넵. 식민지 시기의 불운아, 천재, 삶과 예술을 혼융한 사내. 이상. 본명은 김해경 입니다. 제 동기 한 명도 이상으로 논문을 쓰고 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드는 천재적인 면모들에 반했다고 하네요. 정말 신선한 은유와 상징들로 그만의 세계를 개척했습니다. 요절한 천재라는 이미지를 잘 보여주는 시인.

 

2.

윤동주. 잘 생긴 외모와 단정하고 순결한 시들. 연대의 좋은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한 몫을 하는 시인입니다. 기형도와 윤동주가 있는 연대. 둘의 공통점이 어느정도 있겠지요. 시대에 적극적으로 저항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섬서한 감수성으로 그려낸 시들. 그리고 또 너무 이른 죽음들...     저는 연대가 너무 좋아요 +.+ (사실 3번인가 가봄 -_-; )

3.

김기림입니다. 시인이며, 식민지 시기 대표적인 시론가. 이상의 절친한 친구여서, 이상이 죽은 후에 이상에 대한 추모시가 유명합니다. 그 시에서 이상을 쥬피터 신으로 은유한 신비로운 이미지. 그는 이상의 천재성을, 그 초월성을 잘 알고 있고 안타까워 했던 사람이지요. 구인회의 수장격이라 할 수 있습니다.

4.

이육사. 일제말기 독립운동가이며 시인. 그의 시에 나타나는 웅장한 스케일. 고등학교때까지는 윤동주를 더 좋아했는데, 대학 들어와서 읽은 이육사의 스케일은, 다른 시인에게서는 찾아보기 힘든 박력이 있었습니다.

5.

임화. 카프의 서기장. 시인이자 문학사가, 평론가. 카프의 대표적 시인이자 대표적 논객, 식민지 시기 대표적인 문학사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운동과 시를 동시에 고민했던 시인으로, 한 단체, 한 시기를 이끈 지도자라고 할 수 있지요. 북한에서 미제의 스파이 혐의로 사형을 받았습니다. 그 때 안경알로 자살을 시도했다는 이야기가, 마음을 뜨겁게 합니다. 정말 잘생겼었어서 영화배우도 하고, 여자관계도 꽤나 복잡하다는....

6.

박팔양. 조금 어려운 문제였나요? ^^; 카프의 시인이며 또한 구인회에도 관여했던 흥미로운 인물입니다. 성격이 매우 급했다는 이야기가 있고요. 시들 또한 구인회와 카프 사이를 진동하며 흥미롭게 변모해 나갑니다. 태양의 시인이라는 별명도 있지요.

7.

김억. 김소월의 스승으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 근대시의 초창기 선두주자이며, 최초의 시집인 <<해파리의 노래>>를 내었습니다. 이를 통해 당시 시 지망생들에게 큰 충격과 영향을 주었고요. 외국시를 많이 번역하기도 하고, 당시 세계어로 인공적으로 개발되었던 '에스페란토'어를 공부해서 한국에스페란토협회 회장이기도 했습니다. 후대에는 민요를 계승하자는 민요시 운동을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8.

오상순. 공초 오상순으로 많이 알려져있습니다. 무소유를 실천한 시인이라고도 하지요. 얼마전 방영된 EBS 프로 덕택에 더 많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9.

백석. 왜 뒤에 영어가 써 있냐고요? 백석은 일본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한국에 돌아와 잠시 동안 영어 교사를 했습니다. 백석의 시집 <사슴>이 윤동주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하지요. 월북시인이라 80년대까지 해금조치가 안되어서 그의 아름다운 시들을 최근에야 우리가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음식과 관련한 빼어난 시들이 많이 있습니다.

10.

주요한. ^^; 제가 관심을 갖고 논문을 쓰고 있는 중입니다. (사실 최종심이 끝나서 놀고 있기는 한데, 이제 또 고쳐야지요 ㅎㅎ) 한국 '최초'(?)의 근대시라는 '불노리'로 유명합니다. 이 시가 정말 압권인 부분이 여럿 있는데, 당시 한국에서 쓰여진 시들과 비교하면 그 수준 차가 엄청납니다.

수재로, 동경제국대학 예과 불법과에 입학했고, 입학한 해에 3.1운동이 발생, 학교를 그만두고 독립운동에 뛰어듭니다. 얼마후 상해의 임시정부에 이광수와 함께 가담하여 <<독립신문>>을 만들고 여기에 일제와 투쟁하는 시를 쓰지요.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민요'를 계승하는 시를 쓰자는 민요시 운동을 주창하고 귀국 해서는 민중들의 아픔을 반영하는 시를 쓰게 됩니다.

그리고 일제 말기에는 이광수와 함께 친일에 앞장서게 됩니다.

흥미롭지 않나요? 왜 이렇게 급작스럽게 변모하는 걸까. 이는 식민지라는 우리 역사의 특수성과, 그 시공간 안에서 변모하게 되는 지식인들의 모습 중 하나의 계열을 형성한다고 생각합니다.

(...) 아 말이 길어졌네요. ㅎㅎㅎ 어쨌든 재미있는 사람이고, 똑똑한 사람입니다. 헤헤 ^^;

이렇게 밝혀졌으니, 패러디 시 많이 올려주세요. 넘 기대하고 있답니다. 시 읽는 재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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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6-14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기림~ 찾았었는데 사진이 없었어요 ㅠ.ㅠ

로드무비 2006-06-14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조지훈이 좀 난데없다 생각했는데 김기림이었군요.
어쩜 그리 닮았는지!
한 개 틀렸다고 말씀해 주셨으면 바로 검색을 좀 해보는 건데!
아쉽습니다.
하지만 재밌는 이벤트였어요.
박팔양은 이름과 마스크의 어울림으로 인해
순전히 감으로 점 찍은 케이스.^^

waits 2006-06-14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찍 공개해주셨네요.
임화, 안 나올 리 없다고 생각했으나... 그의 얼굴을 정확히 몰랐습니다.
이번 기회에 알았네요, 은근 기형도+엄기영. 흑~
님의 이벤트 덕분에 오랜만에 일제시대의 시인들, 카프니 염군사니...;;
갑자기 시를 읽고 싶어졌다지요(과제 몰린 기말 탓이 더 큰가.)
암튼, 재미있었습니다. ^^

기인 2006-06-14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아 네 ^^ ㅎㅎ 인터넷에서 말씀이시지요?
로드무비님/앗 죄송. 당시 상황에서는 로드무비님이 제일 많이 맞히셔서,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 같아서, 그냥 '많이 맞히셨습니다'라고만 했어요~. 죄송;;
나어릴때님/ 네^^ 이제 시 패러디 많이 참여해주시와요~~ ^^*

2006-06-14 13: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기인 2006-06-14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여주신 ㄱ님/넷 죄송합니다 ㅜㅠ 아 맞춤법 진짜 배워야겠어요~ ^^;

기인 2006-06-14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초등학교 교육이란 무서운 것이군요. 초등학교를 안 다녀서 아직까지도 헤매고 있습니다... 흑 ㅠㅜ 너무 부끄러워요~;;; 한국어능력시험 같은 것 준비해야 할까봐요;;; 석사논문 심사장에서도 '들어난다'라고 써서 '드러난다'가 맞다고 하면서 혼이 났습니다... 인생;;;;

2006-06-15 02: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기인 2006-06-15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글샘님 감사합니다 :) ㅎㅎ 역시 국교과분들 좋아요 ㅎㅎㅎ

연우주 2006-06-17 0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퍼갑니다. ^^

마늘빵 2006-06-17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름도 모르는 시인도 몇 있군요. -_-;;;

기인 2006-06-17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보라빛우주님/ 안녕하세요 :)
아프락사스님/ ^^; 다음에는 더 재미있는 이벤트를 마련(^^?)해 보겠습니다~

잉크냄새 2006-06-17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이벤트에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소중한 사진과 설명글도 퍼가고 싶네요.
전 4명 정도만 알겠네요.^^

기인 2006-06-17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반갑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