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조커>를 봤다.

빅토르위고의 소설 <웃는 남자>의 주인공을 모티브로 삼았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슬픈데 계속 웃어야 되는 조커의 운명은 영화 속 대사 한마디에 녹아있었다.


"내 인생이 비극인 줄 알았는데, 코미디였어."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의 <파리의 우울>을 읽고 있는데, 14편 [늙은 광대]에 재미있는 주석이 달려 있다.

주지하다시피 보들레르의 파리는 화려한 중심에서 밀려난 소외계층과 경박한 향연을 벌이는 부자들이 뒤섞인 공간이다.





p. 87

그는 사회에서 버림받은 자들이나, 잊힌 자들에게 끌리는 공감을 표현하고 있으며 '가난한 사람들'앞에 보이는 시인의 관심은 위고에게서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

이처럼 '인생의 패배자'들에 대한 그의 태도는 단순히 보호자로서의 태도가 아니다. 그의 태도는 대단히 복잡하며 특히 모호하다.

모든 불행한 자들에게 기우는 그의 관심은 그것이 자비심인지 애정인지, 때로는 잔인하기조차한 강한 호기심인지 그 한계가 분명치 않다.


p.95

시인은 파리의 거리에서 만나는 모든 '인생의 낙오자'들에게 공감하며 자신을 그들과 동류로 생각한다.

비참한 파리 시민들에 대한 그의 관심이 부유한 시민들과 대조를 이루어 부각되는 것이 그의 파리 시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다.

(...)

보들레르는 현대인의 비극을 그리기 위해 기꺼이 광대를 상징물로 사용했다.

광대의 테마는 영화에서도 발견된다.

(...)

광대의 테마는 본질적으로 보들레르의 테마다







보들레르의 파리와 조커의 고담시는 이렇게나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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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19-10-10 01: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의 귀에 ‘데아’ 가 다시 울려펴지는 것 같아요. 그 바다를 향한

북프리쿠키 2019-10-10 22:16   좋아요 0 | URL
아~<웃는 남자> 뮤지컬을 보셨구나.
전 아직 못봤네요.. 보고 싶습니다..^^;
 

 

 

 

치누아 아체베(1930~2013)

 

 

 [출처:위키백과]

 

나이지리아 국적의 소설가, 시인, 교수 그리고 비평가

첫 소설이자 대표작인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1958)>은 현대 아프리카 문학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읽히는 작품이다.

 

-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1958)

- 더 이상 평안은 없다(1960)

- 신의 화살(1964)

- 사바나의 개미언덕(1987)

 

아체베는 자신의 소설들을 영어로 썼으며 아프리카 문학에 '식민침략자들의 언어'인 영어의 사용을 옹호했다.

1975년 <아프리카의 이미지:콘래드의 "암흑의 핵심"속의 인종차별>을 통하여 조지프 콘래드를 '잔인한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비판하여 논란이 되었고 2011년 런던의 가디언지는 이 책을 100편의 위대한 논픽션 중 하나로 선정했다.[출처:위키백과]

 

 

 

 

 

 

나이지리아에서 영국식 교육을 받고 자란 아체베는 콘래드의 『어둠의 중심』을 위시한 영국소설들 속 아프리카의 묘사와 재현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한다. 소설 속 흑인들은 언어도 없는 미개인이거나, 동물에 가까운 존재였기 때문이다. 서구가 그려낸 아프리카의 모습에 불만을 품은 아체베는 직접 소설을 씀으로써 왜곡된 시선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믿었다. 그리하여 1958년, 아체베는 불과 28살의 나이로 아프리카 현대 소설의 효시로 일컬어지는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다』를 완성하기에 이른다. [출처:네이버지식백과]

 

 

 

 아체베는 후일 독자로서 "미개인에 반대하는 백인 주인공들의 편을 들었다"고 회상했다.그리고 "백인들은 좋고 합리적이며 유능하고 용기있다. 미개인들이 그들에 대항하는 것은 해롭고 멍청하거나 교활하다. 나는 그들이 몹시 싫다"고 하여 아프리카인에 대해 안 좋은 발언을 하기도 했다.[출처:위키백과]

 

 

 

 

 

 

-------------------------------------------

 

치누아 아체베의 정신 뒤에는 의외로 식민지 언어인 영어사용을 옹호하거나 백인들에 대해 호감을 갖는 발언이 눈에 띈다. 이 발언의 이면을 읽으려면 그의 일생뿐만 아니라 전체 작품을 이해해야만 논지를 읽을 수 있다.

여러 비평에서 암흑의 핵심을 비판하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먼저 조지프콘래드의 <암흑의 핵심>을 탈식민주의의 관점에서 삐딱하게 들여다 보는게 중요한 것 같다. 암흑의 핵심을 읽어야지만 아체베의 소설이 보여주고자 하는 정수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으니 하~또 읽어야 할 책은 하나씩 는다.(다행히 얇습니다만)

아체베가 이 작품을 읽고 경악한 부분이 어떤 것인지를 내 스스로 실감하고 그가 아프리카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소설을 통해 어떻게 바로잡아 나가는지 초점을 맞추어야 할 듯 하다.

그저 서구 문명의 침략에 대한 원주민의 전통과 혼을 보존하고, 서구는 악, 아프리카 문명의 본질은 선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로 제3세계 문학을 이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오콩코는 아홉 마을과 그 너머까지도 잘 알려져 있었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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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경제학편


매사추세츠 주 콩코드 마을 근처에 있는 월든 호숫가의 숲 속에 집 한채를 손수 지어 혼자 살고 있었다.(...) 2년 2개월을 지냈다.



비교적 자유로운 이 나라에서조차 대다수의 사람들은 단순히 무지와 오해 때문에 부질없는 근심과 심한 노동에 사로잡혀 인생의 훌륭한 열매를 딸 능력을 잃고 있다.



자기 지식을 항상 쉴 새 없이 사용해야 하는 사람이 인간의 성장에 필요한 그 무지의 자각에 어떻게 도달할 수 있겠는가?



여려분은 병들 날에 대비해서 돈을 모으려고 노력하다 병이 들고 만다.



하루종일 기를 펴지 못하고 움츠린 채 남의 눈치나 보며 막연한 불안에 휩싸인 그의 모습을 보라. 불멸이나 신성의 모습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평가, 즉 자기 행위가 얻어낸 평판의 노예가 되고 평판이라는 옥에 갇힌 몸이다. 남들의 평판은 우리 스스로가 자신에 대해 내리는 평가에 비하면 허약한 폭군에 불과하다.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하는 것은 그 인간의 운명을 결정한다. 아니 그의 운명을 시사한다.



오늘 모든 사람이 입을 맞추어 진리라고 말하거나 묵인한 것이 내일이면 거짓으로 판명될지 모른다.



사실상 노인은 젊은이들에게 해줄 중요한 충고의 말을 갖고 있지 못하다.

그들의 경험은 한쪽으로 치우친 것이며, 그들의 인생은 개인적인 여러 이유로 비참한 실패로 끝났다고 스스로 믿기 때문이다.

(...)

나는 이 지구에서 30년 가량 살아왔지만 이제까지 인생 선배들에게 유익한 가르침이나 진심에서 우러난 충고를 들어본 적이 없다.

그들은 적절한 말 한마디도 해준 적이 없으며, 그러고 싶어도 그럴 능력이 없었을 것이다.



역사, 시, 신화! 다른 사람의 경험에 대한 독서치고 이 세 가지만큼 경이롭고 유익한 것을 나는 알지 못한다.



사람들이 칭찬하고 성공한 것으로 생각하는 인생은 여러 가지 삶 가운데 한 가지에 불과하다.

왜 다른 여러 인생을 희생하면서 하나의 인생을 과대평가하는 것일까?



내가 월든 호수에 간 목적은 그 곳에서 생활비를 덜 들여가며 살거나 호화롭게 살겠다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내 개인적인 일(소로의 처녀작 <콩코드 강과 매리맥 강에서의 일주일) 1849의 집필 작업)을 해보자는 데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집이란 무엇인지를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것 같다.

그들은 이웃이 소유하고 있는 정도의 집은 자신도 가져야겠다고 생각함으로써 가난하게 살지 않아도 될 것을 평생 가난에 쪼들리며 살고 있다.



이 무렵 나는 손으로 할일이 너무 많아서 독서를 하지 못했다. 그러나 땅에 떨어진 신문지 한 조각은 그것이 물건을 쌌던 것이든 식탁보로 썼던 것이든간에 책 읽는 것만큼이나 큰 즐거움을 주었다. 사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도 같은 역할을 했던 것이다.



만일 어떤 학생이 인간이 반드시 해야 하는 육체노동을 평생 계획적으로 기피함으로써 여가를 얻고 만년에 은퇴 생활로 접어든다면, 그가 얻은 여가는 불명예스럽고 가치 없는 것이며, 그 여가를 가치 있게 할 수 있는 유일한 경험을 스스로 박탈하는 것이다.



나는 또 장사도 해보았다. 그러나 장사가 궤도에 오르려면 10년이 걸린다는 것을 알았고, 그때쯤 되면 나는 도덕적으로 파탄의 길을 걷고 있으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나는 실제로 장사가 번성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까지 하게 되었다.



간단히 말해서, 나는 신념과 경험을 통해 우리가 간소하고 현명하게 살 의지만 있다면 이 지상에서 자신을 부양하는 일은 고통이 아니라 오히려 즐거움이라고 확신한다.



사실 나는 어떤 사람이 내 생활방식을 그대로 따르기를 바라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사람이 내 생활방식을 제대로 터득하기도 전에 나는 다른 생활방식을 발견할 지 모를 뿐만 아니라 이 세상에 되도록 많은 다양한 인간들이 각기 살아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나는 각자가 나름대로의 생활방식을 조심스럽게 찾아내어 그 길을 갈 것인지, 자기 아버지나 어머니나 이웃이 가는 길을 좇아가지 말기를 바란다.



자네들이 가진 것이 풍부하거든 대추야자나무처럼 아낌없이 베풀어라.

그러나 가진 것이 없으면 삼나무처럼 자유인이 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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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것이 없으면 삼나무처럼 자유인이 되거라. 라는 말이 와 닿는다.

우리가 불행한 이유는 더 많이 가지기 위해 속박받고 굴종하는 삶을 택하기 때문이다.

내 주위를 돌아보라.

지금도 충분히 많이 가지지 않았는가.

더 돋보이고, 더 세련되고, 더 감각적인 것들이 오히려 나를 초라하게 만들 수 있다는 마음가짐은 

누가 알아줘서 실천하는 게 아니다. 짜릿한 내 마음속의 평화다. 평온은 우리를 유연하고 강하게 만든다. 그래서 자존감의 상실로 허덕이는 현대인의 찌든 모습처럼 살지 않는다.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것은 비싼 자동차와 명품 옷이 아니라 소박하고 절제하는 습관이고, 기품 있는 눈빛이다.





* 펭귄에서 나온 저 까슬한 촉감의 책. 갖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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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sbird 2019-10-06 13: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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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프리쿠키 2019-10-10 22:17   좋아요 0 | URL
공감 감사드립니다.^^;

cyrus 2019-10-07 12: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돈을 벌려고 열심히 일하다가 병에 걸려 세상을 떠난다면 정말 억울해요. 적당히 돈 벌면서 건강하게 살면 좋은데 풍족하게 살만한 수준의 재산을 유지하는 게 어렵네요. ^^;;

북프리쿠키 2019-10-10 22:18   좋아요 0 | URL
충분히 벌어먹고 살만하면 집대출 이자로 알바생 수준 면치 못하지요...ㅠ
적당히 돈 벌면서 건강하게 사는 건..꿈같은 일인가봐요..ㅎㅎㅎㅎ
 



p.7

특정 시대의 습한 공기로부터 충분히 건조되지 않는 책이 자기 시대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으리라.

책에 대해서 시간의 이빨보다 가혹한 형벌을 내리는 것은 책 속에 숨은 곰팡이다.

그 냄새는 죽음보다 더 불명예스러운 것이다. 영원한 젊음과 건강을 얻고 싶다면, 책은 시간에 속하지 말고 시간과 더불어 와야 한다.

영원한 젊음과 건강을 얻고 싶다면, 책은 시간에 속하지 말고 시간과 더불어 와야 한다.

그런 책들이 지금 우리가 다시 읽고 써야 할 고전이 아닌가.




p.8

내가 니체를 만난 건 그의 시대가 아니라 우리 시대이기 때문이다.

가령 "현대의 모든 철학적 사유는 정치적이고 경찰적이다"라고 니체가 말할 때, 나는 "당신의 시대에도 그랬어? 우리 시대에도 그런데"라고 하지 않는다. 나는 그냥 "정말 그래!"라고 맞장구 칠 뿐이다. 우리의 대화엔 시차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가 말하는 그 순간에 나도 듣는다.




p.10

정작 두려운 것은 차라투스트라의 노래가 아니라 당신이 계속 듣고 있으면서도 듣지 못하는 우리 시대의 노래이다.

정작 두려운 것은 저 먼 데서 들려오는 유혹의 노래가 아니라, 너무 중독되어 그 중독성조차 모르는 우리 시대의 소음과 습속들이다.




p.11

필요한 건 생각을 뒤집는 것, 그것뿐이다.

니체는 전체집합 U를 미지수 X로 바꾸는 데 능숙한 사람이다. 적혀 있던 답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미지수가 들어서는 것을 보며 사람들은 '위험하다'고 말한다. 미지수 X위에서 살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의문 부호를 들고 찾아온 한 사상가로 인해 우리의 삶이 대단한 위험에 빠진 듯 허둥댄다. 그러나 답이 사라질 때 오답도 함께 사라진다는 걸 알아야 한다. 삶을 꿰맞추는 건 끝났다.

이제 우리 삶을 위해 답이 수정될 것이다. 당신의 삶도, 당신이 사는 세계도 말랑말랑한 진흙덩어리로 당신 앞에 놓여 있다.






----------------------------------------------------------------------------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이 작품을 읽기 위해 몇 번을 집어 들었지만, 아직 시작하지 못했다.

가장 큰 이유는 재미가 없어 보였다. 짧은 일화를 통해 경구를 전달하는 형식 또한 좋아하지 않음은 물론.

재미가 없어도 깊이가 있는 책은 잘 읽어내는데, 이 책은 그 깊이조차 가늠할 수 없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한몫했다.

종이 위에서 폴폴 날리는 가벼운 감상으로 글자만 따라가다가  "읽었다"는 자기만족으로 덮어버렸을게다.

니체를 공부하고 니체의 저작을 읽는다는 것은 사실 독서가에겐 폼잡기 좋은 일인데도 

한번도 나를 찾아온 적이 없다. 왜 그랬을까? 

책을 읽는다는 것은 책을 쓰는 작가들의 피땀어린 고뇌만큼 집중과 해석을 필요로 한다.

나의 독서란 그 고뇌만큼 깊이 내려가고 있었던 게 아니라 짐짓 엄숙한 척 무거워지고만 있었던 건 아닐까?


오답이 가득한 답안지를 걷어내고, 빈 여백으로 두자.

마킹으로 가득한 답안지에 아무리 좋은 책을 읽고 사유한 들 무엇하랴.

정해진 편견과 습속으로 무장한 채 수많은 고전에서 떠들어 온 지성의 칼들을 방패로 막아온 삶을..조금씩 변화해나가야 하지 않을까.

답이 사라질 때 비로소 오답도 함께 사라진다는 말. 너무 멋진 말이다.


"너는 너 자신을 멸망시킬 태풍을 네 안에 가지고 있는가? - 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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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읽은 부분은 총10권의 목차중에서 제3권이다.

제3권의 논지는 플라톤의 형인 글라우콘과 소크라테스가 

어린이의 교육을 위한 시가(詩歌)의 내용과 체육에 관한 논의를 하면서 이 둘이 조화를 이룬 수호자들을 선발하는 내용이다.

2,500년 전에 다룬 통치자의 덕목을 읽고 있노라니 새삼 혐오스런 대한민국의 정치판이 떠오른다.

그들 모두는 국민들이 똑똑히 보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많이 배운 인간들이 배우지 못한 촌부보다 오히려 공감능력이 떨어지고, 독선과 아집으로 위선적인 삶을 살게 됨을 말이다.

수 많은 허물을 금력과 권력으로 뒤덮어야 감춰지니 터져나오는 오물을 막기 위해선 더 많은 것을 움켜잡을 수 밖에. 

한꺼풀만 벗겨내면 그들의 혼 자체가 악취가 들끓는 쓰레기통임을 스스로 깨닫길 바란다.


과거도, 지금 현재도 우린 그들에게 지배당하고 있다.


------------------------------------------------------------------------------------


p.183

시가 교육에 이어, 체육에 관한 논의를 하게 되는데, 체육이라 해서 몸을 보살피기 위한 것이 아니라 결국은 시가와 함께 혼을 위한 것임이 강조된다. 시가 및 체육을 통해 혼의 격정적인 면과 지혜를 사랑하는 면이 적절한 정도만큼 조장되고 이완됨으로써 서로 조화를 이루게 되도록 하는 데 이것들을 통한 교육의 일차적인 목표가 있다. 그래서 단순한 신체적 단련과 함께 단순한 식생활이 강조된다.

(...)

수호자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행복한 특권적인 생활이 아니라, 공동 주거에서 영위하게 되는 통제된 공동 생활이다.




p.199

즉 올바르지 못한 자들은 다수가 행복한 반면에, 올바른 이들은 다수가 비참하고, 또한 올바르지 못한 짓을 저지르는 것은 ,들키지만 않는다면, 이득이 되나, 올바름은 남에게는 좋은 것이되 자신에게는 손해가 되는 것이라고 그들은 말하고 있네.




p.223 주석

소크라테스가 아낀 젊은이들 가운데 알키비아데스(약 450~404)라는 민주파 정치 지도자가 잇었는데,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알았지만, 본인도 소크라테스의 파이디카(paidika:사랑하는 소년)로 자처하며, 소크라테스의 수작을 은근히 기다려 왔으나, 끝내 아무런 기미도 보이지 않아, 되려 자기가 망신을 당했다고 하면서, 오히려 파이디카는 소크라테스였던 셈이라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자기 꼴을 당한 사람으로 카르미데스, 에우티데모스, 그리고 다른 여러 사람이 있다고 말한다[연희(향연),215a~222c]




p.224

"한데, '성적 쾌락'보다도 더 크고 민감한 쾌락(즐거움)을 자네는 말할 수 있는가?"

"없습니다. 그것보다 광적인 것도 없구요." 그가 말했네.

"그러나 바른 사랑(eros)은 그 본성상 질서 있고 아름다운 것에 대해 절제 있고 교양있게(시가에 밝은 사람답게) 사랑하는 것이겠지?"

"그야 물론입니다." 그가 대답했네.

"그러니까 바른 사랑에는 그 어떤 광적인 것도, 무절제와 동류인 어떤 것도 접근시켜서는 아니 되겠지?"

"접근시켜서는 아니 됩니다"




p.228

"무절제와 질병이 이 나라에 넘칠 때, 많은 법정과 의원이 문을 열 것이고, 또한 이와 관련해서 자유민들조차 많이들 그리고 몹시 열을 올릴 때에는 '법정웅변술'과 '의술'이 엄숙하고 진지한 체하겠지?"



p.233 주석

philosophia는 원래 지혜(sophia)를 사랑하는 행위, 즉 지혜에 대한 사랑을 의미했을 뿐이었으나, 그런 행위가 거두는 학문적 성과나 그런 성격의 학적인 탐구활동을 가리키는 말로 차츰 바뀌어 갔다. (...) 이 말을 처음으로 쓰기 시작한 사람은 피타고라스로 알려져 있다.



p.242

"그렇다면 시가와 체육을 가장 훌륭하게 혼화하여, 이를 혼에 가장 알맞게 제공하는 그런 사람이 완벽한 의미에 있어서 가장 시가적이며 가장 조화로운 사람이라고, 현악기의 현들을 서로 조율해 내는 사람보다도 훨씬 더 그런 사람이라고 우리가 말하여 지당할 걸세"



p.252

" 첫째로 아주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누구든 어떤 사유 자산도 가져서는 아니되네, 그 다음으로는 누구든 원하는 자가 마음대로 출입할 수 없는 그런 집이나 곳간은 이들 중의 누구에게도 있어서는 아니 되네. 그리고 생활 필수품은 절제할 줄 알고 용감한 전사들이 필요한 정도만큼의 것을 다른 시민들한테서 이들의 수호에 대한 보수로서 일정하게 정하여 받되, 이는 이들의 연간 소요량을 초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을 정도의 것이어야만 하네. 또한 이들은 공동 식사(syssitia)를 하면서 마치 야영하는 군인들처럼, 공동으로 생활해야만 하네. 그런가 하면 우리는 이들에게 일러 주어야 할 것이니, 이들은 자신의 혼 안에 신들이 준 신성한 금은을 언제나 지니고 있어서, 이에 더하여 속인의 금은이 전혀 필요하지 않으며, 또한 신에게서 받은 그 소유물을 사멸하는 인간의 소유물과 섞음으로써 더럽히는 것은 경건하지 못한 짓인데, 이는 다중(多衆:hoi polloi)의 화폐와 관련해서는 하고 많은 불경한 일들이 일어났지만 이들의 것은 오염되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일세.

이 나라에 사는 시민들 중에서도 오직 이들에게 있어서만이 금은을 다루거나 만지는 것이 허용되지 않으며, 또한 금은과는 같은 지붕 밑에서 기거해서도 아니 되며, 이를 [몸에] 걸쳐서도 아니 되고, 그리고 또 황금이나 은으로 만든 잔으로 술을 마셔서도 아니 되네.

이렇게 함으로써 이들은 자신도 구하며 나라도 구원할 걸세. 그러나 이들이 개인의 땅과 집, 그리고 돈을 소유하게 될 때 이들은 수호자 대신에 호주와 농부로 될 것이며, 다른 시민들의 협력자 대신 적대적인 주인으로 될 걸세, 그리하여 이들은 미워하며 미움을 받으면서, 음모를 꾸미며 음모의 대상으로 되면서, 또한 외부의 적들보다 내부의 적들을 오히려 훨씬 더 많이 무서워하면서 한 평생을 보내게 될 것이니, 어느 결에 이들도 나머지 시민들도 파멸을 향해 바싹 가까이 달려가고 있을 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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