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골고루 먹고 움직이라는 결론인데, 그 한마디를 들으려고 이 두꺼운 책을 읽어야 할까?
꼭 그렇게 책을 읽고, 누군가의 열정어린 말을 듣거나, 확신에 찬 연구 결과를 보아야만 안심이 되나?
스스로 살아온 경험을 믿지 못하면서,
누구의 말인들 안심이 될까.
그렇지만,
책 읽는 자로서 누리는 기쁨이란,
실제로 책을 읽을 때에만 누릴 수 있는 것이기에,
일과에서 책 읽는 시간은 도저히 포기를 못하겠다.
모든 것이 중독 가능성이 있고, (심지어 ‘물 중독‘이란 말도 있다!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다.) 모든 중독이 중독된 자를 (보다 빨리) 소멸시켜버릴 수 있다고 해도, 책 중독만큼은 어쩐지 그 기간이 사람이 타고난 수명과 얼마 차이가 나지 않지 않을지 몰라, 하는 생각(위안)을 하면서 오늘도 읽는다.
어떤 영양소도 지나치면 해롭다. 사람은 고기와 지방을 너무 많이 먹어도, 채소를 너무 많이 먹어도, 심지어 물을 너무 많이 마셔도 목숨을 잃을 수 있다. 물을 너무 많이 마시면 저나트륨혈증hyponatremia이 나타나는데, 이는 혈류 속의 나트륨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져 세포의 내부가 침수되는 현상이다. 물 중독은 심할 경우 발작이나 혼수, 나아가 사망으로 이어진다. - P68
수렵과 채집의 시대에서 농업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사람의 유골을 연구한 인류학자들은 미국 남서부 사람들의 영양 상태와 건강이 예전보다 나빠졌음을 발견했다. 옥수수가 주식으로 자리 잡으면서 육류와 야생 식물의 섭취량이 줄었다. 여성, 특히 임신기와 수유기의 여성들이 질 낮은 단백질을 먹게 되자 영양 상태와 건상이 크게 악화되었다. - P71
생태학자이자 지리학자, 생물학자이자 인류학자인 재레드 다이아몬드Jared Diamond는 《총, 균, 쇠》에서 농업을 ‘인류 역사상 최악의 실수‘로 묘사했다. 이 ‘실수‘는 가축 생산 시스템이 다양성과 식품의 질보다 생산성을 강조하는 ‘녹색 혁명‘으로 더욱 심화되었다. 사람들은 새로운 변종을 선택하는 대신 자신의 지역에 적응된 식물과 동물을 포기했다. 우리 선조들은 수백 종의 식물을 이용하여 먹을 것과 입을 것을 해결하고 보금자리를 만들었다. 현대인들은 전 세계 식량 소비의 대략 90퍼센트를 단 15종의 식물에 의존한다. -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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