는 것은 상상만해도 무서운 일이다.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곳에 홀로 갔을 때, 또는 그런 상황에 직면했을 때 우리는 불안한 마음을 갖게 된다. 그러나 아이들은 낯선 곳에 데려다 놓아도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 신나게 논다. 어찌 보면, 작은 새의 집을 찾는 과정도 하나의 놀이처럼 여겨진다. 함께 놀았으니 함께 먹겠다는 생각을 하는 건 당연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혼자 훌쩍 자기 집으로 떠나버린 작은 새를 생각하면, 내가 만약에 악어였다면 참 당황스러웠겠구나 싶다. 인사라도 하고 가지...

 

어느 날 갑자기 악어 입 위에 떨어진 노란 새. 그들처럼 우리도 우연히 만나고, 급작스레 헤어지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준비된 이별이란 거의 없는 듯하다. 그래서 아무 말 없이 곁에 있어주는 생쥐 같은 친구가 그리워진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6-12-08 15: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기 알라딘 서재가 ‘준비 없는 이별’이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말없이 서재 활동을 멈추는 분이 계시고, 갑자기 친구 관계를 끊는 분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분들을 기다리거나 원망하지 않습니다. 그분들과 함께했던 좋은 시절만큼은 잊히지 않도록 살려고 합니다.


하양물감 2016-12-08 15:56   좋아요 1 | URL
‘이별‘이란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으려고 해요. 다들 그렇게 헤어지더라구요...
그래도 몇 년이 흐르고 나서도 기억이 나거나 추억으로 자리잡혀 있는 사람들이 있어요.
분명, 그들과 나 사이에는 ‘의미‘ 있는 만남이 있었겠지요... ^^
 
에밀의 크리스마스 파티 - 개구쟁이 에밀 이야기 동화는 내 친구 86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비에른 베리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논장 / 201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크리스마스'하면 어떤 것들을 떠올릴 수 있을까? 나는 부산에서 나고 자랐기때문에 눈이 거의 내리지 않는 겨울을 보냈으므로 눈 내린 겨울 풍경이 낯설다. 더군다나 눈내린 혹은 눈이 내리는 크리스마스는 더더욱 생각하기 어렵다. 그나마 동네 교회당에 가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아왔던 기억과 교회 다니는 친구들이 하던 연극 정도가 기억에 남는다. 어른이 된 지금은 상업화된 크리스마스, 종교를 떠난 이벤트데이 같은 크리스마스를 보고 있다.

에밀이 살고 있는 1900년대의 크리스마스도 현대의 크리스마스와는 좀 다르지 않을까? 동네 사람들을 모두 초대해서 직접 준비한 음식을 대접하고 이웃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모습이 정겹게 여겨진다. 에밀은 항상 사고를 치는 장난꾸러기라는 것을 알고 있어서 이 이야기에서는 어떤 사고를 칠까? 주의를 기울이며 읽는데, 여기는 에밀보다 더 큰 사고뭉치가 등장한다. 바로 에밀의 학교선생님이다.

 

등장부터 다른 마을사람들과는 달리 마차가 아닌 스키를 타고 온다. 그녀는 크리스마스 파티를 기다리며 밖에서 눈싸움을 하고 놀자고 제안한다. 아이들은 우루루 선생님을 따라 밖으로 나가 눈싸움을 하는데, 하녀인 리나도 신나게 논다. 집안에서 점잖게 파티를 기다리며 지루한 시간을 보내야하는 아이들이나, 음식 준비에 한참 바쁜 부엌에 있어야하는 리나에게는 이보다 좋은 일이 또 있으랴. 엄마의 부탁으로 밖에 있는 리나를 데리러 간 아빠는 에밀이 던진 눈덩이에 입이 막히고, 에밀은 창고에 갇히고 만다.

 

에밀은 사고를 칠 때마다 창고에 갇힌다. 창고에 들어간 에밀은 늘 조각인형을 깎았는데, 이 이야기에서 보면 그 조각인형이 엄청 많이 쌓였음을 알 수 있다. 에밀이 그만큼 사고를 많이 친 것이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그만큼의 시간이 흘렀다는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 사실 오늘은 에밀이 직접적인 사고를 쳤다기보다 선생님의 놀이제안에 따라 신나게 논 것뿐인데, 에밀이 창고에 갇히는 것은 조금 부당하다는 생각도 든다.

 

에밀의 장난은 거의가 다 악의를 가지고 일부러 한 것이 아니라, 어쩌다보니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인 장난이 많다. 의도되지 않은 나쁜 결과때문이다.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파티가 시작되고, 선생님의 놀이제안에 또 한번 에밀에게 위기(?)가 닥친다. 목사님 부인에게 뽀뽀를 해야하는 벌칙을 받았는데 무려 여덟 번이나 뽀뽀를 한다. 에밀이 뽀뽀를 한 이유를 듣다보니, 에밀이 참 많이 자랐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에밀이 깍은 조각인형들을 나중에 그의 자식들이 보게 된다면, 하나하나에 담겨 있는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겠지.

 

지금 아이들의 놀이와는 동떨어진 놀이, 우리 정서와는 또다른 어른들의 모습들이 낯설긴 하지만, 에밀의 장난처럼 아이들의 장난에는 의도되지 않은 우연에 의한 것임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에밀의 크리스마스 파티는 동네 사람들과 즐겁게 웃고 게임도 할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음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