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게 오지 않는 마음은

어쩔 수 없어

어떡하겠어 다른 곳으로 흐르는 걸


모두가 그러면 슬프겠지만,

잘 봐 네게 오는 마음도 있을 거야

그 마음은 놓치지 마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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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 찾는 아이들
시모무라 아쓰시 지음, 최재호 옮김 / 북플라자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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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한 여성 여덟 사람을 죽인 아사누마 쇼고는 사형 판결을 받은 날 여덟번째는 자신이 죽이지 않았다 한다. 아사누마 쇼고는 여덟번째 희생자 미즈모토 유카를 죽인 진범에서 한사람은 자신이 죽였으니 그 시체를 찾아보라고 말한다. 아사누마 쇼고는 이제 스물두살이고 잘생겼다. 그런 사람을 연쇄 살인범으로 그리다니. 사람을 죽일 얼굴이 따로 있는 건 아니지만. 많은 사람은 단정하게 생긴 사람은 그런 짓을 저지르지 않으리라고 여긴다. 이제는 이런 생각하는 사람 적을지도 모르겠다. 세상이 워낙 무서우니 말이다. 아니 사람이 무서운 거구나. 잘생기면 잘생긴대로 험악하게 생기면 그것을 꼬투리 잡는 사람 많겠지.


 중학생 소타는 학교에 가지 않으면서 유튜브에 영상을 올렸다. 엄마가 재혼한 것과 학교에서 단 하나 있던 친구를 잃고 소타는 학교에 가지 않았다. 소타는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자신도 영상을 올려본다. 그러다 인기 많은 유튜버 니시얀과 조금 친해진다. 니시얀은 소타한테 여름방학에 시체를 찾아보자고 말한다. 그걸 보고 앞에 나온 아사누마 쇼고가 숨긴 시체를 찾으려는 건가 했다. 읽다 보니 뭔가 안 맞았다. 두 이야기는 시간이 다른 거 아닐까 했다. 시체 찾는 아이들 니시얀과 소타와 세이 그리고 셋을 안내하는 카호 넷에서 누군가 아사누마 쇼고겠다고 생각했다.


 아사누마 쇼고가 사형 판결을 받는 모습을 본 형사 오리카사 노조미는 미즈모토 유카를 죽인 범인이 다른 사람이다 여겼다. 아사누마가 진범 이야기를 해서 노조미는 범인으로 여긴 사람을 찾아간다. 세 사람에서 한 사람은 아사누마가 잡히기 얼마전에 사라졌다. 노조미는 아사누마가 사라진 사람을 죽였다고 여겼다. 남은 두 사람에서 한 사람이 미즈모토 유카를 죽인 건 자기들이 아니고 남편이다 한다. 노조미는 그 말을 그냥 넘길 수 없었다. 미즈모토 유카 남편을 만나 이상한 점이 없나 살펴봤지만 그런 건 찾지 못했다. 책을 읽는 사람도 남편을 조금 의심할 거다. 나도 그랬다. 그런 말이 앞에 나온다. 자신을 죽이려는 사람이 남편이 당신을 죽여달라고 했다고 하면 그 말 믿겠지. 사람을 절망에 빠뜨리고 죽이다니.


 범죄. 그러니까 누군가 사람을 죽이면 그 사람이 왜 그런 일을 저지르게 됐는지 알아 보려 한다. 그때 나오는 건 안 좋은 가정환경일 때가 많다. 학대 받고 자란 사람이 범죄자가 될 확률이 높다고 여긴다. 그 말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할 거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걸 당연하게 여기기도 하는데, 피해자가 꼭 가해자가 되지는 않겠지. 남의 마음은 알기 어렵다. 범죄자 마음은 더 알기 어렵겠지. 그 사람 마음 속 어둠을 만든 건 가까운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자신이 잘 생각하면 어둠만 바라보지 않을 것 같기도 한데. 아니 나도 잘 모르겠다.


 미즈모토 유카를 죽인 걸로 보이는 세 사람 아버지는 다 사회 지위가 높았다. 변호사 정치가 신문기자였다. 그런 사람은 자식이 죄를 지으면 그 일 다시 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려고 힘을 쓰겠다. 그건 자식보다 자신을 위해서 그러는 거구나. 자식 잘못을 숨긴 게 그때만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그런 것도 범죄자를 만드는 거기도 하겠다. 여기에서는 그런 것도 말한다. 세상에는 안 좋은 게 넘쳐난다 하고 뭐든 안 좋다고 하는 것도 문제 있다. 사람은 좋은 것만 알면 좋은 사람이 될까. 빛과 그림자에서 어느 하나만 있으면 안 되는 것처럼 사람은 좋은 것뿐 아니라 안 좋은 것도 알아야 한다. 안 좋다고 하는 게 정말 안 좋은 게 아닐 때도 많다. 만화 같은 거. 만화에도 배울 거 많은데.


 여러 사람을 죽인 아사누마 쇼고가 가장 처음 죽인 사람은 자기 엄마다. 아사누마 엄마는 여러 가지를 나쁘다고 했다. 만화도 안 좋으니 못 보게 하고 그런 걸 보는 친구도 사귀지 마라 했다. 아사누마 쇼고 엄마는 아이한테 한쪽으로 치우친 윤리 의식을 심어준 것 같다. 그런 것 때문에 아사누마 쇼고는 여러 여성을 죽였을까. 아사누마 쇼고 마음은 알기 어렵다. 깊은 어둠 같다. 사이코패스. 엄마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희선





☆―


 인간은 자신이 저지른 죄나 부당한 행위를 감추려고 필요 이상으로 ‘착한 사람’인 척하려고 한다.  (2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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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섭하고 서운한 일이 있으면

죽음을 생각해

죽으면 다 끝나


좋은 것도

안 좋은 것도

죽으면 쓸데없어


이런저런 감정은

살아서 느끼는 거군

안 좋은 것보다

좋은 것만 남겨둬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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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도 잠들고 어두운 밤에

홀로 깬 아이가 있었어요


아이는 날이 밝으면 집을 떠나야 해서

마지막으로 집 안을 한번 둘러보고 싶었어요


그리 크지 않은 집이지만

아이한테는 좋은 기억이 가득했어요


집과 헤어지는 건

아이가 처음 겪는 아픔이었어요

엄마 아빠가 아이를 많이 달래줘서

아이 마음은 좀 나았어요


집도 아이와 헤어지는 게 슬픈지

아주아주 조금 흔들렸어요

그건 아이만 알아챘어요


아이는 집한테

다시 좋은 사람 만날 거야 하고

작게 말했어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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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3-09-19 12: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진이 일어났던걸까요? ㅋ
이사하는 기분은 참 모호한거 같아요. 설레이면서도 아쉬운? 저도 내년에는 이사해야하는데 아쉬울거 같습니다 ㅜㅜ

희선 2023-09-21 00:05   좋아요 1 | URL
이사해야 하는군요 어릴 때는 여러 집에 살았던 것 같은데, 지금은 이사 안 합니다 이사하는 사람 조금 부럽기도 합니다 이사할 때 이것저것 정리할 테니... 이사는 좋으면서도 아쉽죠 좋았던 집이라면 더...


희선

감은빛 2023-09-19 16: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워낙 이사를 많이 다녀서 정말 많은 집을 거쳤어요.
신기하게 어릴 때 살았던 집들은 대체로 기억이 많은데,
오히려 성인이 된 후로 살았던 집들의 기억은 별로 없어요.
특히 결혼 후에 살았던 집들은 아이와 관련한 몇몇 기억 외엔 거의 없네요.

어느 집이든 좋은 기억이 남아 있다면
그건 축복이 아닐까 싶어요.

희선 2023-09-21 00:10   좋아요 2 | URL
이사 많이 다니셨군요 이사를 많이 다니면 이삿짐을 잘 싸고 풀겠습니다 무엇보다 그게 가장 힘든 거죠 어릴 때는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더 길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어릴 때 살았던 집 기억이 더 많은 건 그래서가 아닐지... 저도 지금 생각했습니다 저는 지금도 집에 오래 있군요

좋은 기억이 많은 집... 그런 곳이 있는 사람 좋겠습니다 어떤 곳을 오래 기억하기도 하던데, 저는 그런 곳이 없네요


희선

scott 2023-09-19 17: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사 하는 것 자체를 싫어합니다
짐싸고 짐풀고 이동하는 과정이 넘 험난 ㅜ.ㅜ

희선 2023-09-21 00:11   좋아요 1 | URL
scott 님은 여기 저기 많이 돌아다니셔서 짐싸고 짐풀기 힘들었겠습니다 지금은 어떨지... 자주 이사 안 하시죠


희선
 




한밤에 잠을 자는 건 아깝지


모두는 아니어도

많은 사람이 잠든 늦은 밤에

깨어 있는 기분 괜찮아


잠깐 밖에 나가 밤하늘을 봐도 좋아

밤바람에 실려오는 밤 냄새……


한밤에 넌 뭐 해

꿈나라로 떠났을지,

나처럼 홀로 깨어 생각에 잠겼을지


좋은 한밤 보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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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18 09: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9-19 0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23-09-19 16: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야행성이라 한밤에 깨어있는 날이 많아요.
이 글을 쓰신 18일 새벽 1시 무렵에 저도 깨어있었어요.
만약 희선님께서 제게 말을 걸어오셨다면 저도 반갑게 답을 했을텐데요. ^^

희선 2023-09-21 00:03   좋아요 0 | URL
밤에 깨어 있어도 밖에 나갔다 오는 건 아주 잠깐이에요 쓰레기 버리러 가기도 하니... 그때 밤공기를 마시기도 합니다 이렇게 말하니 별로 멋지지 않네요 우연히 달을 보기도 하고... 별이 보일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잘 보이지 않아서 아쉽습니다 별자리 잘 모르지만... 낮하고는 다르게 차분한 분위기여서 좋아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