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의 죽음

<창세기 이야기>(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사라는 127해를 살고 가나안 땅 헤브론 곧 기랏아르바(Kiryat-arba)에서 죽었다.
아브라함은 사라의 시신 앞에서 슬퍼하고 애통해 하다가 일어나서 거민 헷 족속(Hittites)에게 말했다. (23:4-9)


“나는 당신들 중에 나그네요 우거한 자니 청컨대 당신들 중에서 내게 매장지를 주어 소유를 삼아 내 죽은 자를 내어 장사하게 하시오”

“내 주여 들으소서 당신은 우리 중 하나님의 방백이시니 우리 묘실 중에서 좋은 것을 택하여 당신의 죽은 자를 장사하소서
우리 중에서 자기 묘실에 당신의 죽은 자 장사함을 금할 자가 없으리이다”

“나로 나의 죽은 자를 내어 장사하게 하는 일이 당신들의 뜻일진대 내 말을 듣고 나를 위하여 소할의 아들 에브론에게 구하여
그로 그 발머리에 있는 막벨라 굴을 내게 주게 하되
준가를 받고 그 굴을 내게 주어서 당신들 중에 내 소유 매장지가 되게 하기를 원하노라”


헷 족속들은 아브라함을 가리켜 방백(a great lord 또는 a mighty prince)이라고 불렀다.
아브라함은 소할(Zohar)의 아들 에브론(Ephron)에게 은 400세겔을 주어 마므레 앞 막벨라(Machpelah)에 있는 밭을 구입하게 하고 그 속에 있는 굴과 그 사방에 둘린 수목을 소유했다.
은 한 세겔은 16그램이고 금 한 세겔은 16.4그램이었는데 당시에는 은이 금보다 귀했으므로 더 가치가 있었다.
아브라함은 6.4Kg의 은을 주고 밭 전체를 구입했다.
헷 족속의 부동산법에 의하면 땅 주인은 땅을 팔 때까지 세금을 내야 하므로 에브론이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밭 전체를 구입하라고 요구했던 것이다.
아브라함은 사라를 밭의 굴에서 장사지냈다. 사라는 며느리를 보지 못하고 죽었는데 그때 이삭의 나이가 37세였으며 3년 후에 결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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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삭의 아내 리브가

<창세기 이야기>(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아브라함은 거동이 자유롭지 못했다. 자신의 여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안 아브라함이 하루는 집안 살림을 맡아보는 늙은 종을 불러 말했다. (24:2-8)


“네 손을 내 환도뼈 밑에 넣으라
내가 너로 하늘의 하나님, 땅의 하나님이신 여호와를 가리켜 맹세하게 하노니
너는 나의 거하는 이 지방 가나안 족속의 딸 중에서
내 아들을 위하여 아내를 택하지 말고
내 고향 내 족속에게로 가서 내 아들 이삭을 위하여 아내를 택하라”

“여자가 나를 좇아 이 땅으로 오고자 아니하거든
내가 주인의 아들을 주인의 나오신 땅으로 인도하여 돌아가리이까”

“삼가 내 아들을 그리로 데리고 돌아가지 말라
하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나를 내 아버지의 집과 내 본토에서 떠나게 하시고
내게 말씀하시며 내게 맹세하여 이르시기를 이 땅을 네 씨에게 주리라 하셨으니
그가 그 사자를 네 앞서 보내실 지라
네가 거기서 내 아들을 위하여 아내를 택할 지니라
만일 여자가 너를 좇아오고자 아니하면 나의 이 맹세가 너와 상관이 없나니
오직 내 아들을 데리고 그리로 가지 말 지니라”


종은 이삭의 신부를 구해 오라는 아브라함의 분부를 받고 온갖 귀한 선물을 낙타 열 마리에 싣고 아브라함의 고향 메소포타미아로 향했다.
그는 나홀 성에 이르러 성문 밖 우물가에서 낙타를 쉬게 했다.
긴 여정에 지친 낙타들은 여기저기 무릎을 꿇은 채 머리만 똑바로 하늘을 향했다.
마침 저녁 때라서 여인들이 물을 길으러 우물로 왔다.
종은 “우리 주인 아브라함의 하나님 원컨대 오늘 일이 모두 뜻대로 잘 되게 하시는 은혜를 베푸십시오. 성 중 사람의 딸들이 물 길러 나오고 있으니 내가 우물 곁에 섰다가 한 소녀에게 물을 좀 마시게 해 달라고 청하겠습니다. 소녀가 흔쾌히 저에게 물을 주고 저뿐만 아니라 낙타에게도 물을 준다면 그 소녀가 바로 이삭의 배필이라 여기겠습니다”라고 기도했다.


기도를 마치고 종은 심신이 피로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물가에 모인 여자들을 열심히 관찰했다.
그때 그의 눈을 사로잡는 한 여자가 동갑내기 여자들과 어울려서 항아리를 들고 우물로 왔다.
그 여자는 리브가(Rebecca)로서 아브라함의 동생 나홀의 아내 밀가가 낳은 아들 브두엘의 딸이었다.
리브가는 지금까지 남자를 가까이 하지 아니한 예쁘고 탐스럽게 생긴 처녀였다.
리브가가 우물에서 물을 떠 항아리에 채우자 종이 다가가 말했다. (24:17-19)


“청컨대 네 물 항아리의 물을 내게 조금 마시우라”

“주여 마시소서
당신의 약대도 위하여 물을 길어 그것들로 배불리 마시게 하리이다”


리브가는 얼른 물 항아리의 물을 구유에 붓고는 우물로 가서 낙타를 위해 다시 물을 길었다.
종은 리브가의 일거일동을 관찰하면서 과연 하나님이 뜻대로 이루어 주실 것인지 알아보려고 했다.
낙타들이 물을 다 마시자 종은 반 세겔 나가는 금코걸이와 십 세겔 나가는 금팔찌 한 쌍을 선물로 주면서 물었다. (24:23-25)


“네가 뉘 딸이냐 청컨대 내게 고하라 네 부친의 집에 우리 유숙할 곳이 있느냐”

“나는 밀가가 나홀에게 낳은 아들 브두엘의 딸이니이다
우리에게 짚과 보리가 족하며 유숙할 곳도 있나이다”


종은 하늘을 우러러 하나님께 경배하고 “나의 주인 아브라함의 하나님 감사합니다.
나의 주인에게 당신의 인자함과 성실함을 끊이지 않게 베풀어 주시니 이렇게 나를 인도하여 내 주인의 동생 집에 이르게 하셨습니다”라고 기도했다.


리브가는 집으로 먼저 뛰어가서 이 사실을 식구들에게 알렸다.
리브가에게는 라반(Laban)이란 오라비가 있었는데 브두엘이 늙어 집안 모든 일을 라반이 관리하고 있었다.
라반은 리브가로부터 어떤 사람이 유숙할 곳을 청한다는 말을 듣자 별로 탐탁치않게 여겼다.
그는 리브가가 금코걸이를 하고 또 금팔찌를 장식한 것을 보고는 그것들이 어디서 났느냐고 물었다.
낯선 사람이 주었다는 리브가의 대답에 라반은 그를 맞기 위해 우물로 달려갔다.
나그네가 부자라는 것을 직감한 라반은 낙타와 함께 우물가에 있는 늙은이에게 다가가서 방과 낙타의 처소를 마련했으니 어서 집으로 들라고 정중하게 권했다.


손님을 집으로 모신 라반은 낙타 등에 실려 있는 짐과 안장을 풀어 내리고 낙타에게 겨와 여물을 주었으며 손님과 일행의 발을 씻을 물을 떠오고 음식도 준비했다.
그러나 종은 자기가 주인 아브라함의 심부름 온 사람이라는 것을 밝히고, 여기에 온 이유를 말하기 전에는 음식을 들 수 없다고 했다.
이에 라반은 그렇다면 식사하기 전 자초지종을 말하라고 권유했다.
종은 아브라함과 이삭의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으로부터 복을 많이 받아 굉장한 부자가 되었으며 재산으로 양떼, 소떼, 금과 은, 남종과 여종, 낙타와 나귀들이 많다는 것, 또한 여주인 사라가 늙으막에 낳은 아들이 이삭이라는 것과 아브라함이 전 재산을 이삭에게 주었다는 것도 말했다.
그리고 아브라함이 자기에게 맹세를 요구하며 당부한 이야기를 전했다.
아브라함은 가나안 사람의 딸들 중에서는 며느리감을 고르지 않고 반드시 고향에서 며느리감을 구하고자 하는데 자신이 섬겨 온 하나님이 천사를 동행시켜서 이 일을 이루어 주실 것임을 믿고 있으며 자기의 일가들한테 가기만 해도 그 책임을 다할 수 있을 것이라 했다는 것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하나님이 자기를 인도해 주셔서 주인의 조카딸을 며느리감으로 찾을 수 있게 하셨다면서 결혼승낙 여부를 알려 달라고 했다.


라반과 브두엘은 이 일이 여호와께로 말미암아 일어난 일이므로 자신들이 가부를 말할 수 없다면서 리브가가 그 앞에 있으니 데리고 가서 여호와의 명대로 아브라함 며느리가 되게 하라고 대답했다.
이 말을 들은 종은 땅에 엎드려 하나님에게 경배한 후 금은패물과 옷가지들을 리브가에게 건네주고 오라버니와 아버지, 어머니에게도 선물을 주었다.
종은 그제서야 음식을 들었고 일행도 융숭한 대접을 받았으며 그날 밤을 편히 쉬었다.


이튿날 날이 밝아 종이 리브가를 데리고 떠나겠다고 말하자 리브가의 오라버니와 어머니가 극구 만류했다. (24:55-58)


“소녀로 며칠을 적어도 열흘을 우리와 함께 있게 하라 그 후에 갈 것이니라”
“나를 만류치 마소서 여호와께서 내게 형통한 길을 주셨으니
나를 보내어 내 주인에게로 돌아가게 하소서”

“우리가 소녀를 불러 그에게 물으리라”


그들이 리브가에게 물었다.

“네가 이 사람과 함께 가려느냐”

“가겠나이다”


그들은 리브가와 그녀의 유모를 아브라함의 종과 일행에 딸려 보내면서 리브가에게 복을 빌어주었다.


“우리 누이여 너는 천만인의 어미가 될지어다
네 씨로 그 원수의 성문을 얻게 할지어다”


리브가는 몸종들과 함께 낙타를 타고 아브라함의 종을 따라 나섰다. 종은 아브라함의 며느리감을 데리고 길을 떠나면서 임무를 무사히 마쳤다는 안도감에 대단히 흡족해 했다. 이때 이삭은 남쪽 브엘라해로이(Beer-lahai-roi)라는 샘이 있는 사막지방에서 살고 있었는데 그곳은 네겝(Negev) 땅이었다. 저녁무렵 산보하러 들을 거닐던 이삭은 낙타떼가 오는 것을 보고 그것이 아버지가 보낸 종의 일행이라는 것을 알았다.
리브가는 고개를 들어 저만치 한 남자가 다가오는 것을 보자 낙타에서 내려 아브라함의 종에게 물었다. (24:65)

“들에서 배회하다가 우리에게로 마주 오는 자가 누구뇨”
“이는 내 주인이니이다”

리브가는 종의 말을 듣고 너울을 꺼내 얼굴을 가렸다. 종은 낙타에서 내려 이삭에게 그 동안의 경위를 낱낱이 보고했다.
이삭은 첫눈에 리브가가 마음에 들었다. 리브가 역시 온순한 인상을 한 40세의 이삭이 오빠 라반과는 달리 인정이 많아 보여서 좋았다.
이삭은 리브가를 모친 사라의 장막에서 아내로 맞아들이고 리브가를 사랑하면서 어머니 잃은 슬픔을 달랬다.


창세기 편집자는 이렇듯 리브가에 관하여 매우 자세하게 소개했다.
이는 리브가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라가 역사의 희생물이었다면 리브가는 역사를 배후에서 조종한 여걸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야곱에 관한 이야기에서 알려진다.


이 이야기에서 아브라함의 종의 이름이 거명되지 않았지만 여러분은 창세기 15장에 언급된 다메섹(Damascus) 사람 엘리에셀(Eliezer)을 기억할 것이다.
그는 아브라함이 가장 신뢰한 종이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께 다음과 같이 기도한 적도 있다.
“주 여호와여, 내게 무엇을 주시려나이까? 나는 무자하오니 나의 상속자는 이 다메섹 엘리에셀이니이다 주께서 내게 씨를 아니 주셨으니 내 집에서 길러온 자가 나의 후사가 될 것입니다”(15:2-3).


엘리에셀이 아브라함에게서 맡은 바 사명을 얼마나 충실히 이행했는지를 여러분은 보았을 것이다.
창세기 편집자는 하나님에게 충성한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에 대한 교훈뿐만 아니라 아브라함에게 충성한 늙은 종 엘리에셀의 행적을 기록해서 후세 사람들로 하여금 교훈이 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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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함 이후

<창세기 이야기>(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아브라함은 고령이었지만 사라가 죽은 후 다시 아내를 맞이했다.
그녀의 이름은 그두라(Keturah)였다.
그두라는 아브라함에게서 시므란(Zimran), 욕산(Jokshan), 므단(Medan), 미디안(Midian), 이스박(Ishbak), 그리고 수아(Shuah)를 낳았다. 욕산은 세바(Sheba)와 드단(Dedan)을 낳았다.
드단의 자식들에게서 아스르족(Ashurim)과 르트스족(Letushim), 르음족(Leummim)이 퍼졌다.
미디안에게는 에바(Ephah), 에벨(Epher), 하녹(Hanoch), 아비다(Abidah), 그리고 엘다아(Eldaah)라는 아들들이 있었다.
이들 모두 아브라함과 그두라로부터 비롯한 자손들이다.


아브라함은 전 재산을 이삭에게 물려주었고 소실들에게서 난 자식들에게도 살림밑천을 골고루 나누어 주었다.
그는 죽기 전에 그두라에게서 난 자식들을 적자 이삭을 떠나 동방으로 가서 살게 했다.
아브라함은 향년 175해를 누리다가 열조로 돌아갔다.
이스마엘이 아버지의 부음을 듣고 달려와서 이삭과 함께 아버지의 시신을 마므레 앞 막벨라 동굴에 안장했다.
사라가 죽었을 때는 아브라함만이 슬퍼했으며 마을 사람들이 호의를 베풀어 장사를 지냈지만 아브라함이 죽었을 때는 이스마엘이 이삭과 함께 아버지를 장사지냈다고 한다.
사라의 장례식에는 하갈과 이스마엘이 참석했다는 기록이 없다.
아브라함은 자신이 구입해서 사라를 매장한 그곳에 사라와 함께 매장되었다.
이스마엘과 이삭 형제는 같은 마을 또는 이웃마을에서 사이좋게 살았던 것 같다.


이스마엘의 자손들은 다음과 같다. 이스마엘의 장자는 느바욧(Nebajoth)이고, 그 다음은 게달(Kedar), 앗브엘(Adbeel), 밉삼(Mibsam), 미스마(Mishma), 두마(Dumah), 맛사(Massa), 하닷(Hadar), 데마(Tema), 여둘(Jetur), 나비스(Naphish), 그리고 게드마니(Kedemah)이다.
이 이름들은 촌과 부락의 이름대로 된 것으로 이들은 열두 부족들의 대표자들이기도 하다.


이스마엘은 137세에 죽어 열조에 들어갔다.
이스마엘의 자손들은 하월라(Havilah)에서부터 앗수르(Assyria)로 통하는 이집트 앞 수르(Shur)까지 이르러 살았다.
수르는 이집트 동쪽 시리아로 가는 도중에 있는 마을이다.
오늘날 아라비아인들은 이스마엘을 조상으로 섬긴다.


창세기에는 아브라함이 죽은 후 하나님께서 이삭에게 복을 주셨고 이삭은 브엘 라해로이 우물이 있는 곳에서 살았다고 기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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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의 권리를 매매한 이삭의 아들들

<창세기 이야기>(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이삭의 역사는 다음과 같다. 이삭과 리브가 사이에는 자식이 없다가 이삭이 아기를 갖게 해 달라고 하나님에게 간절히 빌었더니 리브가가 잉태했다.
리브가는 쌍둥이를 가졌는데 뱃속에 든 두 아이가 서로 싸우므로 “이같으면 내가 어찌할꼬 (이렇게 괴로워서야 어디 살겠는가!)”라고 말했다.
리브가가 하나님께 이 사실을 알리자 하나님이 말씀하셨다. (25:23)


두 국민이 네 태 중에 있구나 두 민족이 네 복 중에서부터 나누이리라
이 족속이 저 족속보다 강하겠고 큰 자는 어린 자를 섬기리라
(형이 동생을 섬기게 될 것이다)


해산기한이 차서 몸을 푸니 쌍둥이인데 먼저 나온 형은 살결이 붉은 데다 온몸이 털투성이였다.
그래서 이름을 에서(Esau)라고 했다.
후에 나온 아우는 손으로 형의 발꿈치를 잡고 나왔다.
그래서 이름을 야곱(Jacob)이라고 했다.
야곱은 “발꿈치를 잡은 사람 Hell-Grasper”이라는 뜻이다.
이때 이삭의 나이 60세였다.


에서는 성장해서 날쌘 사냥꾼이 되어 대부분 들에서 살았다.
반면 성격이 차분한 야곱은 장막에 머물면서 살았다.
이삭은 에서가 사냥해 오는 고기에 맛을 들였고 또 에서가 장자이기에 차자인 야곱보다 더 사랑했다.
하지만 리브가는 에서보다 야곱을 더 사랑했다.


하루는 에서가 허기가 져서 축 늘어진 채 집에 와 보니 야곱이 죽을 끓이고 있었다.
에서는 며칠 동안 사냥하느라고 들판을 뛰어다녔지만 사냥에 실패하고 아무 것도 먹지 못한 상태였다.
에서는 죽냄새만 맡아도 살 것 같았다.
그는 배가 너무 고프니 그 붉은 죽을 좀 먹게 해 달라고 야곱에게 간청했다.
몹시 시장해하는 형에게 야곱이 말했다. (25:31-33)


“형의 장자의 명분을 오늘날 내게 팔라”

“내가 죽게 되었으니 이 장자의 명분이 내게 무엇이 유익하리요”

“오늘 내게 맹세하라”


배가 고파 죽을 지경인데 동생이 뚱단지처럼 상속권을 팔라며 맹세를 요구하자 에서는 무슨 영문인지 몰랐다.
상속권을 팔라는 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없었던 에서는 동생이 자신을 놀리려 는 줄만 알고 “그래 맹세하지”하고 말했다.
우선 요기를 하는 것이 급했기 때문이다.
장자의 상속권이란 장자가 차자에 비해 아버지로부터 재산을 두 배로 물려받는 것을 뜻한다.
그뿐만 아니라 장자에게는 아버지로부터 특별한 복을 받는 권리가 있다(25:19-34, 27:19, 36, 신명기 21:17).


당시 장자의 상속권을 매매했다는 기록이 메소포타미아의 누지 기록에 있는 것처럼 야곱은 착한 형의 약점을 이용해 죽 한 그릇에 재산을 두 배로 증식할 절호의 기회로 삼았다.
동생이 흑심을 알지 못한 에서는 허기진 배를 채워야겠다는 생각만 있었으므로 동생이 원하는 대로 대답하고 붉은 죽을 먹은 후 다시 들로 나갔다.
에서의 별명이 에돔(Edom)이 된 것은 붉다는 뜻의 히브리어에서 연유했다.


여기서 우리는 장자로서 에서의 경솔한 태도를 본다. 끼니를 몇 차례 걸렀다고 해서 장자의 권리(birthright)를 죽 한 그릇에 판 것은 이해할 수 없다.
그는 퍽 어리석었던 사람인 것 같다. 그러나 경솔하고 어리석었음에도 불구하고 훗날 야곱에게 베푼 자비를 보면 에서는 동생과 달리 인정이 많은 사람이다.
반면 야곱은 욕심이 많고 교활한 인물이었다. 형의 어리석음을 이용해서 죽 한 그릇에 장자의 권리를 사고 장자 행세를 하려 했다는 것은 비열한 짓이다.
그것은 형에 대한 사기행각이자 아버지에 대한 불효이다.
그러나 우리를 더욱 놀랍게 하는 것은 이런 야곱을 하나님이 축복하셨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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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전자전

<창세기 이야기>(도서출판 지와 사랑) 중에서

기근이 나면 가장 고통스러운 사람들은 유목민이다.
흉년이 들자 이삭은 가족을 이끌고 불레셋의 왕인 아비멜렉(Abimelech)의 땅 그랄(Gerar)로 가고자 했다.
이때 하나님이 말씀하셨다. (26:2-5)


애굽으로 내려가지 말고 내가 네게 지시하는 땅에 거하라
이 땅에 유하면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게 복을 주고
내가 이 모든 땅을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라
내가 네 아비 아브라함에게 맹세한 것을 이루어
네 자손을 하늘의 별과 같이 번성케 하며
이 모든 땅을 네 자손에게 주리니
네 자손을 인하여 천하 만민이 복을 받으리라
이는 아브라함이 내 말을 순종하고 내 명령과 내 계명과 내 율례와 내 법도를 지켰음이니라


이삭은 그랄에서 살게 되었다.
하나님은 이삭을 이집트로 가게 하는 대신 그곳에 머물게 하셨다.
그곳 사람들이 리브가를 보고 이 여자가 누구냐고 묻자 아브라함이 그랬던 것처럼 이삭은 리브가를 누이라고 속였다.
하나님이 축복하셨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하나님의 말씀을 믿지 못하고 아버지의 어리석은 행동을 답습하고 말았다.
하나님 편에서 보면 이삭이 아내를 누이라고 속일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이삭은 리브가의 아름다움에 반한 이들이 그녀를 차지하려고 자신을 죽일까봐 겁이 났던 것이다.


이삭이 그랄에 터전을 잡은 지 얼마 후 아비멜렉은 우연히 이삭이 리브가를 애무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이삭을 불러 따졌다. (26:9-10)


“그가 정녕 네 아내여늘 어찌 네 누이라 하였느냐”

“내 생각에 그를 인하여 내가 죽게 될까 두려워하였음이로라”

“네가 어찌 우리에게 이렇게 행하였느냐
백성 중 하나가 네 아내와 동침하기 쉬웠을 뻔 하였은즉
네가 죄를 우리에게 입혔으리라”


아비멜렉은 모든 백성에게 명령했다. (26:11)


“이 사람이나 그 아내에게 범하는 자는 죽이리라”


이삭은 그랄에서 농사를 지어 그해 백배의 수확을 거두었다.
하나님이 복을 내리심에 이삭은 창대하고 왕성하여 마침내 거부가 되었다.
양과 소가 떼를 이루었으며 노복이 아주 많아 불레셋 사람들이 그를 시기하였다.
불레셋 사람들은 아브라함의 종들이 아브라함 생전에 팠던 우물을 모조리 흙으로 메워버렸다.
아비멜렉은 이삭에게 “네가 우리보다 크게 강성한즉 우리를 떠나가라”고 명령했다.
이삭은 그곳을 떠나 그랄 골짜기에 천막을 치고 살면서 아브라함이 팠던 우물들을 다시 파고 그 우물들을 아버지가 부른 이름 그대로 불렀다.


이삭의 종들이 골짜기에 우물을 파니 물이 콸콸 솟았다.
이를 본 그랄의 목자들은 그 물이 자기들의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이삭의 목자들에게 싸움을 걸어 왔다.
우물을 두고 싸움이 벌어졌다고 해서 이삭은 그 우물을 에섹(Esek)이라고 불렀다.
이삭의 종들이 다른 곳에 우물을 파니 마찬가지로 물이 솟았다.
그랄의 목자들은 우물을 탐내 다시 싸움을 걸어 왔다.
그래서 이삭은 그 우물을 싯나(Sitnah)라고 불렀다.
이삭은 자리를 옮겨서 다시 우물을 팠는데 그들이 더 이상 시비를 걸어오지 않았으므로 그 우물을 르호봇(Rehoboth)이라고 부르면서 말했다.
“이제는 여호와께서 우리의 장소를 넓히셨으니 이 땅에서 우리가 번성할 것이다.”


이삭은 거기서부터 아버지가 살던 브엘세바로 올라갔는데 그날 밤 하나님이 나타나 말씀하셨다. (26:24)


나는 네 아비 아브라함의 하나님이니 두려워 말라
내 종 아브라함을 위하여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게 복을 주어 네 자손으로 번성케 하리라


이삭은 그곳에 제단을 쌓고 하나님에게 예배드린 후 천막을 쳤다.
터전을 마련하려면 우선 해결해야 할 것이 물이었기 때문에 종들은 그곳에서도 우물을 팠다.
성경에는 우물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 한 곳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우물부터 파는 것이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하루는 아비멜렉이 친구 아훗삿(Ahuzzath)과 군사령관 비골(Phichol)을 동행하고 그랄로부터 이삭을 방문했다.
이삭이 그들에게 말했다. (26:27-29)


“너희가 나를 미워하여 나로 너희를 떠나가게 하였거늘 어찌하여 내게 왔느냐”

“여호와께서 너와 함께 계심을 우리가 분명히 보았으므로
우리의 사이 곧 우리와 너의 사이에 맹세를 세워 너와 계약을 맺으리라 말하였노라
너는 우리를 해하지 말라
이는 우리가 너를 범하지 아니하고 선한 일만 네게 행하며 너로 평안히 가게 하였음이니라
이제 너는 여호와께 복을 받은 자니라”


이삭은 그들을 위해 잔치를 열고 마음껏 먹고 마시게 했다.
이튿날 아침 일찍 그들은 이삭과 맹세하며 조약을 맺은 후 흐뭇한 마음으로 환송을 받으며 돌아갔다.
그날 이삭의 종들이 달려와 자기들이 파던 우물에서 물줄기가 터졌다는 기쁜 소식을 전했다.
이삭은 이 우물을 세바(Shebath)라고 불렀는데 오늘날 브엘세바(Beer-sheba)의 기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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