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학 전공자로서 박완서님 작품 읽은 게 별로 없어 좀 부끄럽긴 하지만..
그래도 내가 읽은 몇몇의 작품 속에서 - 사실 논픽션을 더 많이 읽었다.  

내 기억에 남고 나를 감동시킨 박완서님의 면모는, 

자신이 그냥 한 사람의 인간임을 그대로 내보인 부분이었달까.
모자라고 치욕스럽고 동물적인 부분을 공식적인 자리로 끌어내어 보여주는 용기.
그게 너무 좋았다. 

우연히 작년에 몇 권 읽지 않은 책 속에 
아들을 잃은 심정을 절절히 토로한 <한 말씀만 하소서>가 있었지. 

2년 전인가 박경리 님 돌아가신 직후
강연장에 불편한 표정으로 오셔서 정말 오기 힘든 상황이었지만 약속을 지키기 위해 왔다고 하시던 박완서 선생님.
생각보다 더 깐깐하고 예민해 보이던.
그냥 할머니 같았던 선생님의 모습이 떠오른다. 

좋은 곳으로 편안히 가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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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커피하우스'라는 드라마에 꽂혀서
VOD로 18회를 다 본 것이 바로 어제. 

거기 나오는 함은정(티아라 멤버라는데?)이 너무 귀엽고 상큼하고 풋풋하여
그만 소시적 좋아하던 이규호의 노래 두 곡이 다시 떠오르고 말았다. 
이런 스타일의 목소리와 창법을 좋아해서..

그런데, 젊음이란 정말 이렇게 상큼한 것일까? 

<머리 끝에 물기> 

 

 

<내일도 만날래> 

 

 

이런 걸 다 올려주는 분들이 있다니 참 고맙군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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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에 대한 책 ▒

<소설>은 소설가, 편집자, 평론가, 독자에 대한 소설이다. 분량도 길고 사변적인 편인데.. 지루할 것 같지만 흥미롭다. 

<닉 혼비 런던스타일 책읽기> 닉 혼비의 다른 책을 한 권도 읽어본 적 없지만.. <어바웃 어 보이>라는 영화를 무지 좋아했다. 유머러스하고 지적이고 솔직하고.. 하루키의 수필을 읽는 느낌. 번역이 너무 엉망이었다는 점만 빼면 좋은 책이었다.

<아주 특별한 책들의 이력서>는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 문학 강의를 하다가 희귀본을 사고 파는 일을 해온 릭 게코스키가 희귀본들에 얽힌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놓는다.  

 ▒ 여성을 위한 소설 ▒  

<내 딸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엄마가 돌아가신 후 다시 만난 네 자매(? 셋이었나? 기억이 가물가물..)에 대한 이야기. 페이지수가 많지만 책을 한 번 들면 손에서 놓을 수 없다. 거창하게 여성성이라든가 뭐 이런 걸 얘기하는 게 아니고.. 그냥 흔히 있을 법한 딸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건지 아일랜드 감자껍질파이 클럽>
(한글판이 상품 넣기가 안 되서..) 어른들을 위한 <키다리 아저씨> 같은 소설이다. 매우 매력적이고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소설. 크리스마스 선물같은 소설. 

▒ 재미 보장 소설 ▒  

<6시간 후 너는 죽는다>는 영화 같은 추리 단편들 모음집이다. 작가가 영화 감독 경력이 있어 그런가? 이야기들이 영화나 드라마 시나리오 같다. 매우 흥미롭고 삶의 교훈도 얻을 수 있는 추리소설들. 

<연을 쫓는 아이>는 너무 늦게 읽었다.. 조금은 지루한 첫 부분을 넘기지 못해서 한 번 실패 후 두 번째 성공했는데.. 중반을 넘어가면 너무 흥미진진해서 책을 놓을 수가 없다. 생소했던 아프가니스탄이라는 나라, 이슬람 교도들에 대해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한 책. 이래서 문학의 힘은 위대한가보다. 

 ▒ 논픽션 ▒ 

미국 사람의 유럽 정착기를 몇 권 읽었는데.. 다들 꽤 재밌게 읽었다. 그 중에서도 이 책은 특히 더 유쾌했다. 투덜투덜거리는 작가도 내 스타일이었고. ㅎㅎ 나도 토스카나에 가서 그 쨍쨍한 햇볕을 한 번 느껴 보았으면.. 그리고 갓짠 올리브유로 만든 파스타와 그 지방 사람이 자부심을 갖고 만든 와인을 맛보고 싶다. 참.. 이 책을 쓴 작가가 어렸을 때 너무너무 재밌게 봤던 <케빈은 열두 살>을 쓴 시나리오 작가다.

  

 

 

▒ 청소년 소설 ▒ 

<친구가 되기 5분 전>은 청소년들의 집단 생활에서의 심리를 예리하게 다룬 옴니버스 소설집. 일본 소설답게 굉장히 감성적인 소설이지만 인간 관계에 있어서 우리가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게 한다. 

<하이킹 걸즈>는 조금은 어설픈 느낌이 없지 않아 있지만 씩씩해서 좋은 소설. 나의 로망인 '걷기 여행'이 소재라 더 좋기도 했다.  

<새장 안에서도 새들은 노래한다>는 <닉혼비.. >책에서 추천받고 읽은 소설. 역시 한 번 잡으면 손에서 놓기 어렵다. 청소년 범죄자(특히 살인, 강도.. 등 중범죄자)들을 대상으로 글쓰기 교육을 한 경험을 소설화한 것인데.. 어떤 사람들의 인생은 이 책 속의 소년들처럼 꼬일 수밖에 없다는 게 너무 마음 아팠다. 그렇게 순진하고 성실한 소년이 왜 그 때 쇼핑몰에서 다른 소년을 총으로 쏴야만 했을까? 뭔가 우리 인간의 힘만으로는 어쩔 수 없는 이상한 힘이 이 세계엔 존재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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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사이 2010-01-05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은 책이 한 권도 없어요. ㅠ.ㅠ
2009년엔 원래 책과 멀어지고 막내와 실컷 놀기로 작정했던 해이기도 했지만,
좀 너무했나 싶기도 해요.
<건지 아일랜드 감자껍질~~>, 밝고 경쾌할 것 같아서 끌리네요.
<6시간 후 너는 죽는다>는 우리집 큰애들이 재밌게 읽을 것 같아서 관심이 생기구요.
2010년에는 서평단이고 뭐고 다 끊어버리고 오직 "내가 읽고 싶은 책만 읽기"를 목표로 할까봐요. 리뷰에 대한 부담으로 어줍은 서평글을 쓰느라 고심하지 말고, 끌리는 책 읽고 마음가는대로 지껄이듯 하고 싶어요.
꼭 그래야겠어요.
그래서 2010년을 정리할 때, 저도 양아줌마 님처럼 이런 페이퍼를 남겨둘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

miony 2010-01-05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보관함이 더 뚱뚱해졌다.
내 딸에게..,6시간..,연을 쫓는..,새장에서도..들이 특히 흥미롭다.
그리고 갓난아이와 함께 벌써 3권이라니 놀랍구나.^^

순오기 2010-01-05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은 책은 건지 아일랜드 하나뿐이지만, 저도 올해의 책으로 꼽았어요.
아직 페이퍼는 못 올렸지만...
어머니독서회원들에게 '이 책을 읽게 해줘서 너무 고맙고, 언니는 우리에게 엘리자베스 같은 사람이야'라는 과분한 찬사까지 받았어요.^^

알맹이 2010-01-06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처럼 글 올렸는데 이렇게들 댓글 달아주시니 너무 감사해요~ 섬사이님, 오랜만이라 너무 반가워요. 미오니님, 연을 쫓는 아이 여름에 큰언니랑 나랑 손에서 못 놓고 읽는 거 봤지? ^^ 순오기님.. 그런 찬사를 들으시다니 부럽네요^^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어요~
 

공장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나 책벌레로 살아온 마이클 더다, 그의 독서기록은 한 사람의 지적 성장기이자 흥미진진한 지적 모험담이다.

처음에 유년 시절 이야기를 할 때에는 지루하고 공감도 가지 않았다. 집에서 신경질을 부리는 아빠, 그런 아빠의 눈치를 보는 엄마와 아들과 딸들.

그러다가 초등학교 시절을 지나 중, 고등학교 시절의 이야기가 펼쳐질 무렵부터는 열심히 몰입해서 읽었다.

책벌레일 것만 같은 글쓴이가 각종 아르바이트, 육체 노동 등을 하면서 세상을 배워 나가고 육체를 단련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의 오스카 와오도 왠지 모르게 떠올랐고..
제임스 미치너의 <소설> 속 인물인 평론가 칼 스트라이버트도 떠올랐다.
또한 <서재 결혼시키기>의 작가 앤 패디먼의 아버지 얘기도 나와서 흥미로웠다.

문학과 역사, 인문학에 대한 저자의 꺼지지 않는 관심과 열정이 감탄스럽고 또 부러웠으며,
나는 중,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에 대체 뭘 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나의 독서 경험들도 떠올랐다.

어린 시절 아빠가 사다 주시던 소년 생활 칼라 북스.

<기암성>,<15소년 표류기>,<삼총사>,<몽테 크리스토 백작> 같은 모험 소설들을 나도 매우 흥미롭게 읽었으며
<집없는 천사>,<서커스의 소녀>,<소공녀>,<비밀의 화원> 같은 고아 아이들이 씩씩하게 자라나는 성장담도 매우 좋아했다.

중학교에 올라가서는 
금성출판사에서 나온 한국 문학 전집하고 세계 문학 전집(청소년용으로 나온 축약본)을..
전집을 다 읽는 걸 목표로 열심히 읽었던 걸 보면,
자녀들에게 전집을 사 주는 것도 나쁜 일인 것만 같지는 않다.
 
누런 종이에 2단, 세로쓰기 배열의 전집이었는데..
기억 나는 건 퍼얼벅의 <대지>,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오헨리의 <마지막 잎새>, 스탕달의 <적과 흑>, 솔제니친의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지드의 <좁은 문>,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등의 소설들이다.
그 당시엔 이 책들이 축약본이라는 것도 모르고 그냥 읽었다.
나중에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이 400페이지가 넘는 책으로 두 권은 족히 된다는 걸 알고 놀랐던 기억도 있다. ㅎㅎ

고등학교 다닐 때에는 당시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하던 언니가 꾸준히 사 보던 <문학사상>을 읽었었는데..
마침 그 때 마광수 선생님이 거기에 <즐거운 사라> 던가? 그 작품을 연재하고 있었다.
약간의 죄의식을 갖고, 언니 모르게 훔쳐보는 재미도 쏠쏠했는데..
그리고 언니가 사 두었던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도 열심히 읽었던 것 같다.
기억에 남는 작품은 임철우의 <붉은 방> 정도..?

그리고 댕기라는 만화 잡지도 기억난다. 이름이 댕기 맞나?
잡지가 나오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특히 강경옥 만화를 좋아했었는데..
강경옥의 <두 사람이다>라는 만화가 연재될 때 진짜 무서워하면서도 좋아했었던 기억이 있다.

대학교 시절엔 친구들 몇과 독서 클럽을 만들자 어쩌자 하면서 읽었던 책이 고작
<살아 남은 자의 슬픔>,<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나 베르베르 베르나르의 <개미> 같은 베스트셀러 소설들이었다.
 
<오픈 북>을 읽으며 내 삶을 돌아봤을 때 가장 후회가 되는 것이 대학 시절의 일이다.
왜 그 때는 그렇게 공부를 안했을까? 노는 것이 마치 대학생의 특권이라도 되는 것마냥
그저 빈둥거리며 놀기만 했던 것 같다.
심지어 전공 공부도 제대로 안 하고 시험 들어가면 맨날 구라나 치면서 말이나 지어내고...
그렇다고 책을 열심히 읽은 것도 아니고-
내 인생 중에 제일 돌리고 싶은 시절이 있다면 바로 대학 시절이다.
뭐든 할 수 있는 나이에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는 게 너무 한심하다. ㅎㅎ  

요즘엔 이렇게 지적인 자극을 주는 책이 좋다. 다음에는 이 작가의 <고전 읽기의 즐거움>을 찜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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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내가 읽은 책
    from 깊은 산 속 옹달샘 2009-07-15 23:22 
    양아줌마님의 글을 읽고 나에게 떠오르는 글들을 두서없이 써서 남긴다.     한글을 익힐무렵 떡 하니 맞닥뜨린 글자 <읽>.  생애 처음으로 겹받침 글자를 만난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융통성이 없는 나는 집에 계신 다른 어른들께 여쭈어도 좋았으련만 그 책의 임자인 언니가 학교에서 어서 돌아오기를 애타게 기다렸다.  표지에 <국>자와 <
 
 
2009-09-24 15: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9-24 15: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1-20 12: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주 축축 처지는 게 그만이다. 

이어폰 꽂고 눈 감고 듣고 있으면, 이 세상에서 발을 떼고 어딘가 먼 곳을 부유하는 기분.

이미 오래 전에 봤던 <아들의 방>이라는 영화에서 다른 건 별로 기억에 안 남지만 이 음악만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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