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이야기>의 책머리에: 믿음의 조상들 이야기

<창세기 이야기>(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창세기는 성경의 첫 번째 권으로 하나님 구원의 계획을 알리는 책이다.
이 책에서 다룬 내용은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과 그 자손들이 겪어온 파란만장한 인생과 신앙으로 창세기 12장 1절부터 마지막 장 마지막 절(50장 26절)까지이다.


아브라함 이전까지는 설화이지만 아브라함부터는 역사적으로 실존했던 인물들의 이야기이다.
아브라함이라는 말은 “온 나라의 아버지 the father of nations (the King James, 개역성경에는 뭇민족의 아버지 the father of a multitude로 되어 있다)”라는 뜻인데 그가 어떻게 하나님의 선택을 받아 믿음의 조상이 될 수 있었느냐 하는 것이 창세기의 주요 주제이다.


이 책의 구성은 아브라함의 가계를 따른 것이다.


제1편 아브라함의 일대기(12:1-25:11).
아브라함의 아들 이삭과 이스마엘 이야기(25:12-28:9).

제2편 이삭의 아들 야곱과 에서 이야기(28:10-36:43).

제3편 야곱과 열두 아들 이야기(28:10-36:43).

제4편 요셉과 야곱 가족의 이집트 이주 이야기(37:1-49:33).
요셉의 최후 이야기(50:1-26).


믿음의 조상들의 이야기는 파란만장하다.
단편적인 시각에서 보면 그들은 우리에게 모범이 되는 인생을 살지 못했다.
아브라함은 위기 때마다 아내를 누이라 속였으며, 롯의 두 딸은 아버지의 아이를 낳았으며, 야곱은 형을 배신하고 아버지를 속여 장자의 축복을 가로챘고, 장인이자 외삼촌인 라반을 속여서 재산을 증식하는 등 파렴치한 일들을 일삼았다.
어찌 보면 그들은 우리와 다름없이 평범하거나 그 이하의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또 다른 시각에서 본다면 그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발견했을 때 시인하고 회개했으며, 어려운 일이 생기면 집요하게 하나님께 매달렸고, 하나님이 분부하시면 순종하고 따랐다.
그들에게는 믿음이 있었으며 그 믿음을 소중하게 여겼을 뿐만 아니라 후손에게 유산으로 상속시키려 했다.
부끄럽기 짝이 없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숨기지 않고 고스란히 후손에게 전함으로써 자신들이 범했던 과오를 후손들은 범하지 않도록 하는 교훈으로 남겼다.
이것이야말로 선민으로서 손색이 없는 자세라 하겠다.


우리는 그들에게서 부끄러운 과거를 은폐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드러내서 후세를 교훈하려는 진실한 태도를 배워야 한다.
이것은 믿음 없이는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그들이 믿음의 조상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런 점 때문이다.


출판사 知와 사랑에서 사랑의 총서를 기획하면서 구약성경에 관한 이야기를 청탁해 왔다.
이 시리즈를 통해 독자들로 하여금 성경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게 하고 나아가 기독교의 본질을 찾아간다는 일에 동참하는 뜻으로 오랫동안 준비해오던 이 주제로 『창세기 이야기』를 쓰게 되었다.


『창세기 이야기』의 전편이라 할 수 있는 천지창조와 노아에 이르는 『하나님 이야기』는 따로 쓰기로 하고 우선 역사적인 인물들의 인생역정을 살펴보았다.
앞서 출간된 『성지 이야기』와 『욥 이야기』에 이은 세 번째 책이다.


나는 평생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분에 대한 흠모의 마음으로 신학을 공부하고 독서해 왔다.
이제 인생의 황혼을 맞아 지금까지의 신앙과 학습을 정리하고자 한다.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선지자들의 생애와 신학을 전하는 『선지자 이야기』도 집필 중이다.
이 책들을 통해 독자들이 성경의 역사적 배경과 다양한 고대문화 속에서 성경의 참된 의미를 이해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끝으로 본문에 대한성서공회에서 출간한 성경전서 개역한글판을 인용했는데 이해를 돕기 위해 더러 괄호 안에 공동번역성서를 함께 인용했음을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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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의 이해
창세기는 누가, 언제, 왜 썼을까

<창세기 이야기>(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성경(Bible)은 그리스어로 ta biblia라고 하는데 “책들 the Books”이라는 뜻이다.
66권의 작은 책들이 한 권으로 엮어져 있기 때문이다.
성경은 한 해 평균 3천만 권이 팔린다고 하는데 구텐베르그(Gutenberg)가 1453년 인쇄기를 발명한 이래 약 1천5백억 권을 발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서 성경을 책 중의 책 the Book of Books이라고 한다.


성경은 286개 국어로 번역되었으므로 전 세계 사람 누구에게나 친숙한 책이다.
일본은 인구의 1% 미만이 크리스천이지만 근래 일본에서 팔린 성경은 1억 5천만 권에 달한다.
그러므로 성경을 구할 수 없어 읽지 못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성경은 언제나 우리 가까이 있지만 다만 우리가 그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성경을 가진 사람 100명 가운데 15명이 읽는다고 하며 그나마 열심히 읽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창세기(Genesis)는 토라(Torah)의 첫 권이다.
토라란 구약성경 첫 다섯 권을 통칭하는 말로 그리스어로는 Pentateuch(5권)라고 하며 모세(Moses)가 썼다고 알려졌기 때문에 모세오경 Five Books of Moses이라고도 한다.
모세오경은 창세기를 포함해서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를 말한다.


창세기는 50장에 1,500구절 이상으로 되어 있다.
원래부터 이렇게 분류된 것은 아니었고 중세의 인쇄업자가 책을 제작하면서 편의에 따라 분류한 것인데 썩 잘 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만일 모세가 창세기의 저자라면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탈출시킨 후 광야에서(기원전 1446-1406년) 썼을 법하다.
모세는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순서적으로는 창세기가 토라의 첫 권이지만 쓰여진 시기로 보면 출애굽 이후의 일이다.
창세기를 읽는 사람은 이 책이 한 사람의 저술이라는 데 의심이 생길 것이다.
같은 이야기가 내용을 달리해서 병렬되어 있는 것을 여기저기서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출처에서 자료들을 모아 편집한 책이란 점을 알게 된다.
따라서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창세기는 모세가 쓴 것이 아님이 분명해진다.
아마 주요 내용이 모세에 의해서 전래되었기 때문에 그가 저자로 알려진 것으로 추측된다.


모세는 이스라엘 사람으로 뛰어난 지성을 갖추고 있었다.

모세가 애굽 사람의 학술을 다 배워 그 말과 행사가 능하더라 (사도행전 7:22)


모세가 와서 여호와의 모든 말씀과 그 모든 율례를 백성에게 고하매 그들이 한 소리로 응답하여 가로되
여호와의 명하신 모든 말씀을 우리가 준행하리이다
모세가 여호와의 모든 말씀을 기록하고 이른 아침에 일어나 산 아래 단을 쌓고
이스라엘 십이 지파대로 열두 기둥을 세우고 (출애굽기 24:3-4)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너는 이 말들을 기록하라
내가 이 말들의 뜻대로 너와 이스라엘과 언약을 세웠음이니라 하시니라
모세가 여호와와 함께 사십 일 사십 야를 거기 있으면서
떡도 먹지 아니하였고 물도 마시지 아니하였으며
여호와께서는 언약의 말씀 곧 십계를 그 판들에 기록하셨더라 (출애굽기 34:27-28)


모세가 죽은 후 하나님이 여호수아(Joshua)에게 한 말씀 가운데 “나의 종 모세가 네게 명한 율법을 다 all the law my servant Moses gave you” 그리고 “율법책 Book of the Law”이란 말이 있어(여호수아 1:7-8, 열왕기상 2:3, 고린도전서 9:9) 모세가 차세대 지도자 여호수아에게 하나님의 말씀과 율례를 문서로 전해 주었음을 알 수 있다.


예수는 창세기의 저자로 모세를 지목했다.

죽은 자의 살아난다는 것을 의논할진대
너희가 모세의 책 중 가시나무떨기에 관한 글에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나는 아브라함의 하나님이요 이삭의 하나님이요
야곱의 하나님이로라 하신 말씀을 읽어보지 못하였느냐 (마가복음 12:26)


모세를 믿었더면 또 나를 믿었으리니
이는 그가 내게 대하여 기록하였음이라 (요한복음 5:46)


네 가지 출처


창세기를 포함해서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토라는 기원전 450-400년경에 편집된 것이다.
문서로 또는 구전으로 전래된 이야기들이 편집자(Redactor)들에 의해서 이때서야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되었다.
여기에 편집된 이야기들의 출처는 다양하지만 특히 다음의 네 가지 출처가 두드러진다.


J출처(J source)

J출처란 하나님을 야훼라고 부른 사람들(Yahwist, 독일사람들에게는 Jahwist)을 통해서 알려진 이야기를 말하는데 창세기의 많은 부분이 이 출처에서 발췌되었다.
하나님을 주(the Lord) 야훼(YHWH)라고 불렀다고 해서 Jahwist의 약어로 J출처라고 한다.


J출처의 연대는 기원전 950-800년으로 어림되며 J를 유대 르호보암(Rehoboam) 왕 시대의 사람으로 보는 학설이 유력하다.
기원전 922년 솔로몬 왕이 사망한 후 이스라엘은 북왕국과 남왕국으로 분열되었는데 유대에 속한 J가 전래한 이야기를 J출처라고 한다.
2-4장(천지창조, 에덴 추방, 카인의 아벨 살해), 6장(거인 이야기), 6-9장(홍수 이야기), 10-11장(바벨탑 이야기), 12-50장(아브라함, 이삭, 야곱, 요셉 이야기)은 J가 전한 이야기들이다.


P출처(P source)

제사장들(Priestly Writers)이 전했다고 해서 P출처라 한다.
J가 하나님을 야훼라고 부른 데 비해 P는 그냥 하나님(Elohim)이라고 불렀다.
엘로힘이란 주(the Lord 또는 God)라는 뜻이다.
P출처의 연대를 기원전 700-500년으로 어림하지만 요셉 이야기는 기원전 1000-900년부터 전래된 것으로 본다.
P는 1장(천지창조), 5장(첫 번째 조상들의 명단), 6-9장(홍수 이야기), 11장(두 번째 조상들의 명단), 그리고 아브라함 이야기와 요셉과 그의 형제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E출처(E source)

제사장들과 마찬가지로 하나님을 엘로힘(Elohim)이라고 불렀다고 해서 이를 E출처라고 한다.
E출처의 연대를 기원전 850-750년으로 어림하며 눈먼 이삭의 이야기는 E를 통해 전래되었다.
J출처에는 야훼가 거닐기도 하고 사람에게 직접 말씀하신 것으로 묘사되었지만 E출처에서는 엘로힘이 꿈에서 말씀하신다.


R출처(R source)

J, E, P출처들이 초기에 전래된 이야기들이라면 R출처는 후기에 영향을 끼친 편집자(Redactor)의 것이다.
편집자 R이 J, E, P출처들을 종합해서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창세기를 완성했다.
R출처의 연대를 기원전 587년 이후로 보고 450-400년경으로 어림한다.


유대인 신학자 마틴 뷔버(Martin Buber, 1878-1965)는 R을 단지 편집자로 보지 않고 우리의 스승(Rabbenu)으로 간주하였다.
모세오경에 있어서 R의 역할이 그만큼 크고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이다.
모세오경은 R에 의해서 아주 훌륭하게 편집된 것이다.
R은 하나님을 야훼로 부른 전통을 따랐다.


이처럼 네 출처는 각기 독특한 이야기들을 전했지만 같은 이야기를 조금씩 다르게 전하기도 했다.
예를 들면 천지창조와 홍수에 관한 이야기는 J와 P 모두가 전했지만 내용에서 조금 다르다.
아브라함이 아내 사라를 누이라고 속인 이야기는 J, E, R이 전했고,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이야기는 J, E, P가 전했으며, 하갈과 이스마엘의 이야기는 J와 E가 전했고, 브엘세바에 관한 이야기는 J, E, P가 전했다.
야곱이 형 에서를 속이고 라반에게 도망친 이야기는 J와 P가 전했고, 벧엘에서의 야곱에 관한 이야기는 J와 E가 전했으며, 야곱이 하나님과 씨름한 후 이스라엘이란 이름을 얻은 이야기는 J와 P가 전했다.


홍수 이야기는 J와 P가 전했지만 R이 두 이야기를 묶어서 하나로 만들었다.
J에 의하면 하나님이 노아에게 제물로 바칠 수 있는 깨끗한 동물 각 일곱 쌍과 불결한 동물 각 한 쌍을 방주에 실으라고 하신 반면, P는 각 한 쌍을 방주에 실으라고 했다.
J에 의하면 홍수가 난 것은 비가 내렸기 때문이고, P는 하늘나라 수문이 열려서 생긴 일이라고 했다.
J에 의하면 홍수가 40일 동안 계속되었지만 P는 150일 동안 계속되었다고 했다.
이처럼 출처에 따라 내용에 차이가 있으며 같은 내용이라도 부분적으로 생략되어 전해지기도 했다.


창세기의 목적

편집자가 창세기를 쓴 목적을 밝히지 않았으므로 그 내용으로 쓰여진 목적을 짐작할 수밖에 없다.
창세기에는 인류의 시작과 이스라엘 국가의 시작에 관해 기록되어 있다.
특히 인류의 조상이 하나님을 대적한 이야기와 이스라엘을 통해서 구원받는 대목이 창세기의 주요 내용이자 후세에 알리기 위해 쓰여진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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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의 내용

<창세기 이야기>(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창세기의 내용을 크게 셋으로 분류할 수 있다.

1. 천지창조와 하나님의 계획이 서사시로 기록되어 있다(1:1-2:25).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신 때에 천지의 창조된 대략이 이러하니라 This is the account of the heavens and the earth when they were created”(2:4)는 구절은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In the beginning God created the heavens and the earth”(1:1)는 구절을 반복한 말이다.
6일 동안 천지를 창조하시고 이튿날 하나님이 쉬셨다는 내용이 1:1-2:4까지 기록되어 있는데 이 내용을 셋으로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1) 천지창조에는 하나님의 성격이 나타난다.
하나님은 우주의 유일한 창조주이며 단지 말씀으로 우주를 창조하셨다.

(2) 본래의 창조는 매우 아름답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은 그분이 만드신 것이 모두 아름답다는 점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이 같은 창조에 하나님은 누구의 도움도 필요로 하지 않으셨다.

(3) 천지창조에는 창조의 목적이 나타나 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은 우주가 계속해서 매우 아름다워야 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여기서 인간의 역할은 하나님과 더불어 세상을 다스리는 것인데 이는 하나님의 인도에 복종하는 것을 의미한다.


2장 4절 이하에는 천지창조에 관한 이야기가 다시 반복되는데 전래된 이야기의 출처가 다르기 때문에 편집자가 두 가지 출처를 병렬했다.
2장 3절까지는 P출처이고 2장 4절 이하는 J출처이다.
J는 조금 다른 천지창조 설화와 인류의 조상 아담(Adam, 남자)과 이브(Eve, 여자)의 창조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고 있다.
에덴(Eden)은 태초의 지구의 장소로 묘사되었다.
하나님과 더불어 세상을 다스리는 인류의 역할은 다음 세 가지이다.


(1)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1:28)하는 것이다.
인간의 본능과 능력이 이와 같다는 뜻이다.
인간은 가족의 일원이고 나아가서는 사회의 일원이라는 말로 확대해서 해석할 수 있다.

(2) 인류의 역할은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육축과 온 땅에 기는 모든 것을 다스리는”(1:26) 것이다.

(3) 바다와 땅의 모든 것을 다스릴 수 있지만 인간이 인간을 다스릴 수는 없다.


2. 인류 조상의 범죄와 이에 대한 하나님의 저주가 기록되어 있다 (3:1-7:24).

사탄이 하나님의 말씀을 부인했고 이는 이브로 하여금 하나님의 천지창조의 목적을 의심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하나님의 계획에는 제한이 있으나 제한을 받는 것은 좋지 않다고 사탄이 이브에게 말했으며 이를 이브가 받아들였다.
하나님은 사탄과 이브 모두를 저주하셨다. 사탄에게 “내가 너로 여자의 원수가 되게 하고 너의 후손도 여자의 후손과 원수가 되게 하리니 여자의 후손은 네 머리를 상하게 할 것이요 너는 그의 발꿈치를 상하게 할 것이니라”(3:15)고 하셨고, 이브에게는 “내가 네게 잉태하는 고통을 크게 더하리니 네가 수고하고 자식을 낳을 것이며 너는 남편을 사모하고 남편은 너를 다스릴 것이니라”(3:16)고 하셨다.
하나님은 지구를 저주했으며 아담과 이브를 에덴에서 쫓아내셨다(3:23-24).
하나님은 홍수로 본래 창조한 것을 파괴하셨다(7:1-24).


3. 하나님은 다시 창조하시고 새 민족을 통해 약속하셨다.

하나님은 노아(Noah)를 통해 새 인류를 일으키셨다(8:1-11:32).
여기에 유명한 노아의 홍수 이야기가 있고 노아의 가족은 홍수라는 파괴로부터 구원을 받아 새 인류의 역사를 시작한다.


하나님은 아브라함(Abraham)에게 자손의 번영을 약속하셨다(12:1-21:34).
여기서부터 창세기 끝장 마지막 절까지 선민의 조상 아브라함과 그의 자손에 관한 이야기로 일관된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아들 이삭(Isaac)에게 약속하셨으며(22:1-26:35), 아브라함의 손자 야곱(Jacob)에게 약속하셨고(27:1-36:43), 아브라함의 증손자 요셉(Joseph)에게 약속하셨다(37:1-50:26).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자손에게 거듭해서 번영을 약속하셨다.


유대인은 고대 히브리족(Hebrews 또는 Habiru)에서 비롯된 족속이다.
히브리족은 기원전 2.000년경 또는 이후 메소포타미아로부터 이주해온 농경민과 유목민들로 구성되었다. 가나안으로 이동한 무리들 가운데 하나가 아브라함과 그 일행이다.
아브라함이 하란으로부터 가나안으로 이동한 것은 역사의 발자취가 되었으며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교의 조상이 되는 계기가 되었다. 아브라함은 최초의 선지자였다.


하나님은 여덟 차례에 걸쳐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셨다.

1. 아브라함에게 가나안 땅으로 가라고 분부하시며 그로 하여금 큰 민족을 이루고, 그의 이름을 창대하게 하며, 복의 근원이 되게 해서 땅의 모든 족속이 그로 하여금 복을 얻을 것이라고 약속하셨다.
아브라함을 축복하는 자에게는 복을 내리겠지만 저주하는 자는 저주하겠다고 말씀하셨다(12:1-3).

2. 아브라함이 가나안으로 와서 세겜에 이르자 “내가 이 땅을 네 자손에게 주리라”고 약속하셨다(12:7).

3. 아브라함이 분쟁을 피하려고 조카 롯과 헤어졌을 때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동서남북을 바라보라고 말씀하시면서 보이는 땅을 그와 자손에게 영원히 주시며 자손의 수가 땅의 티끌처럼 셀 수 없이 많게 하겠다고 약속하셨다(13:15-16).

4. 아브라함으로 하여금 밖으로 나가 하늘의 별을 바라보도록 하신 후 자손의 수가 그와 같이 많게 하겠다고 약속하셨다(15:5).

5. 자손 대대로 자기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면서 아브라함에게 약속의 표징으로 할례를 요구하고 할례 받지 않는 것은 약속을 배반하는 행위라고 하셨다(17:9-14).

6.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로 하여금 아들을 낳게 해서 열국의 어머니가 되게 하겠다고 약속하셨고 이삭의 출생을 예고하셨다(17:15-21).

7. 아브라함이 하나님과 두 천사를 대접했을 때 기한이 이를 때 정녕 돌아오겠다고 약속하시며 사라에게 아들이 잉태될 것을 거듭 약속하셨다(18:10).

8. 아브라함의 서자 이스마엘을 일으켜서 큰 민족을 이루겠다고 약속하셨다(21: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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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셉 이야기의 의미

<창세기 이야기>(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37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창세기의 3분의 1이 요셉에 관한 이야기다.
창세기 편집자가 요셉 이야기를 중요하게 다룬 이유는 요셉을 통해 사랑과 구원이 무엇인가 하는 교훈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인간이 죄로 인해 죽을 지경이 되었을 때 하나님이 어떻게 개입하시며 또 어떻게 구원하시는가 하는 인류 모두의 구원의 문제를 요셉의 이야기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보았다.


요셉 이야기를 알지 못하면 선민 이스라엘의 역사를 이해할 수 없으며 조물주의 인간창조의 역사를 이해할 수 없다.
하나님이 사람을 자기 형상대로 창조하고 사람이 죄악에 빠져 죽게 되었을 때 구원하시며 재창조하신다는 기쁜 소식을 요셉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다.
요셉을 예수 그리스도의 원형으로 이해하고 그의 생애가 그리스도의 탄생을 알리는 것이라 이해할 수 있다.
요셉의 일대기는 하나님이 인류를 죄에서 구원하실 것을 예언하고 있다.


요셉 이야기는 열일곱 살의 요셉이 형들과 함께 양을 칠 때부터 시작된다(37장).
요셉의 증조부 아브라함, 조부 이삭, 아버지 야곱은 온전한 인간의 원형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그들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인간적인 약점을 많이 가지고 있었지만 하나님은 순전히 은혜로 그들을 선택하셨다.
이것이 선민사상의 근본이다.
요셉은 증조부의 신앙, 조부의 순종, 아버지의 노력과 인내 등 그들의 장점만을 물려받았다.


요셉은 꿈의 소년이었다. 꿈이란 자면서 꾸는 것만이 아니라 눈을 지긋이 감고 명상을 통해서 꾸기도 한다.
예언자의 꿈, 시인의 꿈, 영웅호걸들의 꿈은 모두 명상을 통해 이루어진 꿈들이다.
요셉 이야기는 꿈 이야기로 시작된다.


요셉은 자신이 꾼 꿈을 형들에게 말했다가 시기를 받고 노예로 이집트에 팔려 가는 신세가 된다.
걸어서 몇 달이 걸리는 먼 길을 팔려가면서 형들에 대한 증오와 복수심으로 가득 찬 요셉은 훗날 반드시 보복하리라 결심했을 것이다.


요셉은 이집트의 고관에게 팔리게 된다.
용모가 단정하고, 정직하며, 매사에 성실한 요셉은 주인의 신임을 얻어 재산을 관리하는 중책을 맡는다.
그러나 그를 유혹하던 여주인에 의해 강간범의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히게 되자 하나님이 꿈으로 구원의 손길을 펴셨고 요셉은 이집트의 총리가 된다.


요셉은 흉년이 들어 이집트로 곡물을 사러 왔다가 총리가 된 자신 앞에 무릎을 꿇고 엎드린 형들에게 위로의 말을 한다.

“두려워 마소서 내가 하나님을 대신 하리이까?
당신들은 나를 해하려 하였으나 하나님은 그 악을 선으로 바꾸사
오늘과 같이 만민의 생명을 구원하려 하셨나니
두려워 마소서 내가 당신들과 당신들의 자녀를 기르리이다”.


이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은 역사가 곧 하나님이 만든 드라마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총리가 된 요셉은 기근으로 죽어가는 많은 사람을 살렸다.
“당신들은 나를 해하려 하였으나 하나님은 그 악을 선으로 바꾸사 오늘과 같이 만민의 생명을 구원하려 하셨다”는 그의 말에서 그리스도의 모습이 상상된다.
요셉의 전기를 작은 예수전이라고 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이다.


파스칼은 명상록에서 요셉을 예수의 원형으로 비교했다.


요셉은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한 자식이었다. 그는 아버지의 부름을 받고 형제들을 만나러 갔다가 그를 질투한 형제들에 의해 은 20냥에 팔렸다.
가롯 유다가 은 30냥에 예수를 판 것과 일치한다.
그러나 이런 일 때문에 요셉과 예수는 형제들의 구세주가 되고, 이방인의 구세주가 되며, 세계의 구세주가 되었다.
그들을 없애고, 팔아버리고, 배척하는 형제들이 없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날 수 없었을 것이다.


감옥에서 요셉은 두 사람의 죄수 틈에 끼어 있었다.
예수는 두 명의 강도 사이에서 십자가형을 받았다.
요셉과 예수는 꿈에 의해 한 사람에게는 구원을, 다른 한 사람에게는 죽음을 예언했다.
그러나 요셉은 다만 예언했을 뿐이지만 예수는 실천했다는 점이 다르다.
또한 요셉은 구원을 받을 사람에게 영광의 자리에 앉게 될 때 자기를 생각해 달라고 부탁했지만, 예수는 그와 반대로 자기로부터 구제받은 사람으로부터 하늘나라에 들어갈 때 자기를 생각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팡세 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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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의 조상들의 파란만장한 인생과 신앙
제1편
아브라함 이야기

<창세기 이야기>(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우르 사람 아브라함의 가계

데라는 칠십세에 아브람과 나홀과 하란을 낳았더라 데라의 후예는 이러하니라
데라는 아브람과 나홀과 하란을 낳았고 하란은 롯을 낳았으며
하란은 그 아비 데라보다 먼저 본토 갈대아 우르에서 죽었더라
아브람과 나홀이 장가들었으니 아브람의 아내 이름은 사래며
나홀의 아내 이름은 밀가니 하란의 딸이요
하란은 밀가의 아비며 또 이스가의 아비더라 (11:26-29)


아브람(Abram 아브라함의 원래 이름)의 가계는 이러하다.
아브람은 힘 있고 번영하던 도시 우르(Ur) 사람으로 문화를 향유하는 생활을 했다.
기원전 1800년경 아마 염소 털로 만들어진 훌륭한 천막에서에 태어나 지구라트(Ziggurat) 근처에서 성장했을 것이다.


아브라함 이야기는 지금으로부터 약 3800년 전에 시작된다. ]
우르는 수메르(Sumer)의 수도였다.
우르 말고도 메소포타미아에는 에리두(Eridu)와 우르크(Uruk), 닙푸르(Nippur)의 대도시가 형성되어 있었지만 우르의 위상이 특히 두드러졌다.
갈대아(Chaldees)는 메소포타미아의 도시국가 수메르를 가리키는 말인데 “평원의 사람 people of the plain”이란 뜻이다.


메소포타미아(Mesopotamia)란 말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는 유프라테스와 티그리스 강 사이의 지역을 뜻한다.
반달처럼 생긴 비옥한 평원에서 약 5천 년 전에 문명이 발흥했는데 인류 역사에 가장 오래된 것이며 이 가운데서도 수메르의 문명은 빼어나다.


수메르 사람들이 어디서부터 와서 정착했는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청동기시대(기원전 3500년경)에 북쪽에서 내려와서 산간지대에 살던 이란 사람들로 짐작된다.
그들은 기원전 3200년경에 이미 문자를 만들어 사용했으며 수학이 발달하여 기본 숫자를 6까지 사용했다(오늘날 우리가 10까지 사용하는 것에 비해서).
그들은 물레를 사용하여 질그릇을 만들었고 격언이나 현자들의 말을 기록하여 법으로 사용했다.
또한 노예의 노동력을 사용했으며 전쟁포로들을 종으로 삼았다.


우르는 오늘날 이라크 남단과 쿠웨이트 일대로 페르시아 만 근처, 바스라(Basra)에서 북쪽으로 120마일 떨어진 기차역을 중심으로 한 그 일대를 말한다.
오늘날 역 주변은 광활한 사막으로 에워싸여 적막하다.
마치 거대한 사막의 접시 중앙에 역장이 있는 듯한 느낌이다.
그러나 5천 년 전 이 곳에는 오아시스가 많았고 비옥한 땅이 즐비해 농경산업이 발달했다.
보리와 밀, 무화과가 대량으로 생산되었으며 맥주문화도 발달했다.
근래 기원전 2700년 또는 2600년 것으로 보이는 우르 왕조의 유물과 바빌론 왕조의 유물들이 계속 출토되고 있는데 맥주잔에 탐스러운 보리이삭이 그려져 있다.
이들 유물들은 대영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신상, 풍속도, 그리고 점토판에 기록을 새긴 비문들도 출토된다.


우르 사람들은 기원전 2100년경 벽돌을 사용해서 높이가 91.5m나 되는 계단식 8층탑을 건립했는데 맨 아래 정사각 기초구조물의 길이는 무려 91m에 달했다.
야곱이 꿈에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기다란 사다리를 보았다고 했는데(28:12) 이 탑이 당시 사람들에게는 하늘에 닿는 계단으로 생각되었을 것이다.
수학과 공학이 발달하지 않고서는 이처럼 거대한 건축물을 세울 수 없었을 것이다.
계단식으로 높아지는 구조물에는 나무를 심었다.
하늘에 닿을 듯한 탑 꼭대기는 종교적으로 성스러운 장소였다.
우르 사람들은 여러 신을 섬겼는데 달신 난나(Nanna) 외에도 태양신과 별신을 섬겼다.
그들이 건립한 지구라트는 오늘날 탑의 기초만 남아 있다.
기원전 6세기 바빌론 왕 나보니두스(Nabonidus)가 “지구라트는 아주 낡았다”라고 말한 것으로 보아 그때부터 이미 낡은 모습이었음을 알 수 있다.


아브람의 아버지 데라(Terah)는 가족을 이끌고 우르를 떠나 하란(Haran)으로 가서 정착했다. (11:31-32)


데라가 그 아들 아브람과 하란의 아들 그 손자 롯과 그 자부 아브람의 아내 사라를 데리고 갈대아 우르에서 떠나 가나안 땅으로 가고자 하더니
하란에 이르러 거하였으며 데라는 이백오 세를 향수하고 하란에서 죽었더라


하란은 오늘날 터키에 속하는데 시리아 국경에 인접해 있다. 하란은 미탄니(Mitanni) 왕국에 속한 도시였다.
미탄니를 후리(Huri)라고도 하는데 후리안족(Hurrians) 또는 호리족(Horites 또는 Khurites)이 살던 나라였다.
미탄니 사람들은 아시아로부터 온 인도-유럽인(Indo-European)으로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강 위쪽에 정착했다.
하란은 대상들이 만나는 상업도시로 우르와 견줄 만한 대도시였다.
이곳의 특산물로는 낙농산물, 고기, 우유, 버터, 치즈, 모피 등이 있다.
무화과가 많았고 포도주는 물보다 많다고 할 정도로 포도농사가 잘 되었다.
지금도 이곳 지하에서는 많은 왕궁의 유적과 유물들이 발굴된다.
하란은 동남쪽 페르시아만을 통해 들어오는 인도의 상품, 동북쪽 서역 실크로드를 통해 들어오는 중국의 상품, 서유럽으로 오가는 상품, 남부 이집트로 오가는 상품을 교역하는 대상들로 붐비는 화려한 도시였다.


아브람의 가족은 유목민이었고 하란은 유목민에게 적합한 곳이 못 되었다.
하지만 대상들을 상대로 특산물을 팔아 돈 벌기는 쉬운 곳이었으므로 아브람의 가족은 아마 그런 방법으로 재산을 모았을 것이다.
아브람에게는 종들이 있었는데 이들이 재산을 관리하고 양치는 일을 돌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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