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해몽

<창세기 이야기>(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요셉이 옥에 갇힌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왕에게 술잔을 바치는 일을 맡은 관원장과 빵을 구워 바치는 일을 맡은 관원장이 잘못을 저질렀다.
바로 왕은 두 관원장들을 경호대장 보디발의 집에 있는 감옥에 투옥시켰는데 보디발은 요셉에게 두 관원장들의 시중을 들게 하였다.


여러 날이 지난 어느 날 아침 요셉이 보니 그들의 얼굴에 근심의 빛이 역력했다.
의아하게 여긴 요셉이 물었다. (40:7-8)


“당신들이 오늘 어찌하여 근심 빛이 있나이까”

“우리가 꿈을 꾸었으나 이를 해석할 자가 없도다”

“해석은 하나님께 있지 아니 하니이까 청컨대 내게 고하소서”


먼저 술을 맡은 관원장이 자신의 꿈을 이야기했다. (40:9-11)


“내가 꿈에 보니 내 앞에 포도나무가 있는데
그 나무에 세 가지가 있고 싹이 나서 꽃이 피고 포도송이가 익었고
내 손에 바로의 잔이 있기로 내가 포도를 따서 그 즙을 바로의 잔에 짜서
그 잔을 바로의 손에 드렸노라”


이에 요셉이 그의 꿈을 해몽했다. (40:12-15)


“세 가지는 사흘이라
지금부터 사흘 안에 바로가 당신의 머리를 들고 당신의 전직을 회복하리니
당신이 이왕에 술 맡은 자가 되었을 때에 하던 것 같이
바로의 잔을 그 손에 받들게 되리이다
당신이 득의하거든 나를 생각하고 내게 은혜를 베풀어서
내 사정을 바로에게 고하여 이 집에서 나를 건져 내소서
나는 히브리 땅에서 끌려 온 자요
여기서도 옥에 갇힐 일은 행치 아니 하였나이다”


빵을 바치는 관원장은 요셉의 꿈 해몽이 좋은 것을 듣고 반가운 얼굴이 되어 자신의 꿈도 해몽해 주기를 청했다. (40:16-19)


“나도 꿈에 보니 흰떡 세 광주리가 내 머리에 있고
그 윗광주리에 바로를 위하여 만든 각종 구운 식물이 있는데
새들이 내 머리의 광주리에서 그것을 먹더라”

“그 해석은 이러 하니 세 광주리는 사흘이라
지금부터 사흘 안에 바로가 당신의 머리를 끊고 당신을 나무에 달리니
새들이 당신의 고기를 뜯어 먹으리이다”


여기서 말한 그 사흘째 되는 날은 마침 바로왕의 생일이었다.
왕은 신하들을 모두 모아 놓고 향연을 베풀었다.
감옥에 갇힌 두 관원장이 신하들이 모인 앞에 불려 나왔다.
술잔을 맡았던 관원장은 술잔을 바치는 자리에 복직되어 바로왕의 손에 잔을 올리게 되었지만 빵을 맡았던 관원장은 그날 나무에 달려 죽었다.
두 사람은 요셉이 꿈을 해몽한 대로 되었다.
그러나 술잔을 바치는 관원장은 요셉이 그에게 한 부탁을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다.


그로부터 세월이 두 해가 지나갔다. 하루는 바로 왕이 기이한 꿈을 꾸었다.
꿈이 하도 무서워 바로는 잠에서 깨어났다가 다시 잠들었다.
이어 두 번째 꿈을 꾼 바로는 놀라서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된 채 침상에서 일어났다.


바로는 아침부터 마음이 뒤숭숭했다.
그래서 사람들을 보내 이집트 전국에 있는 마술사와 현자들을 모두 불러 들여 자신의 꿈을 들려주었다.
그러나 바로의 꿈을 해몽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때서야 비로소 요셉의 해몽이 생각난 술잔을 바치는 관원장이 바로에게 아뢰었다. (41:9-13)


“내가 오늘날 나의 허물을 추억하나이다
바로께서 종들에게 노하사 나와 떡 굽는 관원장을 시위대장의 집에 가두셨을 때에
나와 그가 하룻밤에 꿈을 꾼즉 각기 징조가 있는 꿈이라
그곳에 시위대장의 종 된 히브리 소년이 우리와 함께 있기로
우리가 그에게 고하매 그가 우리의 꿈을 풀되 그 꿈대로 각인에게 해석하더니
그 해석한 대로 되어 나는 복직하고 그는 매여 달렸나이다”


관원장의 말을 들은 바로는 자신의 꿈을 요셉에게 미리 말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그를 데려오도록 했다.
그들은 서둘러 요셉을 감옥으로부터 끌어냈다.
요셉이 면도하고 옷을 갈아입고 앞으로 나오자 바로가 그에게 말했다. (41:15-16)


“내가 한 꿈을 꾸었으나 그것을 해석하는 자가 없더니 들은즉
너는 꿈을 들으면 능히 푼다더라”

“이는 내게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바로에게 평안한 대답을 하시리이다”


바로는 요셉에게 자기의 꿈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41:17-24, 공동번역)


“나는 꿈에 나일 강 가에 서 있었다.
난데없이 살이 찌고 잘 생긴 암소 일곱 마리가 강에서 나와 갈대풀을 뜯고 있었다.
이어 암소 일곱 마리가 뒤따라 나왔는데
나는 이집트 온 땅에서 그렇게도 볼품없고 여윈 소는 처음 보았다.
그런데 여위고 볼품없는 그 소들이 먼저 나온 살찐 일곱 마리 소들을 잡아먹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잡아먹고도 여전히 볼품없어서
그들이 또 다른 소를 잡아먹으려고 하지나 않을까 짐작할 수도 없었다.
그때 마침 나는 잠을 깨었다가 다시 잠이 들어 꿈을 꾸었는데,
이번에는 줄기 하나에서 일곱 이삭이 돋아 나와 토실토실 여물어갔다.
그러나 곧 뒤이어 돋아난 일곱 이삭은 샛바람에 말라 여물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마른 이삭이 잘 여문 일곱 이삭을 삼켜버리었다.”
이야기를 들은 요셉은 바로의 꿈을 이렇게 해몽했다. (41:25-36)


“바로의 꿈은 하나이라 하나님이 그 하실 일을 바로에게 보이심이니이다
일곱 좋은 암소는 일곱 해요 일곱 좋은 이삭도 일곱 해니 그 꿈은 하나이라
그 후에 올라 온 파리하고 흉악한 일곱 소는 칠 년이요
동풍에 말라 속이 빈 일곱 이삭도 일곱 해 흉년이니
내가 바로에게 고하기를 하나님이 그 하실 일로 바로에게 보이신다 함이 이것이라
온 애굽 땅에 일곱 해 큰 풍년이 있겠고
후에 일곱 해 흉년이 들므로 애굽 땅에 있던 풍년을 다 잊어버리게 되고
이 땅이 기근으로 멸망하리니
후에 든 그 흉년이 너무 심하므로 이전 풍년을 이 땅에서 기억하지 못하게 되리이다
바로께서 꿈을 두 번 겹쳐 꾸신 것은 하나님이 이 일을 정하셨음이라 속히 행하시리니
이제 바로께서는 명철하고 지혜 있는 사람을 택하여 애굽 땅을 치리하게 하시고
바로께서는 또 이같이 행하사 국중에 여러 관리를 두어
그 일곱 해 풍년에 애굽 땅의 오분의 일을 거두되
그 관리로 장차 올 풍년의 모든 곡물을 거두고
그 곡물을 바로의 손에 돌려 양식을 위하여 각 성에 적치하게 하소서
이와 같이 그 곡물을 이 땅에 저장하여 애굽 땅에 임할 일곱 해 흉년을 예비하시면
땅이 이 흉년을 인하여 멸망치 아니 하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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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가 된 요셉

<창세기 이야기>(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바로와 모든 신하는 요셉의 해몽에 감탄했다.
그리고 요셉이 제시한 기근해결 방법에 전적으로 찬동했다.
바로는 흡족한 얼굴로 신하들에게 “이와 같이 하나님의 신이 감동한 사람을 우리가 어찌 얻을 수 있으리요” 하며 요셉에게 말했다. (41:39-41)


“하나님이 이 모든 것을 네게 보이셨으니 너와 같이 명철하고 지혜 있는 자가 없도다
너는 내 집을 치리하라 내 백성이 다 네 명을 복종하리니
나는 너보다 높음이 보좌뿐이니라
내가 너로 애굽 온 땅을 총리하게 하노라”


바로는 자신의 인장 반지를 빼어 요셉의 손에 끼우고 고운 모시옷을 입힌 다음 목에는 금목걸이를 걸어 주었다.
그리고 요셉을 자기의 수레에 버금가는 수레에 태워 행차할 때마다 “물러가라”를 외치게 했다.
바로는 요셉을 이집트 온 땅의 통치자로 세우고 그에게 일렀다. (41:44)


“나는 바로라 애굽 온 땅에서 네 허락 없이는 수족을 놀릴 자가 없으리라”


바로는 요셉에게 사브낫바네아(Zaphnathpaaneah)라는 새 이름을 지어 주었다.
사브낫바네아란 “그를 통해 살아 계신 하나님께서 말씀하신다 Through Him the Living God Speaks”라는 뜻이다.
바로는 온(On)이라고 하는 곳의 제사장인 보디베라(Potipherah)의 딸 아스낫(Asenath)을 요셉의 아내로 삼게 했다.
이렇게 요셉은 이집트의 실질적인 통치자가 되어 온 이집트 땅을 순찰하게 되었는데 이때 요셉의 나이 30세였다.


이집트는 7년 동안 계속해서 풍년이었으므로 요셉은 각종 곡식들을 거두어서 여러 도시에 저장해 두었다.
그는 각 도시마다 소출되는 잉여곡식들을 모두 저장시켰는데 그 저장한 밀이 바다의 모래더미처럼 높았다.
저장한 곡식이 얼마나 많았던지 셀 수가 없어 계산을 포기했다고 성경은 전하고 있다.


긴 흉년이 닥치기 전, 요셉은 아내 아스낫에게서 두 아들을 얻었다.
요셉은 “하나님께서 나의 온갖 쓰라림과 아버지의 집 생각을 잊게 하셨다”면서 장자의 이름을 므낫세(Manasseh)라고 지었는데 므낫세는 “잊게 한 자 He Who Causes to Forget”라는 뜻이다.
둘째 아들이 태어나자 요셉은 “내가 고생하던 이 땅에서 하나님께서는 나를 번성하게 하셨다”라며 이름을 “번성한 Fruitful”이란 뜻의 에브라임(Ephraim)이라 지었다.


7년이나 풍년이 계속되던 이집트 땅이 요셉의 예언대로 그 후에는 7년 동안 흉년이 계속되어 이집트뿐만 아니라 온 세상에 기근이 들었다.
그러나 요셉의 지혜로운 처사로 인해 이집트에는 양식이 풍부했으므로 굶어 죽는 사람이 없었다.
흉년이 시작되어 백성들이 바로에게 양식을 달라고 호소하자 바로는 온 백성에게 “요셉에게로 가서 그가 시키는 대로 하라”고 명령했다.
흉년이 계속되는 동안 요셉은 각 도시의 창고를 열고 백성에게 곡식을 팔았다.
기근은 날로 심해졌기 때문에 각 나라 사람들이 곡식을 사기 위해 이집트로 와서 요셉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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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들과의 만남

<창세기 이야기>(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기근은 가나안에 더욱 격심했다.
여기저기서 굶어 죽는 사람들이 속출했으며 가축들은 앙상한 뼈만 남은 채 들에 버려졌다.
인심이 흉흉해지고 힘센 사람이 약한 자를 약탈하는 무서운 세상으로 변했다.
계속되는 흉년으로 모두가 살 길이 막막하기만 했다.
이때 이집트에는 곡식이 넉넉하다는 소문이 야곱의 귀에까지 전해지자 야곱은 아들들을 불러 놓고 말했다. (42:1-2)


“너희는 어찌하여 서로 관망만 하느냐
내가 들은즉 저 애굽에 곡식이 있다 하니
너희는 그리로 가서 거기서 우리를 위하여 사오라
그리하면 우리가 살고 죽지 아니하리라”


아버지의 분부대로 열 명의 아들들은 밀을 사기 위해 이집트로 향했다.
야곱은 베냐민은 형들과 함께 보내지 않았는데 베냐민에게 무슨 변이라도 생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다.
베냐민은 라헬이 죽음과 바꾸어 난 자식이며 요셉과 같은 핏줄의 동생으로, 요셉을 잃은 후 야곱은 요셉에게 못 다한 사랑까지 베냐민에게 쏟고 있었다.


야곱의 아들들은 이집트에 도착해서 총리인 요셉 앞에 공손하게 절했다.
그들은 요셉을 알아보지 못했으나 요셉은 곧 그들이 형들임을 알아보았다.
그러나 요셉은 모른 체하며 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42:7)


“너희가 어디서 왔느냐”

“곡물을 사려고 가나안에서 왔나이다”


요셉은 어렸을 적 꿈을 통해 형들이 이렇게 되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일부러 으름장을 놓았다. (42:9-16)


“너희는 정탐들이라 이 나라의 틈을 엿보려고 왔느니라”

“내 주여 아니니이다 종들은 곡물을 사러 왔나이다
우리는 다 한 사람의 아들로서 독실한 자니 종들은 정탐이 아니니이다”

“아니라 너희가 이 나라의 틈을 엿보러 왔느니라”

“주의 종 우리들은 십이 형제로서 가나안 땅 한 사람의 아들들이라 말째 아들은 오늘 아버지와 함께 있고 또 하나는 없어졌나이다”

“내가 너희에게 이르기를 너희는 정탐들이라 한 말이 이것이니라
너희는 이같이 하여 너희 진실함을 증명할 것이라
바로의 생명으로 맹세하노니 너희 말째 아우가 여기 오지 아니하면
너희가 여기서 나가지 못하리라
너희 중 하나를 보내서 너희 아우를 데려 오게 하고 너희는 갇히어 있으라
내가 너희의 말을 시험하여 너희 중에 진실이 있는지 보리라
바로의 생명으로 맹세하노니 그리하지 아니하면 너희는 과연 정탐이니라”


요셉은 그들을 모두 사흘 동안 감옥에 가두었다.
사흘이 지나자 요셉은 형들에게 말했다. (42:18-20)


“나는 하나님을 경외하노니 너희는 이같이 하여 생명을 보전하라
너희가 독실한 자이면 너희 형제 중 한 사람만 그 옥에 갇히게 하고
너희는 곡식을 가지고 가서 너희 집들의 주림을 구하고
너희 말째 아우를 내게로 데리고 오라
그리하면 너희 말이 진실함이 되고 너희가 죽지 아니하리라”


그들은 서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42:21)


“우리가 아우의 일로 인하여 범죄하였도다
그가 우리에게 애걸할 때에 그 마음의 괴로움을 보고도 듣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괴로움이 우리에게 임하도다”


그러자 르우벤이 아우들을 향해 말했다. (42:22)


“내가 너희더러 그 아이에게 득죄하지 말라고 하지 아니하였느냐
그래도 너희가 듣지 아니 하였느니라 그러므로 그의 피 값을 내게 되었도다”


그들은 자기들과 요셉 사이에 통역이 서 있었기 때문에 요셉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요셉은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 말고 물러가서 흐느껴 울다가 다시 돌아와 말을 주고받았다.
그리고 그들 중 시므온을 불러내어 그들이 보는 앞에서 포박했다.
요셉은 그들의 자루에 곡물을 채우라고 명령하고 도중에서 먹을 양식과 곡식 값으로 받은 그들의 돈을 자루에 도로 넣으라고 은밀히 지시했다.


요셉의 형들은 시므온만을 남겨 놓은 채 곡식을 나귀에 싣고 가나안으로 향했다.
밤에 묵을 숙소에 이르러 그들 중 하나가 나귀에게 먹이를 먹이려고 자루를 풀다가 그 속에서 자신의 돈이 그대로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가 형제들에게 “내 돈이 도로 돌아 왔다. 아, 여기 내 자루 속에 있어!” 하고 외쳤다.
이 소리를 듣고 형제들은 얼빠진 사람처럼 부들부들 떨면서 서로 아우성을 쳤다.
“하나님 맙소사.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그들은 가나안 땅에 당도하여 아버지에게 그 동안 겪은 모든 일을 보고했다. (42:30-34, 공동번역)


“그 나라의 어른이 우리를 보고 자기네 땅을 살피러 온 간첩이라면서 심한 말로 몰아 세웠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거짓말이라고는 통 모르는 사람으로서 간첩질 하러 온 것이 아니라고 변명했지요.
우리는 본래 열두 형제인데 한 아버지의 자식이고 동생 하나는 없어졌고 막내는 지금도 가나안 땅에 아버지와 함께 있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나라 어른이, 이러이러하게 되면 우리가 정직한 사람인 줄 알겠다면서 우리들 중 한 사람만 남기고 나머지는 집안 식구들이 굶어 죽지 않도록 곡식을 가지고 길을 떠나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막내를 데려와야 우리가 간첩이 아니고 거짓말하는 사람이 아닌 줄 알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 형제를 도로 내주고 마음대로 그 땅에 드나들게 해 주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들은 자루를 비우다가 자루마다 돈주머니가 그대로 들어 있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돈주머니를 보자 덜컥 겁이 났다.
돈주머니를 본 야곱이 그들에게 말했다. (42:36, 공동번역)


“너희는 나에게서 자식을 하나하나 빼앗아 가는구나.
요셉도 없어졌고 시므온도 없어졌는데 이제 와서 베냐민마저 데려가겠다는 거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에 르우벤이 야곱에게 다짐했다. (42:37)


“내가 그를 아버지께로 데리고 오지 아니하거든 나의 두 아들을 죽이소서
그를 내 손에 맡기소서
내가 그를 아버지께로 데리고 돌아오리이다”


그러나 애지중지하던 아들을 잃은 경험이 있는 야곱은 막무가내였다. (42:38)


“내 아들은 너희와 함께 내려가지 못하리니 그의 형은 죽고 그만 남았음이라
만일 너희 행하는 길에서 재난이 그 몸에 미치면
너희가 나의 흰 머리로 슬피 음부로 내려가게 함이 되리라”


이집트에서 가져 온 곡식이 떨어지자 야곱은 아들들에게 다시 이집트로 가서 양식을 사오라고 분부했다.
그러자 유다가 아버지께 말했다. (43:3-7)


“그 사람이 엄히 우리에게 경계하여 가로되 너희 아우가 너희와 함께 하지 아니하면 너희가 내 얼굴을 보지 못하리라 하였으니
아버지께서 우리 아우를 우리와 함께 보내시면
우리가 내려가서 아버지를 위하여 양식을 사려니와
아버지께서 만일 그를 보내지 않으시면 우리는 내려가지 아니하리니
그 사람이 우리에게 말하기를 너희 아우가 너희와 함께 하지 아니하면
너희가 내 얼굴을 보지 못하리라 하였음이니이다”

“너희가 어찌하여 너희에게 오히려 아우가 있다고 그 사람에게 고하여 나를 해롭게 하였느냐”

“그 사람이 우리와 우리의 친족에 대하여 자세히 힐문하여 이르기를
너희 아버지가 그저 살았느냐 너희에게 아우가 있느냐 하기로
그 말을 조조이 그에게 대답한 것이라
그가 너희 아우를 데리고 내려오라 할 줄을 우리가 어찌 알았으리이까”


계속해서 유다가 말했다. (43:8-14)


“저 아이를 나와 함께 보내시면 우리가 곧 가리니
그러면 우리와 아버지와 우리 어린 것들이 다 살고 죽지 아니 하리이다
내가 그의 몸을 담보하오리니 아버지께서 내 손에 그를 물으소서
내가 만일 그를 아버지께 데려다가 아버지 앞에 두지 아니하면
내가 영원히 죄를 지리이다
우리가 지체하지 아니 하였더면 벌써 두 번 갔다 왔으리이다”

“그리 할진대 이렇게 하라 너희는 이 땅의 아름다운 소산을 그릇에 담아가지고 내려가서
그 사람에게 예물을 삼을지니 곧 유향 조금과 꿀 조금과 향품과 몰약과 비자와 파단해이니라
너희 손에 돈을 배나 가지고 너희 자루 아구에 도로 넣어 온 그 돈을 다시 가지고 가라
혹 차착이 있었을까 두렵도다
네 아우도 데리고 떠나 다시 그 사람에게로 가라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그 사람 앞에서 너희에게 은혜를 베푸사 그 사람으로 너희 다른 형제와 베냐민을 돌려보내게 하시기를 원하노라
내가 자식을 잃게 되면 잃으리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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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연

<창세기 이야기>(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선물을 마련하고 돈도 갑절로 준비한 요셉의 형들은 베냐민을 데리고 이집트로 갔다.
요셉은 그리운 아우 베냐민이 형들과 함께 온 것을 보고는 관리인에게 일렀다. (43:16)


“이 사람들을 집으로 인도해 들이고 짐승을 잡고 준비하라
이 사람들이 오정에 나와 함께 먹을 것이니라”


관리인은 주인이 시키는 대로 그들을 집 안으로 안내했다.
요셉의 형들은 총리의 집으로 가게 되자 떨면서 수군거렸다. (43:18)


“전일 우리 자루에 넣여 있던 돈의 일로 우리가 끌려들도다
이는 우리를 억류하고 달려들어 우리를 잡아 노예를 삼고 우리의 나귀를 빼앗으려 함이로다”


총리의 집에 당도해서 불안감을 이기지 못한 형들은 관리인에게 변명을 늘어놓았다. (43:20-22)


“내 주여 우리가 전일에 내려와서 양식을 사가지고
객점에 이르자 자루를 풀어 본즉
각인의 돈이 본수대로 자루 아구에 있기로 우리가 도로 가져왔고
양식 살 다른 돈도 우리가 가지고 내려왔나이다
우리의 돈을 우리 자루에 넣은 자는 누구인지 우리가 알지 못 하나이다”


그러자 관리인이 말했다. (43:23)


“너희는 안심하라 두려워 말라
너희 하나님 너희 아버지의 하나님이 재물을 너희 자루에 넣어 너희에게 주신 것이니라
너희 돈은 내가 이미 받았느니라”


관리인은 그들을 안심시킨 후 홀로 남겨졌던 형제 시므온을 만나게 했다.
관리인은 그들 모두를 총리의 집 안으로 안내해서 발 씻을 물을 떠다 주고 그들이 타고 온 나귀들에게도 먹을 것을 주었다.
관리인이 이곳에서 식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주자 영문을 모르는 형들은 총리가 오기를 기다리면서 가져 온 선물을 준비해 두었다.


요셉이 집 안에 들어서자 그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얼른 선물을 그의 앞에 내놓고는 땅에 엎드려 크게 절했다.
요셉이 인사한 후 그들에게 물었다. (43:27-28)


“너희 아버지 너희가 말하던 그 노인이 안녕하시냐 지금까지 생존하셨느냐”

“주의 종 우리 아비가 평안하고 지금까지 생존하였나이다”


형들은 아버지의 안부를 전하고 몸을 굽혀 다시 절했다.
요셉은 눈을 돌려 친동생 베냐민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적시며 말했다. (43:29)


“너희가 내게 말하던 너희 작은 동생이 이냐 소자여 하나님이 네게 은혜 베푸시기를 원하노라”


요셉은 그립던 동생의 모습이 초라하고 애처롭게 느껴져 한바탕 울고 싶은 충동을 억제할 수 없었다.
허둥지둥 자기 방으로 달려가서 한참 동안 목을 놓아 울고 마음을 진정시킨 후 형들 앞으로 와서는 태연한 척하며 잔뜩 차려 놓은 음식을 들라고 권했다.
관리인은 요셉에게 따로 상을 차려 올렸고 형제들에게도 따로 상을 차려 올렸다.
그리고 요셉과 함께 먹는 이집트 사람들의 식탁도 따로 차렸다.
이집트인은 히브리인과 함께 자리하고 음식을 먹으면 부정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관리인이 맏아들로부터 막내아들에 이르기까지 나이 순서대로 총리 앞에 자리를 정해 주자 그들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어리둥절해 했다.
요셉은 관리인을 시켜서 음식을 자기 상으로부터 한 사람씩 날라다 주게 했는데 베냐민에게는 형들보다 다섯 배나 더 주었다.
그들은 영문도 모른 채 총리와 더불어 배가 부르고 취하도록 먹고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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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

<창세기 이야기>(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향연을 마친 후 요셉은 관리인에게 분부했다. (44:1-2)


“양식을 각인의 자루에 실을 수 있을 만큼 채우고
각인의 돈을 그 자루에 넣고 또 내 잔 곧 은잔을 그 소년의 자루 아구에 넣고
그 양식 값 돈도 함께 넣으라”


이튿날 동이 터오자 형들은 양식을 나귀에 가득 싣고 가나안으로 향했다.
그들이 도시를 빠져 나가 멀리 가기 전 요셉은 관리인에게 이렇게 지시했다. (44:4-5)


“일어나 그 사람들의 뒤를 따라 미칠 때에 그들에게 이르기를 너희가 어찌하여 악으로 선을 갚느냐
이것은 내 주인이 가지고 마시며 늘 점치는 데 쓰는 것이 아니냐
너희가 이같이 하니 악하도다 하라”


요셉의 분부대로 관리인이 그들을 따라 잡고 호통을 치자 그들이 말했다. (44:7-10)


“우리 주여 어찌 이렇게 말씀하시나이까
이런 일은 종들이 결단코 아니 하나이다
우리 자루에 있던 돈도 우리가 가나안 땅에서부터 당신에게로 가져 왔거늘
우리가 어찌 당신 주인의 집에서 은, 금을 도적질하리이까
종들 중 뉘게서 발견되든지 그는 죽을 것이요
우리는 우리 주의 종이 되리이다”

“그러면 너희 말과 같이 하리라
그것이 뉘게서든지 발견되면 그는 우리 종이 될 것이요
너희에게는 책망이 없으리라”


그들은 급히 자루를 땅에 내려놓고는 저마다 자기의 자루를 풀었다.
관리인은 맏아들로부터 시작해서 막내까지 그들의 자루를 뒤지다 베냐민의 자루에서 잔을 찾아냈다.
형들은 모두 애통한 마음에 옷을 찢으며 다시 저마다의 나귀에 짐을 싣고 도시로 되돌아 갈 수밖에 없었다.
유다와 형제들이 총리의 집에 당도해 보니 총리가 아직 제자리에 앉아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요셉은 자신 앞에 엎드린 그들을 향해 호통을 쳤다. (44:15)


“너희가 어찌하여 이런 일을 행하였느냐
나 같은 사람이 점 잘 칠 줄을 너희가 알지 못하느냐”


그러자 유다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나섰다. (44:16-34)


“우리가 내 주께 무슨 말을 하오리까
무슨 설명을 하오리이까
어떻게 우리의 정직을 나타내리이까
하나님이 종들의 죄악을 적발하셨으니
우리와 이 잔이 발견된 자가 다 내 주의 종이 되겠나이다”

“내가 결코 그리 하지 아니 하리라
잔이 그 손에서 발견된 자만 나의 종이 되고
너희는 평안히 너희 아버지께로 도로 올라 갈 것이니라”

“내 주여 청컨대 종으로 내 주의 귀에 한 말씀을 고하게 하소서
주의 종에게 노하지 마옵소서
주는 바로와 같으심이나이다
이전에 내 주께서 종들에게 물으시되
너희는 아비가 있느냐 아우가 있느냐 하시기에
우리가 내 주께 고하되 우리에게 아비가 있으니 노인이요
또 그 노년에 얻은 아들 소년이 있으니
그의 형은 죽고 그 어미의 끼친 것은 그 뿐이므로
그 아비가 그를 사랑하나이다 하였더니
주께서 또 종들에게 이르시되 그를 내게로 데리고 내려와서
나로 그를 목도하게 하라 하시기로
우리가 내 주께 말씀하기를 그 아이는 아비를 떠나지 못할지니 떠나면 아비가 죽겠나이다
주께서 또 주의 종들에게 말씀하시되
너희 말째 아우가 너희와 함께 내려오지 아니하면
너희가 다시 내 얼굴을 보지 못하리라 하시기로
우리가 주의 종 우리 아버지에게로 도로 올라가서
내 주의 말씀을 그에게 고하였나이다
그 후에 우리 아비가 다시 가서 곡물을 조금 사오라 하시기로
우리가 이르되 내려갈 수 없나이다
우리 말째 아우가 함께 하면 내려가려니와 말째 아우가 우리와 함께 함이 아니면
그 사람의 얼굴을 볼 수 없음이니이다
주의 종 우리 아비가 우리에게 이르되
너희도 알거니와 내 아내가 내게 두 아들을 낳았으나
하나는 내게서 나간고로 내가 말하기를 정녕 찢겨 죽었다 하고
내가 지금까지 그를 보지 못하거늘
너희가 이도 내게서 취하여 가려한즉
만일 재해가 그 몸에 미치면 나의 흰머리로 슬피 음부로 내려가게 하리라 하니
아비의 생명과 아이의 생명이 서로 결탁되었거늘
이제 내가 주의 종 우리 아비에게 돌아갈 때에
아이가 우리와 함께 하지 아니하면 아비가 아이의 없음을 보고 죽으리니
이같이 되면 종들이 주의 종 우리 아비의 흰머리로 슬피 음부로 내려가게 함이니이다
주의 종이 내 아비에게 아이를 담보하기를
내가 이를 아버지께로 데리고 돌아오지 아니하면 영영히 아버지께 죄를 지리이다 하였사오니
청컨대 주의 종으로 아이를 대신하여 있어서 주의 종이 되게 하시고
아이는 형제와 함께 도로 올려보내소서
내가 어찌 아이와 함께 하지 아니하고 내 아비에게로 올라갈 수 있으리이까
두렵건대 아비에게 미침을 보리이다”


요셉은 북받치는 감정을 억제할 길이 없어 관리인들을 모두 물러나게 했다.
주위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요셉은 형들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혔다.
형들은 도무지 믿어지지 않아 한 동안 멍하니 서 있었다.
요셉이 그들에게 가까이 가서 자기의 얼굴을 자세히 보라하고 이십 년 전 형들에 의해 노예로 팔려간 요셉이 바로 자기라 하며 방성대곡했다.
물론 과장된 표현이긴 하지만 이때의 울음소리는 “애굽 사람에게 들리며 바로의 궁중에”까지 들렸다고 성경에서 언급하고 있다.
요셉이 말했다. (45:3)


“나는 요셉이라 내 아버지께서 아직 살아 계시나이까”


형들은 너무 놀란 나머지 어리둥절해 하며 입이 얼어붙었다.
요셉은 형들에게 자기 가까이 오라고 말했다. (45:4-13)


“나는 당신들의 아우 요셉이니 당신들이 애굽에 판 자라
당신들이 나를 이곳에 팔았으므로 근심하지 마소서
한탄하지 마소서
하나님이 생명을 구원하시려고 나를 당신들 앞서 보내셨나이다
이 땅에 이 년 동안 흉년이 들었으나
아직 오 년은 기경도 못하고 추수도 못 할지라
하나님이 큰 구원으로 당신들의 생명을 보존하고 당신들의 후손을 세상에 두시려고
나를 당신들 앞서 보내셨나이다
그런즉 나를 이리로 보낸 자는 당신들이 아니요 하나님이시라
하나님이 나로 바로의 아비를 삼으시며 그 온 집의 주를 삼으시며
애굽 온 땅의 치리자를 삼으셨나이다
당신들은 속히 아버지께로 올라가서 고하기를
아버지의 아들 요셉의 말에 하나님이 나를 애굽 전국에 주로 세우셨으니
내게로 지체 말고 내려오사
아버지의 아들들과 아버지의 손자들과 아버지의 양과 소와 모든 소유가 고센 땅에 있어서 나와 가깝게 하소서
흉년이 아직 다섯 해가 있으니 내가 거기서 아버지를 봉양하리이다
아버지와 아버지의 가속과 아버지의 모든 소속이 결핍할까 하나이다 하더라 하소서
당신들의 눈과 내 아우 베냐민의 눈이 보는 바
당신들에게 이 말을 하는 것은 내 입이라
당신들은 나의 애굽에서의 영화와 당신들의 본 모든 것을
다 내 아버지께 고하고 속히 모시고 내려오소서”


요셉은 베냐민의 목을 부둥켜 안고 눈물을 흘렸다.
베냐민도 형의 목에 매달려 엉엉 울었다.
요셉은 형들과 일일이 입을 맞추며 붙잡고 울었다.
그제서야 형들은 안심하고 요셉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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