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내 마음을 잘 모르겠어
귀 기울이면 들릴까
다는 아니어도 조금은 들리겠지
이런저런 소리가 한꺼번에 들리면
듣고 싶은 걸 잘 듣지 못하고
어떤 게 듣고 싶은 건지도 모를 거야
여러 가지 소리에서
듣고 싶은 것뿐 아니라
들어야 할 거 잘 들어
희선
깊은 밤 둥근 달은 높이 뜨고
세상을 내려다 보았어요
밤이 깊어도 여전히 불을 밝히고
무언가를 하는 사람이 있었어요
달은 조금 쓸쓸했어요
옛날엔 환한 달빛에 기대
사람은 밤길을 걸었는데,
이제는 전깃불로
세상을 밝혔어요
달빛에 기대
밤에 움직이는 건 동물뿐이었어요
그런 동물을 보고,
달은 아무도 없는 것보다는
낫지 했어요
하늘이 흐리면 마음도 흐려
하늘이 맑으면 마음도 맑아
마음이 단단하면
하늘이 흐릴 때
마음이 맑아질 거야
마음이 단단하지 않아도
안 좋을 때
좋은 걸 떠올리려고 해 봐
그러면
아주아주아주
조금 기분이 나아질 거야
춤추기를 좋아하는 고양이는
언제나 춤을 췄어요
춤추는 고양이를 보면
어떤 고양이든
함께 춤을 췄어요
몸이 저절로 움직였지요
춤추는 고양이는
슬플 때도
기쁠 때도
춤을 췄어요
고양이는 언제 춤을 멈췄느냐구요
그건, 하늘 나라에 갈 때였지요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하늘 나라에 올라갈 때도
춤을 췄다고 해요
언제나 하나를 고집했지
같은 게 없어서
비슷한 다른 걸 골랐더니
처음 것보다 못했어
처음 것과 다른 것보다
아주 다른 게 낫겠어
비슷해 보여도
같은 게 아니잖아
세상엔 처음 것과
다른 게 나오기도 해
그게 마음에 들 수도 있고
마음에 들지 않기도 하겠지
하나만 고집해도 괜찮지만,
한번쯤 시험해 보기도 해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