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소녀
다이 시지에 지음, 이원희 옮김 / 현대문학 / 200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두운 시대 배경과 달리 끝까지 유쾌함을 잃지 않는 책.
매력적인 소녀와 애처로윤 소년들이 주인공으로 등장.
책을 읽는다는 것은 새로운 세상을 발견하는 일임을 알려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친구, 거기서 깃털 이불 같은 게 시작된다고. 휴! 깃털 이불 하나만이 아니지! 끌어당기는 게 있다니까. 세상의 끝, 닻, 조용한 안식처, 지구의 배꼽, 세상을 떠받친 세 마리의 물고기가 있고, 블린과 기름진 파이, 저녁의 사모바르와 조용한 한숨소리, 따뜻한 조끼와 불을 지핀 페치카 위의 침상, 이런 것들의 정수가 있어. 그러니 넌 꼭 죽은 것 같기도 하고 동시에 살아 있는 것 같기도 할 거야, 일거양득이지! - P324

‘노파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야!‘ 그는 발작적으로 홍분하며 생각했다. 노파는 어쩌면 실수일지도 몰라. 문제는 노파가 아냐. 노파는 한낱 질병 같은 거야…… 난 어서 빨리 넘어서고 싶었어........ 난 사람을 죽인 게 아니라 원칙을 죽였어! 원칙을 죽이고도 넘어서는 걸 넘어서지 못하고, 이쪽 편에 남았지.…… 죽일 줄만 안 거야. 그것조차도 결국은 제대로 해내지 못했고..... 원칙이라고? 아까 바보 같은 리즈미한은 무엇 때문에 사회주의자들을 욕했을까? 근면성실하고 장사에 능한 족속인 걸. 그들은 ‘공공의 행복‘에 전념하지 …… 아니, 내게 삶은 한 번 밖에 주어지지 않아. 더이상은 결코 없을 거야. 나는 ‘모두의 행복‘을 기다리고 싶지 않아. 나 자신 역시 살고 싶고, 그러지 못한다면 죽는 게 더 나아. 대체 그게 어때서? 난 그저 ‘모두의 행복‘을 기다리느라 주머니에 돈을 꽉 움켜쥔 채, 배고픈 어머니를 외면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야. ‘모두의 행복을 위해 한 장의 벽돌을 나르고 그걸로 마음의 평안을 느낀다‘라고, 하하! 어째서 너희는 나를 빼놓은 거냐? 난 고작 한 번 살기에, 나 역시 살고 싶단 말이다.…… 아, 나는 미학적 ‘이‘다. 그 이상 아무것도 아니야.‘ 그는 갑자기 미친 사람처럼 웃음을 터뜨리며 덧붙였다. 그래, 난 정말로 ‘이‘다. - P42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난 내세를 믿지 않아요." 라스콜니코프는 말했다.
스비드리가일로프는 생각에 잠긴 채 앉아 있었다.
"만약 거기에 거미나 그 비슷한 것밖에 없다면 어쩌지요." 그가 불쑥말했다.
‘미쳤구나.‘ 라스콜니코프는 생각했다.
"우리에게 영원성이란 늘 파악할 수 없는 어떤 이데아로, 뭔가 거창한, 거창한 것으로 표상되곤 해요! 하지만 대체 왜 그게 반드시 거창해야 하지? 상상해보시오, 그 모든 것 대신 느닷없이 시골 목욕탕처럼 연기에 까맣게 그을린 작은 방이 하나 있고, 구석마다 거미가 진을 치고있는, 그게 영원성의 전부일 수도 있지 않소, 가끔 이런 종류의 생각이떠오르곤 해요."
- P2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걸 어디서‘, 라스콜니코프는 더 걸어가며 생각했다. ‘이걸 어디서 읽었더라. 사형선고를 받은 사람이 죽기 한 시간 전 이렇게 말했던가 생각했던가 했지. 만일 절벽 높은 곳, 두 발로 간신히 설 수 있을 정도로 비좁은 공간에서, 더구나 사방이 낭떠러지와 대양, 영원한 어둠, 영원한 고독, 영원한 폭풍으로 둘러싸인 그런 곳에서 살아야 한대도, 1아르신의 공간에 서서 평생을, 천년을, 영원을 살도록 내버려진대도, 그렇게 사는 게 지금 죽는 것보다 낫다고! 살 수만 있다면, 살 수만, 살 수만 있다면 말이지! 어떻게 살건, 단지 살 수만 있다면 말이야!.... 이게 진실이지! 세상에, 이만한 진실이 또 어디 있나! 인간은 비열하다! 또 그렇다고 해서 인간을 비열한이라 부르는 사람도 비열해‘ - P24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